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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 민아 - 이상하다 참 (feat. Kanto Of TROY)

 

 

 

 

 

 

[방탄소년단/박지민] 너라는 이름의 순정을 끌어안다 01 | 인스티즈

 

 

 

 

우리의 첫 만남은 새하얀 병원이었다.

 


 

 

 

 너라는 이름의 순정을 끌어안다

01

w. 심해고래

 

 

 

 

 

 

 

사건은 오늘 아침에 일어났다.

 

 

아, 우선 내가 병원에 있는 이유부터 설명해야 할 것 같은데, 사실...그 이유라는 게 좀 창피해서 말이다. 절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이어폰을 꼽고 길을 가다 우연히 하수구 뚜껑에 발이 걸려 넘어져 팔 하나가 부러졌다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난 대충 주변 지인들에겐 계단에서 굴렀다는 변명을 하면서 허허 웃기만 했다고나 할까?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그렇게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내 옆 침대에는 꼬마 남자애 한 명이 생활하고 있었는데, 까불까불한 게 제법 귀여워서 수다를 떨거나 하면서 좀 잘해줬더니, 이젠 아예 끝을 모르고 기어오르는 탓에 안 그래도 곤욕을 치르고 있던 중이었다. 요즘 애들은 다 이런가? 도대체가, 아주 건방져 죽겠다는 이야기다. 그러니까 내 말은, 그 건방진 꼬마가 오늘 아침, 늘 그랬던 것처럼 병실에서 병원복을 갈아입던 나의 침대 커튼을 말도 없이 확, 젖혀버리고는 "누나, 지금 옷 갈아입지?!" 하며 소리치는 게 아닌가?

 

 

 

“엄마야!”

“에이, 뭐야! 벌써 다 갈아입었네!”

“..머, 뭐?”


 

정말 식겁했다. 그때 흘깃 본 꼬마의 자리는 때마침 화장실이라도 가셨는지 꼬마의 부모님이 자리에 보이질 않았는데, 그에 심심하기라도 했던 건지 소스라치게 놀라는 날 보며 키득키득 웃는 꼴이 아주 얄밉기 그지없었다. 아니, 그건 그저 철없는 꼬마의 장난으로 치부하기엔 너무 심하지 않은가? 게다가 내가 있는 병실은 나까지 합해서 총 8인실이었다! 다행히 내가 옷을 다 입고 추워서 가디건을 걸치던 차례였길래 망정이지, 혹시라도 그 안의 병원복을 입던 도중에 커튼이 걷혀졌다면...으으,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았다. 그래서인지 난 분노했고, 곧바로 그런 꼬마를 쥐어박아주려 손을 뻗었지만...

 

 

 

“메롱!”

 

 

 

그 꼬마가 재빠르게도 언제 침대 밖을 나갔는지, 벌써 병실 밖으로 후다닥 도망을 치고 있는 게 아닌가? “야!” 그에 당황한 내 목소리가 병실을 가득 채웠다. 앞으로 뻗은 멀쩡한 내 한 손이 무안했다. 아, 그래서 어떡했냐고?

 

 

 

"야! 너 거기 안 서?!"

 

 

 

어떡하긴 뭘 어떡해, 당연히 나도 쫓아갔지! 정말 온 힘을 다해서 전속력으로 뛰었던 것 같다.

 

 


야, 꼬마! 너 오늘 잘 걸렸어, 잡히면 죽을 줄 알아!!

 

 

 

분노한 내 목소리가 계속해서 병원 복도를 쩌렁쩌렁 울렸다. 머리끝까지 차오른 분노에, 멍청하게도 난 그런 내 행동이 아침부터 민폐라는 자각도 하질 못하고 있었다.

 

 

 

 

거기다 난 팔 하나를 깁스 한 탓에, 아까 덜 입은 가디건을 남은 한 팔에 끼워 넣으랴, 그 와중에도 링거대를 잡고 뛰랴, 아주 부산스럽기 그지없었다. “아이씨!” 내가 달리면서 짜증스레 소리쳤다. 그래서였나? 어쩐지 중간중간마다 복도를 지나치던 간호사들이 당황스런 표정으로 날 쳐다보기도 했다. 백번 이해한다. 내 키의 절반도 안되는 꼬마한테 놀림받고선 눈에 불을 켜고 그 뒤를 쫓는 여자라니, 내가 봐도 충분히 황당한 광경이었을 테니까.



하지만 그때 난 온통 내 눈앞에서 보란 듯이 혀를 내밀며 쫄래쫄래 도망가는 저 꼬마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뿐이었다. 어른을 놀리면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마! 자꾸만 감질나게 벌어지는 간격에 오히려 불이 붙은 내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링거대를 밀던 손에 더 힘을 주고선 더 빠르게 복도를 가로질렀다.

 


 

 




아마 바로 그때 즈음이었을 것이다. 그러다 마침 딱 약오르게도 그렇게 날 앞서가던 꼬마가 대뜸 오른쪽으로 방향을 꺾더니, 순식간에 벽 뒤로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그런 꼬마를 눈에 불을 켜고 쫓던 내가 그와 같은 방향으로 몸을 틀던 그 순간, 거짓말처럼 그 앞에서 걸어 나오던 한 남자의 가슴팍에 부딪히고 말았던 것이다. 그것도 아주, 크게.

 

으앗! 그러자 나와 상대방의 비명소리가 동시다발적으로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에? 그런 낯선 음성에 놀란 건 오히려 내 쪽이었다. 그에 재빨리 고개를 들어 눈앞의 상대방을 쳐다보려고 했지만, 불행하게도 난 금방 뒤로 넘어가고 있던 중이었기 때문에 그러질 못 했다. 그러니까, 난 넘어지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나만 넘어지고 있었다!

 


“..악!”

 

 


챙! 가장 먼저 내가 쥐고 있던 링거 대가 넘어지는 소리가 들렸고, 그에 따라 비틀대던 내가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아야야...제법 크게 넘어진 탓인지, 얼얼한 엉덩이는 물론이고 어째 깁스 한 팔이 저릿저릿한 게, 아무래도 팔에도 적지 않은 충격이 간 것 같았다. 아, 씨. 큰일 났네. 내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아 근데, 진짜, 진짜로 아팠다! 어지간히도 세게 넘어진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 탓에, 난 웃기게도 부딪힌 남자를 보겠다던 생각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곤 그대로 한참을 일어서지도 못하고 주저앉아 고통에 찬 신음만 입으로 삼키고 있었다는 거다. 바보도 이런 바보가 따로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속으로 아픔을 삭히던 내가 퍼뜩 정신이 들었던 건, 그런 눈앞에 보이는 익숙한 병원 슬리퍼의 코 끝이 눈에 들어오고서부터였다. 헐, 맞다. 그제서야 내가 부딪혔던 남자가 다시 생각이 났다. 하지만 난 거기서 더 이상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리곤 내가 입만 벙긋거리며 중얼댔다. 아, 씨, 쪽팔려. 그랬다. 속된말로, 아주 존나게 창피했다.

 

정확히 따지자면 이렇게 넘어진 것도 전부 내 잘못이었다. 애초에 꼬마 애 하나를 잡겠다고 앞도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마구 돌진한 건 나였으니까! 물론 피해가 극심한 쪽은 눈앞의 상대가 아니라 나였지만.

 

 

 

“....”

“....”

 

 

 

여전히 바닥에 고개를 처박고 있는 난 상대방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는데, 아마 분명 황당해 죽겠다는 얼굴을 하고 있을 거라고 의심치 않았다. 아, 도망가고 싶다...내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현실은 고통에 간헐적으로 떨리는 한숨을 내뱉던 나 자신뿐이었다.

 

하지만 어쨌거나 저쨌거나, 사과는 드려야 했다. 도대체 지금 이때까지 갈 길을 안 가고 내가 일어서길 기다리는 이유가 뭔지는 몰랐지만, 아침부터 맞닥뜨린 황당한 상황에 사과를 받고 싶어 하나보다, 생각할 뿐이었다. 아무튼 그러니까, 일단은 이 창피함을 견디고 일어나야 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마친 내가 멀쩡한 한 손으로 바닥을 짚었다. 그 순간이었다, 거짓말처럼 내 머리 위에서 상대방의 걱정스런 목소리가 흘러나왔던 게.

 

 

“..저기, 괜찮으세요?”

“...네? 저요?”

 

 

 

적당히 허스키한 목소리가 나긋했다. 우와, 목소리 좋다...가 아니고! 나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번쩍, 고개를 들었다. “헐.” 그리곤 눈앞에 보이던 남자의 얼굴에, 나도 모르게 중얼거린 목소리가 멍청했다.

 

 

세상에, 난 그렇게 잘생긴 남자를 살면서 처음 봤다. 티비 속에서나 보던 훈남을 코앞에서 목격한 심정이란! 난 입을 헤, 벌린 채 멍청하게 두 눈만 꿈뻑거렸다. 거짓말이 아니고, 그 순간엔 정말 아픔도 잊은 것처럼 내 두 눈엔 눈앞의 남자만 반짝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되려 그런 내 반응에 당황한 쪽은 눈앞의 남자였다.

 

 

 

“저, 저기요?”

“.....”

“어떡해, 많이 아프세요? 일어나실 수 있겠어요?”

“....”

“여기, 제 손잡으세요.”

 

 

 

목소리도 좋고, 얼굴도 잘생겼는데, 성격까지 완벽했다! 난 할 말도 잊은 채 남자가 하는 말에 고개만 끄덕였고, 그러자 거짓말처럼 남자가 내게 손을 내밀었다. 잡고 일어나라면서! 난 혹시라도 내 님의 손이 더러워지기라도 할까봐 아래 위로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멀쩡한 한 손을 병원복에 슥슥 닦고는 조심스레 남자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함께 넘어졌던 내 링거 대는 언제 세워준 건지, 나보다도 먼저 허리를 곧게 펴곤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남자랑 손을 잡아보다니! 그것도 잘생긴 남자랑! 그리고 난 그렇게 속으로 환호하면서 나도 모르게 깁스 한 손을 쥐었다 폈고, 바로 그 순간, 거짓말처럼 잊었던 통증이 내 뒤통수를 마구 연타로 때렸다. “..아악!” 그에 나도 모르게 비명을 내질렀고, 내 옆에서 날 살피던 남자가 움찔, 놀라더니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곤 나를 쳐다봤다.

 

 

 

“괘, 괜찮으세요?”

“...아뇨...저, 죄송한데...

“괜찮으니까, 편하게 말씀하세요.”

주위에 의사 선생님 좀 불러 주실 수 있으세요..? 그게, 제가 도저히 못 움직이겠어서...”

 

 

 

정말 과장이 아니라, 살면서 느껴보지 못한 격렬한 고통이었다. 넘어져서 팔이 잘못됐을 때도 이렇게까지 아프지는 않았다. 설마, 그거 넘어졌다고 뼈가 잘못 붙었나? 순간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도 해봤지만, 아무래도 의사 선생님한테 가봐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내 말에 당황한 듯 날 지탱하던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날 근처 의자에 앉는 걸 도와줬다. 오히려 부탁하는 내가 다 미안해질 만큼 조심스러운 손길이었다.

 

 

 

“여기 혼자 있을 수 있죠?”

“네, 네...”

 “그럼 조금만 참아요, 금방 올게요.”

 

 

 

그렇게 말하는 남자는 어느새 내 시야에서 사라진지 오래였다. 그 후는 그저 인내의 시간이었다. 또 그러다 난 내 주변을 지나치는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 따가워서, 아예 보지 말고 무시하자는 생각으로 의자에 발을 올린 채 고개를 숙여 몸을 둥글게 말았다. 이렇게 하는 편이 덜 아픈 것 같기도 했고.

 

 

 

 

그리고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욱신거리는 팔의 고통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을 지경까지 이르렀을 때, 난 더 이상은 이렇게 기다리는 것도 안되겠다는 판단을 내리곤 병실에라도 가 있을 심산으로 고개를 들었다. 의사를 불러온다던 남자는 여전히 감감무소식이었다. 난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 앞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곤 조심스레 두 발을 땅에 디뎠다.

 

아니, 분명 그러려고 했다.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서 주저앉듯 쓰러지기 전까지는.

 

 

 

“...와, 하하...”

“진짜 미쳤네..”

 

 

 

참는 데에 힘을 너무 뺀 탓인지, 도저히 설 힘이 생기질 않았다. 아니, 아픈 건 팔인데 왜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는 거야? 내가 허탈한 듯 웃었다. 결국 난 그 상태로 엉금엉금 기어가듯 벽 쪽으로 가 붙었고, 그렇게 한참을 그 상태로 주저 앉아있었던 것 같다. 이젠 정말 어쩔 수 없이 그 남자가 다시 오기만을 기다리는 수 밖엔 없는 것 같았다. “빨리 좀 와라..” 그렇게 말하는 내 입술색은 어느새 하얗게 질려있었다.

 

 

 

“엄마! 저 누나 왜 저기 앉아있어?”

“쉿!”

 

 

 

지나가던 아이 하나가 날 향해 손가락질하며 제 엄마에게 물었다. 그런 아이의 행동에 놀란 엄마는 그새 핼쑥해져선 겨우 숨만 고르고 있는 나와 제 아이를 번갈아 바라보더니, 조용히 하라는 것처럼 아이의 손을 잡고 걸음을 빨리하는 모습이었다. 내가 무슨 괴물이냐, 저렇게 대놓고 놀래서 피하게? 그에 내가 속으로 투덜댔다. 하지만 그런 내 얼굴은 속마음관 정 반대로 서럽게 일그러지기 시작했고, 두 눈엔 어느새 그렁그렁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흑..”

 

 

 

아, 정말. 너무 아파서 서러웠다. 온다는 남자는 10분이 지나도 감감무소식이고, 이렇게 아픈데도 제대로 눕지도 못하고 땅바닥에 주저앉아있는 내 꼴이 초라해서 더 서러워졌다. 하지만 여기서 울음까지 터트려 버리면 정말 나 자신이 불쌍하게 보일 것만 같아서, 억지로 입술을 깨물며 참으려고도 해봤지만 무소용이었다.

 

두 눈에서 후두둑, 눈물이 떨어져 내렸다. 그에 난 아예 몸을 벽 쪽으로 돌려버렸고, 끅끅대는 소리를 삼키며 어깨만 들썩거렸다. 원래 그리 눈물이 많은 편도 아니었는데, 사람이 아프니까 이게 내 맘대로 조절이 되질 않는 것 같았다. 아, 아파 죽겠어! 그리곤 넘쳐흐르는 서러움을 애써 속으로 꾹꾹 눌렀다.

 

 

 

 

아마 그 순간이었을 테다. 울음 탓에 약하게 들썩거리는 내 어깨를 누군가가 뒤에서 살며시 감싸 안아줬던 게.

 

 

 

“끅, 흑..누, 누구..”

“....”

 

 

 

그러자 낯선 손의 감촉에 정신을 팔고 울음만 삼키고 있던 내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고, 거기엔 거짓말처럼 평생 오지 않을 것만 같던 남자가 숨이 찬듯, 숨을 고르며 나와 눈을 맞추고 있었다.

 

 

 

“흑, 아, 오, 끅, 오셨어..요?"

“...늦어서 미안해요. 아무리 찾아도 의사 선생님들이 보이지가 않아서, 아래층 데스크에 내려가서 간호사한테 물어보는 데에 시간이 좀 걸렸어요.”

“아...”

“...많이 아팠죠.”

“....”

“얼른 업혀요, 의사 선생님 모셔왔으니까 금방 나아질 거예요. 병실이 어디예요?”

 

 

 

그리고 난 그런 남자의 한없이 다정한 목소리에, 하마터면 겨우 잦아든 울음이 다시 터질 뻔한 걸 겨우 참았다.

 

 

 

 

남자는 내내 정말 미안한 듯 어두운 표정을 하고선 연신 내게 사과를 건넸다. 사실 따지고 보면 10분은 그리 긴 시간도 아니었다. 내가 너무 아파하는 바람에 1분을 10분처럼 느껴서 그렇지. 남자의 어두운 표정이 신경 쓰였다. 그래서 난 애써 입꼬리를 올리고선 사과하지 말라며 손을 내저었지만, 남자는 그런 내 반응은 아예 믿지도 않는 것 같았다.

 

게다가 곧이어 남자는 멀쩡한 내 한 손을 잡아끌더니, 조심스레 자신의 어깨 위에다 얹게 했다. 거기다 내 쪽으로 등을 내주는 모습이, 아무래도 업히라는 뜻인 것 같았다. 그에 눈물 콧물 범벅인 얼굴로 당황하며 손을 내젓던 내가 됐다며 혼자 일어서려고도 했지만, 남자는 단호했다. 아니, 정확하게는 내 다른 한 손을 아예 놓아주질 않았다.

 

 

결국 진 쪽은 나였다. 꼼짝없이 남자의 등에 업혀 병실로 가면서도, 난 어쩐지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을 남자의 등에 파 묻고선 한참을 고개를 들질 못 했다.

 

 

 

“의사분들이 전부 급한 수술에 들어가셨다나 봐요.”

“아, 네..”

“아마 저희가 병실에 도착하면 의사 선생님도 오셨을 거예요. 아직도 팔 많이 아파요?”

“조금..”

“팔에 힘 빼요. 그럼 더 편할 거예요.”

 

 

 

그런 나를 눈치채기라도 한 것처럼, 남자는 계속해서 내게 먼저 말을 걸어줬는데, 그런 남자의 목소리에 더듬더듬 대답을 하고 있자니, 뭔가 간질간질한 느낌이 창피했다. 정작 말하는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았지만. 남자는 중간중간마다 잠깐씩 서서 업힌 내가 편하도록 자세를 바로잡아줬는데, 오히려 그때마다 난 혹시 무겁진 않을까, 하며 안절부절못하는 바람에 우스꽝스러운 광경이 연출됐다. 그리곤 얼마 안 가, 결국 남자가 그런 내 행동에 먼저 웃음을 터트리는 바람에 묘하게 경직됐던 분위기가 좀 풀리는 것 같기도 했다.

 

 

병실에 도착하고, 겨우겨우 침대에 몸을 눕혔을 때 날 담당해주시던 의사 선생님이 병실 문을 열고 들어오셨는데, 오시자마자 버럭 화를 내시는 바람에 난 하얗게 질린 얼굴로 하하 웃을 수 밖엔 없었다. 그리곤 함께 오신 간호사 언니가 일단 링거로 진통제를 넣어주셨고, 약기운이 돈 건지, 얼마 안가 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에 옆에 서선 계속 걱정스러운 얼굴로 날 바라보던 남자는 그제서야 안심한 얼굴을 하더니, 자길 바라보는 날 눈치채곤 살풋, 웃었다.

 

 

 

“...”

“...?”

 

 

 

하지만 그런 순간에도 난 옆에 서 있는 남자에게 고맙다는 말은 꼭 해야 할 것 같아서 입을 벙긋거렸다. 그에 남자가 의아한 얼굴로 내게 얼굴을 가까이했는데, 불행하게도 하필 순식간에 쏟아지는 잠 때문인지 목소리가 맘대로 나오질 않았다. 꼭 내려가는 눈꺼풀에 힘을 빼면 바로 그대로 잠이 들 것만 같았달까? 그래서 난 억지로 눈에 힘을 주고 남자를 쳐다보는데, 왜 인지 가까이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그런 날 바라보던 남자가 대뜸 작게 소리 내어 웃고는 내게 속삭였다.

 

 

 

“자도 돼요.”

“...”

 

 

 

나도 모르게 눈이 확 떠질 만큼 달콤한 목소리였다. 아, 물론 정말 떠지진 않았지만. 오히려 난 그런 남자의 나긋한 부추김이 신호탄이라도 된 것처럼 스르르,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 순간, 작은 틈 사이로 남자의 웃는 얼굴이 보였다. 이어 남자가 뒤늦게 뭔갈 눈치챈 사람처럼 아, 하곤 말했다.

 

 

 

 

 

[방탄소년단/박지민] 너라는 이름의 순정을 끌어안다 01 | 인스티즈

 

 

 

“아 참, 내 이름은 박지민이에요.”

“...”

“같은 병원 환자끼리 앞으로 잘 지내봐요, 우리.”

 

 

 

웅웅대며 흩어지는 남자의 목소리엔 어쩐지 즐거운 것처럼 웃음이 가득했다. 그리고 난 결국 그런 남자에게 대답을 해주지 못하고 잠들어 버렸다. 부끄럽지만, 그게 우리의 첫 만남이었다.

 

 

 

그리고 그런 내가 그를 다시 만나게 됐던 건,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작가의 말

 

 

 

첫 연재 시작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용

 

   ♥♥  ლ( `Д' ლ) 내 사랑을 받아라 독자님들! 얍얍  ♥♥ ლ( `Д' 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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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2.178
으앙 짱 설레네요! 다음 편도 기대할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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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24.210
악 ㅠ ㅠ ㅠ ㅠ ㅠ ㅠ 가독성도 좋구 글이 너무 예뻐요 ㅠ ㅠ ㅠ혹시 암호닉 신청 가능할까요 ㅠ ㅠ 된다면 [국산비누]로 신청할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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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32.154
같은 환자라니ㅠㅠ 지민이도 어디가 아픈건가요?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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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워메 좋은것ㅠㅠㅠㅠㅠㅠㅠㅠㅠ지민아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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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78.220
허억 짐니 다정킹 8ㅁ8... 분위기도 그렇고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 암호닉 하ㅏ나 놓고 가요...1! [박짐뿡] 잘 읽고 갑니다 ㅎㅁㅎ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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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70.130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대작의 냄새가 난다 킁킁...지민아ㅠㅠㅠㅠㅠㅠㅠㅠ배경이 병원이라는 게 좀 걸리긴 하지만 달달하고 좋으네요...다음편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잘 보고 가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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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8.64
ㅇ....오.........스토리봐...우와...ㅠㅠㅠㅠㅠㅠㅠㅠ이런거 진짜 정말 진심으로 좋아해요ㅠㅠㅠㅠ으렁ㅇ엉 ㅠㅠ 것도 제 최애인 짐니가 주인공..아..진짜 사랑해요ㅠㅠ 혹시 암호닉 받으시면 [침랑] 으로 신청할께요 !!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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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암호닉 신청한 강여우에요! 지민이가 무슨병인진 모르겠는데 설레요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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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작가님 완전 달달해요ㅠㅠㅠㅠ 넘나좋은거슈ㅠㅠ
9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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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15:25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회사에 오래 버티는 사람의 특징1
05.31 16:3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퇴사할 걸 알면서도 다닐 수 있는 회사2
05.30 16:21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어차피 퇴사할 건데, 입사했습니다
05.29 17:54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혼자 다 해보겠다는 착각2
05.28 12:1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하고 싶은 마음만으로 충분해요
05.27 11:0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출근하면서 울고 싶었어 2
05.25 23:32 l 한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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