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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범벅 짝사랑 민윤기를 다시 만난다면-9


w. 쮼







(윤기 시점)




여주가 너무 보고 싶어서, 무작정 집을 나왔다. 요새는 갑자기 불쑥 찾아가는 거 별로 안 좋아한다던데.. 하지만 이미 부풀 대로 부풀어진 마음은 내 행동을 막지 못했다. 게다가 미련한 김여주는 분명 어제도 바쁘다고 밥을 걸렀을 게 뻔하다. 밤에 뭘 먹는 걸 싫어하니까 야식도 안 먹고 쫄쫄 굶은 채로 잠에 들었을 게 뻔해 걱정이 된 것도 한몫 했다. 결국 집에서 나와 여주네 집으로 향했다. 


근처 카페에서 기다렸다가 여주가 준비되면 만나야지, 안된다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



집 근처에 도착했을 때 핸드폰을 들어 여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전화를 받는 여주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았다.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애써 밝게 대답하는데, 누가 봐도 아픈 것 같았다. 가벼운 감기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하기엔 축 처진 목소리가 신경 쓰였다. 대체 어디가 아프길래 다 죽어가는 거야... 설마 어제 비가 왔는데, 맞고 돌아다녔나.. 미쳐 우산을 챙겨주지 못한 것이 죄책감으로 마음을 쿡쿡 찔렀다. 여주를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아 우산을 들고 나갈까 고민하다 이내 다시 내려놓았던 어제의 내가 생각나 원망스러웠다. 괜히 내 탓인 것 같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요새 무리한 여주를 내가 괜히 보고 싶다고 졸라대서 우리 집 까지 오게 해 여주를 더 피곤하게 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스쳤다.



[3층 1호, 0613 집 비밀번ㅎㅑ ]



많이 아픈 것인지 오타까지 나며 내게 비밀번호를 보내 마음이 더 조급해졌다.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약국에 들려 빨리 온갖 약을 사고 여주의 집으로 달렸다. 근처 죽 집에 들려 죽도 샀다. 집에 도착해 여주가 알려준대로 비밀번호를 누른 후 들어왔다. 여주의 집은 처음인데다, 부모님과 함께 사시는 곳이라 조금은 조심스러웠다. 아무도 안 계시는 걸 알지만 조심히 여주의 방을 찾았다. 다행히 문 바로 앞 방이라 금세 찾을 수 있었다. 



땀에 젖어 눈을 감은 모습에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외투도 벗지 못하고 얼른 여주의 이마에 손을 가져다 대보았다. 열이 많이 끓어 대자마자 뜨겁고 축축한 감촉에 놀라 일어나서 화장실로 향했다. 처음 오는 집이었지만, 여주가 아프다는 사실에 어찌어찌 화장실과 수건을 잘도 찾아냈다. 수건에 시원한 물을 적시고는 여주의 이마에 올려놓았다. 


이불을 걷고 여주의 잠옷을 조금 올려 팔과 다리를 닦아주었다. 온몸을 닦아 주는 건 무리였기에, 일단은 보이는 곳만 열심히 닦아주었다. 아무래도 팔과 종아리만 닦아 쉽게 열이 내리지 않았다. 뜨거운 몸에 수건이 금세 미지근해지면 다시 화장실에 가 시원한 물을 묻히고 닦기를 반복했다.



한참이 지나 열이 조금 내린 걸 확인하고 다시 이불을 덮었다. 너무 놀란 마음이 이제야 진정된 듯 한숨이 절로 나왔다. 긴장되었던 몸이 풀려 바닥에 앉아 한참을 여주 얼굴만 바라봤다. 빨갰던 얼굴이 조금은 옅어지고 힘들게 내쉬던 숨도 그나마 안정된 모습에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쓰다듬을 때마다 패딩과 이불이 서로 부딪혀 나는 바스락 소리 때문에 내가 외투를 아직도 벗지 못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대충 패딩을 벗어 의자에 올려 둔 후, 다시 여주에게 갔다. 



어제만 해도 내 침대에서 내 손을 꼭 잡고 자던 여주가 하루 밤 새에 아파서 누워있는 걸 보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어떻게 해서든지 중간에 이야기를 끊고 널 재웠어야 했는데... 땀에 젖은 머리를 조금 정리해주고는 여주의 얼굴만 바라봤다. 




"얘는 아파도 예쁘네.."




열이 나 붉어진 볼과 불그스름한 입술을 보는데 아픈 널 두고 입을 맞추고 싶다는 생각이 나버려 어이가 없었다. 양심도 없는 새끼, 미친 놈아. 스스로를 욕하며 침대에 걸터 앉아 천천히 너의 머리만 쓰다듬었다. 아프지 말아라... 엄마 손은 약 손이라 말하며 어린 아이의 아픈 배를 쓰다듬듯이, 아프지 말라는 말을 반복하며 여주의 머리카락을 간지럽혔다. 내 손길에 네가 잠에서 깬 건지 눈을 떴다. 내가 깨운 것 같아 조금 당황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괜찮냐고 물었다. 열이 내려 조금은 괜찮아졌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윤기야, 나 간호해준 거야?"



"응, 열 많이 나서 놀랐어.. 어제 비 맞고 집 간 거야?"



"응.. 아니 집 가는데 갑자기 비가 와서.."



"말을 하지.. 내가 우산 가져갈 수 있었는데"



"너 오는데 오래 걸리기도 하고.. 너무 늦은 시간에 좀 그렇잖아.."



항상 이 거리가 문제지.. 늘 내가 힘들까 봐 밤에는 날 부르지 않는 네가 답답했다. 이렇게 내가 우산을 못 챙겨줘서 네가 아프면 그게 더 힘들다는 걸 넌 왜 모를까.



"다음엔 그래도 불러. 그러라고 있는 게 남자친구잖아. 학교같이 다닐 땐 밤에도 나한테 잘만 부탁하던 애는 어디로 간 거야 진짜..."



"응, 미안... 많이 걱정했어?"



"그걸 질문이라고 하냐. 당연하지.."



나도 모르게 서운한 마음이 나와버려 내 표정이 좋지 않았는지 여주가 손을 뻗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미안, 다음엔 꼭 윤기 부를게" 



간질거리고 뜨거운 손의 감촉이 좋아 너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그런 널 내려다 보았다. 어느새 너와 시선이 맞닿았다. 한참을 너의 눈을 바라봤다. 내 머리를 쓰다듬던 너의 손길이 점점 느려지고 우리 둘 사이엔 이상한 분위기가 맴돌았다. 촉촉하게 젖은 잔머리,  힘 없이 뜬 눈, 열이 올라 붉어진 말랑한 볼, 더운 숨을 몰아 내쉬는 입.  너의 얼굴을 느리게 훑다 입술에 시선이 머물렀다. 속에서 알 수 없는 간질거림이 목 끝까지 올라왔다. 


"윤기야?" 나를 부르는 너의 입술이 달싹이는데, 목까지 올라온 참을 수 없는 무언가가 팡-하고 터져버렸다. 그대로 허리를 숙여 천천히 너에게 다가갔다. 다가오는 내 얼굴에 네가 눈을 감는 게 보였다. 그대로 뜨거운 숨이 내 코에 살짝씩 닿는 걸 느끼며 진득하게 너의 입술을 깊이 파고들었다. 오랫동안 입을 맞추는데도 굳게 다문 입술이 얄미워 살짝 이로 깨물자 숨을 참지 못한 너의 입술이 벌어졌다. 순간을 놓치지 않고 더 깊이 들어가 내 숨을 불어 넣었다. 아픈 너의 뜨거운 체온을 느끼며 너의 감기를 모두 다 가져가겠다는 마음으로 천천히 그리고 더 깊이 너의 혀를 옭아맸다.






 /


멈췄으면 다시 재생해주세요 :)

언제 내 간호를 한 것인지, 한결 나아진 기분에 눈을 떴다. 서운함을 토로하는 윤기를 쓰다듬다 이상한 분위기가 감돌아 윤기가 내게 입을 맞춰왔다. 처음 하는 키스에 숨이 막혔지만, 내 입술을 끈질기게 따라오는 윤기 때문에 살짝씩 입술에 틈이 생길 때마다 급하게 숨을 몰아 쉴 수 밖에 없었다.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심장은 가파르게 뛰어 내린 열도 다시 난 것 같이 온 몸이 뜨거워졌다. 한참을 그렇게 숨을 몰아 쉬다 숨이 너무 막혀 내 허리 옆에 받쳐진 윤기의 팔목을 잡았다. 그제서야 내가 숨이 막히는 걸 알았는지, 윤기의 입술이 떨어졌다. 자기도 갑자기 입을 맞춰 민망했는지 놀란 표정과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아, 미안. 숨 막혔지. 괜찮아?"



"어.. 응. 근데, 나 감기 걸렸는데.. 너 감기 옮겠다"


"아.. 괜찮아, 원래 남이 가져가야 더 빨리 낫는다고 하잖아. 뭐.. 그런 거라 해두자."




윤기의 어이 없는 말을 듣고 웃자, 윤기도 자신의 말이 어이가 없었는지 웃으며 죽을 데워 올 테니 앉아 있으라 말했다. 참, 윤기는 훅 들어오다가도 귀여운 면이 있단 말이야. 죽을 데워 온 윤기가 그릇을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 침대 식탁이 없어 두고 먹을 곳이 없었기에 고민을 하던 윤기가 한 숟갈씩 떠 먹여줬다. 계속 윤기가 아~ 하면서 숟가락을 입에 갖다 대는데, 괜히 어린 애가 된 것 같아 조금은 민망했다.




"아니 근데.. 꼭 이렇게 해서 먹어야 해..? 내가 그냥 침대에서 나오면 되는데.."




"아, 그러네. 근데 너 열 떨어진지 얼마 안돼서 체온 유지 해야 해. 그냥 일단 이렇게 먹자. 약도 먹어야지."




결국 한 숟갈씩 떠 먹여 오는 윤기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민망하긴 했지만, 이렇게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열은 내렸지만, 아직 몸살 기운이 남아 있어 죽을 먹는 것도 쉽지 않았다. 천천히 오물 오물 먹는데, 또 들어온 숟가락에 먹으려고 입을 벌렸다 윤기와 타이밍이 어긋나 입에 묻어버렸다. 



"아 이게 뭐야.. 좀만 천천히 줘"



찝찝한 내 기분은 모르고 혀로 닦아내도 혀가 닿지 않아 낑낑대는 내 모습을 보곤 윤기가 웃었다.




"아핰ㅋㅋㅋ, 미안 미안. 내가 닦아줄게."



윤기가 손을 뻗어 손가락으로 묻은 죽을 닦아주곤 또 고개를 들이밀더니 내게 가벼운 뽀뽀를 했다. 한 번도 아니고 여러번.. 아파서 창백한 몰골의 내가 뭐가 좋다고 자꾸 뽀뽀를 했다. 말랑말랑한 감촉이 좋으면서도 죽도 겨우 삼킬 정도로 아픈데, 실실 웃으며 뽀뽀하는 윤기가 얄미웠다. 아니, 아프다는 사람 두고 이게 뭐 하는 거야.



"너 지금 내가 아프니까 신났지? 자꾸 뽀뽀할래?"




눈을 치켜든 내 얼굴을 보고 가볍게 웃곤 "나 지금 엄청 속상한데?" 라며 머리를 쓰다듬는데, 그 말이 또 뭐가 설렌다고 두근댔다. 아파서 머리가 조금 울리는데, 심장도 울리니 간질간질 무척 더웠다. 느릿느릿 겨우 죽을 다 먹고 윤기가 사온 감기 약과 해열제까지 먹었다.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몰라 온갖 약을 다 사온 봉지를 보니 웃음이 나왔다. 아니 근데 무좀 약은 왜 사온 거야, 




"윤기야, 대체 무좀 약이랑 대일밴드는 왜 사온 거야? 우리 집 이제 약국이다.. 약국 갈 필요가 없겠어" 



내 말에 또 윤기가 뒷 목을 긁적였다. 윤기가 민망하거나 부끄러울 때 나오는 습관 같았다. 



"아니 보이는 약을 담았는데, 거기에 쓸려 담겼나 봐. 어디가 아픈지 몰라서 진통제는 다 달라고 해서 별의 별거 다 있을 거야.. 뭐... 상비약 많으면 좋은 거지..." 




멋쩍게 웃으며 답을 하는 윤기가 꽤 귀여웠다. 




.




.




.



어제 윤기는 동생이 학원에서 돌아오기 전에 집으로 갔다. 계속 해서 걱정을 하며 집에 있으려는 윤기를 겨우 타일러 집으로 보냈다. 어제 윤기의 간호 덕인지 몸살은 자고 일어나니 하루 만에 괜찮아졌다. 상쾌한 마음으로 씻고 윤기를 만날 채비를 했다. 늦게 일어나 벌써 오후 2시였지만,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였기에 하루 종일 윤기와 붙어 있을 생각이었다. 

나가기 전 까먹지 않게 미리 사둔 향수와 잠옷을 문 앞에 챙겨두고, 방에서 공부하는 동생에게 갔다. 동생에게는 대충 과제와 쪽지 시험을 준비하느라 밤을 샐 예정이니 알아서 잘 챙겨 먹으라고 말했다. 내 말에 오히려 좋아하는 동생에게 대충 3만원을 쥐어줬다. 그건 내 양심이었다. 부모님이 이제 곧 고3인 동생 밥을 챙기라던 말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 정도..



나가기 전, 윤기에게 의미 없는 허락을 받고자 전화를 걸었다. 원래 짧은 통화 음이 들리고 바로 받던 윤기와 달리, 오늘은 긴 통화 음이 지나고 나서야 윤기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평소 목소리보다 훨씬 낮고 살짝 더 거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아무래도 내 감기를 옮은 것 같았다.



"윤기야, 너 아파? 나한테 옮았어?"



"아니, 감기만이야.. 아, 너 오지 마.. 너 또 감기 옮는다"



저렇게 목이 다 잠겨서 오지 말라하면 어떻게 안 가... 말리는 윤기에게 가겠다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어제 기어코 내 감기를 가져가 버린 윤기를 다시 낫게 하려 어제 윤기가 사온 약을 챙겨 집을 나섰다. 





/


멈췄으면 다시 재생해주세요 :)



윤기가 아프다는 소리에 급하게 택시를 타고 윤기네 집으로 갔다. 택시를 타고 가는데, 이 많은 거리를 택시로 돈도 들고 시간도 쏟았을 윤기가 생각나 기분이 이상했다. 진짜 민윤기 내색 안 하면서 시간이랑 돈은 다 쏟았잖아... 나 때문에 감기도 옮고... 괜히 또 미안해지는 마음이 들었다. 윤기는 자꾸 괜찮다고 하는데, 내가 안 괜찮단 말이야... 



획획 지나가는 건물들을 바라보며 한참을 달리다 보니 문득 손이 허전한 게 기분이 이상했다. 아! 선물.. 윤기가 아프다는 전화를 받고, 약을 챙기느라 문 앞에 둔 윤기의 선물을 챙기지 못한 것이 생각 났다. 하지만 이미 윤기 집 근처에 다다랐기 때문에 다시 집으로 갈 수는 없었다. 일단은 아픈 윤기가 우선이었기에, 크리스마스에 잠시 집이라도 들려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다시 창 밖을 바라봤다. 겨울이라 그런지 앙상한 가지들이 눈에 밟혔다. 윤기도 아프고, 생각했던 계획과 자꾸 틀어지는 것이 괜히 되는 일이 없는 것 같아 우울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윤기네 집에 도착함을 알리는 기사님의 목소리에 돈을 지불하고 윤기네 집으로 달려 갔다. 초인종을 누르자, 윤기가 문을 열고 얼굴을 드러냈다. 열이 많이 나는지 볼이 빨갰다. 흰 색 반팔 티를 입어 땀이 난 게 티가 별로 나지 않았지만, 머리칼이 젖어 이마에 헝클어져 있었다.



"어, 왔네.."



"윤기야! 너 괜찮아?"



집에 들어서자마자 윤기의 이마에 손을 대보았다. 역시나, 윤기도 열이 끓고 있었다. 내가 놀라 소리를 질러 머리가 울렸는지 윤기가 조금 찡그리며 머리를 감싸 쥐었다. 



"일단 너 침대에 누워있어. 내가 물 수건 가져올게"



진짜 안 아프긴 뭘 안 아파.. 아니 나한테는 부탁할 게 있으면 부탁하라 해 놓고 왜 자기는 자꾸 괜찮다고 하는 거야. 속상한 마음에 궁시렁 거리며 수건에 차가운 물을 묻혔다. 누워서 눈을 감고 있는 윤기 이마에 수건을 올려 두고, 해열제를 꺼내 윤기에게 건넸다. 윤기는 한쪽 손으로 이마에 올려진 수건이 떨어지지 않도록 잡고 대충 몸을 일으켜 앉아 내가 건넨 약을 받아 먹었다. 



"밥은 먹었어?"


"응..아까 대충 남은 밥 먹었어"



"다행이네.. 그러게 왜 나한테 뽀뽀해서 이 사단을 만들어.. 사람 미안하게.."



"하고 싶어서 한 거야. 오늘은 과제 없어?"



"응, 공모전 사람들도 연락이 없어서 왔어.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이기도 하고.."



"괜히 내가 아파서 제대로 못 놀겠네, 미안."



"뭘 또 미안하대.. 따지고 보면 나 때문인데, 얼른 누워있어. 내가 열 내리게 몸 좀 닦아줄게"




내 말에 윤기가 눕고는 눈을 감았다. 흐트러진 수건을 다시 잘 접어 이마에 올린 후, 촉촉한 물 수건으로 이불 밖으로 나온 팔을 닦아냈다. 뽀얗다 못해 창백해진 피부가 뜨거우니 자꾸 속상한 마음이 올라왔다. 빨리 열을 내리고자 이불을 걷고 윤기의 츄리닝을 무릎까지 올렸다. 드러난 뽀얀 다리를 물 수건을 조심히 올려 닦으려 하는데, 차가운 느낌 때문인지 움찔거리는 게 느껴졌다.



"야, 잠시만"



벌떡 일어나더니 나를 부르는 윤기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바라보자,  대뜸 다리는 닦지 말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빨리 열 내리려면 원래 다 닦아야 해. 나도 그렇게 해서 내린 거 아니야?" 내 말에 잠시 고민을 하는 것 같더니, 자신이 간지럼을 잘 타니 그냥 올려 놓고 팔만 닦으란다. 나도 아프다는 애를 괴롭힐 생각은 없었기에, 화장실에 가서 다시 다른 수건들도 물을 묻혀 다리에 얹어 놓았다. 다시 윤기에게 가 닦던 수건으로 열심히 팔을 닦는데, 잘 누워있던 애가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열심히 닦아주고 있는데, 사람을 뚫어져라 쳐다보니 여간 부담스럽지 않았다. 그만 보라며 이마에서 떨어진 수건을 아예 눈까지 가려서 덮어버렸다. 내 행동에 윤기가 힘 없이 웃고는 다시 수건을 치웠다. 계속 수건을 올리고 치우기를 반복하다 슬슬 아픈 사람한테 짜증이 올라오려 했다.



"윤기야, 너 이러다 열 안 떨어진다?"



"그러지 뭐."



"아니, 누구 걱정 시키는 게 좋아?"



"그건 아니고, 간호 받는 게 기분이 좋아서. 나 그냥 너 얼굴 보고 있으면 안돼?"



아직 떨어지지 않은 열감에 붉은 얼굴을 띠곤 저렇게 말하니 괜히 발끝이 움추러드는 기분이었다. 어제 왜 윤기가 내게 입술을 맞췄는지 알 것 같기도 하고... 내색하지 않고 손으로 윤기의 고개를 돌려 수건을 다시 올렸다. 이번에도 눈까지. 결국 포기했는지 눈을 감고 가만히 누워 내 간호를 받는 윤기였다.





/




윤기의 열을 겨우 내리고 나도 한숨을 돌렸다. 언제 잠든 것인지 곤히 잘 자는 윤기 머리칼을 정돈하고, 미지근해진 수건을 다시 시원하게 적셔 이마에 올려 놓았다. 다리에 얹어진 수건도 치우고 이불을 다시 덮어주었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갔는지 창문 밖 하늘이 어두웠다. 짙은 검정색 하늘에 가로등 불 빛이 희미하게 빛나는 풍경을 멍하니 바라 보다가 조금 전부터 울리던 핸드폰이 생각이 났다. 윤기를 간호하느라 미처 연락을 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떠올라 급하게 핸드폰을 꺼냈다. 꽤 많이 온 카톡을 열어 확인했다.




[방탄소년단/민윤기] 미련범벅 짝사랑 민윤기를 다시 만난다면-9 | 인스티즈

진짜... 진짜로... 다들 미친 건가?


[방탄소년단/민윤기] 미련범벅 짝사랑 민윤기를 다시 만난다면-9 | 인스티즈



스크롤을 내리며 확인하는데, 육성으로 욕이 절로 나왔다. 분명 콘티 작성은 화요일에 만나서 하기로 했고, 이미 계획서를 짤 때 어느 정도 짜 놓았기 때문에 하루 만에 하기로 한 거 아니었나? 갑자기 팀장이 무슨 바람이 불어서 갑자기 회의를 잡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게다가 크리스마스에? 아니 할 생각이 있었으면 오늘 만났어야지. 어떤 미친 놈들이 크리스마스에 회의를 하냐구요.. 저번에 회의할 땐 사이가 틀어질 듯 굴었던 팀원들이 세계인의 축제인 크리스마스에 만나자고 하니 열이 뻗쳤다. 혼자 쉬어도 모자를 연휴에.. 그것도 아름다운 크리스마스에..



도저히 이제 와서 갑자기 약속을 잡는 게 이해가 가질 않았지만, 이미 안된다는 말을 하기엔 다른 팀원들이 다 된다는 식으로 말해 어쩔 도리가 없었다. 사실 생각해보면, 콘티도 화요일 밤 11시 59분까지 제출을 해야 하니, 조급하게 그려서 내는 것보다 오히려 이렇게 미리 만나서 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화는 났지만 일단 최대한 일찍 만나서 일찍 끝나야겠다는 마음으로 오전에만 가능하다는 카톡을 남겼다. 내 말에 오전 10시에 전에 만났던 카페에서 만나자는 답장이 돌아왔다. 금방 끝날 테니 다들 준비를 잘해오라는 팀장의 카톡에 알겠다고 대충 답을 하고 핸드폰 화면을 껐다.

아 진짜.. 요새 왜 이렇게 일이 꼬이지..



곤히 자고 있는 윤기를 바라보았다. 아픈 애를 두고 그냥 가자니 눈에 밟혔다. 하지만 아침에 만나려면 노트북과 콘티를 그릴 아이패드를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집을 가긴 해야 했다. 윤기를 깨워 간다는 말을 하기엔 너무 잘 자고 있는 윤기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미안함을 무릅쓰고 호석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여주야 왜?"

 

"혹시 호석아.. 너 지금 뭐해?"

 

"그냥 있지. 왜? 윤기랑 연락 안돼?"

 

"아, 아니 그게 아니라 내가 지금 윤기네 집인데, 내가 내일 공모전 준비할 게 생겨서 집에 급하게 가야 할 것 같거든? 근데 윤기가 지금 좀 아파서.. 혹시 대신 와서 간호 조금만 해줄 수 있을까 해서.."

 

"아, 민윤기아파?"

 

"열은 내렸는데, 혼자 두고 가기 그래서.. 혹시 안되면 괜찮아! 내가 있다가 가면 돼!"

 

"아니야, 너 급한 일이라는데 뭐. 어차피 할 거 없었어. 근데 크리스마인데 공모전 준비를 해?"

 

"하, 응.. 어떤 미친 놈이 껴있어서... 그렇게 됐어... 그래도 아침에 잠깐 갔다 오는 거야, 그 때 까지만 부탁해도 될까? 정말 미안해.."

 

"오, 진짜 미친 놈이네."

 

이 좋은 날에 호석에게 이런 부탁을 하는 게 너무 미안했다. 그래도 다행히 미안해하지 말라며 지금 바로 오겠다고 했다. 이대로 가면 윤기가 서운해할 것 같아 일단 윤기에게 작은 쪽지를 썼다. 



{나 갑자기 공모전 준비로 약속이 생겼어.. 그래도 오전에 잠깐 갔다 오면 되는 거니까 일어나면 꼭 밥과 약을 챙겨 먹어! 진짜 금방 갔다 올게!ㅠ 자세한 건 만나서 알려줄게!ㅜ 아프지 말고 진짜 미안해.. 그리고 사랑하는 거 알지? 호석이랑 같이 잘 있어!ㅠㅠ}


쪽지를 책상 위에 올려 두고, 혹시라도 윤기가 추울까 창문을 꼼꼼히 닫았다. 윤기가 일어나면 먹을 밥도 얹히고 나서야 숨을 돌렸다. 다시 침대로 가 침대 맡에 앉았다. 잘 자는 윤기의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얼굴을 바라보다 호석이 도착해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집으로 향했다. 


조금만 기다려 윤기야! 금방 갈게!












뒷 부분은 좀 급하게 쓴 감이 없지 않아 있어서... 혹시 오타 발견하시면 말씀해 주세요!ㅎㅎ
뭔가 오늘은 쓰는데 엄청 오글거리면서도 참 부끄럽고 그렇네여,, 유치하지만 저는 이런 갬성을 보고 싶었기 때문에.. 본격 자급자족,,ㅎㅎ
근데 제가 감정을 묘사하는 게 아직은 어려워서 늘 다시 읽을 때마다 항상 아쉬움이 남네요ㅜ
아 그리고 다음 화가 좀 많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ㅜ (추석에 미리 써 놓은 분량 다 씀+다시 시작된 혐생..) 이번엔 진짜 1달이 넘게 걸릴지도 몰라요..진짜 죄송해요ㅜ 그 동안 다들 행복하시구.. 저 잊지 말아주세요..ㅜ
그래도 최대한 빨리 들고 올 수 있도록 해볼게요!ㅜ
항상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댓글 보는 게 꽤 힘이 많이 나서 자주 봤더니 항상 써주시는 세 분이 구분 될 정도에요..) 완결까지 얼마 안 남았으니 화이팅 해볼게요!💜

아니 다 쓰고 올리려니까 12시여서 보니까 인더숲 티저 떠버린... 미쳤다 미쳤어... 올리지도 않고 앓다 보니 벌써 시간이 많이 지났네요.. 다들 담주부터 즐거운 인더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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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가 고정함
엥 왜 중간에 유튭 링크가 안 열린 것이죠..? 다른 분들도 그러신 거면 알려주세요!ㅠ
2년 전
   글쓴이가 고정함
엥 왜 중간에 유튭 링크가 안 열린 것이죠..? 다른 분들도 그러신 거면 알려주세요!ㅠ
2년 전
비회원79.72
아니요~다 잘 되고 있어요!
공모전 팀장 때문에 윤기랑 더 같이 있지 못해서 아쉬워요ㅠㅠ

2년 전
아 재생된다니 다행이에요!ㅠㅠ 왜 꼭 그런 사람들은 이럴 때 쓸데없이 의욕이 넘치는 것일까요.. 댓글 감사해요💜
2년 전
독자1
으악 저런 분들 너무 싫어요ㅠㅠ 크리스마스가 얼마나 소중한 날인데 그 날… 작가님 글 늘 너무 잘 보고 있어요 항상 달달한 글 감사합니다 죽어가던 연애세포 살아나는 기분이에요 :)
2년 전
ㅎㅎ 감사합니당💜 저도 사실 다 죽어가는 연애세포 깨워서 쓰구 있어요…ㅎㅅㅎ 제가 보고 싶은 윤기는 다 쓰는 중이랄까요..? 재밌게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2년 전
독자2
작가님… 완결까지 얼마 안 남았다뇨… 제게 유일한 행복이셨는데 이젠 뭘로 저의 행복을 채우죠ㅠㅠ 그나저나 오늘은 윤기가 고양이가 아니라 늑대였네요 완전 상남자😏😭💜 저 이런 거 굉장히 좋아합니다 어떻게 저의 취향을 이렇게 저격하시나요ㅠㅠ 오늘 꺼 너무 설레서 방에서 혼자 소리 질렀습니다 따흑흐긓ㄱ🤦🏻‍♀️🤦🏻‍♀️🤦🏻‍♀️ 늉기 넘 설레요 짤이랑 너무 너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미쳤습니다 정말!!!!!!!! 완결까지 같이 열심히 달려요 작가님 화이팅🔥🔥🔥💜💜💜
2년 전
ㅎㅎ취향 저격해서 다행이에요💜 사실 저도 늑대..백호 윤기를 좋아합죠.. 아니 사실 애옹이랑 다 못 잃어요.. 이 작 끝나고 늦게라도 또 다른 것두 들고 올 생각이에요!! 그 때도 함께해요!🥲💜💜
2년 전
독자3
너무 재밋어여 ㅎㅎㅎㅎ 너무 설레네여 그나저나 그 팀장 참 이상하네여 크리스마스에..
2년 전
독자4
완전 달달…
무좀 약까지 사온거 진짴ㅋㅋㅋㅋ
너무 귀여워요🙊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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