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思春期)
: 봄을 생각하는 시기
1.
정국이에게 고백을 받은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아마 시간 계산을 하자면 16살에 내게 고백을 해온 정국이가 아마 18살이 되었을 거고 내가 24살이 되었다는 것. 2년이라는 시간동안 정국이는 내게 단 한 번도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그 당시 정국이의 고백에 대답하지 못했고 정국이는 아무 말 없는 나를 보다가 그대로 집으로 들어갔다. 그 후로 몇 번이고 만나려고 했지만 고등학생이 되어 바쁘다는 정국이의 어머님의 말에 아쉬운 마음으로 발을 돌렸을 뿐이었다.
"오늘도 연락 안 돼?"
군대를 제대해 아직도 대학생인 윤기가 카페에서 노트북으로 과제를 하며 내게 질문만 하고 있다. 윤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그 꼬맹이가 이제 너한테 관심 없는 거 아니야?"
윤기의 말에 인상을 찌푸리며 곰곰이 생각에 빠지려는 찰나 다시 윤기의 질문이 들려온다.
"내가 그동안 아무 말 안 하고 있었는데 제일 근본적인 질문을 하자. 그래서 너는 전정국이랑 같은 마음이야? 전정국이랑 연애를 하고 싶어?"
윤기의 말에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저 연락이 안 돼 걱정이 될 뿐 진지하게 받아들이진 않고 있었다.
"네 마음부터 정리하고 꼬맹이를 찾아. 이대로 찾아서 어떻게 하고 싶은 거야?"
윤기는 나에게 고민만 안겨주고는 다시 과제로 눈을 돌린다.
정국이는 내게 어렸을 때부터 본 가족같은 동생이다. 가족같은 아이와 사랑을 한다? 그것도 6살 어린 연하랑?
나는 왜 정국이를 찾고 싶은 거지? 정국이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2.
윤기에게 고민만 듣고 난 후에도 조금 시간이 지났다. 그 후로는 정국이에게 연락을 하지 않고 찾아가지도 않았다. 아직 정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숨을 내쉬며 예전에 봐주던 아는 언니 아이를 다시 한 번 봐주고 있을 때 반가운 얼굴이 보인다.
"누나! 오랜만에 뵙네요!"
"어? 지민이랑 태형이네."
정국이의 친구 둘을 만났다. 정국이의 행방을 묻기도 전에 반가운 얼굴에 둘을 반겼다. 전보다 키가 훌쩍 커진 태형이(만) 신기해 올려보고 있었다. 지민이는 여전히 귀여운 얼굴로 방긋 웃고 있었다.
"잘 지냈어?"
"그럼요! 누나는 잘 지냈어요? 오랜만에 보는데도 누나는 아가랑 같이 있네요?"
지민이는 살갑게 웃으면서 나에게 말을 걸고 있었고 태형이는 나에게 인사만 하더니 아이에게 다가가 놀아주려는 모습이 보인다. 지민이의 말에 어색하게 웃으면서 그렇게 됐다면서 말을 한다. 그러다 문득 정국이에 대해서 물어봐야겠다 싶어서 지민이에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까 고민을 하고 있는데 지민이가 잠깐 자리를 옮기자고 한다.
"누나 저기서 말 할까요?"
지민이의 배려가 고마워 웃으면서 걸음을 옮겼다. 자리에 앉자 지민이가 잠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 그대로 내려둔다. 지민이의 행동을 보고 있다가 지민이가 쳐다보는 게 느껴져 지민이를 보니 지민이가 또 방긋 웃는다.
"누나는 여전하네요."
"그래? 너네는 되게 많이 큰 거 같은데."
"아직 더 클 거예요."
지민이가 태형이를 노려보는 듯한 표정으로 말을 한다. 그 모습이 귀여워 잠깐 웃음이 나왔다. 그러다가 슬슬 정국이의 얘기를 해도 괜찮을까 싶어 말문을 여는데 지민이가 나보다 더 빨리 말을 꺼낸다.
"정국이는."
"어?"
"걔는 잘 지내고 있다구요. 누나가 혹시 궁금해 할까봐 먼저 말했어요."
"잘 지내고 있구나."
지민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을 했다. 잘 지내고 있다는 소리에 다행이다 싶다가도 잘 지내면 왜 나를 만나지 않는걸까라는 생각에 또 생각이 많아지고 있었다.
"누나한테 부담준 게 미안해서 피하고 있어요."
"... 정국이가 그래?"
"말은 안 하는데 하는 짓 보면 그렇죠, 뭐."
지민이의 말에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지민이도 앞만 보고 있다가 다시 내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누나는 고백 듣고 어땠어요? 아, 물어보기 좀 그런가."
"나는..."
"..."
"나는 모르겠어. 정국이를 그렇게 생각한 적도 없고 많이 당황스러웠어. 정국이랑 연애라니."
"그냥 당황스럽고 불편하기만 했어요?"
지민이의 핵심적인 질문에 그저 입만 다물고 있었다. 계속되는 지민이의 끈질긴 시선에 고개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었다. 많은 고민이 있어도 부정할 수 없는 단 한가지 사실은,
"기분 좋았어, 많이."
"네, 그리고요?"
"정국이가 보고 싶어."
정국이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것.
3.
지민이와 대화를 한 뒤 태형이는 해맑게 웃으면서 조만간 또 보자고 했고 지민이도 꾸벅 인사를 하고 갔다. 지민이와 대화를 한 곳에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을 쯤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다. 설마 싶어서 급하게 자리를 옮겨 익숙한 모습에게 가까이 가 이름을 불렀다.
"정국아."
익숙한 모습은 내 예상이 맞았는지 뒤를 돌아본다. 정말 오랜만에 본, 조금은 남자다워진 정국이의 모습이 보인다.
"..."
"..."
서로 쳐다볼 뿐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잘 지냈어?"
"네, 뭐. 누나는요?"
"응, 나도 잘 지냈지."
내 말이 끝나자마자 무섭게 어색한 침묵이 우리를 감싸고 있었다. 정국이도 그걸 느낀 것인지 뒷목을 쓰다듬으며 나와 얼굴을 피하고 있었다. 무슨 말이라도 하는 게 좋을까 싶어서 아까 앉아있던 벤치를 가리켰다.
"우리 잠깐 대화 좀 할까?"
내 말에 잠깐 반응이 없던 정국이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먼저 벤치로 걸음을 옮긴다. 내 앞을 걸어가는 정국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많이 큰 모습이 마냥 어색하다고 느껴진다. 얼마 걷지 않아 벤치에 도착한 우리는 애매한 거리를 남겨두고 자리에 앉는다.
"... 아, 오늘 박지민이랑 김태형 만났다면서요."
"어? 어, 어... 오늘 우연치 않게 만나서 대화 좀 했어."
"그렇구나."
정국이의 대답을 끝으로 또 아무 말이 없었다. 이렇게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정리되지 않은 말을 꺼냈다.
"정국아. 왜 그동안 피했어?"
"..."
"누나랑 이런 대화하기 싫어?"
"..."
"미안해. 불편해 하는지는 몰랐네."
고개를 숙이고 손만 만지고 있는 정국이의 모습을 보니 괜히 말을 꺼냈다 싶어 미안해지기 시작했다. 표정도 보이지 않고 고개 숙인 모습만 보니 대화는 글렀다 싶어 정국이의 옆에서 일어나서 정국이 앞에 섰다.
"누나가 불편하면 피해도 돼. 정국이는 공부 열심히 하고 아프지 말고 지내. 알았지?"
정국이에게 마지막으로 말을 꺼내고 들어갈 생각을 하고 있어서 결국 마지막 인사를 꺼냈다. 마지막까지도 아무 반응 없는 정국이를 보다 돌아서려는데 손에 정국이의 온기와 목소리가 들려온다.
"누나."
"응, 정국아."
"보고 싶었어요."
"..."
"엄청 많이 보고 싶었어요. 누나한테 부담준 것 같아서 미안해서 차마 얼굴을 보지도 못 했어. 그리고 누나를 보면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 커져서 내가 너무 힘들어서 피했어. 근데 피하는 게 더 힘든 것 같아."
"..."
"누나는 모르죠? 누나는 내 십대의 전부예요. 내 십대 중에서 누나를 빼면 남는 게 하나도 없어."
정국이의 목소리와 날 잡은 손이 떨리는 게 느껴진다.
"정국아. 누나 봐봐."
정국이가 잠시 망설이더니 나를 쳐다본다. 정국이 눈에 달려있는 물방울이 마치 별이 박힌 것 같아 잠시 말없이 정국이의 눈을 쳐다봤다.
"좋아해요."
"..."
"좋아해, 누나."
"정국아."
"나를 사랑해줘요."
♥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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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망이입니다!
여기서 끝날 줄 알았는데 정국이의 고백 때문에 한 편 더 쓰게 되었네요. ㅎㅎ
완결은 도짜님들의 보고 싶은 장면을 넣어서 쓸 예정입니다!
마음껏 연하 정국이와 하고 싶은 것을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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