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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ㅈ

 

사계절의 우리 

w.1억 


 

 

 

 

 

 

 

 

 



 

모든 연인들도 그럴 줄 알았다. 모두 우리와 같은 줄. 서로에게 익숙해져서 보듬어줄 방법을 잃어버린 것이, 그래서 사랑하는 법을 잊어버린 것이..  

우리와 같이 몇 년을 사귄 연인들에게도 당연한 건 줄 알았다.
 


 


 


 


 


 


 


 


 


 


 


 

제 1회_ 

9년의 끝 


 


 


 


 


 


 

가을 날씨는 참 좋았다. 집에만 있는 게 지겹고 심심해서 쉬는 날에는 늘 그렇듯 익숙하게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는 남주혁의 모습을 보고 한소리 하려다가 입을 꾹 닫았다. 분명 내가 나가자고 하면 귀찮다고 피할 거 뻔하니까. 청소나 해야겠단 생각에 지루하게 소파에 앉아 핸드폰만 보던 나는 천천히 일어나 청소를 시작한다. 너는 내가 청소를 하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는다. 청 하는데 피해주지도 않고 헤드셋을 끼고 있는 널 보면 한숨이 나왔다. 동거 처음 했을 때는 자기가 하겠다고 난리였는데. 어느순간 청소기 잡는 건 내 일이었다. 아, 지금은 변한 모습이 아니라 아마도 너의 실체겠지. 예전부터 나한테 잘해주는 널 보면 주변 사람들이 미쳤냐고 했는데. 진짜 미친 짓인 줄 누가 알았겠냐고. 청소를 하면서 테이블 위에 있는 우리 둘이 같이 찍은 사진을 보았다. 스무 살 때부터 같이 찍어 온 사진인지라, 아직 짐이 담겨있는 상자 안에서 꺼내지 못 한 사진들이 꽤 있었다. 대학교 엠티 가서 찍은 사진, 너 군입대할 때 찍은 사진.. 제대하고 찍은 사진.. 우리는 저 때 뭐가 그렇게 좋아서 다 웃고 있을까. 고갤 들어 남주혁을 보았다. 꼴에 카페 사장에 잘생겼다고 소문나서 손님 꽤나 몰고 다니는데. 집에서는 여자친구 부려먹는 거 알고 있나 몰라. 


 


 

"남주혁. 밖에 나가서 뭐 먹고 들어오자." 


 

 

 

 

"배달 시켜먹지." 


 

"파스타 먹고싶어." 


 

"파스타 잘하는 집 배달 된다더라." 


 

"가서 먹는 거랑, 배달 시켜서 먹는 거랑 다르잖아. 드라이브도 할 겸 갔다 오자." 


 

"…그래. 금방 끝나." 


 

"먼저 준비할게." 


 


 


 

귀찮은 게 분명했다. 예전 같았으면 먼저 가자고 했을 놈인데. 이젠 내가 가자고 한다. 대충 고갤 끄덕이고선 게임에 집중하는 너를 보면 또 한숨이 나왔다. 그래.. 짜증나도 참는 거야. 안 그러면 계속 싸울 거니까. 우리는 요즘 들어서 틈만 나면 싸운다. 서로 아무것도 아닌 거에 시비를 걸고, 화를 내니까. 그걸 서로가 알아서 더 문제가 되는 것이다. 오랜만에 꾸며 입고 나왔는데, 남주혁 너는 그냥 입고 있던 옷을 입은 채로 차 키를 들고선 문 앞에 서있었고, 나는 입을 열지 않기로 했다.  


 


 


 


 


 


 


 

"날씨 되게 추워졌네." 


 


 

차에 탄 너는 춥다며 두 손을 모아 비볐다. 예전의 너는 추우면 내 손을 잡았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는다. '응'하고 작게 대답하고선 웃어주었다. 그래, 사람이 늘 한결같을 수는 없으니까. 늘 내 목소리에 집중을 하려, 노래 따위는 틀지 않았던 너는 이제 제일 먼저 노래를 틀었다. 신나는 노래를 틀고선 내가 찍어준 목적지로 향하면서 우리는 서로 말이 없었다. 그러다 창밖을 보던 나는 잠깐 신호에 차가 멈춰 있을 때 입을 열었다. 


 


 


 

"우리 결혼은 해?" 

 


 

"그렇겠지." 


 

"언제?" 


 

 

 

 

"나중에 해야 되지 않을까." 


 


 


 

늘 너는 내가 진지하게 묻는 말에도 대충 대답을 한다. 당장 결혼하자며 안아주던 너는 도대체 어디로 간 거냐. 넌 지금 내가 결혼하자고 하는 게 마냥 지겹기만 할 뿐이지. 


 


 

"너 그 말 3년 전부터 하는 거 알지. 그때는 우리가 어려서 생각 없이 내뱉는 말들이었겠지만, 지금 우리.. 내일모레면 서른이야. 주변 사람들도 봐봐. 다 결혼했어." 


 

"남들 결혼한다고 너도 결혼하냐. 아직 스물아홉이야. 요즘엔 늦게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 


 

"예전부터 말했잖아. 난 마음이 급하다니까? 우리 벌써 9년 연애했어, 알고 있지. 남들은 1년 연애하고도 결혼해." 


 

"10년 넘게 연애하고 안 하는 사람도 있어." 


 

"넌 내가 결혼 얘기하면 듣기 싫지. 그냥.. 결혼도 하기 싫은 거잖아." 


 

"왜 말이 그렇게 되냐? 내가 너랑 결혼하기 싫대? 아무것도 준비한 것도 없이 자꾸 결혼 타령만 하니까 그러지. 결혼이 그렇게 쉽냐?" 


 

"예전에 너는 안 그랬잖아. 당장 결혼하자며. 근데 왜 요즘엔 내가 결혼 얘기만 꺼내도...!" 


 

"그만 좀 하자, 어?" 


 


 


 

남주혁이 한숨을 내쉬었다. 화를 참고 있는 표정이었다. 너는 화가 났고, 나는 늘 그렇듯 눈물이 고여있다. 짧지 않은 9년의 연애를 했다. 하지만, 9년 안에 4년은 행복했지만.. 나머지 3년은 정 때문에 만났고, 2년은 너무 힘들다. 서로 억지로 만나는 느낌이 들었으니까. 그래도 나는 너와 결혼을 해야 마땅하다고 생각을 했었다. 나를 잘 아는 건, 너를 잘 아는 건.. 우리 서로밖에 없었으니까. 우리는 반드시 결혼을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랬는데.. 


 


 


 

"지금도 충분히 너랑 같이 살면서 도와주는 거 하나 없고, 오롯이 너는 네 취미 생활만 하려고 하고.. 결혼하면 얼마나 더 심각할지 다 알아. 근데 알면서도!" 


 

"그만하라고 좀..! 기분좋게 나와서 왜 자꾸 이상한 소리만 하냐고." 


 

"결혼이 이상한 소리야? 너는 이러다가 헤어지면 그냥 끝이겠다? 너는.. 넌! 친구 많아서 모르겠지만. 나는 너 때문에 너 만나느라 제대로 된 친구 못 사귀어봤어. 청춘 없이 살아온 날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이렇게까지 무정하지는 말아야 되는 거 아니야." 


 

"누가 그러래?" 


 

"뭐?" 


 

"누가 나 때문에 친구도 못 사귀래? 누가 친구랑 놀지 말라고 했어? 네가 스스로 그렇게 행동한 거잖아. 그리고 맨날 이럴 때만 청춘, 청춘 하는데. 내가 버리라고 한 게 아니라, 네가 버린 거야." 


 

"넌 진짜." 


 


 

너무 화가 났다. 예쁜 말 못 해줄 거면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말던가. 큰 걸 바란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나를 비참하게 만들어. 눈물이 고인 채로 창밖을 보다가 문을 열고선 차에서 내렸다. 곧 있으면 신호가 바뀌는 걸 알고 있다. 장난으로 네가 내리길 바래서 내린 게 아니었다. 그냥 너에게서 도망치고 싶었다. 차 안에서 네가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눈물을 닦아내며 급히 어디론가 뛰었다.  


 


 


 


 


 


 


 


 


 

깔끔하게 입은 수트가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나, 선호가 지나갈 때마다 여자들이 바라보았고.. 선호는 느긋하게 회사 앞에있는 카페로 향한다. 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잡았을 떈.. 


 


 


 

 

 

 

"뭐야, 쉬는 날이야?" 


 


 


 


 

하는 수 없다는 듯 다시 회사로 들어선 선호에 화장실에 다녀온 여자 비서는 입을 틀어막은 채로 선호를 바라보다 다가가 입을 열었다. 


 


 


 

"저 시키시면 되는데.. 왜 대표님께서 직접.." 


 

 

 

 

"바로 앞인데요 뭐. 이런 건 신경쓰지 말아요." 


 

"네?" 

 


 

"점심도 저 멀리 나가서 좀 먹고 와요. 나도 여기 주변을 잘 몰라서 조금 헤맸네요." 


 


 


 

대표실에 들어선 선호는 의자에 앉으며 생각한다. 아메리카노 마시고싶었는데.. 하며 선호가 아래를 내려다본다. 뭐가 되게 없네. 


 


 


 


 


 


 


 


 


 


 


 


 


 


 


 

 

 

"표정이 왜 그러냐? 너 또 열린이랑 한바탕 하고 왔지." 


 

 

 

 

"걔 얘기 꺼내지도 마라.. 내가 안 그래도 오늘 술 안 마시면 화병 나서 죽을 것 같아서 말이야." 


 

"요즘 유독 더 싸운다? 왜 싸웠는데 이번엔." 


 


 


 

주혁이 한참 동안 말을 하지 않자, 동연은 궁금한 듯 자세를 고쳐앉아서는 주혁을 뚫어지게 보았다. 주혁은 '됐어'하고선 물을 벌컥 벌컥 마시고선 곧 아까 화내던 열린이의 표정을 떠올린다. 아무리 생각해도 짜증 난단 말이야. 지겨워 죽겠어. 


 


 


 

"또 결혼 얘기지 뭐." 


 

 

 

 

"야 그냥 해. 솔직히 9년이면 말 다했지않냐? 나였으면 진즉에 했다." 


 

 

 

 

"자, 들어봐. 결혼이 쉽냐? 나도 나름 생각이 많아. 지금 결혼하는 것보다 나중에 결혼하면 더 행복할 수 있을 텐데. 그 생각을 못 해. 걔는. 무작정 결혼부터 하자고 하잖아. 아무 대책도 없이. 요즘 들어서 나만 보면 짜증을 내지 않나.. 내가 무슨 샌드백이야? 다 받아주게. 오늘은 파스타 먹으러 가자고 하길래 가는 길에 지 화난다고 그냥 도로 한가운데에서 내려서 가버렸어. 미친 것 같다니까." 


 

"뭐? 길열린이 그런 짓을 다 했다고..? 원래는..." 


 

"그래. 원래는 그 자리에서 울어버리고 끝이었지." 


 

"야.. 놀라운데..? 원래 그런 성격 아니었잖아. 요즘 열린이도 조금씩 변하는 것 같아." 


 

"걔가 뭔 그런 성격이 아니냐? 처음엔 다 안 그런 척하는 거지." 


 

"너넨 하루에 수십 번 싸울 거면 왜 만나냐? 그냥 정이냐..? 나는 너네 결혼식 때도 머리채 잡고 싸울까봐 무섭다." 


 

"결혼? 안 해. 죽어도 안 해!" 


 


 


 


 

돈이 없는 것도, 모든 게 다 내 탓이 맞다. 내가 하고 싶은 일 해보겠다고 모았던 돈 다 날렸던 적도 있으니.. 내 탓이 반은 맞는 것 같다. 근데. 네 잘못이 없는 건 아니잖아. 


 


 


 


 


 

 


 


 


 

그렇게 싸우고 혼자서 밥 먹고, 카페 가고, 노래방도 갔다가 집에 왔는데 너는 없었다. 그리고 새벽 2시가 되도록 너를 기다려도 너는 오지 않았다. 여전히 우리는 맞지 않는다. 너를 미워하면서도 새벽까지 자지도 않고 기다리는 내가 참 등신 같았다. 우리는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주혁은 집에 들어오자마자 거실에 tv가 켜져 있자, 한숨을 내쉬며 소파를 보았다. 왜 맨날 침대도 있는데 여기서 자냐, 너도 참.. 주혁은 인상을 쓴 채로 열린을 바라보다가 욕실로 들어서려다가도.. 곧 방에 들어가 이불을 꺼내 열린이에게 덮어주고선 무심하게 욕실로 향한다. 


 

아침에는 열린이 알람 소리에도 일어나지 않았다. 늘 알람 소리에 바로 눈을 뜨던 너인데 오늘은 왜 이럴까..보다는 왜 저럴까라는 생각이 든 주혁은 씻고 나와서 열린을 보았다. 아픈지 인상을 쓴 채로 일어나는 열린에 주혁이 무심하게 물었다. 


 

 

 

 

"어디 아파?" 


 

"응. 감기인가." 


 

"그럼 오늘은 쉬어." 


 

"…아냐. 개강해서 손님 많을 텐데 어떻게 너 혼자 하려고." 


 

"됐으니까 그냥 쉬어." 


 

"괜찮다니까." 


 

"감기 걸려서 힘 없이 서있을래? 손님들은 어쩌고." 


 

"……." 


 

"그냥 있어 좀." 


 


 

내가 아니라, 손님을 걱정하는 너를 보고 이젠 상처를 받을 힘도 없다. 네가 가고, 혼자 집에 남은 나는 또 하루종일 울고있다. 갑자기 집에 온다는 엄마에 급히 눈물을 닦아내고서 또 어지러진 집을 치우기 바쁘다.  


 


 

"주혁이는 어쩌고." 


 

"일하러." 


 

"아픈데 같이 좀 있어주지." 


 

"일은 해야지.. 대학교 주변이라 손님 엄청 몰려와." 


 

"그래..? 아, 반찬은 주혁이가 짠 거 좋아하니까 짜게했어. 며칠은 먹을 거야." 


 

"응." 


 

"주혁이 혼자 일해서 어쩌냐.. 고생하겠네.." 


 

"나는 안중에도 없지." 


 

"무슨 소리야. 우리 딸이 최고지. 참.. 결혼은 언제 해? 네 아빠 몸 더 안 좋아지기 전에 결혼해야지. 살아생전 딸내미 결혼하는 거 보고 죽는 게 소원이라는데. 돈 없으면 엄마가 보태줄게. 아빠도 그런다고 했어." 


 

"나중에 얘기하자.." 


 

"엄마 친구들은 벌써 애 낳고 살어~ 애기가 얼마나 예쁜지 알아? 내가 좀 이따 보여줄게. 진짜 예쁘거든. 그리고 택배로 산삼 보냈거든? 주혁이 살이 쏙 빠지고 피곤해 보여서 샀어. 닭 한 마리 사서 그 안에 넣고 푹~ 삶아줘. 성현이 엄마 아들도 피곤해 죽으려고 했는데 산삼 넣고 닭 몇 번 먹였더니 지금은 완전 멀쩡하대." 


 

"그만좀 해.. 제발." 


 

"아빠도 얼마 안 있으면 안 좋은 소식 들릴 텐데.. 그전에는 결혼 좀 해봐. 이왕이면 애까지 낳으면 더 좋고." 


 

"애 안 낳아! 결혼도 안 해! 그러니까 제발 그만해! 어? 나도 스트레스 받는다고..!" 


 

"길열린..!" 


 


 


 

엄마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뜬 채로 나를 보았다. 안 그래도 나도 스트레스 받는데 엄마는 올 때마다 결혼 얘기를 한다. 그리고 항상 좋은 건 주혁이에게 주려고 하고, 챙겨주려고 한다. 이제는 나도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 


 


 


 

"결혼을 왜 안 해! 10년 가까이 연애했으면 해야 될 거 아니야. 또 네가 이상한 소리 했어? 이년아..! 너는 그놈에 욱하는 성질을.." 


 

"누가 결혼하기 싫대? 누가 애 낳기 싫냐고. 나도 남들처럼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 결혼이 한다고 해서 그냥 뚝딱 되는 것도 아니잖아. 그만 좀 하라고 제발! 엄마가 와서 이러니까 더 아픈 것 같고.. 짜증만 나. 제발 그냥... 가.. 어?" 


 

"그래 이년아.. 간다, 가!" 


 


 

결국엔 엄마를 강제로 보내버렸다. 엄마가 크게 잘못한 것도 아닌데도, 나는 바보같이 엄마를 원망하고 있다. 엄마를 보내고 나서 나는 거짓말처럼 더 아파졌고, 눈물은 더 났다. 정말 재수 없게도 이런 상황에 결혼한다고 연락이 왔고, 더 서러워서 눈물이 났다. 


 


 


 


 


 


 


 


 


 


 


 


 

"죽 먹고 약 먹어. 아까 어머님 와서 같이 밥 먹은 거지?" 


 


 


 


 

카페는 9시까지고, 너는 12시에 집에 도착했다. 그런 너를 말 없이 바라보다가 웃음이 나왔다. '남주혁' 내 부름에 주혁이가 눈으로 대답을 하듯 나를 바라본다. 죽어도 내 앞에 올 생각 없지, 넌? 아픈 몸을 이끌고 너에게 다가가 너를 올려다보았다. 


 


 

"뭐하다가 들어왔는데." 


 

"일 끝나고 아는 동생이 급한 일 생겼다고 해서 일 도와주고 왔어." 


 

"나 아프잖아." 


 

"……." 


 

"너 일하는데 신경쓰일까봐 연락 한 번 안 했어. 네가 나한테 괜찮냐고 연락 한 번 안 해도 아무말도 안 했어. 바쁠 수도 있으니까. 근데 뭐? 일 끝나고 연락 한 번 없다가 12시쯤 돼서 집에 들어와서는 죽이랑 약 먹으라고?" 


 

 

 

"……." 


 

"지금 이것도 내가 걱정돼서 온 게 아니라, 집이니까 온 거잖아." 


 

"그래. 미안해. 아픈데 열내지 말고 약 먹고 자." 


 

"넌 있지. 나를 9년동안 만나면서 잘 알기나 해?" 


 

"…야 길열린." 


 

"엄마가 오늘 집에 와서 자꾸 네 걱정만 하는데 진짜 너무 죽고 싶을 정도로 짜증 나더라. 얘가 뭐가 예뻐서 나보다 더 챙겨주는 건지 참. 나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애를 왜 자꾸.." 


 

"그래. 나 너 몰라. 그렇게 맨날 별것도 아닌 일에 상처빋아서 며칠 내내 칭얼 거리고, 상처받은 거에 대해서 설명 해주지도 않는데 내가 널 어떻게 아냐." 


 

"그러니까, 너는 왜 늘 나를 몰라?" 


 

"말이 안 통한다. 길열린. 너 왜 이렇게 애가 됐냐?" 


 

"내가 애가 됐다고?" 


 

"하루에 수십번은 네 칭얼 거리는 소리만 들어. 차라리 모르는 사람이랑 같이 있는 게 덜 답답할 정도로 너랑 같이 있으면 속이 터질 것 같다고." 


 

"그러는 넌? 요즘 나만 보면 자려고만 하잖아. 요즘이 뭐야, 1년 전부터였을 거야. 그냥 섹스가 좋다고 하지 그랬어." 


 

"너 진짜 말 좆같이 한다." 


 

"뭐?" 


 

"넌 내가 화풀이 대상이잖아. 너는 늘 화내면서, 내가 조금만 화내도 난리란 난리는 다 치고. 내가 맨날 너한테 이딴 취급이나 당하고 사는데, 밖에 나가서는 어떤 취급을 받고 살겠냐?" 


 


 


 

처음으로 네가 나에게 욕을 했다. 내 앞에서 실수로 욕하면 바로 입을 틀어막던 너는 이제 없다. 너는 날 이제 아끼지않는다. 


 


 

"헤어지자." 


 

 

 

"……." 


 

"너랑 이제 더 엮이면 안 될 것 같아. 너랑 있으면.. 기빨려, 사랑 받는 느낌도 안 들어." 


 

"……." 


 

"짐은 내일 챙기러 올게." 


 


 


 

아무것도 가진 거 없는 나는 그대로 집에서 나와버렸다. 그리고 너는 날 붙잡을 생각도 하지 않은 것 같았다. 처음이었다. 아무리 싸워도 헤어지자는 말은 조심히했는데. 결국엔 이렇게 됐다. 너와 나의 9년의 연애는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사계절의 우리 

w.1억 


 


 


 


 


 


 


 


 


 


 

다른 연인들은 오래 만났다가 헤어지면 며칠을, 몇 달을 고생한다고 들었는데. 나는 그 사람들과 달랐다. 무언갈하다가도 네가 어렴풋이 떠오르면 아련함보다는 짜증이 먼저 났고, 네가 그리워 눈물을 보이는 일도 없었다. 벌써 너와 헤어진지 한 달이 다 되었는데. 우리는 거짓말처럼 남이 되었다.… 


 


 


 


 


 


 

제 2회_ 

아무 감정도 없는 


 


 


 


 

아빠는 위암으로 고생한지 5개월 정도가 되었다. 얼마 못 산다는 말을 듣고 좌절한 게 엊그제 같은데 아직은 괜찮은 아빠를 보면, 어쩌면 괜찮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엄마와 자주 얘기를 나눈다. 아픈 와중에도 아빠는 늘 나만보면 결혼 얘기를 했고, 그런 아빠에게 화를 내던 나는 이제 말 없이 고갤 젓는다.
 


 


 

"사랑에는.. 돈이 필요없다." 


 


 

아빠는 졸린지 눈을 감았고, 아빠의 손을 잡고선 생각을 해보았다. 사랑에 돈이 필요 없다..라는 말을 내가 늘 달고 살았던 말인데. 아빠가 그 말을 하니까 왜 아닌 것 같지.. 어쩌면 내가 남주혁한테 고집을 부렸던 걸까. 아빠한테는 남주혁과 헤어졌다고 말할 수 없었다. 우리 엄마랑 아빠는 나만큼 남주혁도 많이 좋아하니까. 그리고.. 믿으니까.  


 


 

"길열린. 나가서 저녁 먹자. 오늘 집에서 자고 갈 거니?" 


 

"아니. 일도 구해야 돼서 바빠. 그냥 갈게." 


 

"그래." 


 


 

그때 우리 집 와서 싸운 이후로 조금 서먹하기는 하다만.. 언젠간 풀릴 거란 걸 알기에 서로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는 것이다. 


 


 


 


 


 


 


 


 


 


 

"미안해.. 언니." 


 

 

 

 

"완전 뻔뻔한 거 알지, 너?" 


 

"미안해.. 내가 진짜.. 할 말이 없어." 


 

"2년만에 나타나서는 미안하다는데 내가 또 여기서 됐다고 하면 엄청 쓰레기지?" 


 

"…아냐!" 


 

"남주혁이랑 결혼한다고 연락 뜸해지고, 어쩌다보니 사이 멀어지고.. 나 엄청 서운했다? 알지." 


 

"……." 


 

"근데 나 이제 너 안 미워." 


 

"어?" 


 

"나도 연애 여러번 하고, 결혼 얘기까지 오고가니까 이해가 가더라? 네 마음이 이해가 가더라고." 


 

"……." 


 

"결혼 준비하면 엄청 바쁜 거 나도 알아." 


 

"언니..결혼 한 거 아니지..?" 


 

"응. 내가 너무 한 것 처럼 얘기했나? 암튼.. 결혼 하니까 어떠냐?" 


 

"…결혼 안 했어." 


 

"뭐?" 


 

"안 했다구.." 


 

"아니 왜? 2년 전에 남주혁이 결혼하자고 막..! 모은 돈 자랑했잖아..!" 


 

"그냥..." 


 

"그냥..?" 


 

"그렇게 됐어." 


 

"헐...?" 


 


 


 

혜선 언니는 대학 동기다. 엄청 친해서 사람들이 우리만 보면 원 플러스 원이라고 불릴 만큼 엄청 친했지. 한창 남주혁이랑 결혼 계획을 쌓아갈 즈음, 돈도 날리고.. 생각이 많아져서 언니한테 소홀해졌었다. 그러다 보니 연락도 끊기고 나는 남은 친구 하나도 없어졌었다. 결국엔 이렇게 또 찾아온 내가 싫을 만도 한데 받아준 언니를 보니 괜히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나 진짜 언니한테 죽을죄를 지었지.. 그치. 


 

 

 

 

"그래. 차라리 잘 헤어졌다. 내가 너네 7년 연애하는 걸 옆에서 봐 온 사람으로서! 솔직히 너무 잘 헤어졌어. 증말.. 얘 주름 생긴 것 봐. 그 남주혁 자식을 그냥..!" 


 

"괜찮아 언니..! 언니는 왜 울어." 


 

"결혼식 당장 올릴 것처럼 난리치더니만 왜 그 지랄을 하냐구우..!" 


 


 


 

남주혁이 돈 날렸다는 소리만큼은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쪽팔리기도 하고, 너도 쪽팔릴 거니까. 내가 우니까 같이 울면서 슬퍼해주는 언니를 보니 그래도 인생을 잘 살았단 생각이 들었다. 날 위해 울어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나이가 들어서 아주 잘 느끼게 되었다. 


 


 


 

익숙한 듯 언니와 나는 소파에 앉아서 팩을 하며 tv를 보고있다. 뭐가 그렇게 웃긴지 언니는 웃으면서 내 팔을 세게 친다. 웃을 때 옆에 사람 치는 버릇은 여전하네.. 2년을 모르는 사람처럼 지내다가 만났는데도 이렇게 어색하지않다니.. 참 신기하단 말이야. 언니가 성격이 좋은 탓이겠지? tv를 보다말고 나는 언니의 눈치를 보다가 조용히 물었다.  


 


 


 

"근데 언니 남자친구는?" 


 

"없지." 


 

"왜?" 


 

"원래 예쁜 것들이 애인 없어. 봐봐 지금 너랑 나만 봐도 딱 나오지." 


 

"허.. 참나." 


 

"나도 웃겨." 


 

"언니도 참 여전하네. 그래서 좋다."
 


 

"나도 너 여전해서 좋다? 아, 참.. 그래서 남주혁이랑은." 


 

"응?" 


 

"완전히 끝이야? 연락 한 번 안 했어?" 


 

"응. 근데.. 내 짐 안 갖고 온 것들이 조금 있기는 한데. 아마도 걔라면 다 버렸을 거야." 


 

"9년을 만났는데 헤어지는 게 이렇게 쉬운 것도 신기하다. 연락 올 것 같은데? 연애하면서 네가 남주혁 비위 다 맞춰줬잖아. 늘 싸우면 네가 먼저 사과하고." 


 

"비참하지만.. 맞습니다. 벌써 헤어진지 한 달이나 됐고.. 솔직히 별로 생각도 안 나. 걔 생각하면 오히려 짜증 나서 하고 싶지도 않고. 우연히 만나잖아? 그럼 가운데 손가락 한 번 날려줄 거야." 

 

 

 

"가서 욕 한 바가지 하고 와. 솔직히 걔 카페도 다 걔가 차린 건 맞지만, 차리게끔 도와준 건 다 너였잖아. 걔는 염치도 없대? 심지어 같이 일했다며?" 


 

"그냥 나는.. 떨거지 식으로 출석만 한 거고.. 별로 하는 것도 없었어. 걔가 다 했지." 


 

"네가 헤어지고나서 출근 안 하니까 아무 소리도 안 해?" 


 

"응." 


 

"미친놈..." 


 


 


 

요즘 손님 엄청 많이 몰릴 텐데. 내가 없어서 불편하지는 않겠지? 짧게 생각하고선 바로 고갤 저었다. 지 알아서 하라고 해. 알바생 구했겠지.  


 


 


 

"몰라..! 언니!! 마시고 죽자!" 


 

"맥주 마시고 죽으려면 몇박스 마셔야지! 한캔으로 죽을 수 있겠니?" 


 

"죽자아아아!!!" 


 


 


 


 


 


 


 


 


 

술에 취해서 잠만 잔 게 벌써 이틀째다. 네가 없는 하루 하루가 이제 익숙해졌다. 아, 편하다. 진작에 이렇게 혼자 지낼 걸 그랬나. 


 


 


 

"너 남주혁한테 연락 왔더라." 


 

"뭐!?" 


 

"남주혁 번호 아 지웠냐? 그냥 지워버려." 


 


 

기대는 안 한다. 감히 네가 연락을 해? 이런 느낌으로 핸드폰을 확인해보았다. 


 


 

[네 물건 다 가져가라] 


 


 

"미친놈..." 


 

"왜?" 


 

"옷 가져가래." 


 


 

딱딱한 너의 문자에 인상이 써졌다. 거봐 기대 안 한다니까. 뭐 잡아주길 바라는 게 아니라.. 이딴 걸로 연락했을 줄 알고 있었어. 솔직히 내 옷이 남아있을 거라고 생각도 안 했다. 짐이 별로 없다 보니까 아무 곳에 널브러져있어서 제대로 못 찾아왔었는데. 알려줘서 고맙네, 아주 그냥. 


 


 

"가려고?" 


 

"응. 솔직히 가게에 있는 인형, 피규어, 액자들도 다 내가 산 거야. 걔는 인테리어 신경 하나도 안 썼어." 


 

"그래그래. 다 갖고와. 하나도 빠짐없이 갖고와라?" 


 

"응!" 


 

"갔다가 휘둘리지 마라? 9년 아깝다고 어정쩡하게 행동하고 오면 죽어." 


 

"알았어.." 


 


 

잘 해결할 수 있도록 해- 하면 내 등을 토닥인 언니가 약속 준비하느라 화장대로 향했고, 나는 방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선 혼잣말을 했다. 


 


 

"다 내 돈이야, 돈! 내가 걔한테 투자한 게 얼마나 많은데." 


 


 

갑자기 방 문이 열리고, 언니가 문을 빼꼼히 열고선 고갤 내밀고 말한다. 


 


 


 

"쇼 방해해서 미안한데.. 옷 입을 거 없으면 내 옷 아무거나 입어라. 가서 무시 당하지 마." 


 

"……." 


 

"마저 해.." 


 


 


 


 


 


 


 


 


 


 


 

한달만에 보는 남주혁이다. 누가 가져갈지도 모르는데 집 문 앞에다가 내 짐을 가득 담은 종이가방을 놓아둔 남주혁을 생각하면 너무 화가나지만, 어차피 다시 볼 사이도 아니니 참기로 했다. 카페에도 내 짐이 있으니, 카페로 향했을 때는. 역시 학생들이 많았고, 너는 많이 바빠보였다. 서빙까지 직접 하고나서 카운터로 온 너는 뒤늦게 나를 보았고, 우리는 서로 인사는 생략했다. 


 

 

 

 

"초딩이냐." 


 

"뭐?" 


 

"가방은 지만한 거 매고 와서는." 


 

"…장난할 기분 아니거든. 종이가방 있으면 좀 줘봐." 


 

"왜." 


 

"카페에도 내 짐 있잖아." 


 

"창고에서 꺼내 가." 


 


 


 

쨍그랑- 누군가 머그컵을 깼다. 남주혁이 급히 치우러 갔고, 나는 고갤 저으며 창고로 향하려다가 손님 들어오는 소리에 못이긴 척 뒤돌아 카운터에 섰다. 


 

 

 

 

"아메리카노 샷 추가요." 


 


 

저 말을 하고선 고개 숙여 많은 글자들이 적힌 종이를 보는 남자는 꽤나 잘생겼다. 뭐 저렇게 깔끔하게 생겼는지.. 정장까지 차려입고, 잘 어울리는 손목시계에다가.. 어디 단잠 하나 찾기 힘든 사람같아. 


 


 

"계산은.." 


 

"……." 


 

"손님." 


 

"……." 


 

"손님!.." 


 

"아, 네." 


 

"계산이요.." 


 

 

 

 

"아, 죄송합니다." 


 


 

종이 하나 들여다보는데 대답해 주는 게 그렇게 어렵나.. 해맑게 웃으면서 죄송하다고 하는데 어떻게 여기서 화를 내? 저렇게 웃으니까 금방 풀려버리네. 인기 되게 많겠다. 생긴 게 어떻게 저러지?  

뒤늦게 자리에 돌아온 너는 고맙다는 말도 없이 다시 자리에 섰고, 나는 너를 한참 바라보다가 등을 돌렸다. 너랑 단둘이 할 얘기도 없고.. 


 

 

 

 

"저것들은 안 가져가냐?" 


 

"뭐." 


 

"피규어 같은 거." 


 


 

내가 사준 걸.. 저것들이라고 했고, 같은 거라고 했다. 미친놈. 네가 가져가라고 하기 전에 나도 가져가려고 했어. 


 


 

"그럼 피아노도 가져간다." 


 

"그래." 


 

"오늘은 못 가져가고.. 나중에 시간 될 때 가져갈게." 


 

"그러던가." 


 


 


 

나도 네가, 너도 내가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았다.  


 


 


 


 


 


 


 


 

알바 할 곳 없나 돌아다니다가 벌써 시간이 많이 흘렀다.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하나 사서 먹으면서 집으로 향했다. 아, 언니 동네는 역시 좋구만.. 부자들 동네인가.. 양손에 짐 가득 들고선 집으로 가는 꼴을 누가 본다면 어쩌면 안쓰럽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내가 너무 폐인이라서 말이지.. 저 멀리 주차돼 있는 비싼 차를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대단하네.. 저런 차 한 번도 못 타봤는데. 차에서 내린 사람은 곧 손에 들린 종이들을 바닥에 손에서 놓쳤고, 바닥에 수많은 종이들이 흩뿌려졌다. 정말 생각없이 바로 짐을 내려놓고 바닥에 있는 종이들을 줍기 시작했다. 도와줘서 나쁠 건 없으니까. 감사합니다- 하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고, 나는 쭈그리고 앉아서는 종이를 건네주며 남자를 올려다보면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메리카노 샷추가!..." 


 

 

 

 

"…아, 어.. 안녕하세요. 여기서 다 보네요." 


 

"…여기 사시나봐요! 되게.. 반갑다..!" 


 

"손님이 되게 많았던 것 같던데. 손님 얼굴 다 기억하나봐요. 저는 바로 앞에 살아요." 


 

"하하... 그럼 저희 이웃이네요." 


 

"이 동네 살아요?" 


 

"아는 언니 집에서 지내거든요. 저어기.. 흰 대문!" 


 


 


 

종이를 다 줍고선 우리 둘은 일어섰고, 남자는 가까이서 보니 더 잘생겼다. 키도 커.. 


 


 


 

"근데 그 카페에 자주 갔었는데. 처음.. 보는데." 


 

"아, 그냥.. 아는 사람인데 잠깐 들렀다가 자리에 없어서 도와준 거였어요." 


 

"아, 그래요? 아쉽네요. 이렇게 예쁘신분이 카페에 있으면 더 자주 가려고 했는데." 


 

"에이.. 그쪽이 더 예쁘죠!" 


 

 

 

 

"제가 예쁘다구요? 어우 참.." 


 

"카페에 들어오실 때.. 저는 무슨 신이 들어오는 줄 알았어요. 뒤에서 후광이 막..! 카페 불 다 꺼도 되겠더라구요." 


 

"저 놀리시는 거죠." 


 

"아니요? 진심인데요. 그쪽 오는 시간에 맞춰서 불 다 꺼놓으라고 해야겠다." 


 

"허우..참.." 


 


 

우리 둘은 그렇게 깊게 아는 사이도 아니다. 잠깐 봤을 뿐인데 뭐 이렇게 말이 많은지. 뒤늦게 어색함이 몰려왔고, 남자가 먼저 내게 말했다. 


 


 

"이름이 뭐예요?" 


 

"길열린이요." 


 

"저는 김선호." 


 

"김선호..." 


 

"앞으로 자주 봐요." 


 

"네?" 


 

"같은 동네니까. 자주 봤으면 좋겠네요." 


 

"아, 네! 들어가세요오..." 


 

"네. 열린씨도요." 


 


 

남자가 꾸벅- 인사를 하고선 갔는데. 왜 이렇게 심장이 떨리는 걸까. 오랜만이었다. 이렇게 사람을 보고 설레는 것도.  


 


 


 


 


 


 


 


 


 


 


 

 

 

 

"편의점 가려고 나올 때마다 옆집 아줌마가 말해주거든. 거기 남자 혼자 사는데 돈도 많고, 사람이 좋다고." 


 

"아, 진짜? 근데 사람이 좋은 건 알겠어." 


 

"그래? 나 그 사람이랑 대화 한 번도 안 해봤잖아." 


 

"성격도 좋아보였어." 


 

"그래...? 잘해봐. 아니면... 소개 받을래?" 


 

"에..?" 


 

"남주혁이랑 차원이 달라. 뭐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이라 네가 마음에 들어서 결혼하자고 해도 바로 할걸?" 


 

"아니야.. 됐어..!" 


 


 


 

헤어진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바로 다른 사람 만나는 것도 예의가 아니니까. 그리고 아직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지도 않고.. 마음의 준비가 안됐다. 


 


 


 


 


 


 


 


 


 


 


 


 


 

 

 

"야 근데 카페 오픈이 언젠데 이제서야 초대를 해주냐?" 

 

[남주혁/김선호] 사계절의 우리_01, 02 | 인스티즈 

 

"야 근데 카페 오픈이 언젠데 이제서야 초대를 해주냐?" 

 

[남주혁/김선호] 사계절의 우리_01, 02 | 인스티즈 

 

"야 근데 카페 오픈이 언젠데 이제서야 초대를 해주냐?" 

 

[남주혁/김선호] 사계절의 우리_01, 02 | 인스티즈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손님이 너무 많아서 너 챙겨줄 겨를도 없었을 거다." 


 

"손님 많긴 하겠네. 바로 위에가 대학교잖아. 그리고 너 얼굴보러 오는 사람도 꽤 있겠네." 


 

"뭐래.." 


 

"솔직히 내 친구지만 너 잘생긴 거 인정. 길열린도 맨날 너만보면 잘생겼다고 했잖아." 


 

"그건 옛날이지 인마." 


 


 

생각해보니 요근래에 잘생겼단 소리는 커녕 맨날 싸우기만 했는데 뭐.  


 


 

"야 남주혁. 너 소개 받을래?" 


 

"그래." 


 

"뭐야 고민도 없이?.. 연상이고.. 예쁘고 성격도 좋긴 하거든." 


 

"그럼 더 좋지! 나 연상 좋아하잖아." 


 

"그래. 그럼." 


 


 

너랑 헤어졌으니까, 이제 다른 여자 만날 수 있네. 이거 하나는 참 좋았던 것 같다. 너와의 행복한 추억들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 걸 보니, 너와 만나면서 좋았던 적이 없었던 걸까. 이젠 너에게 익숙해졌던 걸 모두 버리고 지워버리고 싶다. 다른 사람으로 너의 빈자리를 채워야, 그래야 내가 덜 억울하고, 더 후련할 것 같았다. 


 


 

"플레인요거트 두 개랑요.. 혹시.. 여기서 일하시던 그 여자분은 일 안 하세요?" 


 

 

 

 

"아, 네." 


 

"아아.. 그래요..?" 


 


 

고등학생 네 명이 와서 열린에 대해서 물었고, 주혁은 멋쩍게 웃어 보였다. 너를 잊으려고 해도, 사람들이 도와주지를 않네. 


 


 


 


 


 


 


 


 


 


 


 


 


 


 


 


 


 


 


 


 


 


 


 


 


 


 


 


 


 


 


 


 


 


 


 


 


 


 


 


 


 


 


 


 


 

2-3년 전에 쓴 거 리뮄 맞아요! 뭔가 캐릭터랑 배우들이랑 잘 어울려서 써보고 싶었다는 것.. 훗...... 이미 써져있는 것들이라 쓰는 건 안 어려워도 옮겨적는 거 조큼 힘두네 힣... ^^... 

/마자요...주쥰 쓰다가 조큼 현타와서 이걸로 와버렷서요..후하../ 

그리고 원래 원작에선 남주혁이 주인공인디! 이번에는 내용을 바꿔보려고 해여 

쓰면서 남주 정하는 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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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별림.ᐟ.ᐟ.ᐟ.ᐟ.ᐟ.ᐟ.ᐟ
2년 전
독자2

2년 전
독자3
오뎅
2년 전
독자4
에디
아니 일억쓰 오셨네😭 우선 마이선호와 주혁님이라니ㅠㅠ 이것도 좋네 읽고 올게잉💙💚

2년 전
독자9
아잇... 선호가 더 좋아졌어 후
2년 전
독자5
히힣
오이이이이이잉 주쥰은!? 뭐 다좋긴해ㅎㅎ🧡

2년 전
독자6
감쟈
2년 전
독자7
남주혁에 김선호라...미쳤군
2년 전
독자13
하..남주는 김선호님이죠
남주혁님은 후회루트 겁나 타고 이제 빠이빠이 해야해ㅎㅎ

2년 전
독자8
꺄!!’ㅜㅜㅜ일억님 완전 기다렸져욥 ㅠㅠㅠㅠㅠ
2년 전
독자10
헐 작가님 작품은 뭐든 좋습니다 미쳤다미쳤어
2년 전
독자11
재미있어요!!!!
다음편 빤니 써주세요!!!!
궁그미!!!!!!!

2년 전
독자12
대박대박... 담편이 너무 궁금해요 !!!!!!
2년 전
비회원79.72
역시 너무 재밌어요!
다음편도 완전 기대돼요~

2년 전
독자14
헉 이것두 너무 조치만 주쥰글도 써줄거죠..???🥺🥺
2년 전
독자15
주쥰글 아니어서 눈물 나려다 보고 재밌어서 눈물 흘리는 중,,,
2년 전
독자16
남주는 선호님 어떠신가요..?주혁님은 후회루트로...
2년 전
독자17
여름
와............나 최근에 스타트업 다시 정주행하고 왔눈데 딱!!!!!!!!!!! 남주혁님과 김선호님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 반가워서 들어왔는데!!!
작가님 ㄴ나랑 통하나봐............저 5년넘게 만난 사람하고 진지하게 결혼얘기까지 주고 받다가 헤어진지 2년이 다 되가는데 최근에 그 사람이 다시 연락왔었거든요
뭔가 싱숭생숭한 기분인데 이 글 읽는데 감정이입 제대로 했네여ㅠㅜㅠㅠㅠㅠㅠㅠ흐규규ㅠㅠㅠ

2년 전
1억
헐...스ㅠㅠㅠㅠㅠㅠㅠ 5년 만난 사람한테 연락 오면.. 말만 들어도 싱숭생숭한디.
우리 여름씨는.... 얼마나.. 그러려나.. 감정이입 하샸다면..
알게모르게.. 사이다..날려드립죠 히히

2년 전
독자18
아시쥬 작가님 ㅠㅠㅠㅠ진짜 제 마음이 다 싱숭생숭하고!!! 후ㅜㅜㅜ 그래서 최근에 대화했는데 아 ㅠㅠㅠ이거 대화 소재로 너무 주고싶다......댓글에 남기기 너무 긴 내용
무튼 작가님ㅠㅠㅠ사이다 기대할게요👍❤ 항상 잘보고 있어요!!

2년 전
1억
소재..로 쓰고시푸다...... 😔제가 연애를 다 100일 조차도 넘겨본즉이 읍서서.. 상상속에 연인들이라...후하후하.... 기대해주세토 ❤❤❤
2년 전
독자20
소재로 쓰고 싶다기에 메일보냈어요 작가님! (댓글로 남기면 스포고 제 개인사라 부끄럽기도 해서용🙈) 주저리주저리 너무 긴 내용이지만 참고하셔요!!
댓글 확인하시면 답글 부탁드려용 ㅎㅎㅎ

2년 전
1억
20에게
댓글 확인했고!! 메일도 확인해써요 뿌뿌 !!!! 메일 답장 보내드릴게요옷 !

2년 전
독자19
쿠우쿠우
진짜 이거 띵짝이에요ㅠㅠㅠㅠㅠㅠ

2년 전
독자21
복슝아
선호 웃는거에 전재산 넘길뻔 했네 휴...❤

2년 전
독자22
자까님 ㅜㅜ 와 진짜
몰입되서 눈물 찔끔 날뻔햌ㅅ어효 ㅠㅠ

2년 전
독자23
앗싸!!!!!!!!
그때도 좋았는데 지금도 좋네요
어남땡이 누군지 모르는것도 좋구요

2년 전
독자24
이게 무슨 조합이지..너무좋군..^.,^
2년 전
독자25
너무 재밌어요… 게다가 김선호..💗 정주행 시작해서 빨리 달려볼게요옿ㅎㅎㅎㄹ
2년 전
독자26
재밌어요! ♥ 지금부터 쭉쭉 달려 보겟습니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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