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XX년 8월 20일.
우와 일기 정말 오랜만에 쓴다.
5년만인가....
윤기도련님을 따라 난 미국에 가서 새 삶을 살기로 했어.
어느 것을 배울까 고민하면서 도련님께 나에게 2주정도 시간을 달라고 했어.
도련님은, 너무나 감사하게도 나를 지금까지 거둬주셨지.
여행을 다녔어. 이곳저곳 누비면서 생각해보니 나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어.
돌아오자마자 나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했어.
윤기도련님은 오케이했지.
그리고 나는 전폭적인 지원 아래에서 열심히 그림을 그렸어.
입학은 쉽게 했지만 졸업은 어려운게 미국대학이니까, 정말 이틀에 한번 쪽잠을 잘 정도로 열심히 살았어.
다행히도 내가 재능이 없던 건 아니었는지 갈수록 대회들에서 상도 탔고, 그림이 팔리기도 했어.
그러나 윤기도련님이랑 사이가 썩 좋진 못했어.
난 아직 윤기도련님이 불편했고, 도련님도 나한테 다가오는데 조심스러웠어.
우리 사이는 그대로 정체되어있었고, 그 상태로 우리는 내일 한국에 간다!
일단 오랜만에 한국에 가게 되어 너무 설렌다.
20xx년 8월 23일
오늘은 너무 멘붕이 왔어.
한국에 도착했고, 나랑 윤기도련님은 짐을 들고 플랫폼을 빠져나왔고, 차 한 대가 기다리고 있었어.
거기서 기사가 나와 우리 짐을 옮기는데, 그...그 기사가 전정국이었어.
"주십시오."
내 짐까지 받아가는 전정국을 보며 순간 나는 닮은 사람인가 하고 다시 쳐다봤고, 전정국은 모르는 척 트렁크에 짐을 싣고 있었어.
"도련님. 쟤.."
"맞아 전정국."
정국이 뒷문을 열었고, 윤기도련님과 내가 타자 문을 닫고 운전석으로 뛰어 들어갔어.
"집으로 바로 가자"
"예.알겠습니다"
세단이 공항을 빠져나가 서울로 가고 있었어. 윤기도련님은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에 가림막을 치고, 기대 앉았어.
난 전정국이 궁금했는데,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거든.
"와서 뭐할거야 이제."
"이번 학기에 대학원 시험 보고, 내년 1학기부터 대학원다닐려구요."
"대학원 다니면서 회사 다닐 생각은 없어? 디자인팀에 연락 넣어둘게."
"좋죠."
"그래."
그리고 말이 없었어. 사실 미국에서도 나랑 윤기도련님이랑 한국인 학생 모임 이외에는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었어.
그래서 어색했어.
.
윤기도련님댁에 도착했고, 내가 윤기도련님 집에 갈 순 없으니까 짐을 가지고 일단 집이라도 알아보려고 했지.
"도련님. 저는 짐 가지고 가볼게요. 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정국"
"예?"
트렁크에서 수많은 짐을 혼자 급하게 내려놓던 전정국이 윤기도련님을 보았어.
동시에 나랑도 눈이 마주쳤지.
"일 빨리 못하냐. 지금 얘 기다리는거 안보여?"
"죄송합니다"
윤기도련님이 전정국의 머리를 툭 치고, 나를 보면서 조금만 기다리면 오피스텔로 데려다줄거라고 했어.
무슨 오피스텔이냐 물었더니 나를 위해서 구해놓으셨다고 하더라구.
"모시겠습니다"
전정국이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차 뒷 문을 열어줬어.
뒷좌석에 내가 탔고, 차가 출발했지만, 둘 다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어.
난 아직 전정국이 왜 날 속였는지 알지 못했고, 왜 이 곳에서 윤기도련님의 기사노릇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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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했습니다. 506호로 가시면 됩니다. 비밀번호는 0000이고, 번호 바꾸신 후에 도련님께 말씀드리십시오"
"왜 나 아는 척 안 해"
"가보겠습니다"
"왜 모르는 척 하냐구"
"도련님께 연락드리십시오."
뒤돌아 나가는 전정국에게 달려가 입을 맞췄어.
전정국도 그제서야 나를 안아줬지.
우린 지난 5년, 아니 그보다 더 오랫동안 서로에게 표현하지 못한 마음을 표현했어.
"하아...하아..."
"보고싶었어.정말."
전정국이 다시 한번 입을 맞추며,
"연애하자 우리."
라고 말했고, 나는
"사랑해"
로 답했어.
한참을 돌고돌아, 우리는 드디어 하나가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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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반드시 내고 맙니다!!!!
마무리 짓는데만 거의 한달이...;;;;;죄송합니다ㅠㅠㅠㅠ
그동안 제 썰을 사랑해주신 많은 독자분들과, [설날],[아카시아],[얌냠],[우유(=인사이드아웃)],[국쓰]님!
암호닉 신청해주시고 때로는 저 감동먹게 너무나도 좋은 글, 찡한 응원의 글, 긴 감상평들을 달아주셔서 너무 힘이 되었고, 이 글 외에도 다른 소재를 생각하거나 아니면 소설 이외에 다른 글을 쓸 때도 자신감이 붙을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행복하기 그지없습니다.
사실 전 재수생이라 그렇게 시간이 많지 않지만, 늘 글쓰는 것을 게을리하진 않을겁니다! 조금씩 꾸준히. 늘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작품이 나와도 많이 응원해주시고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동안 "기숙학교 사환 전정국과 연애하는 썰"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행복하시고 다음에 또 만나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