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대는 톱배우 민규 X 스턴트배우 너봉
3. 관계의 정의
무어라 정의할 수 없는
아슬아슬한 관계를,
그때의 나는 설렘이라고 불렀다.
김민규, 김민규. 그놈에 망할 김민규! 본격적으로 촬영이 들어가기까지에 2주라는 시간 동안, 김민규는 전화는 개뿔. 머릿털 하나 비추지 않았다. 전화를 기다리는건아니지만 …! 그저 번호를 따가놓고서 연락 한 통 없는 김민규가 궁금할 뿐이다. 아니, 사실 어쩌면 기다리는게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리를 순식간에 지배해 으으- 앓는 소리를 내며 나 자신에게 물었다. 김민규 좋아하기라도 해?
무엇보다 열불이 나는 이유는 말이다. 그렇게 연락 한 통 없는 김민규가 내 눈 앞에는 왜 이렇게 알짱이냐는 거다. TV를 틀어도, 인터넷에 들어가도. 나와는 다른 세상 사람인, 대세 배우임을 자랑하듯 오만가지 것이 온통 김민규로 도배되어 있었다. 내 앞에 있으나 없으나 사람 거슬리게 하는데에 뭐 있다 정말! 그러면서도 내 손가락은 끊임없이 김민규를 검색하고 있었다. 97년생 … 97 … 아니, 머리에 피도 안마른 자식이! 그러다가 내 머리를 가득 채운 김민규 생각을 떨치려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우웅-
울리지 않는 휴대폰과 눈싸움하며 오지 않는 연락을 기다리기를 한참. 결국 심통이 나, 있는 힘껏 소파 구석에 휴대폰을 던져버렸다. 그리고. 그러자마자 우웅- 하는 미세한 소리가 한껏 예민해져있던 내 귀에 울렸다. 액정에 비치는 모르는 번호 11자. 순간 '김민규' 이름 석자가 내 뇌리를 스쳤다.
"…여보세요?"
이렇게 순순히 김민규 전화를 받을 생각은 없었다만, 아니지. 김민규가 아닐수도 있잖아? 나는 모르는 사람의 번호를 받는 선량한 사람일 뿐이라고. 애써 나를 이해시키며 휴대폰을 귀에 가져다댔다. 억울하고 자존심상하는 사실이긴 하다만, 내가 더 안달난게 맞았음 맞았지, 아닐리 없었다.
"문열어!"
"여,여보세요? 누구세…"
"당장 문열라고! 제발!"
익숙한 듯 낯선 수화기 넘어 목소리에 이끌리듯 현관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
"엄마야!"
문을 열자마자 누군가 우리 집으로 들어왔다. 아니, 쏟아졌다고 하는게 더 어울리는 표현일지도 모른다. 우당탕- 하는 요란스러운 소리와 함께 현관문은 순식간에 닫혔고, 길쭉한 남자가 휘청이며 내 앞에 서있다. …김민규? 누군가에게 쫓기기라도 한 것인지 잔뜩 헝클어진 머리와 숨을 헐떡이는 모습에 입만 떡- 벌린채, 김민규를 쳐다만보고 있었다.
"미안, 놀랐지 좀 급해서"
그렇게 한참 현관에 서서 숨만 헐떡이더니, 태연히 말하며 마침 제 집인냥 우리집으로 들어온다. 뭐,뭐야! 내 자취방은 금남의 구역인데! 뭐, 내가 의도한 금남도 아니였고 이미 내 앞에 서있는 이 뻔뻔스러운 남자 때문에 한 번 깨지기는 했다만, 이렇게 급작스럽운 방문이 썩 달갑지는 않았다. 지금 내 상태며 자취방 상태며. 굳이 보여주고 싶은 꼴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김민규에게 잘 보이고 싶다는 말은 아니다. 절대로! 네버!
"목마르다. 뭐하고 있었어? "
뭐, 김민규도 그닥 말짱한 상태는 아니였다. 흐트러진 머리와 편안한 츄리닝 차림의 옷. 우리집 현관에 자연스럽게도 벗어놓은 운동화까지. 성큼성큼 집으로 들어오더니, 김민규의 커다란 몸집보다 한참은 작아보이는 미니 소파에 몸을 기댄다. 그게 퍽 웃겨 웃음이 새어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막았다.
"자, 물- 이제 나가"
내가 김민규의 물음에 답을 하지않고 연신 목마르다- 를 반복하는 김민규에게 물 한컵을 쥐어주며 이것만 마시고 나가라 말하니, 김민규가 미간을 살짝 구긴다. 이러면 내가 좀 서운한데 … 하고 중얼이는 것도 잊지않고 말이다.
"나 사실 사고쳤어"
사고 …? 김민규의 말에 물컵을 건네던 손을 멈칫했다. 얼마나 대단한 사고를 쳤길래 저렇게 쫓기듯 우리 집으로 달려온 것일까. 불안감이 엄습했다. 뭐,뭔데. 무슨 사고를 쳤는데. 괜히 내가 더 초조하고 매우 궁금하기 짝이 없었지만, 무관심한척 눈짓을 하며 김민규에게 물으니 그가 제가 앉은 소파옆을 커다란 손으로 툭툭- 친다. 옆에 앉아- 하면서. 누가봐도 비좁아 보이는 그 자리에 억지로 몸을 끼워넣었다.
"나 사람들앞에서 여자친구 있다고 말했어"
여,여자친구? 여자친구 있었던거야? 여자친구 있으면서 사람 이렇게 헷갈리게! 나도 모르는새 김민규의 말이 끝나자마자 당혹스러움이 내 얼굴에 한껏 번졌나보다. 김민규가 살짝 입꼬리를 끌어올리더니 말한다.
"그니까 내가 진짜 여자친구가 있는건 아니고"
그 말을 하더니 한숨을 작게 내쉰다. 그리고 이내 목소리를 높이며 말한다. 그 여자가 자꾸 귀찮게 굴잖아! 마치 엄마에게 제 억울함을 호소하는 아이마냥 김민규는 내 팔을 주욱 잡고 늘어지며 말한다.
때는 어제, 곧 개봉예정인 영화 시사회장에서 상대여배우가 영화촬영내내, 그리고 어제 시사회에서까지 알게모르게 치근덕 거렸다고 한다. 참지 못한 김민규가 마이크에 대고 말했단다. 여자친구가 있으니 그만 좀 번호 물어보라며. 간도 크지. 정말 얘는 걱정이라는 걸 하고 사는애가 맞는지 싶다. 그렇게 무모하게…! 자신이 유명인이라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나보다. 그 말을 듣자 마자 내가 미쳤냐며 한소리를 하니, 김민규의 두 눈이 추욱- 하고 내려간다.
"안그래도 최승철이 기사보고 연락온거 간신히 도망쳤는데 너까지 잔소리 할거야?"
귀여운 인상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한껏 쳐친 그 눈망울이 꼭 애완견같아서 아니, 그 잔소리는 아니고 … 하며 깨갱했다. 그러자 크게 웃음을 터트린다.
"너 그거 알아?"
"…어?"
"너 되게 귀여운거"
쿵쿵쿵. 심장이 평소보다 배로 빠르게 울렸다. 심장소리가 김민규에게 들킬까 걱정될만큼 내 귀는 김민규의 웃음소리가 아닌 내 심장소리로 가득찼다 . 반말을 했다며 화내지도, 무어라 대화주제를 바꾸지도 못한채 몸이 굳은채 멈췄다. 소파가 좁은 탓에 아까부터 스치던 팔 탓일까 어딘지 모르게 간질이는 느낌을 멈출 수 없었다.
"그, 어 배 안고파?"
"뭐 해주게? 나야 좋지"
멍청하게도 겨우 입밖으로 꺼낸 말은 배 안고파? 였다. 하지만 뜬금없는 내 질문에도 김민규는 일말의 의심도 없이 답한다. 늘 이런식이다. 나를 한참 흔들어놓고서 김민규 망할자식은 아무일도 없었다는 표정을 짓는것이 한 두번일이 아니다. 특유의 능글거리는 미소를 입가에 걸고서 제 배를 몇번 두드린다. 배고파- 아침도 못먹었어. 나를 재촉하며 말이다.
"요리 잘해?"
그냥, 자취 오래 해서 …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김민규가 소파에서 빈둥거릴거란 내 예상과 달리, 금새 내 꽁무니를 쫓아 부엌에 온다. 갑자기 다가오며 요리 잘해? 하고 물은 탓에 무덤덤한 척 답했지만, 사실은 순간 끼쳐오는 김민규의 향에 잠시 멈칫했다. 만날때마다 멀끔하던 모습과 어울리던 차가운 느낌의 향수가 아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그런 향기. 그냥. 참 김민규 같은 향이라고 생각했다.
"나 되게 까다로운데"
"어…어 김치볶음밥 괜찮아?"
"이거 하고 해"
요리를 하고 있었지만, 내 신경은 온통 옆에서 서성이는 김민규에 쏠려있었다.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콧노래를 부르며 내 주변을 기웃거리다가 나 되게 까다로운데- 하며 장난스럽게 내뱉는 말에 김치볶음밥 괜찮아? 하고 물으니 나에게 앞치마를 건네며 동문서답을 한다. 처음 자취를 시작했을때 주방의 로망. 그런 부질 없는 것 때문에 사두었었던 핑크색 앞치마였다. 가지런히 걸어는 두었다만 사실 써본적은 손에 꼽는 그런 것 말이다.
"싫어. 내가 그걸 왜해"
"…아아- 해줘"
헐. 방금 김민규 앙탈부린거야? 처음에 그 까칠했던 모습과는 전혀 매치되지 않는 모습에 입이 떡 벌어졌다. 굵직하게 자리잡은 이목구비와 애교라니. 너무 상반되는 그 모습이 또 묘하게 조화스러운 것이, 이걸 어떻게 반응해야 하나 싶어 눈만 한참 굴렸다. 진짜 사람 당황시키는데 재주있다. 김민규는.
"앞치마 입고 요리하는 여자가 그렇게 예뻐보이더라고-"
반강제로 앞치마는 내 허리께에 둘러졌다. 꼭 김민규가 그 말을 해서 잘 보이려고 입은건 아니고 말이다. 마침 나는 흰 옷을 입고있었고 요리를 하다가 무엇이 튈까봐 두려워서 였다. 김민규의 손에서 앞치마를 낚아채 허리에 두르는 나를 보고는 김민규의 입꼬리가 씰룩였다. 옷에 튈까봐 하는거거든? 옷에 튈까봐! 못믿는 눈치의 김민규였지만 난 정말 옷에 튈까봐 한 것 뿐이였다고 연신 변명했다.
"먹어"
요리하는 내 뒷통수로 쉬지 않고 쏟아지는 뜨거운 시선에 김민규를 결국 주방에서 내쫓았다. 자꾸만 붉어지는 귀를 감추려 부채질을 해대면서 요리에 열을 올렸다. 배고프냐고 물었던 내 잘못이다. 빨리 이것만 먹이고 내쫓아야지. 더 오래 김민규와 있다가는 정말. 정말, 나도 모르겠다. 순식간에 요리를 마치고 김민규 앞에 턱- 하고 내려놓았다. 슬쩍 웃고는 수저를 드는 김민규에 괜히 긴장이 되어서 침을 꼴깍하고 넘겼다. 이게 뭐라고 말야.
"맛있네."
"…다행이네. 너 이것만 먹고 너네 집으로 돌아가"
맛있다는 그 말에 안도하고는 집으로 돌아가라며 재촉했다. 따지고보면 김민규가 크게 사고를 친건데, 언제까지 여기에 있게 해줄 수 없었으니 말이다.
"맞아 나 너한테 할 말 있어"
"너네 집으로 가라니까"
"나랑 사귀자"
미, 미쳤나봐! 제가 듣고 싶은 말만 골라듣는 김민규가 내. 말을 무시하고서는 제 할말만 한다. 그러더니 하는 말이, 뭐라고? 사귀자고? 지금 밥 맛있다는 걸 그렇게 표현하는 거야? 진심일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김민규의 말에 얼굴이 달아오르는게 느껴졌다. 김민규는 밥을 먹던 숟가락을 내려놓고는 턱을 괸다. 나를 뚫어져라 응시한다. 그 행동에 내 말문이 막혔다. 아니 온 몸에 세포가 내 온 신경이, 하던 일을 멈춘듯 싶었다.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느낌.
"진짜로 사귀자는 거 아냐. 나 좀 도와달라는 거지"
"…뭐?"
김이 픽- 하고 새어나가는 기분이였다. 달아오르던 감정이 순식간에 뒤엉켜버렸다. 나만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뭘 바란거지 나는. 따지고 보면 김민규 주변에는 예쁘고 잘난 사람들이 가득하다. 그런 김민규가 나에게 일말의 관심을 가져준것도 말도안되는 일임에 분명했는데, 괜히 기대한 내 자신이 너무 미웠다.
"딱 세달 아니 두달만 해줘라. 내 여자친구"
| 칡이의 주저리 들어주십사요. |
오늘도 돌아온 칡이 입니다! 민규 나빠써 … 티비틀어놓고 글을 썼더니 시간이 엄청나게 오래 걸렸네요 꺼이꺼이 오타가 많을까봐 두려워 올리기 전에 두, 세 번은 더 읽어보았지만 혹시 오타가 있거나 맞춤법 실수가 있다면 둥글게둥글게 덧글 부탁드려요!
오늘의 민규 치명적인가요? ㅠㅠ더더더 치명적인 민규로 돌아와야하는데 …! 앞으로 더더더 치명적인 민규로 돌아올게요!
개강, 개학을 앞두고 모두 정신없으신가요? 저는 수강신청을 망쳤죠! 개강하는 날이 벌써 두려워요! 앞으로 부지런히 글을 찌도록 하겠습니다.!! 부족한 글 예뻐해주시는 덧글들 보면, 할 일이고 뭐고 죄다 쳐박아두고 당장 노트북을 켭ㄴㅣ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칡이는 여러분 덧글 먹고 산다고 합니다! 덧글 쓰고 구독료 돌려받으세요 ! ♥ 암호닉 신청 상시 받습니다! 칡이네 집은 항상 열려있어요!!!! |
| 칡이네 암호닉 ♥ |
암호닉은 회원, 비회원 상관없이 가나다 순입니다! ctrl+F
깜깜 뀨뀨 나즈뱅야 내일 눈누난나 로운 민트향 밍구리 밍꽁 밍블리 버승관과부논이 별별별투기별별별 부니야 부들부들 붐바스틱 예에에 우울 원우 원우야밥먹자 유현 조아 콘치즈 쿱 키미 텅스텐 푸후후야 핫초코 호시크린 호시탐탐
|
암호닉은 회원, 비회원 상관없이 가나다 순입니다! 최신화에서만 상시 받습니다! ♥
초록글2페이지♥♥너무 감사해요ㅜㅜㅜ 인간적으로 너무 노잼이이라 올리기 전까지 고민하면 pc에서 임시저장해둔것 모바일로 급히 데려왔습니다
덧글 달고 구독료 돌려받으세용♥ |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