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가득 물들여진 방. 한 소년이 피를 흘리며 신음한다.
그리고 그런 소년을 파르르 떨며 응시하는 남자, 학연.
학연의 친구들은 희열을 느끼는지 공포를 느끼는지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는다.
방 안의 차가운 공기는 시간을 멈추는 것 같다.
".. 왜..? "
소년은 힘겹게 숨을 내쉬며 학연에게 묻는다.
"..........."
그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학연의 친구들은 부리나케 방의 창문에서 뛰어내린다. 학연은 잠시 망설이는 듯 싶더니 이내 뛰어내린다.
***
" 택운이형-! 오늘 날씨 너무 좋지 않아? 역시 이런 날에는 집에 처박혀 있지 말고 산이나 타면서 일광욕을 해야한다니까! "
" 옆에서 떠드는 것 때문에 짜증나 죽겠으니까 말 걸지 마. 부탁이야. "
" 힝.. 미오미오! "
큰 키의 두 남자가 땡볕 아래서 땀을 뻘뻘 흘리며 등산을 오르고 있다.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계속 택운에게 말을 거는 재환과, 심기가 불편해 표정이 사나워진 택운이다.
그렇게 한참을 올랐다.
" 이제 내려가자. 힘들다. "
"벌써? 지금 내려가면 내가 먹자는거 먹을거야? .. 나 핏쟈 먹고싶은데~ 아니면 헤얌벌거~ "
"발음 굴리지마 토나오니까 "
그런 재환을 택운은 한번 찌릿하고 째려본뒤 서둘러 내려간다.
"아 택운이형 같이 가!!!!!!!!!!!!!!!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