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응?"
"내가 생각을 해봤거든? 근데 역시 임윤아는 별로야."
얘가 갑자기 들어오자마자 뭔소리래. 신발을 벗자마자 나한테 오더니 갑자기 임윤아는 별로라며 뭐라뭐라해대기 시작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난 그냥 또 시작인가 하고 내 사랑 어니언링을 먹으면서 티비를 봤다.
"언니. 솔직히 임윤아 키크고 좀 예쁜거 빼면 별로 볼 것도 없어."
"어~"
"사람이 어리바리하고 말이야..."
"그렇지~"
"실속이 없다고. 실속ㅇ..."
"응~그래"
"아, 언니!!"
아 깜짝이야. 하마터면 반도 못먹은 어니언링 쏟을뻔했다. 맨날하는 그 놈의 잔소리 지겨워서 대충대충 대답했더니 정수정이 갑자기 소리를 빽 질러댔다. 귀 아파죽겠네.
"아, 뭐!! 소리 좀 지르지마!! 밤이야. 귀 따가워 죽겠네."
"언니. 내말은 듣고있었어?"
"아, 대답하고 있었잖아."
"그게 무슨 대답이야. 어~ 응~ 이게 대답이야?"
"그럼 대답이지. 질문이니?"
서로 한마디도 안지려는 고집때문에 하마터면 머리채 뜯을 뻔했다. 겨우 진정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가시 얘기를 했다.
"근데 왜 또 오자마자 임윤아?"
"아까 오다가 봤는데 나 보자마자 아주 귀신 본듯이 반대쪽으로 헐레벌떡 뛰어가는데. 난 언니가 왜 그런 이랑 사귀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 없어."
그래 동생아. 니가 나를 얼마나 끔찍이 생각해주는지는 알겠는데 아무리 그래도 언닌데 이 뭐니 이...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아니라고 하지는 못했다.
"야.. 걔가 좀 병.. 등신같긴해도 나름 매력있는 등신이야."
"매력은 무슨. 그냥 호구야, 호구. 내추럴본호구. 임윤아가 우리 진리처럼 눈웃음이 있기를해 아님 우리 진리만큼 자상하기를해?"
아니 이년이 근데... 갑자기 왜 지애인 자랑?
"갑자기 진리는 왜 나와."
"우리 진리는 짱이니까."
"야, 윤아도 귀엽고 박력있고 자상해. 심지어 거기다가 미까지 흐른다고. 너 스러우면서 매력있기가 쉬운줄아니?"
물론 그 미가 흐르다못해 넘쳐서 문제지만. 내가 임윤아의 미에 대해서 열변을 토하고 있을때 정수정은 언제 간건지 어느새 씻으러들어갔다. 저게 언니가 말하고있는데.. 그리고 다씻고 나와서 한다는말이.
"그럼 임윤아가 얼~마나 귀엽고 자상하고 박력있는지 나한테 보여주면 인정해줄게."
하고는 지 방으로 쏙 들어갔다. 내일은 임윤아 집에 가서 본격 임윤아 깜찍자상박력있게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행해야겠다.
*
뭐? 내가 어제 일과 본격 임윤아 깜자박프로젝트 (깜찍자상박력프로젝트) 에 대해 얘기해줬더니 그딴 호구같은 프로젝트는 뭐냐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내가 쟤한테 저런 눈빛을 받아야하나.
"야, 뭐냐. 그 눈빛은."
"응? 내가 뭘?"
"아닌척하지말고. 아무튼 이 프로젝트 성공하면 수정이의 마음을 돌릴 수 있어. 그럼 맘편하게 우리집 와서..."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임윤아가 지 목숨같은 게임을 끄고 나한테 와서 진지한 눈빛으로 그럼 이제 뭘하면 되냐고 물어왔다. 어휴..등신...
"하긴 뭘해. 넌 그냥 수정이 앞에서 깜찍하고 박력있고 자상한 모습을 보여주면 돼."
"아, 그니까 어떻게 깜찍하냐고오-"
"그걸 내가 어찌 알아. 아, 수정이가 눈웃음 어쩌고 했다."
"눈웃음? 눈웃음하면 또 나지."
누가 그러디. 어디서 근거없는 말을 뱉어놓곤 거울 앞으로 가더니 몇 분 후에 다시 나한테 와서 하는 짓이
"수연아, 이거봐. 나 눈웃음 쩔지?"
"........"
너 얼굴 그딴식으로 쓸거면 나줘라...
진지하게 깜찍은 빼달라고 수정이한테 빌까. 생각 좀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