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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칮 전체글ll조회 819l

 


[민혁/은광] 연애전선

 

 

 

 

 

w. 칮

 



부재중 전화 0통, 새로 온 문자 0통


제 휴대폰이 잠잠한 것은 이제 은광의 일상에 있어 통과의례라도 되는 듯 섭섭함을 느끼지도, 허전함을 느끼지도 않았다.

연애전선에 있어 영원함은 없다고 흔히들 말해올 때마다 나는 항상 부정해왔다. 아니다, 그와 나는 다르다.

사람과 사람이 연애를 하는 것에 있어서 같은 성이라는 특이사항이 있었지만 그것은 서로의 감정에 있어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해왔다.

연인이라는 이름 아래 서로 손 잡았던 그 시간이 일에서 월로, 년으로 늘어갈 때마다 주고받는 감정 전선이 더뎌지기 시작했고, 물을 주지 않으면 갈라져 버리는 화분처럼 내 감정은 그렇게 메말라갔다. 창섭이 민혁과 다른 여자가 함께 있는 걸 목격했다고 말할 때도 그냥 나른한 대답이 전부였으며, 민혁 또한 제게 변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솔직하게 실토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우린 다른 커플과 다름없이 그렇게 헤어졌다.



* * * * *



비가 쏟아지는 새벽 늦은 밤, 거실과 침실을 괜히 왔다갔다 거리던 은광이 손톱을 잘근 물며 쇼파에 앉았다. 최근에 생긴 은광의 버릇 이였다. 그 독한 버릇은 은광의 생각보다 오래 갔고, 또한 쉽게 고쳐지지도 않았다. 하루에도 수 백 번씩 울리지 않는 전화기를 들었다 놨다 를 반복하며 결국은 그를 향한 사랑에 이불을 머리끝까지 눌러 쓰고 통곡할 뿐 이였다. 그의 헤어진 후에 일상은 그 것 뿐 이였다. 아주 가끔 울리는 연락에 손을 더듬어 떨리는 마음으로 알림을 확인하였지만, 그 것은 이별소식을 전해들은 친구들의 형식적인 위로 따위 밖에 되질 않았다. 계속되는 그를 잃었다는 슬픔에, 아니 어쩌면 그가 한번쯤은 자신을 사랑했을까 하는 슬픔에 잔뜩 취해있을 때, 결국 은광은 돌이킬 수 없는 생각을 하고는 무작정 밖으로 나가버렸다.



부우웅. 터벅터벅. 쏴아아.

평소에는 잘 신경 쓰지도, 보지도, 들리지도 않았던 일상스러운 거리의 풍경이 오늘따라 은광의 눈과 귀에 확 와 닿았다. 손에 쥐고 있던 편지가 비에 젖어 색이 변한다. 은광의 눈가도 붉게 변해버린다. 자주 가던 낯설지 않은 버스정류장이 눈에 담길수록 그의 입에서 눈에서 그리움의 소리가 들려온다. 결국 끝까지 다다르지 못한 체 털썩 주저앉아 울어버린다. 어딜 가든 이민혁이 보이고 이민혁이 생각난다. 헤어진 한 남자는 추억에 물들어 잔뜩 젖어버린다.



“비 오는데, 안 추워요?”



첫 만남 이였고 그가 은광에게 처음 건네었던 말이 환청처럼 들려온다. 비와 눈물에 축축해져버린 얼굴을 젖은 옷소매로 쓱 닦고 고개를 들었다. 비오는 새벽거리엔 아무도 없다. 또 한번 눈물이 터져버린 은광이 처절하게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 물기있는 의자에 몸을 맡긴다. 그리고는 핸드폰을 들어 민혁이 아닌 의지 할 수 있을 만한 누군가를 찾아 전화를 건다.


짧은 신호음. 누군가에는 긴 기다림 끝에 전화기 건너편으로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디에요.”

“나… 히끅… 버스, 정류장.”

“집 앞 이요? 거기 딱 기다려요.”



보이는 옷 주머니에 핸드폰을 조심스럽게 집어넣고 몸을 웅크렸다.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에 몸이 떨렸다. 민혁이가 옆에 있었다면 다정하게 자신에게 춥지 않으냐며 겉옷을 벗어줬겠지. 하지만 은광의 옆에는 시린 추위만 매정하게 남아있을 뿐 이민혁이란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차라리 처음부터 이민혁이 존재하지 않았으면 이런 아픔도 없었을까 하는 생각에 미치고, 벌떡 일어난 은광이 무엇에 홀린 듯 도로 쪽으로 걸어 나간다.


아니, 내가 없었으면. 각 색의 차들이 빨갛게 빛을 내며 달려오는 도로로 은광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자신의 몸을 내 던졌다. 초록빛으로 미약하게 빛나고 있던 신호등의 불빛이 탁 꺼지고 은광의 빛도 꺼져버렸다. 그리고 그런 그의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본 창섭의 마음도 덜컹 내려앉아버렸다.









그리고 또 다른 헤어짐을 간직한 그는.


제가 은광과 연애를 시작하던 시점에서 부터 지금까지 매일 오던 연락이 단숨에 끊겨버렸다. 물론 헤어진 첫 날에는 그런 사소한 것을 신경 쓰고 있을 겨를도 없이 못 만났던 친구들과 밤새도록 자유롭게 술잔을 기울였다. 하지만 후에 갈수록 민혁에게 남는 것은 은광을 향한 그리움과 갈망으로 잔뜩 채워진 술잔 뿐 이였다. 누군가가 후회하지 않는다고 묻는다면 첫 날의 대답은 네 였지만, 갈수록 민혁은 그 물음에 대답을 할 수 없게 되었다. 후회감에 개가 될 때까지 취해버린 민혁이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 수많은 공적인 연락과 개인적인 연락들이 끊이질 않았고, 자신이 그와 연애를 할 때 호기심에 만나보고 몸을 섞었던 사람들의 연락도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그런 연락과 관심에도 민혁의 기분은 좋아지질 않았다. 수많은 연락 중에 서은광이 없다. 단지 그 이유 때문 이였다.



“은광이 형은 어디다 두고 맨날 놀아?”



민혁의 옆에 붙어있던 여자들을 뒷자리로 옮기고 빈 민혁의 옆자리에 털썩 앉아 앞에 있는 술잔을 입에 털어 넣은 현식이 먼저 은광의 이야기를 꺼냈다. 싱글벙글 웃으며 민혁을 바라보던 현식의 표정은 곧 민혁의 “헤어졌어.”라는 한마디에 굳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 현식의 표정을 힐끔 살펴보던 민혁이 자신의 잔에 남아있던 술을 끝까지 마시곤 입 꼬리를 들어 웃어버린다.



“나랑 서은광도 벌써 12년이야.”

“그래서?”

“서로 지친거지.”



민혁은 졸린 눈을 감아버렸다. 그리고선 빈 옆자리를 보며 옅게 웃어보였다. 평소 같은 눈웃음을 눈에 건 체 “질린게 아니라?” 하고 휙 가버린 현식의 뒷모습에 차마 대답을 하진 못하였다. 그리곤 슬며시 뜬 눈이 가는 시선의 종착지는 민혁의 핸드폰 속 은광과 민혁이 함께 찍은 배경화면 이였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차마 바꾸지 못하고 있는 배경화면을 볼 때마다 은광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오는 것 같았다. 자신의 팔에 실실 웃으며 붙어서 좋아한다고 말하곤 혼자 얼굴이 붉어지는 그 모습이 보이는 듯 했다. 그 모습이 선명하게 기억이 날수록 민혁은 알 수 없는 압박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돌덩이 같은 무엇인가가 자신의 가슴께를 꽉 짓누르고 있는 느낌 이였다. 민혁은 스물스물 다시 올라오는 압박에 손을 들어 손톱을 물었다. 항상 은광이 민혁의 손톱 무는 버릇을 고쳐 주겠다며 제지하고 제지하여 단정했었던 손톱이 민혁의 입에 들어가자 단정하였던 손톱은 지금의 상황처럼 삐뚤삐뚤하게 날이 선 체 빠져나왔다.


오늘따라 민혁의 몸에 불안한 오한이 돌았다. 계속되며 심해지는 손톱 물기에 결국 민혁이 소리없는 탄성을 내지르며 입안에서 손가락을 뺐다. 손톱의 반이 나가 피가 흘러나왔다. 휴지로 급하게 손가락을 두른 민혁이 자신의 가디건 안에서 한 하얀 손수건을 꺼내었다. 이것조차 은광향이 잔뜩 묻는 물건 이였다. 일단 급하게 손가락을 묶은 민혁이 핸드폰을 집어 비가 잔뜩 내리는 밖으로 뛰쳐나갔다. 민혁의 느낌상 무엇인가 오늘 하루는 안 좋은 일이 잔뜩 일어날 것만 같은 날 이였다.



뛰쳐나온 지 몇 분도 체 안돼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바지춤에서 진동이 울리는 것을 확인한 민혁이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빼내 발신자 이름을 확인하였다.




“여…보세요?”

“이민혁씨 맞으시죠?”

“누구세요.”

“은광이형 친한 지인입니다.”

“용건이 뭐에요?”

“…실은, 지금….”







핸드폰이 떨어진 둔탁한 소리가 민혁의 귀를 찌르는 듯 했다. 하지만 그 것은 문제가 되질 않았다. 버려진 핸드폰을 골목을 향해 발로 차버린 민혁이 주체할 수 없는 화를 꾹 누르고 누르며 아무 택시를 잡아 올라탔다.



“XX병원이요. 최대한 빨리 가주세요.”



비교적 가까운 거리였지만 그 시간도 민혁에게는 아주 길고 컴컴한 시간 이였다. 그저 민혁이 할 수 있는 것은 은광을 다시 볼 수 있길 기도하며 두 손에 얼굴을 묻는 일 뿐 이였다. 병원 앞에 도착을 하고 급하게 거스름돈은 됐다며 외치고 병원 안으로 들어간 민혁이 한 수술실 앞에 멈춘다. 차갑게 내려앉은 공기가 감도는 곳 앞에, 고개 숙인 의사 앞에 창섭이 주저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설마 하는 마음에 민혁이 그 곳으로 천천히 다가간다.




“죄송합니다.”



의사에 고개처럼 낮게 깔린 목소리에 창섭이 옆에 있던 의자를 붙잡고 은광의 이름을 부른다. 민혁의 가슴에 있던 돌덩이가 멈춰버린 발걸음 마냥 그 곳에 멈춰 민혁의 심장을 터트려버릴 정도로 짓이긴다. 현실을 한번 부정해본다. 민혁의 눈가가 손가락을 감은 손수건에 묻은 피마냥 붉어진다. 지금 시각 오전 8시 17분, 창밖으로 어렴풋이 보이는 비가 민혁의 얼굴로 옮겨져 온 듯 그쳐가고 있었다.
















헤어짐과 절망을 마주쳤던 그의 방문은,



이주일 후,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는 납골당 앞에 새까만 정장을 곱게 차려입은 민혁이 서있었다.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망설이다 하얀 종이에 쓰여진 글씨를 다시금 천천히 읽었다. 은광이 있는 곳. 고개를 숙인 체 납골당 안으로 들어섰다. 은광이 있는 그 곳 앞에 서 아무 말 없이 새하얀 꽃 두 송이를 넣었다. 그리곤 정장 안주머니에서 깨끗해진 하얀 손수건을 꺼내 꽃 옆에 넣어두었다.



“은광아. 미안해, 근데…”



자신과 대비되는 새 하얀 바닥에 주저앉아 입술을 꽉 깨물고선 고개를 숙였다. 나름대로 참고 있었던 감정 이였고, 부정도 해본 감정이지만 결국엔 숨길 수 없었다.



“보고싶어.”



붉어진 입술 사이로 나오는 흐느낌은 그의 심정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한번 상처받아 떠나버린 그는 돌아오지 않는다. 어쩌면 이것이 은광의 처음이자 마지막 경고이자 외로움의 표현 이였을지도 모른다. 새까맣게 비가 퍼부었던 날이 지나고 사라졌지만 슬픔을 품은 먹구름은 어딘가에 머물러 있다.

 

 

 

 

 

*

 

외로웠던 날 무지 쓰고 싶었던 민혁이와 은광이의 애틋함을 표현하고싶었어요..

감정을 숨기고 무시하다가 결국 곁에 없어야 크게 와닿는 실수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며.. 네 그시절 남자친구한테 차여서 썼던 글이였습니다 하하하하하

첫 글은 언제나 부끄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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