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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오랫동안 열리지 않던 축제가 열린다. 바로 오늘!

나라는 점점 회복되어 점차 번영의 궤도로 접어들었다. 여왕은 그것을 기념하고 백성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이 축제를 열었다.

줄리안은 아침부터 설레어하며 자신의 기타를 조율하고 또 조율했다.

"어디보자, 이 곡도 좋고... 이것도 끝내주지!"

줄리안은 축제 때 길거리에서 연주할 곡의 악보 한 다발을 가방에 챙겼다. 가방 속 그득한 악보를 보며 그는 흐뭇하게 웃었다.

"아, 잠깐! 내 옷! 옷을 뭘 입는담!"

줄리안은 부리나케 옷을 다.

"빨간색? 촌티 나! 하얀색? 뭐야, 내가 세탁 안 했나? 뭐 이렇게 노래? 검은색은 칙칙한데... 근데 내가 어제 빨래했잖아?"

그는 밖으로 나가 옷을 살펴봤다.

"이거지! 하늘색 셔츠! 외투도 있구만!"

사실 셔츠나 외투나 심상치 않았다. 셔츠는 물론 깨끗하고 보기 좋은 하늘색이었지만 하얀 물방울무늬가 큼지막하게 찍혀 있었다. 외투도 쨍한 초록색이었다.

"이제 바지만 고르면 끝!"

줄리안은 셔츠와 외투를 들고 가장 좋아하는 빨간 바지를 찾으러 집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실망스럽게도 빨간 바지에는 얼룩이 커다랗게 져 있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짙은

남색 바지를 입었는데, 다른 사람이 보기엔 빨간 바지를 안 입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줄리안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이리저리 뜯어보았다.

"내가 생각해도 잘 입었구만. 바지가 좀 아쉽긴 하지만. 그럼 이제 가볼까?"

***

낮의 거리는 축제 분위기로 들썩대고 있었다. 색색의 종이장식이 집과 거리마다 붙어 있어서 그의 눈이 닿는 곳마다 생기가 넘쳐보였다. 줄리안은 술집 가까이에 자리를

잡았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래 기다리셨죠? 거리의 음악가, 줄리안 퀸타르트입니다! 이런 축제날에 음악이 빠지면 쓰나요! 이제부터 한 곡 하겠습니다! 물론 마음에 드시면

금전적인 친절을 잊지 마세요!"

줄리안이 신나는 노래를 하며 흥을 부추기자 술집부터 먼저 반응이 왔다. 사람들이 지나가며 동전을, 지폐를 던졌다. 줄리안은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관찰했다.

모두들 즐거운 표정, 함박웃음.

그가 눈을 찡긋하자 수줍게 입을 가리며 지나가는 아가씨들, 아이의 손을 하나씩 잡고 걷는 부부, 팔짱을 끼고 걷는 연인들, 푸근한 미소의

노인들, 그리고 힘껏 목청을 돋우는 노점상들까지.

이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정말 꿈만 같았다.

'그 미친 왕이 있을 때만해도 이런 광경은 상상도 못했었는데.'

어렸을 적, 어두운 집구석에서의 아빠의 기타소리. 그 기타 소리에 맞춰 나직이 울리던 엄마 목소리. 그 모든 것들을 들을 때면 거리의 무서움과 얼굴도 모르는 자가 휘두르는

공포도 모두 잊히곤 했다.

"어이! 노래가 왜 끊겨!"

술집에서 들려오는 불만스런 목소리에 화들짝 정신이 돌아왔다. 자신이 멍하게 있었다는 걸 깨달은 줄리안은 멋쩍게 미소 지었다.

"아하하! 죄송합니다, 거리를 보고 있자니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서.... 그 대신 제일 신나는 곡으로 해드릴게요!"

줄리안은 다시 힘차게 노래를 불렀다.

***

시간이 흘러 저녁이 되었다. 축제의 분위기는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었고, 여왕의 연설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연단 주위는 사람들로 가득 차 발 디딜 틈도 없었다.

"으윽, 나 죽네! 이러다 여왕님 얼굴도 못 보고 압사당하는 거 아냐?"

줄리안은 사방으로 그를 짓누르는 인파의 무게에 시달리며 진땀을 뺐다. 줄리안은 몸을 이리저리 틀며 앞으로 나아갔다.

"악! 내 발!"

그러다가 누군가에게 발을 밟혀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아, 거 조용히 좀 합시다!"

"누가 내 발을 밟았다고요! 이봐! 어디 가는 거야, 사과도 없이!"

발을 밟은 자는 인파를 뚫고 연단과 멀어져 갔다.

이상하다고 생각할 새도 없이 이윽고 여왕이 연단 위로 올라왔다.

"여왕님!"

"여왕님이셔!"

주위는 어느새 박수 소리와 여왕을 부르는 소리로 꽉 찼다. 다행히 줄리안이 있던 자리는 여왕의 얼굴이 꽤나 잘 보이는 장소였다. 여왕이 연단으로 올라오자 곧이어 부군들도

따라 들어섰다. 여왕은 살짝 긴장한 듯 보였지만 이내 침착하게 연설을 이어나갔다. 사람들은 숨죽여 여왕의 말에 귀 기울였다. 여왕은 이제 제법 위엄과 기품을 갖춰 사람들의

주위를 집중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여왕은 색색으로 빛나는 검은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축제의 밤과 매우 잘 어울렸다.

"... 축제가 즐거워 보여 매우 다행입니다. 여러분 모두 행복해 보이는군요. 이런 날, 이런 표정을 볼 날을 매우 고대해 왔습니다. 정말이에요. 모두 제 아버지가 저지른 만행을

잘 기억하겠죠.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완전히 용서받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아버지의 과오를 지우기

위해, 아버지가 여러분들께 준 상처를 아물게 하기 위해 제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말입니다. 이제 상처와 공포는 지나갔고 헹복과 번영만이 남았습니다.

이 밤을 즐기시길."

잠시 아무 말이 없다가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여왕은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줄리안은 그런 여왕을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얼핏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

늦은 밤, 축제가 파한 뒤의 거리에는 사람이 없었다. 오직 줄리안만이 술집 앞에서 기타를 두드려대고 있을 뿐이었다.

줄리안은 술집 주인이 손님을 끌어줘 고맙다는 표시로 준 술을 마셔 얼큰하게 취해 있었다. 그가 만들어내는 기타 현의 떨림이 잔잔히 거리로 퍼져나갔다.

"집에 가야 하는데... 가기 싫네. 이렇게 밤거리가 아름다워서야...."

그 때 누군가 그의 옆에 조용히 앉았다. 줄리안은 고개를 돌리자마자 눈이 커졌다.

"여왕님......?"

여왕은 그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드레스 차림 그대로였다.

"성에 안 가세요? 이 누추한 거리에 있어서 뭐하시게요?"

"가기 싫어서요. 그리고 내가 어릴 때 가고 싶던 곳은 항상 이 거리였어요. 저 성이 아니라."

"음....... 저, 취하셨어요?"

둘 다 우스워서 웃음이 나왔다.

"그래요, 맞아요. 취했어요. 성으로 가란 소리 말아요. 주위를 설득하느라 이미 진땀 빼고 왔으니까."

"알겠습니다요."

줄리안은 원체 말이 많은 사람이었고 당연히 재밌는 이야기도 많이 알고 있었다. 말주변도 상당한데다 얼굴이 활짝 웃는다는 느낌을 주어서 여왕은 금세 줄리안과 친해졌다.

"그나저나 아까 연설.... 좋았습니다. 눈물 나왔어요."

"고마워요."

"진짜, 진짜 눈물 나왔어요."

"다행이네요, 정말 오랫동안 준비했거든요."

"......진짜 성에서 사는 사람한테 감동 먹을 줄 몰랐는데...."

"....아버지 때문이죠?"

"네, 사실 제 아버지가 성에서 일하셨던 분이거든요."

여왕이 놀라 고개를 홱 돌렸다. 줄리안은 엷은 미소로 연주를 다시 시작했다.

"이거, 아버지 기타예요. 지금은 안 계시는."

"왜..... 안 계시는 지 말해줄 수 있나요?"

줄리안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꺼냈다. 기타소리는 여전히 끊어지지 않고 있었다.

***

줄리안의 아버지는 성의 청소부였다. 하지만 줄리안의 부모는 성에 가는 걸 그렇게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불안에 떨었다.

"여보, 오늘은 어땠어요?"

"오늘은 그나마 잠잠했는데..... 내일은 어떻게 될는지...."

줄리안은 어린 나이에도 성은 아주 무서운 곳이란 걸, 부모의 표정과 말투에서 확연히 알 수 있었다.

"아빠? 엄마?"

"음? 줄리안? 아직 안 잤구나. 잠이 안 오니? 기타 쳐 줄까?"

"네!"

그의 아버지는 줄리안의 앞에서 성에서의 힘든 일과 폭군에 대해 일절 말하지 않았다. 물론 어렸을 적부터 눈치가 빨랐던 줄리안에게 완전히 숨길 수는 없었지만.

그의 아버지가 줄리안의 주의를 돌리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바로 기타였다. 그렇게까지 수준급은 아니었지만 간단한 곡을 칠 정도는 되었다. 게다가 그의 어머니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워서, 기타소리와 너무도 잘 어울렸다. 나지막한 그 소리를 들을 때면 줄리안은 잠시나마 평화의 숨결에 그의 볼에 닿는 것을 느꼈다.

거리의 병사들이나, 크롬피예츠 가의 낄낄거리는 웃음소리도 모두 날아가고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엄마, 갑자기 비 와!"

"어머, 정말이네. 내 정신 좀 봐! 빨래! 빨래를 안 걷었어!"

그녀는 부리나케 밖으로 뛰쳐나갔다. 줄리안은 집 안에서 그의 어머니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빨래를 걷기에는 충부한 시간이 지났지만 어머니는 돌아오지 않았다.

'엄마가 왜 이렇게 늦으시지?'

줄리안은 밖으로 나가보았다. 그의 어머니가 웬 낯선 남자에게 매달려 울고 있었다.

"엄마! 엄마!"

그는 밖으로 달려갔다 낯선 남자의 뒤에 마차가 있었다. 짙은 하늘색에 월계수 문양이었다.

"이러면 곤란합니다, 부인."

"갑자기 왜! 그 사람이 죽다니..... 줄리안, 이리 와 보거라. 보세요, 이 애 아버지예요. 그 사람 저랑 살면서 큰 죄 한 번 안 짓고 남들한테 아쉬운 소리 한 번 안 들으면서

살았어요. 그런데 그 사람이 왜.... 그렇게 끔찍하게.....칼에!"

"이거 좀 놓으세요!"

한참 실랑이를 하다 마차는 떠났다.

"엄마.... 아빠 죽었어?"

그의 어머니는 줄리안은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다.

빨래가 계속 젖고 있었다.

***

줄리안의 기타 소리와 줄리안의 담담한 목소리만이 여전했고, 여왕은 온몸을 떨며 울고 있었다.

"어머니께서는..... 어떻게 되셨죠?"

"몇 달 전에 돌아가셨어요. 이 나라 좋아지는 거, 밝아지는 거 다 보고 가셨어요."

"...미안해요......"

줄리안은 기타를 놓고 그녀를 안아 주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미안하다, 며 울었다.

"아까.... 용서했어요. 이 거리로, 이 밤으로, 여왕님의 말로, 눈물로... 용서했어요."

 

나의 어린 시절은 가버렸어요

잿빛 우울 속에 침묵 속에

겉모습뿐인 텅 빈 풍경과 함께

싸움도 제대로 없이

...

밤이면 언제나

너무 큰 침대 맡에서

까닭도 없이 무릎 꿇고서

나의 슬픔을 연주하던 나

...

그리고 침묵의 벽은

어느 날 아침 부서지고 말았어요.

첫 꽃이었고

첫 여자였고

첫 사랑이었고

....

오늘 밤 우리는 이렇게 만난 겁니다.

-자크 브렐 '나의 어린 시절' 中

 

***

여왕은 정원에서 한가로이 차를 마시다가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저, 여왕님께 전달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반송해도 자꾸만 와서...."

"반송?"

"정말 몇 달 째 여왕님께 편지 왔습니다만, 모르는 이름이라서..... 그런데 반송하면 할수록 오히려 편지가 폭탄으로 왔습니다."

여왕은 편지 봉투를 살펴봤다.

'거리의 악사 줄리안 퀸타르트가 여왕님께.'

여왕은 슬쩍 웃으며 시종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종은 그제야 안심한 듯 자리를 비켜주었다.

 

여왕님, 축제날 밤 만났던 기타 치던 사람입니다. 이왕이면 거리의 악사라고 불러주시면 좋겠습니다, 네.

이렇게 편지를 보내는 이유는 바로! 여왕님께 활기찬 거리를 다시 한 번 보여드리기 위해서지요.

덤으로 저도 보실 수 있습니다! 언제든 거리로 오세요! 지금 당장도 좋습니다!

 

그녀는 편지를 보고 한참을 웃었다.

"나갈 준비 해야겠는걸."

***

여왕은 간소한 차림으로 거리에 나가보았다. 이렇게 거리에 혼자 나간 것은 처음이었다. 신선한 재료를 파는 시장, 맛있는 냄새가 풍기는 음식점, 거리를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지나 줄리안을 만났던 술집에 도착했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다가 뭔가 이상한 소리가 났다.

술집에서 잔을 부딪치는 소리였다. 모두 일제히 같은 순간에 잔을 부딪치고 있었다. 그러다가 사람들이 잔 부딪치는 소리에 맞춰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그녀는 당황해서 헛웃음이 나왔다.

그러다가 웬 하얀 옷을 입은 꼬마들이 와서 꽃다발 한 아름을 안기는 것이 아닌가.

어디선가 기타 소리가 들렸다. 자세히 들어보니 온 거리의 박수와 유리잔 소리가 기타 소리에 맞춰서 어우러지고 있었다.

활짝 웃으며 주위를 둘러싸는 거리의 사람들. 그 속에서 기타를 치며 줄리안이 나왔다.

그녀는 줄리안은 보자마자 웃음이 터졌다.

"아, 어떡해....."

그녀의 볼이 장밋빛으로 물들었다. 웃음을 참느라 애썼지만 쉽지 않았다.

"목이 날아갈지도 모르지만..... 결혼해줄래요?"

주위가 어서 말하라는 분위기였다. 그녀는 여전히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를 끄덕이자마자 온 사방에 노란 종이꽃이 흩날렸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색이에요, 어떤 색 좋아하시는지 몰라서.... 괜찮죠?"

"나 참, 그래요!"

"그럼 이것도 괜찮죠?"

줄리안이 그녀의 볼에 입을 맞췄다.

"으악, 말도 안 돼!"

먼저 한 것은 그였지만 줄리안은 모자를 집어던지며 호들갑을 떨었다.

"줄리안, 나랑 결혼해도..... 정말 괜찮아요?"

"여왕님, 그 날 밤 말씀드렸죠, 용서했다고. 그리고 지금은 제가 여왕님을 사랑하고 있잖아요."

사람들의 환호, 노란 종이꽃비 속,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며 환히 웃었다.

***

둘 사이에는 딸이 태어났다. 이름은 줄리안의 어머니를 따라 마엘이라고 했다.

물론 줄리안이 여왕에게 했던 '용서'란 말이 그녀에게 위안이 되었지만 한 쪽의 죄책감은 어쩔 수 없이 남아 있었다. 여왕은 줄리안에게 아이를 안길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줄리안은 마엘을 사랑했고, 제이콥과 마르티노도 새로 생긴 여동생을 매일같이 찾아왔다. 마엘이 웃는 모습은 정말 예뻐서, 다니엘과 알베르토도 넋을 잃고 보곤 했다.

아들만 보다가 딸을 보니 사랑스러워 견딜 수 없었다. 때때로 마엘을 안아보기 위해 줄리안에게 애원할 지경이었다. 마엘은 자신의 아버지를 닮아 어린 나이에도 붙임성이

좋았따. 다시 말해 다니엘과 알베르토에게도 방긋방긋 웃엇는데, 그럴 때면 줄리안이 마엘을 안고 둘을 째려보았다. 딸이 벌써 아무 남자에게나 웃다니.

***

다니엘과 알베르토는 이제 서로를 인정하기로 했다. 여왕은 '결혼'이라는 것이 가져오는 힘을 잘 알고 있었고 또 잘 이용하고 있었으니까. 앞으로 부군들이 더 들어올 가능성이

농후했다. 물론 철저히 감정을 배제한 것은 아니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

기욤은 아이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었다. 물론 아이를 싫어하는 건 아니었다. 비천한 출신이었지만 정치적 감각만은 비상한 그는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성 안은 몰라도 성 밖 거리에서 갖고 있는 자신의 힘은 귀족들이 무시하지 못한다는 것을.

그래서 부군으로 등극한 뒤에도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다니엘과 알베르토에게는 물론 동갑인 일리야에게도 존댓말을 유지했다.

물론 줄리안도 자신과 비슷했지만 그는 두 번째고 자신은 첫 번째였다. '첫 번째'가 가지는 힘은 크고, 자신의 아이도 그 힘에 휩쓸릴 게 뻔했다. 이미 복잡한 관계에 얽매어

있는 여왕을 더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행복보다 그녀의 행복이 우선이었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

일리야가 무뚝둑한 얼굴로 줄리안에게 인사한 뒤, 자신의 방에 돌아가 아무도 들이지 않고 하루를 보냈다는 사실은 그의 몇몇 시종만 아는 비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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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흐어어..짱잼. 꿀잼..로빈과 니콜라이가 언제나올지 기다리고잇어오
너무 재밌어오. 자까님 내방에 가둘꺼에오 기다리기 지쳐오 빨리 와주새오

8년 전
글쓴이
오늘 두 편 올릴게! 내일부터 토요일까지 여행 가기로 했거든...ㅠㅠ 너정이 기대하는 두 사람 중 하나임!!
좀만 기다려주새오

8년 전
독자2
사랑해오. 사랑해오. 날 가져오
8년 전
글쓴이
스릉흔드
8년 전
독자3
쓰니글 늘 보다가 이제야 용기내서 덧글을올려요ㅜㅜ(사실 글을 읽고 어떻게 써야하나 고민하다 못썻.....) 정이가 여왕님 맞지요? 보는내내 행복해죽는줄알았어요ㅜ 흐엉 우리 G20들을 여기서도볼수있고 또 곁에있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랄까ㅜ문체도 좋아서 한번에 읽었네요. ㅎㅎ 다음편도 나오면읽고 덧글쓸케용ㅜㅜ
8년 전
글쓴이
으아아ㅠㅠㅠㅠㅠ 고마워요ㅠㅠㅠ 정이가 여왕님 맞습니다! 다음편 기대해줘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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