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waltz
도망자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사랑하는 사람과 도망친다
민윤기는 나를 통해 새 삶의 희망을 가졌다. 나는 그런 그의 끊임 없는 집착에 시달렸다. 우리들은 이미, 서로 정반대의 끝을 보고 있다. 그것도 아주 오래 전 부터.
온 몸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 온 신경은 나지막히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에 집중하고 있었다. 땀으로 번져가는 몸은 바짝 긴장해있었고, 난 그들의 시선을 피해 입을 두 손으로 틀어막았다. 평소와는 조금 다른 긴장감이 온 몸을 타고 오르락 내리락 숨을 몰아쉬듯 움직이고 있었다. ...5층 비상구 이상 무. 귓가를 강타하는 익숙한 목소리. 고개를 조금 올려 정호석을 쳐다보면 그는 대충 훑고 이 곳을 스쳐 지나간다. 점점 멀어져가는 소리에 안도하는데, 이내 들리는 또다른 목소리.
"아가씨, 실력 많이 늘었네. 예전 같았으면 금방 잡혔을텐데. 그래서 우리가 애 먹고 있긴 하지만."
박지민은 너털웃음을 지으면서도 지친 듯 숨을 몰아쉬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평소와 달랐다. 6시에 신라호텔 1층 카페에서 만나요. 적어도 6시까진 잡히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손에 와닿는 감촉마저 낯선 핸드폰 액정을 보며 목소리를 떠올렸다. 김세나가 몰래 내 주머니에 넣어둔 핸드폰. 그 여자의 속내를 가늠할 순 없었지만, 왠지 이 지칠대로 지친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줄 것 같았다. 민윤기에게서 나를, 그리고 나에게서 그들을. 그 때 거칠게 숨을 몰아쉬던 박지민의 목소리가 가까이서 들려왔다. 근데 말이지, 아가씨는 늘 잡혀. 처음엔 나도 그냥 허술해서 그러나보다 싶었는데 말이지. 그리고 웅크린 내 몸에 검은 음영이 드리워졌다. 고개를 치켜들면 보이는 땀에 젖은 채 웃고 있는 박지민. 매번 이렇게, 쉴 새 없이 도망가도 누군가 잡아주길 바라는거...아니야? 그리고 그게...그는 내 눈높이에 맞춰 몸을 낮추며 얼굴을 가까이했다. 입술이 닿을 듯 말 듯 움직였다. 이왕이면 그게 우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거고. 박지민의 말에 대꾸할 수 없었다. 어두운 공간을 비추는 핸드폰 불빛 사이로 5 : 54 라는 숫자들이 아른거렸다. 그는 조금씩 얼굴을 가깝게 하더니 하지만-이라는 말과 함께 윗입술을 훑었다. 그리고는 살짝 떨어지며.
"난 그게 우리가 아니라...나 혼자였으면 좋겠는데."
의미심장하고도 속이 뻔한 말에 뭐라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결국 다시 몸을 일으켜 도망치려는데, 내 손목을 잡으며 박지민이 다시 물었다. 잡히기 싫어서 도망치는거야? 아니면...대답하기 싫어서 도망치는거야? 그리고 난 박지민의 손을 뿌리치며 대답하고는 그를 밀쳐내고 다시 뛰기 시작했다.
"잡히기 싫어서."
정신 없이 그들을 피해 도망치고, 어느 새 이상하리만치 반대쪽이 소란스러워질 무렵, 그와 스쳤던 입술이 붉고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one more time
"......."
김세나와의 약속시간에 1시간이나 늦은 내가 헐레벌떡 호텔 카페안으로 들어서자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다. 그녀가 앉은 자리 앞에 착석하자 그녀는 늦었네요.라는 한 마디를 할 뿐이었다. 내 앞에 앉은 그녀는 한껏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온몸에 화려한 명품으로 도배를 한 김세나는 민윤기에게는 아까울 정도로 당당한 여자였다. 끼고있던 선글라스를 벗고 나를 훑던 김세나는 무뚝뚝히 쳐다보는 날 보며 천천히 입을 뗐다. 오늘은 도망이 꽤 수월했죠? ...용건. 내 짤막한 대꾸에 잠시 미간을 좁히고 웃던 김세나는 그녀가 주문한 음료의 컵 테두리를 천천히 검지로 쓸며 말했다.
"손을 좀 써뒀어요. 어차피 금방 끝나겠지만."
"그러다 민윤기에게 어떤 말을 들으려고?"
"걱정마요. 입막음은 철저히 시켜뒀으니까. 그나저나..."
"......"
"난 그 쪽이 어떡할지가 더 궁금하네요."
"뭘..."
"당신 이력을 조사해봤어요. 스무살 때부터 만나서 관계를 유지했더군요. 그동안 그 사람 그늘 밑에서 살았구요."
그녀가 하려는 말이 무슨 말인지 대충 짐작이 갔다. 하지만 말을 가로채거나 끊을 수 없었다.
"당신은 사회로 나오자마자 철저히 그 사람 그늘 밑에서 살아왔어요. 그런데 벗어난다면? 그 후는 생각해봤어요?"
말문이 막혔다. 두 손에 말라가던 땀이 흥건해지고 꿰뚫어 보는 듯 한 두 눈에 숨이 막혀왔다.
"그건..."
"계획이 없을거라고 예상은 했어요. 아마 벗어나자마자 햇빛에 타죽거나 다시 붙들려가겠죠."
"혼자 살 수 있어, 어디서든."
"내가 도와줄게요, 당신이 도망칠 수 있게."
믿기지 않는 말에 눈길을 피했던 그녀를 직시했다. 무슨 수로? 민윤기에게 미운 털이 박힐지도 모를텐데. 아니, 그 손에 어떻게 보복을 당할지 모르는데. 물론 조력자 역할을 하면서 정체는 들키지 않을거에요. 그리고 완벽하게 그 사람 품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철저히 죽은 사람처럼 살아줘요. 그 사람이 괜한 미련에 당신 찾지 않도록. 여유롭게 웃고있었지만 그녀는 굴욕적이라는 듯 잠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다시 물어왔다. 해볼만 하잖아요? 죽은 사람처럼 사는 건, 내 도움을 받지 않고도 해야하는 거고. 여유롭게 말을 잇는 그녀의 유려한 얼굴선을 곁눈질로 훑었다. 절실하고 치사하기 짝이 없는 사랑. 그게 바로 내 눈에 앞에 있는 김세나라는 여자가 품은 민윤기에 대한 감정이었다.
내님들 |
꾸기 새벽3시 삐리 0103 파랑토끼 ♥옥수수수염차♥ 독자5 핫초코 에뤽 위드 블라블라왕 파스타 태형아멍멍 하나비 또또 상처 밀짚모자 윤기야밥먹자 늘봄 비림 츄러스츄 자몽쥬스 햄버거 꿍디 가시고기야 햄스터 마카롱 자민 이월 디타운 몇 안되는 댓글 잘 보고 있습니다♥ |
사담
당분간 못 올것 같아서 미리 글 하나 올리고 갈게요. 한 일주일 정도? 일정이 바뀌면 그 전에 돌아올수도 있어요.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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