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학교
"야! 여기, 여기!"
물감으로 얼룩진 앞치마를 두른 채 손을 흔드는 민윤기에게 다가갔다.
삭신이 쑤신다.
-아, 힘들어 죽을 거 같아.
"요즘 밤샘하냐? 고생하네."
-웃어? 힘들다니까.
"아니. 그냥 열심히 하는 거 멋있다고."
-칫. 그러는 너도 밤샘?
"이 오빠님이 또 한 완벽하시잖아?"
-그, 그래. 아, 알았으니까...그런 표정은 집어치워줄래.
"누나? 여기 계셨네요! 어, 옆에는...."
같은 과 후배인 지민이가 나를 찾았는지 저만치서 헐레벌떡 뛰어오는 게 보였다.
무슨 일이지?
-어, 지민아. 왜?
"지금 과제하는데 누나 불러오라고, 형들이 그러셔서요.
-아, 그래? 알았어. 금방 갈게!
지민이는 우물쭈물하더니 허리를 꾸벅 숙여보이고는 단대 건물로 총총 뛰어간다.
아이구, 역시 막내는 힘들지. 전화로 하면 될 것을...
"이제 가봐야하냐?"
-어, 날 찾는다잖아. 봤지? 나 인기 많은 거.
내 허세에 민윤기는 썩은 얼굴을 하면서 픽 웃었다.
그러다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로 날 쳐다본다.
"별로 못 봤는데 아쉽네."
잘못 들은 줄.
왜 답지 않은 말을 하냐.
소름 돋을 뻔했네.
주머니에 손을 푹 찔러놓고 툭 내뱉는 민윤기는 역시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없다.
그래, 별 뜻 없이 한 말이겠지. 쉬러 나와 이야기도 얼마 못한 건 사실이니까.
그래서 나도 퉁명스레 대꾸했다. 평소처럼.
-뭐래, 지겹도록 보는 게 우리 사인데.
"참, 넌 뭔 말을 못해."
불퉁거리게 말한 민윤기는 제 주머니에서 손을 쑥 빼냈다.
그리고는 내게 뭔가를 툭 던져준다.
따뜻했다.
-캔커피..?
"마셔라."
-어? 야, 야!
민윤기는 손을 휘적휘적 흔들고는 그대로 건물 안으로 들어가버린다.
커피 중독자가 웬일로 무료 나눔이래?
그래도 일단 준 거니까 잘 마셔야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작업실 안으로 돌아왔는데 지민이가 슬금슬금 다가온다.
"오~아미 누나! 능력 좋으신데요? 음대 남친이라니."
-어? 걔가 음대인 건 어떻게 알았어?
"에이. 누나도 참. 민윤기라는 이름이 캠퍼스에 얼마나 유명한지 몰라요?"
걔가 왜 유명하지...?
정말 몰라서 물으니 지민이는 친절하게도 내게 설명을 해줬다.
무려 타이틀이 '실음과 천재'란다.
나야 뭐 막귀니까 그 녀석이 천재인지 뭔지 알 턱도 없고,
맨날 보는 사이니 유명인에 대한 환상과 희소성 따윈 제로였다.
-그래...?
그래서 대답도 떨떠름했다.
그러나저러나 지민이는 내가 유명인과 친하다는 것에 많은 감동을 받았는지
부리 같은 입술을 오물오물 잘도 움직인다.
"여자 친구 있다더니. 그게 누나였구나!"
-누가 여자 친구야...아니거든? 근데 그 말 진짜야?
민윤기한테 여자친구 있다는 소리 못 들었는데.
"아, 아니에요? 미안해요. 누나랑 되게 친해보이길래. 그런 사인줄 알고..
-친한 건 맞는데, 그런 사이는 아냐.
오구. 우리 지민이는 당황하는 것도 왜 이리 귀여울까.
더 놀려볼까했지만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에 죄책감이 들 것 같아 그만두었다.
아무튼
민윤기 이 놈이...누나한테 그런 것도 말 안 했다 이거지?
서운할라 그러네.
#4. 다시 학교
눈물이 삐져나오려 하는 것을 꾹 참았다.
울면 지는 거야.
우리 과에는 성격이 지랄 맞기로 유명한 여자 선배가 하나 있다.
그런데 하필 책이 잡혔다.
지금도 별 같잖은 이유로 들들 볶이고 있었다.
이유는 자기네들 조와 우리 조의 출품작이 비슷하다는 것이었는데,
대체 어디가 비슷하다는 건지, 물어도 화만 내는 폼이 그냥 나를 마음에 안 들어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어쩌겠어. 선배한테 따지고 들면 건방지다는 소리만 들을 텐데.
고개만 푹 숙이고 내게 쏟아지는 성질 머리를 그대로 받아냈다.
하, 스트레스..
당장 너네 작품 다시 그리라고 지랄을 지랄을 하는데, 그걸 언제 하냐. 미친ㄴㅕㄴ아!!!
지민이와 다른 조원들이 와서 다독여주었지만 그닥 위로는 되지 않았다.
왕창 깨지고 조원들 사이에서 우울한 얼굴을 하고 있으니 애들이 날 더러 일찍 들어가서 쉬어도 좋다고 했다.
원래 같았음 남아서 같이 했을 텐데, 오늘은 기분이 너무 안 좋아서 사양하지 않았다.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맴맴 돌면서 화를 삭였다.
들어가봤자 괜히 우울할 거 같아서 말이다.
결국 아파트 내에 있는 공원 벤치에 앉아서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생각할수록 억울해서 눈물이 빼죽 난다.
"야. 그렇게 해서 땅이 꺼지겠냐?"
아씨. 여긴 어떻게 알고 또 왔대.
황급히 눈가를 비볐다.
편한 트레이닝 복 차림의 민윤기는 휘적휘적 걸어오더니 내 옆에 털썩 앉았다.
-오늘 집에 있었어?
"그러엄. 어제 시험치고 오늘 풀로 놀았지."
고개만 끄덕이고 있는데, 민윤기가 내 쪽을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애써 모른 척했지만 민윤기는 내 뜻에 맞춰줄 생각이 없나보다.
"근데 왜 이렇게 울상이야, 인마. 안 어울리게. 뭔 일 인데."
쉽게 입이 안 떨어진다.
말하기엔 민망하기도 하고 안 그런 척해도 걱정할 거 아니까.
[선택2]
1. 은근슬쩍 화제를 돌린다. |
"너 말 돌리지 마. 무슨 일인지 말 안 할 거야?"
역시 민윤기는 얼렁뚱땅 구슬릴 수가 없다. 결국 체념하고 입을 열자 민윤기는 꽤나 진지하게 이야기를 들어준다. 이런 면이 있는 줄은 또 몰랐네. 맨날 투닥거리기만 하다가.
[+10] |
2. 말하지 않는다. |
-됐어...별 일 아냐.
"뭐가 별 일 아냐. 울었잖아."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아, 화를 내려던 건 아니었는데 나도 모르게 예민해졌나보다. 사과하려고 몸을 돌리는데 민윤기는 굳은 얼굴로 벌떡 일어났다.
"그래. 알았다. 참견 안 할테니까 머리 식히고 와."
[-20] |
3. 전부 털어 놓는다. |
미주알 고주알 다 털어놓았다. 그 싸가지에 대한 욕은 옵션이었고, 민윤기는 묵묵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원래가 뒷담까는 걸 이해 못하는 녀석이라 아차싶었다. 그런데 의외로 잠자코 들어주는 민윤기에 웬일인가했다.
"나 참, 이 성질머리로 확 뱉어버리지. 그걸 어떻게 참았대?"
-선배잖아...
"그래, 뭐. 그건 그렇네. 아무튼 이제 속 좀 시원해?"
[+0]
|
4. 힘들다고 말한다. |
-오빠, 나 힘들다.
"이럴 때만 오빠지?"
"그래도 솔직하게 말하니 좋네. 그래, 아미가 왜 힘들까?"
일부러 밝은 척하며 재롱부리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래. 웃으라고 인마. 너 죽상일 때 제일 못생겼어."
-욕할 기운도 없음ㅋㅋㅋㅋ
"좋네ㅋㅋㅋㅋ"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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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 [퓨어]님 **암호닉 신청 자유이며 소개글에 해주세요~
민윤기 2편 업뎃~~ 고득점을 노려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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