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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의 아우라
세자는 유명하다.
단순히 세자라서 유명한게 아니다.
잘생겼고, 똑똑하다.
그냥 잘생긴 것이 아니고 아주 잘생겼고, 그냥 똑똑한 것도 아니고 아주 똑똑하다.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다니고, 나랑 동갑이다.
나도 일반 국민이던 시절 세자의 얼굴만 보고 푹 빠져서 전정국한테 왕실에 들어가서 세자 좀 소개시켜달라고 하다가 한 대 맞은 적이 있었다.
정말 들어올 줄은, 심지어 나까지 들어갈 줄은 몰랐지만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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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자 아침인사 올립니다. 밤새 강녕하셨습니까."
"예. 세자. 앉으세요."
조찬은 왕가 모두가 모여서 먹는다.
물론 가끔 출장 등의 이유로 주상전하와 중전마마가 안계시는 경우도 계시지만 세자저하와 공주,옹주마마는 꼭 조찬에 참석해야한다.
우리 팀은 새벽~아침 교대라 조찬자리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왕실의 구성원들이 모두 모이니 자연히 보좌팀도 모두 모여 대기하게 되었고, 나는 잠시 전정국을 찾았으나 이내 다른 팀이라는 걸 깨닫고는 시간이 흐르길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서있는 곳이 하필이면 세자저하와 정면으로 마주치는 곳인데 근위병이 세자저하와 눈싸움을 하는 건 말도 안되니까
세자저하의 뒤에 있는 다른 근위병의 눈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자꾸 나를 쳐다보는 세자와 의도치 않게 힐끔힐끔 아이컨택이 되었다.
"근위병이 새로 들어왔나요?"
"예.마마. 어제부터 278기 근위병들이 업무를 시작하였사옵니다."
"그렇군요."
조선시대의 상궁 격인 왕실비서님이 세자저하에게 말씀드리자 세자저하가 나를 보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물론...! 내 착각일수도 있지만..
어쨌든 1시간 가량 되는 조찬시간을 지키는 건 힘든 일이었다.
특히 세자저하의 눈을 피하는게 힘들었으므로 다음엔 구석에 숨어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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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한 후 자유시간이 되어 업무일지를 작성하고 새벽에 못 잔 잠을 자려는데 문득 세자저하 얼굴이 생각났다.
정말 너무나도 미남이었다.
아침엔 부담스럽기만 했는데, 생각해보니까 너무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친구들한테 자랑해야지.
내 친구들 중에서도 세자저하에 목매는 애들이 몇 명 있었기 때문에, 내가 왕실 근위병이 되었다고 하자 걔네들이 더 좋아했다.
"탄소야, 너 그럼 세자 볼 수 있어?"
"어머 미쳤나봐 진짜 대박이다!!! 궁 들어가서 세자랑 친해지면 나 소개시켜줘!!진짜 세자랑 밥 한 번 먹어보는게 내 소원이야 ㅠㅠㅠ"
이런 반응이 많았다.
그 땐 나도 "얌마 세자는 내꺼야"라면서 큰소리를 쳤지만, 보고나니 역시 세자는 세자.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무언가가 나를 주눅들게 했다.
전정국은 세자 옆에 매일 있으니 친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부러움을 느끼면서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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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근위팀 총 집합이 있었다.
왕실 일가의 해외출장 건 때문에 보좌진을 선발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집합 2시간전에 슬슬 일어나서 준비를 마치고 먼저 집합 장소에 가 있었다.
역시 동기들이 가장 먼저 와 있었고, 선배들이 줄지어 계속 모였다.
팀별 기수별로 3열 종대로 섰다.
다들 정자세로 서있었고, 내 옆에는 우연히도 전정국이 서있었다.
"첫 근무는 할만했냐"
"278기 나탄소. 세자저하 개잘생김...어떻게 그렇게 잘생겼냐. 아침에 조찬에서 봤는데 숨막혀 죽을 뻔."
"그거 아냐 너가 옛날에 세자저하 소개시켜달라고 한거"
"어 알지."
"이제 알겠냐. 그런 분을 너 따위가 소개시켜달라고 했다는 걸?"
옆에서 전정국이 끅끅거리며 웃었고, 나는 열받지만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세자저하는 일반인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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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너도 가냐?"
"어. 옹주마마께서 나를 또 좋게 보셨다잖아. 근데 너도 가냐?"
"나야 뭐 근위대의 엘리트잖아"
"미친 노예놈"
"병신 주인놈"
"누가 주인한테 병신이라 하냐?"
"내가. 병시나"
전정국은 내 뒤통수를 때리고 도망갔다.
진짜.......열받는다.
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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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방소],[8카스테라8],[뱁새☆],[남준아 어디니],[햄찌],[입틀막],[파란당근]
재밌게 읽어주시고 암호닉도 달아주신 분들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