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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전정국] 아저씨와 나 사이, 우리 사이 | 인스티즈

 

 

< 아저씨와 나 사이, 우리 사이 >

 

 

 

1.

 

" 처음 보는데, 이사왔어요? "

" 네, 어제요."

" 몇 살이예요? "

" 열아홉이요. "

" ……. "

" 왜요? 아저씬 몇 살인데요? "

" 앞자리 3. "

" 알려주지마요, 내가 나중에 맞춰볼래. "

" 어쭈, 너 자연스럽게 반말쓴다? "

" 싫진 않죠? " 

" 누가 싫댔나."

 

 

 

2.

 

" 뭐야, 설마. "

" 왜. 설마. 너. "

" 대박, 아저씨 나랑 운명인가 봐. 옆집일 줄은 몰랐네. "

" 너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냐. "

" 네, 좋으니까요. 좋은 건 좋다고 해야지. 난 좋은데 싫은 척 하는 사람들이 제일 싫어. 자기 마음 하나 솔직하게 표현 못해서 왜 상처주고 혼자 아파하는 지 이해가 안 가. "

" 그게 쉬운 게 아니다, 너도 나이 먹으면 다 알거야. "

" 와 아저씨 이렇게 말하는 거 보면 진짜 아저씨같다. 아저씨 진짜 삼십대 맞나봐요. "

" 그럼 내가 삼십대도 아닌데 삼십대라고 거짓말 쳤다고 생각한거야 너? "

" 상식적으로 생각해봐요. 아저씨 얼굴이 삼십대 얼굴인지. 내 친구들한테 대학생 남자친구라고 해도 믿을 걸? 평소에 그 나이로 안 보인다는 말 많이 듣죠? "

" 아니, 별로. 다들 제 나이로 보인다던데. "

" 그냥 맞장구 좀 쳐주지. 몰라, 난 갈래요. 잘 자요, 아저씨. "

 

 

 

3.

 

" 어? 아저씨! "

" 뭐야, 너 학교 이 시간에 가? "

" 네! 아저씨도 출근 지금 하는거예요? 완전 좋다, 진짜. 나 태워다주면 안돼요? "

" 너 연기 되게 티나는 거 알지. "

" … 뭐야, 나 학교 지금 안 가는 거 알고 있었으면서 나한테 왜 학교 이 시간에 가냐고 물어봤는데요?"

" 귀여워서. "

 

 

[방탄소년단/전정국] 아저씨와 나 사이, 우리 사이 | 인스티즈

 

 

 

 

 

4.

 

" 아저씨, 아저씨. 나 처음 봤을 때 어땠어요? "

" 귀엽다. "

 뭐야 설마 그게 끝? "

" 뭘 더 바래. 귀여운 걸 귀엽다고 하지. "

" 근데 아저씨 있잖아, 우리 처음 만난 날 벌써 세 달이나 지난 거 알아요? 시간 빠르다, 진짜…. "

" 우리 만난 날 몇 달 지났는 지 챙기기 전에 공부나 해, 인마. '

" 근데 아저씨. 난 아저씨 얘기면 다 아는데 왜 아저씬 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요? "

" 그럼 이제 맞춰봐, 내 나이 몇 살인지. 너가 처음 만났을 때 그랬잖아. 내 나이 너가 맞출거라고. "

" ……. "

" 모르지, 너. "

" 아냐, 알아요. 서른 하나. 나랑 띠동갑이잖아. "

" ……어떻게 알았어? "

" 저번에 아저씨가 운전면허 꺼낼 때 봤는데. 나 아저씨 생일도 알아요, 9월 1일. 아저씨는 내 생일도 모르죠? 아냐, 난 이런 거 가지고 안 삐져. 이제 알아가면 되지. 내 생일 언제인지 안 궁금해요? 아냐, 아저씨 대답도 안 들을래. 아저씬 안 궁금해 라고 말하고도 남아. 실은… 오늘이예요, 내 생일. "

" 왜 말 안했어. 생일인 줄 알았으면 맛있는 거라도 같이 먹으러 갔을 걸. 지금이라도 갈래? "

" 아뇨, 벌써 10시인데 어딜 가요. 난 그냥 지금이 좋아요. 오늘 하루종일 아저씨랑 같이 있었잖아, 난 그걸로도 충분해요. 오늘이 토요일이라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

" 갖고 싶은 건, 없어? "

" 없어요. 아니다, 나 하나 있어. 아저씨가 나 좋아해주는 거. 난 아저씨 진짜 많이 좋아하는데. "

 

 

 

5.

 

" 아저씨? "

" 누구예요, 그 쪽은? "

" 그 쪽은 누군데요, 아저씨 지금 왜이래요? "

" 옆 집 사는 학생인가본데, 얼른 들어가요. 감기 걸릴라. 정국씨는 제가 알아서 할테니까 학생은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

" 아니, 누구신데요? "

" 정국씨 애인이요. 이제 됐죠? 너무 걱정 하지 말…. "

 

 

 

집으로 들어와 다음 날 아침이 밝을 때까지 꺽꺽대며 울었다. 살면서 단 하루도 겪어본 적 없던 슬픔이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크기의 슬픔이 아니었다. 난 어렸고, 여렸다. 그냥 그럴 뿐이었다.

 

 

 

6.

 

" 얘기 좀 하자, 너 왜 나 피해. 오해야. 너 갑자기 왜 그러는 …. "

" 나한테 대체 왜 잘 해줬어요? 그냥 시덥잖은 어린 애 사랑 놀이 몇 번 받아주자, 이런 거 였잖아요. 난 그게 아니었는데. 아저씨는 지금 내 감정 마저도 별 거 아니라고 치부해버릴 테지만 난 매 순간이 진심이었고 아저씨 정말 많이 좋아했어요. "

" ……. "

" 그래요, 아저씨도 어이 없겠죠. 우리 사이 아무 사이 아니라고, 난 단 한 번도 너한테 좋아한다고 말한 적 없어, 네가 혼자 난리친 거지. 라고 말해도 난 뭐라 할 말이 없어요. 사실이니까. 근데 말론 못해도 아저씨 나한테 잘해줬잖아요. 나 혼자 착각하고 하루종일 설레여하게끔 만든 거, 아저씨잖아요. 학교 데려다달라고 했던 내 부탁 들어준 것도 아저씨였고, 비 억수로 쏟아지던 날 학교로 데리러와달라고 했던 내 말에 한걸음에 차 가지고 온 사람도 아저씨였고, 시험 망치고 펑펑 울던 날 옆에서 달래준 것도 아저씨였고, 야자 끝나고 늦게 오는 날이면 왜이리 늦게 오냐면서 현관에서 손이 얼도록 매일매일 기다려준 것도 아저씨잖아요. 지난 시간동안 내 옆엔 항상 아저씨 뿐이었고, 난 아저씨가 날 적어도… 적어도… . "

" ……. "

" 미안해요, 아저씨. 괜히 소란 피워서. 아저씨가 날 생각하는 마음이, 내가 생각하던 거랑은 달랐나봐요. 나 혼자 괜히 착각해서 미안해요. 어짜피 저 곧 한국 떠나요. 아저씨한테 제일 말해주기 싫었는데. 진짜 아저씨한텐 끝까지 말하기 싫었는데 …. 그냥 말은 해줘야 할 것 같아서요. 아저씨 때문에 가는 거 아니예요. 원래 예정되어있던 유학을 조금 앞당겼을 뿐이예요. 궁금하지도 않을 얘기 지껄여서 미안해요. 나 같은 어린애 어리광 받아주느라 힘들었을텐데 고마웠어요. 아저씨 덕분에 행복했거든요. 사랑 받는 게 이런 거구나 처음 느끼게 해준 사람이 아저씨였어요, 그래서 고마워요.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나도 어린애가 아닌 그 때가 되서 아저씨 만나도 난 모른 척 할거예요. 그냥…지나칠거예요. 그러니 그냥 아저씨도 한낱 어린애 하나가 내 서른 한살에 다녀갔구나. 그렇게만 생각해줘요. 많이 좋아했어요, 아저씨. "

 

 

 

 

[방탄소년단/전정국] 아저씨와 나 사이, 우리 사이 | 인스티즈

 

 

 

7.

 

울음을 꾹꾹 참아가는 네 목소리를 듣는 게 고역이었다. 우는 너를 보면 마음이 약해질까봐 애써 고개를 들지 않으려 노력했다. 오해라고, 다 오해라고. 내가 한 행동 모두 진심이었고, 네 행동 단 한번도 쉽게 여긴 적 없다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참았다.

왜 네가 상처 받았는 지 안다. 오해라고 말을 꺼냈지만, 그간 참아왔던 감정들을 쏟아뱉으며 내게 말을 하는 너를 보니 차마 더는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오해라고 그 일에 대해 말 몇 마디만 해주면 끝날 일인데 왜 난 입을 열지 않았을까. 

 

 그간 너와 시간을 보내면서 점점 커져가는 내 마음을 나도 어쩔 수가 없었다. 이렇게 계속 지내는 게 맞는 일인지 하루에 수십번도 생각했다.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널, 감히 내가 곁에 두어도 될까. 어짜피 헤어질 거라면 마음이 더 커지기 전에 놓아주는 게 맞지 않을까. 그래서 그 날, 울먹거리던 네게 단 한 마디도 건네지 못했고, 많이 힘들었냐며 꼭 껴안아주지도 못했다. 내가 뭐라고, 널 안아. 내가 뭐라고….

 

이기적이었다, 난. 내 마음 하나 책임 못 져서. 내가 상처받을까 두려워서 피한거다, 난. 어쩌면 난, 아니 난. 너보다 더 용기 있지 못해서, 더 겁이 많은 사람이라서 네 곁에 머무르지 못 한거다.

나 같은 놈은 네 곁에 있을 자격 조차 없어, 그러니 그냥 너도 날 잊고 살아줘. 넌 나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 만나야 해, 난 네게 너무 부족한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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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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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팝
ㅠㅠㅠㅠ다음편을 염두에 두고 쓴 글은 아니예요!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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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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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팝
네 물론입니당♥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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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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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팝
과찬이에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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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작가니임!!!! 이글은 계속 연재해야합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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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팝
글 좋아해주셔서 감사해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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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17.44
이 말로 표현을 다 못할 찌통...ㅜㅅㅜ 조심스레 다음 편을 기대해보며 해피이기를...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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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팝
글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해융♥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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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47.127
담 글을 빨리 뼈서 오셔요ㅠㅠㅠ
이렇게 끝내지 말고 아저씨가 잡아 줘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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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팝
그러게요 아저씨가 잡아주면 참 좋을텐데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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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헐ㅠㅠㅠㅠㅠㅠ 슬퍼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둘이 잘되길 바랬는데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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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팝
ㅠㅠㅠㅠㅠㅠㅠㅠ슬프지만 저 선택이 아저씨 나름대로 최선의 선택이었을지도.. 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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