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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옹ll조회 2741l 4
형 미안. 이제 저 다른 코인 탔어요.

[민윤기/전정국] 어차피 네 남편은_12 | 인스티즈

1. 무게

눈을 떴을 땐 가장 먼저 알코올 냄새가 맡아졌다. 분주한 공기가 맴돌고, 얌전하지만 소란한 소리들이 내도는 것을 보아 병원인 것 같았다. 설마 그대로 쓰러진건가. 정국과 윤기 사이에 서서 삶을 버리고 싶은 순간을 끝으로 기억이 끊겼다. 온 마음과 몸에 진이 다 빠져서 그대로 정신을 잃었던 거 같다.


사진 터치 후 저장하세요 "여주야."

석진의 목소리 였다. 여주는 아직 눈을 뜨지 않았으므로 대답을 바라고 부르는 거 같진 않았다. 여주는 그냥 눈을 꼭 감고 못 들은 척 했다. 석진도 미웠다. 누구와도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여주는 그만큼 지쳐있었다.

"미안해."

근데 석진의 다음 말이 여주를 완전히 무너지게 했다. 입술이 가늘게 떨렸다. 뭐가 미안한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또 그 말에 의심이 가진 않았다. 석진은 정말로 여주에게 사과하고 있었다.

"뭐가 미안해. 오빠가."

눈을 감은 채 물었다. 여주야, 일어난거야? 괜찮아? 어디 안 불편해? 곧바로 석진의 다급한 목소리가 따라왔다. 몸을 일으켜 아예 여주 옆으로 온 게 느껴졌다. 그때까지도 눈을 뜨지 않았다. 눈을 뜨면 다시 어려운 선택이 놓인 현실로 돌아갈 것 같았다.

"여주야. 오빠 봐봐."

"싫어."

이불을 끌어당겨 아예 몸을 돌렸다. 석진에게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건 처음이었다. 석진의 말이라면 곧 잘 들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가장 날 것의 감정만 놓여진 상태였다. 그것들을 감싸고 있던 껍질들이 다 벗겨지고 없었다. 한마디로 엉망이었다. 온 마음이.

"지금은 다 싫어... 그냥 가."

"..너 이러면 오빠 마음 불편해서 어떻게 가."

"미안하다며. 미안하면 가 그냥."

"......."

"갑자기 사과는 왜 해. 짜증나게."

"......"

"오빠가 윤기보고 이제 집에서 나가라고 했어?"

"....응."

"그래서 미안하다고 하는거야 지금?"

여주가 몸을 일으켜 석진에게 물었다. 꽤 감정이 격해진 상태였다. 그 얘기는 나중에 하고 지금은 좀 진정하자. 쉬는게 우선이야. 석진이 머리를 쓰다듬으려 했지만 밀어버렸다. 석진은 늘 이런 식으로 여주에게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으려 했다.

"뭐가 미안하냐고 물었잖아."

".. 김여주."

"윤기 때문에 사과하는거냐고."

"...그것도 미안해. 이제와서 떼어놓으려고 하는 거."

"그럼 그러지마. 미안하면 그러지말라고."

"알았어. 안 그럴게. 미안해. 오빠가 너한테 미안한 게 너무 많다."

뭐가 그렇게 미안한데. 여주가 넘어가지 않고 물었다. 석진이 우는 눈을 하고 있었다. 분명 우는 거 같은데, 울 줄 몰라서 못 우는 사람처럼. 같은 피를 나눈 남매임에도 감정에 있어서 이렇게나 다를 수 있었다. 흐르는 감정들을 모조리 뿜어내는 여주와 달리 석진은 그것들을 차곡차곡 넣어서 잠가두었다. 근데 꼭꼭 숨겨둔 그것들을 오늘은 꺼내야 할 것 같았다. 여주에게 온전히 용서받을 수 있는, 어쩌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민윤기/전정국] 어차피 네 남편은_12 | 인스티즈 "...아프게 둬서. 그게 제일 미안해."

여주야. 너 중학생 때 엄청 크게 열병 앓았던 날. 윤기가 맨 발로 너 업고 병원 뛰어가서 엉엉 울었던 그 날. 사실 내가 먼저 너 아픈 거 알았다. 챙길게 있어서 집에 잠시 들렸는데 너가 우는 소리가 들렸어. 너 방으로 가보니까 아파서 눈도 못 뜨고 울고 있더라 너가. 내가 가까이 가니까 손을 잡는데 꼭 살려달라는 거 같았어. 그때 내가 어떻게 했는지 아니. 그냥 두고 갔어. 선배가 문자로 빨리 나오라고 하는데, 그 선배가 하필 내가 제일 가고싶은 회사에 취업한 사람이라 꼭 만나야 했거든. 그래서 고작 그 선배 만나서 인턴쉽 기회 좀 얻어보겠다고 열이 펄펄 끓는 너 두고 나왔어. 너가 나 잡은 손 떼어놓는데 꼭 심장이 두개로 갈라지는 거 같더라. 그리고 나가면서 윤기한테 전화했다. 여주가 많이 아픈데 내가 급한 일이 있어서 좀 와달라고. 그때 윤기가 대답도 안 하고 전화 끊고 달려왔어. 너 기억에는 없는 일 이겠지만, 나는 평생을 이걸로 너한테 미안해했어. 이게 한 번 미안하니까 바쁘다는 이유로 너 학예회, 졸업식, 생일파티 같이 못 해준게 연쇄적으로 떠올라서 나를 비참하게 했어. 나는 좋은 가족이고 싶었고, 좋은 오빠이고 싶었는데 그게 너무 어려워서 모조리 윤기에게 줬거든. 그래서 윤기한테 미안하고, 그래서 너한테 미안해. 여주야. 아프게 해서 미안해. 나 때문에 너희가 아픈거야. 내가 너희를 아프게 뒀어.

석진은 이 말을 다 하는동안 울지 않았다. 오히려 듣는 여주가 눈물이 흘렀다. 석진은 여주가 아프면 유독 힘들어 했다.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여주가 아파서 석진은 미안했다. 여주가 이렇게 아프게 사랑하고, 사랑 받는게 모조리 제 탓 같았다. 영영 꺼내지 못할 거 같았던 마음들을 꺼냈다. 여주에게 용서 받고 싶었다. 더 좋은 가족이고 싶었다.

"...오빠는 잘못 없어. 그러니까 그런거 끌어안고 미안해하지마, 가족끼리."

여주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눈물을 참는 것 같았다. 가족끼리. 그 말이 듣기 좋았다. 석진은 가족이 어려웠다. 장남으로서 성공해서 동생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주입받으며 자랐다. 그것은 부모의 탓이 아니라, 세상이 그랬던 것이었다. 그래서 더 공부하고, 더 욕심내며 살았다. 가끔씩 쓸쓸함을 느낄 때마다 밝게 자라는 여주를 보며 마음을 놓였다.

성공을 쫓다보니 자연스레 다른 것들을 밀어두었다. 거기에 여주도 있었다. 그것도 모르고 저를 가장 잘 따르는 여주를 볼 때마다 안쓰럽고 미안했다. 남준을 볼 때도 그랬다. 워낙 씩씩하게 혼자 잘 자란 남준이었지만, 가끔은 너무 혼자 다 하게 둬서 마음이 쓰였다. 사실은 남준도 다니고 싶은 학원이 있었을텐데 ... 남준까지 학원을 보낼 만큼 형편이 되지 않아 자연스레 석진에게 양보하게 되었다. 부모님이 첫 째인 석진에게만 신경을 쏟고 남준과 여주에게 소홀한 것을 보며 석진은 죄책감과 함께 자랐다.

그런 마음의 앙금들이 모이고 모여 석진을 지금까지 데려왔다. 잘해야 돼. 나 때문에 양보하게 했으니까. 그런 것들이 부담이 된 날도 많았었는데. 근데 여주의 좀 전의 한마디가 그것들을 가라앉혔다. 가족끼리는 그런거 신경쓰는거 아니야. 알았지. 평소처럼 다시 귀엽고 뚱한 표정을 지으며 여주가 석진의 품에 안겼다. 너무 소중해서 마음이 다 아팠다. 석진은 비로소 평생을 쫓아다녔던 죗값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워졌다.

2.

석진은 이야기를 다 마치고도 여주 곁을 지켰다. 오빠 회사 안 가도 돼..? 라고 물어도 그냥 괜찮다며 웃었다. 오늘만큼은 온전히 동생 옆에 있고 싶었다.

"그러다 그 좋은 회사 잘리면 어떡해."

"하루 빠진다고 잘리고 그러지 않아 여주야."

"근데 원래 한 번 빠지면 계속 빠지고 싶어지는데....."

"오빠가 넌 줄 알아?"

".....그 말 되게 뼈가 있다 오빠?"

석진이 작게 웃었다. 마음이 편안했다. 응어리 진 마음을 풀어내자 내쉬는 숨이 한결 가벼워졌다.

"근데..."

"응."

"오빠밖에 안 왔어? 내가 입원했는데..?"

"아니. 밖에 윤기 있어."

"걘 왜 밖에 있어?!"

"들어오면 너가 싫어할 거 같대."

"...허. 당장 들어오라해.. 진짜 싫어지기 전에."

"지금?"

"엉. 당장 .."

석진이 몸을 일으켰다. 아, 근데 윤기 옆에 다른 애도 한 명 있던데. 너 친구라는데 모르는 얼굴이었어. 여주가 뭔가 떠오른 듯 눈을 찡그렸다. 아 정국이... 집에 안 갔구나.

"걔도 들어오라고 할까?"

"..응. 밖에 혼자 어떻게 둬. 걔 완전 애기거든."

“그래 그럼. 좁으니까 오빠는 밖에 있을게. 편하게 얘기해.”

알겠어 울오빠 짱. 그 말에 석진이 웃으며 여주 볼을 한번 쓸어내린 뒤 병실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윤기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윤기와 정국은 어떤 마음으로 밖에서 기다렸을까. 저 둘을 한꺼번에 보려고 하니 또 긴장됐다. 이거 은근 스트레스네... 민윤기 전정국. 내 스트레스의 원인.


사진 터치 후 저장하세요 "여주야."

뛰어왔는지 숨이 조금 거칠어진 윤기가 들어왔다. 그리고 뒤로 당장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은 정국이 보였다. 둘 다 꼴이 말이 아니었다. 어제부터 계속 자리를 지켰는지 옷이 똑같았다.

"괜찮아? 안 아파?"

윤기가 순식간에 다가와 여주를 안았다. 몸이 다 으스러지도록. 윤기가 온 힘을 쏟아서 여주를 안고 있었다. 윤기 어깨 뒤로 가만히 서있는 정국이 보였다. 비를 맞던 그때의 어린 정국과 겹쳐보였다. 눈이 마주치자 정국이 살짝 웃었다. 그리고 입 모양으로 괜찮냐고 물었다. 괜찮아? 미안해. 또박또박 소리내지 않아도 여주가 알아들을 수 있게. 정국이 저 멀리서 물어보고 있었다.

"나 괜찮아."

여주가 윤기를 떼어내며 말했다. 윤기와 정국 모두에게 하는 말 이었다. 이제 진짜 괜찮아. 니들이 나 괴롭히지만 않으면... ^^ 그렇게 말하자 둘 다 눈을 피했다. 어제 사이에 두고 그 난리를 핀게 미안한 것 같았다. 그래 니들은 좀 미안해야지..

"하. 니들때매 고생했더니 배고파."

"배고파? 뭐 먹을래. 사올게."

"오빠가?"

"그럼 누가 가."

"김태형 박지민 시켜. 걔네도 와야지. 내가 쓰러졌는데."

".. 안 그래도 오고 있긴 하대. 뭐 사오라고 할까?"

"햄버거. 빅맥 치즈추가 음료 환타로 변경."

".. 자세하네. 알았어. 전화할게."

윤기가 지민의 번호를 찾으며 병실을 나갔다. 어 지민아. 오는 중이지? 올 때 여주가 햄버거 좀 사와달라고 하네.. 응. 이제 많이 괜찮아진 거 같으니까 걱정하지말고. 짐이 많다고? 니네가 짐이 왜 많아.. 어휴. 알았어. 지금 내려갈게. 복도가 울려서 윤기의 통화내용이 꽤 잘 들렸다.

정국은 윤기가 나간 병실에서도 여주에게 더 다가오지 않았다. 상처받은 아이 처럼 보였다. 여주한테 받은 상처가 아니라. 저가 여주를 힘들게 했다는게 너무 상처였다. 이따위로 밖에 사랑할 자신 없는데. 그럼 그때마다 매번 네가 아프고, 힘들고, 지칠거라고 생각하니까 미칠 것 같았다. 사랑을 해본 적이 없으니 이렇게나 부자연스러웠다. 매번 이성보다 감정이 앞섰다. 지금도 그랬다. 또 여주를 보니 눈물이 뚝뚝 흘렀다.

"야.. 너 왜 울어 정국아. 나 이제 진짜 괜찮아. 어제는 다들 감정이 격해져서.."

"미안해."

"...아니야. 그래도 앞으로 죽네 사네 그런 말은 하지마. 누나 어제 진짜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다..."

"여주야."

"엉?"

"나 또 그러면 어떡하지. 또 나 때문에 너 힘든거 보면 나 진짜.."

"정국아.."

"나 진짜 못 살 거 같아 여주야..진짜 죽을 거 같아."

"..이 새끼가 하지말라니까 바로 하네... 너 일어나봐."

정국이 바닥에 몸을 웅크리고 울었다. 몸은 산만한게 뭐가 그렇게 서러운지 고개도 못 들고 울었다. 정국아. 너 진짜 몸만 컸지 그때랑 똑같구나 ..

[민윤기/전정국] 어차피 네 남편은_12 | 인스티즈 "........"

정국의 큰 등을 여러번 쓸어주었다. 그리고 병원복 소매로 눈가도 톡톡 닦아주었다. 이러다 너 나랑 동반 입원하겠어 정국아. 그만 울어. 정국이 아예 여주 어깨에 고개를 묻고 울었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사랑할 수 있을까.

"너 계속 이렇게 울거야? 이제 박지민이랑 김태형도 오는데.."

"나도 안 울고 싶어.."

"이거 완전 애기 맞네..(귀여워).."

아니야.. 또 애기소리는 듣기 싫은지 정국이 눈을 벅벅 닦으며 일어났다. 얼굴 난리났다 정국아. 세수하고 와. 정국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화장실로 갔다. 더이상 정국의 저런 마음들이 버겁지 않았다. 버거워하기엔 너무 여린 마음이었다. 정국은 정말로 딱 죽을만큼 사랑하고 있었다.

3.


사진 터치 후 저장하세요 "여주야! 내새끼!"

지민이 햄버거를 들고 요란하게 등장했다. 근데 햄버거만 들고 온게 아니라.. 뭔데 네가 이렇게 짐이 많아. 태형과 지민이 양손 가득 무엇을 들고 왔다. 마중나간 윤기 손에 까지 가방이 들려 있었다.

"..햄버거만 사오라니까 짐이 왜이리 많어."

"응? 그야 .. 이틀 뒤에 너가 퇴원한다며."

"그게 늬들이랑 뭔 상관인데요."

"여주 너 외로울까봐 인형도 챙겨오고.. 김태형 닌텐도랑 아이패드, 그리고 충전기..너 좋아하는 과자랑 젤리, 몸을 빨리 낫게 해주는 화분이랑 소원 팔찌.. 글고 혹시 몰라서 우리도 며칠 지낼까봐 우리 옷이랑.."

[민윤기/전정국] 어차피 네 남편은_12 | 인스티즈 "아예 살림을 차리지 그러냐."

지민이 가방 속에 물건을 하나하나 꺼내다가 윤기 말에 입을 다물었다. 윤기가 테이블을 올리고 그 위에 햄버거와 감자 튀김을 꺼냈다. 얼른 먹어. 빈 속으로 오래 있으면 안 좋아.

"오키. 맛있겠다."

"천천히 먹어. 체한다."

"응응. 근데 오빤 안 먹어?"

"너 먼저 먹이고."

"하나 먹어."

여주가 감자튀김 하나를 윤기 입으로 밀어넣었다. 윤기가 순순히 받아 먹었다. 정국은 그런 둘을 오랫동안 들여다보았다. 괴로울 것 같았는데 그보다 마음이 더 복잡했다. 왜 나는 저런 삶을 살지 못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국이 원했던 것들이 모조리 저기에 있었다.


사진 터치 후 저장하세요 "너도 피곤하겠다?"

넋 놓고 여주랑 윤기만 보던 정국 옆에 태형이 앉았다. 어느 순간 부터 태형이 정국에게 은근히 친한 척을 했다. 갑자기 둘이 술을 먹자고 부르질 않나.. 지금도 자연스레 정국의 어깨위에 제 팔을 올렸다. 며칠전만 해도 여주를 두고 기싸움을 해대더니 무슨 생각인가 싶었다. 아무렴 정국은 별로 상관이 없었다. 여주말곤 별로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든 관심이 없으니까.

"별로. 괜찮아요."

"넌 밥 먹었어?"

"아직이요."

"먹고 오자. 밑에 구내 식당 있더라."

"됐어요. 그냥 여기 있을래요."

"여주가 그리 좋냐?"

여주 얼굴만 봐도 배불러? 태형이 장난스레 말했는데 분위기는 장난이 아니었다. 왜냐면 여주 옆에 있던 윤기 신경을 충분히 거슬리게 할 말 이었으니까. 태형은 이런 식으로 짓궂은 면이 있었다.

[민윤기/전정국] 어차피 네 남편은_12 | 인스티즈 "김태형아. (입 좀 닥치라고 눈으로 말하는 중)"

"왜."

"배고프면 너 혼자 구내 식당 다녀와.. 정국이는 괜찮다고 하는거 같은데 ㅎㅎ"

"난 배 안 고픈데. 얘 어제부터 굶었을까봐 그러지."

"네가 언제부터 정국이를 챙겼.. 하 됐고. 여주야 햄버거 맛있어?"

지민은 그냥 말을 돌렸다. 김태형 또라이 짓 시작하면 끝도 없는걸 알기 때문에 차라리 안 건드리는게 나았다. 햄버거를 먹던 여주가 무던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김태형 지랄 하는건 익숙해졌다 이제. 진짜 알다가도 모를 성격이라 그만 알아보기로 했거든.

"정국아. 그래도 너 밥 먹고 오는건 나도 찬성이야."

병실도 좁은데 뭐하러 이렇게 많이 와있어. 너 밥도 먹고, 집에서 좀 쉬어. 여주가 그렇게 말하자 정국이 잠시 고민했다. 마음 같아선 퇴원할 때 까지 옆에 붙어서 실컷 얼굴이라도 보고 싶었다. 그래도 그건 너무 민폐 같았다. 정국은 그럴 자격이 없었다. 아플 때 당연하게 곁을 지켜줄 수 있는 사이가 아니었다.


사진 터치 후 저장하세요 "…알았어. 그래도 퇴원하기 전에 한번 더 올게."

"뭐 하러 그래. 하지만 환영할게. 귀여운 정국이 얼굴 보는게 몸 보신이지."

"쉬어."

"그래그랭. 근데 정국아 이리와봐. 오빠 잠만 비켜봐."

여주가 앞에 서있던 윤기를 치우고 정국을 불렀다. 윤기가 충격받은 눈을 했지만 무시하고 정국을 가까이 오게 했다. 얘 이렇게 보내면 집 가서 또 울게 뻔 했다.

"미안해하지마. 나 원래 몸 약해서 픽픽 쓰러지는거 허다하니까. 나중에 봐."

여주가 정국이 손을 한번 꼬옥 잡으며 말했다. 알았지? 너도 푹 쉬어,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그리고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여주 눈이 초승달 처럼 휘었다. 접힌 눈 밑으로 붉은 볼, 올라가는 입꼬리 옆에 작은 보조개. 뭐 하나 안 예쁜 곳이 없었다. 정국은 잠시 숨을 참았다. 이 얼굴을 눈에 다 담아두고 계속 틀어놓고 싶었다.

[민윤기/전정국] 어차피 네 남편은_12 | 인스티즈 "응. 그럴게."

정국도 여주를 따라 웃었다. 나도 너처럼 예쁘게 웃고 싶었다. 여주는 꼭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는 것 같았다. 여주를 사랑하는 걸 넘어서. 정국이 제 삶을 사랑할 수 있게. 너한테 웃는 법을 배웠으니 이제 웃을 때마다 네 생각이 나겠지. 나는 이제 함부로 웃지도 못하겠다 여주야.

여주가 일부러 얼굴을 찡그리며 우스운 표정을 지었다. 정국을 위로하고 있었다. 당연하게 제 곁을 지키는 윤기의 존재가 정국에게 상처가 되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이런식으로라도 어설픈 위안을 해주고 싶었다. 그게 미운데 고마워서 정국은 웃음이 났다. 갈게. 잡은 손을 한번 꽉 쥔 뒤에 정국이 먼저 손을 놓았다.

[민윤기/전정국] 어차피 네 남편은_12 | 인스티즈 "에엥 우리 이제 왔는데 가는거야, 정국아?"

"네. 사람 너무 많으면 정신 없잖아요."

"저녁에 호석이랑 밥 먹을건데 너도 와.."

"좀 자다가 일어나지면 갈게요."

"그래. 우린 언제나 열려있단다..?"


사진 터치 후 저장하세요 "밑에까지 같이 가자."

"괜찮아요. 혼자 갈 수 있어요."

"너 혼자 못 갈까봐 그러는게 아니고, 나 담배 좀 피게."

"..아.”

태형도 정국을 따라 몸을 일으켰다. 요새 영 하는 짓이 수상한 태형이었다. 여주 남친 자리로 윤기 주식을 샀던 태형이 요즘 좀 다른 코인을 타려했다. 정국이 제법 여주에게 진심인 거 같아서 흥미로웠다. 그래서 자꾸 이런 식으로 간을 보고 싶었다.


사진 터치 후 저장하세요

"여주야. 나 정국이 데려다주고 올게."

"그래그래. 담배 좀 끊어라.. 폐 썩어."

"그래. 노력은 해볼게."

"으응. 나 이제 햄버거에 집중하고 싶으니까 갈거면 얼른 가라."

"아 근데 여주야."

"왜요."

"여행 어디가고 싶은지 잘 생각해봐. 우린 장소는 어디든 다 좋으니까."

그럼. 다녀올게. 태형이 얄밉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저저.. 미친 김태형. 폭탄을 하나 던지고 가네. 감튀를 뺏어먹던 지민도 켁켁 거렸다. 저게 진짜 미쳤나.


사진 터치 후 저장하세요 "여행? 무슨 여행."

"응..? 아 그게..우정 여행 계획 중.."

"우정?"

"...응..."

"자고 온다고?"

"..아마?"

...하. 윤기가 머리를 쓸었다. 여주는 속으로 김태형 개새끼만 외쳤다. 저거 일부러 저러는거다 요즘 ... 부쩍 여주 골탕 먹이는 일에 진심이 된 김태형 때문에 죽을 맛 이었다. 예전에는 윤기 무서워서 쩔쩔 매더니 어느 순간 부터 저랬다.

윤기가 당연히 안된다고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말이 없었다. 이게 더 무서웠다. 오빠.. 화났니? 말 못해서 미안. 천천히 물어보려고 했는데 ..

"잠시 나갔다 올게."

"어디 가게..?"

"담배."

윤기가 담배만 챙겨 나갔다. 흡연량이 많지는 않아도 담배를 꾸준히 피우던 윤기 였지만.. 여주랑 같이 있을 땐 티를 내지 않았었다. 비로소 이게 최초가 되었다.


사진 터치 후 저장하세요 "여주야.. 우리 요즘 진짜 스펙타클 하다. 그치."

지민이 거의 울다시피 말했다. 이번 여름방학 진짜 정신 없겠다 ... 아마 나중에 돌아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여름이 되어있지 않을까. 근데 이 소용돌이를 다 돌기전에는 그 끝에 뭐가 있을지 도저히 가늠이 안 되어서 숨이 막혔다. 지금 딱 그 중앙에 있었다.

4.

"왜 자꾸 여주 곤란하게 만들어요."

병실을 나온 정국이 태형에게 물었다. 갑자기 여행 얘기를 꺼낸 태형 때문에 여주가 난처해졌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태형이 일부러 던지고 온 것이었다.


사진 터치 후 저장하세요 "정국아. 너 여주 좋아하지. 그럼 그렇게 해서는 절대 못해."

"내가 알아서 해요. 앞으로 쟤 곤란하게 하지마요."

"재밌다. 난 윤기 형 말고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여주는 좋은 사람만 모이네. 여주가 좋은 사람이라 그런가."

"대답이나 해요. 이런 장난 그만하라고요."

"근데 윤기 형은 너무 뻔한 결말 이니까. 난 너 밀어보려고 이러는거야."


사진 터치 후 저장하세요 "선은 적당히 지킬게. 너 여주 없으면 못 살잖아. 아니야?"

태형이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그냥 나는 여주가 행복하면 좋겠어서 이래. 네 결말이 너무 불쌍하면 여주가 슬프잖아. 정국은 그런 태형의 말을 완전히 다 이해할 순 없었다. 그럼에도 어느정도 납득이 갔다. 여주가 저에게 받는 사랑을 불쌍하게 만들고 싶진 않았다.

[민윤기/전정국] 어차피 네 남편은_12 | 인스티즈 "그래요. 그럼."

어쨌든 정국도 이런 식으로는 뭐든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마구 짓 밟아도 죽지 않는 불씨처럼. 정국의 마음이 딱 그랬다. 자꾸 혼자 불을 피웠다. 그리고 이번에는 태형이 좋은 뗄감을 그 불씨에 던졌다. 더 활활 타올라서 여주까지 태워내길 바라면서.

_

여러분 안뇽 !

또 와썽요 ㅎuㅎ 다들 예쁜 댓글 늘 고마워요 ,,👀💜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은 첫 댓 봐주세용 🥰 오후에 글 수정해서 아래쪽에 달아놓겠습니다! 일단은 댓글에 ~

이번 편에는

석진이의 이야기

정국코인으로 갈아탄 태형이

얘기를 재밌게 풀려고 정말..노력했어요ㅠ

갈수록 글이 무거워지고 티엠아이 잔치가 되는 거 같아서

걱정이지만.. 늘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해요💜😭

🤍암호닉 신청하신 분🤍

🌈퀸🌈님

🌈예그리나🌈님
첫글과 막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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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 전
내옹
🤍암호닉 신청하신 분🤍

🌈퀸🌈님
🌈예그리나🌈님

•••답글
2개월 전
독자1
진짜...❤이거기다리다가 잠들엇어요ㅠㅠ 대에박 빨리다음편보고시퍼용❤
•••답글
내옹
헐랭 정말요?🥲 기다리게 해두려서 죄송해요 ㅠ.ㅠ 얼른 담편도 쪄올게요 🌿 항상 감사드려요💜
•••
2개월 전
비회원79.72
역시 기다린 보람이 있네요~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답글
내옹
감사합니더 ㅠㅠ 기다려주셨다는 그 말이 전 너무 행보캐요 🥲💜
•••
2개월 전
독자2
작가님😀😀😀요즘 더운데 작가님 기다리는 맛에 살아요!!!!!!!! 넘 잼써용 ㅠㅠ 헝헝
•••답글
내옹
고맙숩니다 🥲💜 너무 티엠아 잔치가된거 같아 글이 저에게만 재밌을까봐 걱정했눈데 ㅠㅠ 재밋다고 해주시니 저 조아서 댄스 중
•••
2개월 전
비회원148.72
너무 잼있게 잘보구 있어요~ 다음편도 기대되요♡
•••답글
내옹
감사합니다👀💜 기대해주시는 분들 덕에 지치지 않고 쓰네요
•••
2개월 전
독자3
와 작가님 ㅠㅠㅠ 저 오늘 처음 발견하구 쭉 정주행했어요ㅠㅠㅠ 입문작이 이거라서 너무 행복해요ㅜㅠㅠㅠㅠ
티엠아 잔치여도 넘 좋아요 뭐든 좋아요!!!!!!!!💜💜💜
다음 편 넘 기대되지만 무리하시면 안 돼요🤧

•••답글
내옹
독자님의 첫 입문글이 이거라니 저도 너무 행복하네요 😘💜 나중에 외전도 블로그에서 모실 수 있길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달리겠습니다! 감사드려요 어서오세요! 우리 오래 보아요🥰
•••
독자4
외전 당연히!! 끝까지 함께할 거예요🔥🔥🔥💜
•••
2개월 전
독자5
[퀸]
어머나.. 작가님... 진짜 작가님은 천재이신가 봐요.. ㅋㅋㅋ̄̈ㅋ꙼̈ㅋ̆̎ 🤭🤭 오늘도 글이 너무 재밌어서 슥슥 읽혔네요! 오늘 석진이가 너무 찌통이네요ㅜ 전혀 티엠아 아녔고 마음이 너무 아파요ㅜ🥺
오늘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묘하게 태형이가 킹메이커 역할을 할 것 같은 느낌이 오네요🤭
다음 글도 너무 기대되고 천천히 오셔도 좋으니 무리하지 마세요🙏🏻🥺 작가님 글이라면 전 얼마든지 기다릴수 있습니다😘💜

•••답글
2개월 전
독자6
우엥,,, 너무 재밌어서 첨부터 지금까지 댓글 쓸 정신도 없이 달렸네,,, 최고예요 사랑해요 너무 재밌어요퓨ㅠㅠㅠㅠㅠㅠㅠㅠ
•••답글
내옹
헉 너무 감사드려요오,,🥺블로그에는 다른 글도 연재 중이니 담에 함 들랴주쉐요..💜
https://m.blog.naver.com/lightart309

•••
독자7
허어어⸝⸝ʚ̴̶̷̆ ̯ʚ̴̶̷̆⸝⸝ 너무 좋아요 당장 뛰쳐가요
•••
1개월 전
독자8
좋다..
ㅜㅜ
지민이 피난가냐구ㅜㅜㅋㅋㅋㅋㅋㅋㅂㄱㅋㄱㅋ
오늘두넘조아유

•••답글
독자9
앗블로그가야짓 힣힣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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