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마주보며 소리질렀다.
덕분에 병실 안의 환자들은 모두 잠에서 깨어나 매서운 눈초리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고
여주는 급히 그녀, 아니 그, 아니 그녀
여주는 말도 안되는 상황으로 혼란스러운 머릿속에, 잠시 눈물이 울컥 차올랐다.
여주는 자신의 몸에게 링겔대를 쥐어주고는 손목을 붙잡고 병실 밖으로 끌고 나왔다.
이 몸뚱이를 알아 볼만한 사람이 없는지 주위를 살펴 확인하고 구석진 곳으로 제 몸뚱이를 이끌었다.
자신의 몸 안에 들어가 있는 이 불쌍한 영혼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자신의 얼굴이었을 낯을 흔들리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찰싹'
"아프다.."
'찰싹 찰싹'
"아프다... 아파..."
'찰싹 찰싹 차라라라가ㅏㄱ'
"아프다, 아프다고!!!!!!!!!!!"
여주의 몸이 쌩쇼를 했다.
"하 잠시만, 너 뭐야?
"김여주..인데.."
"아니 이름을 물어본게, 그보다 나, 난 왜 이렇게 된거야? 아니, 나는 넌데 나는 여기에 왜...."
아직 거울을 보지 못한 전정국은 상황파악을 하려는 듯 자신의 몸뚱이를 더듬기 시작했고
결국엔
꺄아ㅏㅇ아ㅏ아아아ㅏㅏ아아아아ㅏ악!!!!!!!!!!!!!!!!!!!!!!!!!!!!!
여주의 가슴에 손을 대었다.
변태!!! 변태!!!!!!!!
여주가 와아앙 하며 달려들자 전정국은 저도 당황했는지 황급히 손을 떼내었다.
전정국은 한걸음 뒤로 물러서며 물었다.
"내가 너고 네가 나야?"
예... 그런가봅니다... 내가 네가 되고 네가 내가 됐나봅니다...
'혹시 앞으로 학교를 못가게 되면 내 개근상은 어떻게 되는거고 출석일수는 어떻게 되는거지? 대학 못가면 어떡해? '
여주는 조금 슬퍼졌다.
잠시 힙합을 췄다.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여주의 몸뚱이가 그녀를를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
정국과 여주는 병원 뒷쪽 공원의 벤치에 앉아 대책회의를 했다.
연예인 '전정국'의 앞으로의 스케줄은 어떻게 할 것이며
또 학생인 '김여주'의 학교 생활은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에 대해서...
속닥속닥속닥속닥
소곤소곤소곤소곤
이러쿵저러쿵궁시렁궁시렁
수근수근수근수근
그 둘은 그래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리고 큰일이 났다.
"저기여. 정국씨?"
"어?"
"큰일났어여."
"무, 무슨..."
"저 오줌마려워여."
정국은 그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이었다.
'아 이렇게 되면 내 몸도...!'
여주도 얼어붙었다.
그들은 그렇게 술래 없는 얼음땡 놀이를 하다 잠시 뒤 내리쬐는 햇볕에 해동되었다.
"아 안되겠어요 정국님, 나 화장실!"
"안돼!! 아직 마음의 준비가...!!!!"
"방광 터질 것 같다고요 정국씨! 눈 감고 있을게, 아무것도 안볼게요!"
"안돼 그래도 안돼!!!!"
가지마으허으어아으어으어허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싫어!!!!!!!!!!!!!
가지마ㅏ아아ㅏ흐어어어아아ㅏㅇ아ㅏ아
싫어!!!!!!!
여주는 정국을 뿌리치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여주는 강단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정국은 슬펐다.
그래서 힙합을 췄다.
정국의 기분은 한결 나아졌다.
*
-지난 이야기-
대구의 평범한 여고생 김여주는 스케줄 때문에 대구로 내려온 정국과 교통사고로 얽혀 몸이 바뀌게 된다.
혼란스러움도 잠시, 그들은 곧바로 마주한 수많은 문제들로 인해 어려움에 처하는데...
정국의 몸에 들어온 여주는 입원해있는 동안은 계속 대구에 있기로 했다.
또 자신의 몸이 퇴원하고 나면 가야 할 학교는 몸이 바뀌게 된 이상 못다닐 것 같다고 생각하여 서울로 전학 가기로 했다.
여주가 그녀의 엄마를 설득하는 것은 생각외로 간단했다.
며칠 전의 일이었다.
"엄마! 나 서울로 전학갈래!"
여주는 병실 문 뒤에서 자신의 엄마와 전정국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
전정국은 여주가 대화 내용을 잘 들을 수 있게 일부러 목소리를 더 크게 내주었다.
"갑자기 왜? 엄마 돈 없어."
"그런거 걱정 안해도 돼, 나 길거리 캐스팅 당했어! 연예인 할거야!"
"어머, 니가?"
여주의 엄마는 전정국을 비웃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여주였다.
"그런건 예쁜 애들이나 하는거지 너같이 생긴 애들은,"
"개, 개그맨 할 생각 없냐고 그랬어!"
전정국은 다급하게 내뱉었다.
...아니 저 새♡가...
"그래? 그럼 그러던가."
그녀의 엄마는 쿨한 사람이었다.
그렇게 엄마를 설득하고 난 뒤 일주일이 지났다.
여주의 몸 안에 있는 전정국은 퇴원을 하게 되었고 여주 대신 학교에 가야 할 때가 되었다.
전정국의 몸은 훨씬도 전에 퇴원을 해야했을 몸이었지만 여주의 온갖 핑계와 엄살로 병원에 계속 입원해있는 신세였다.
오늘은 전정국이 여주대신 탄소여고에 등교하는 첫날이었다.
그녀는 전정국을 바래다주기 위해 외출복으로 갈아입었다.
물론 서로가 합의한 대로 눈을 꼭 감고 갈아입어 주었다.
택시를 탄 그들은 10분 뒤 탄소여고 앞에 도착했고
택시 기사님에게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한 뒤 차에서 내렸다.
전정국은 탄소여고의 교문 앞에 우뚝 섰다.
전정국은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전정국은 뒤를 돌아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위장한 '누가봐도 수상해보이는 남자'를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는 알아볼 수 있었다.
누가봐도 수상해보이는 자신의 몸뚱이를...
크으으으ㅡ 역시 내 우월한 외모는 가릴래야 가릴 수가 없구나
정국은 내심 감탄했다.
"정국씨 화이티잉! 절대로 이상한 행동 하지 말아요, 교통사고 후유증이라 말을 잘 못한다고 하고 입도 뻥긋하지 말아요오 알겠죠오?"
여주는 그렇게 말하고는 곧바로 등 뒤에 있던 택시에 올라타 전정국의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택시는 병원 근처에 다다랐다.
이정도 거리는 걸어서 가도 별 무리 없는 거리였기에 여주는 택시비를 지불하고 차에서 내렸다.
아으 기분좋다-!
여주는 기지개를 켜며 답답한 얼굴을 가렸던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벗었다.
몸이 바껴서 학교를 안가도 되니 이건 정말
개이득인걸?
여주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눈누난나 병원으로 향했다.
"..."
"...?"
뭘까
지나가는 사람마다 자신을 쳐다보는 느낌적인 느낌?
여주는 노골적으로 느껴지는 사람들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계속 걸었다.
그래도
여전히
시선은
느껴졌
"..."
'아 맞다, 나 지금 전정국이지?'
전정국과 몸이 바뀐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음과 동시에 여주는 등교중이던 여학생 무리와 마주쳤고,
"헐 전정국이다."
"정국어빠?"
"어빠?"
아, 아니요 저는 전정구,
오빠앙아아아아아악!!!!!!!!!!!!!!!!!!!!!!!!!!!!!!!!!!!!!!!
전정구기다ㅏ아아아아아아아아가ㅏㅏㄱ!!!!!!!!!!!!!!!!!!!!!!!!!!!!!!!!!
한낮의 추격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
정국은 불안했다.
가슴을 꽉 죄이는 속옷의 불편함과 휑한 다리 사이로 들어오는 차가운 바람은 그 불안감을 더해주었다.
"어디로 가야돼..."
정국은 무작정 학생들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 잠시 뒤 깨달았다.
얘 몇반이지?
정국의 머릿속은 잠시 복잡해졌다가 곧바로 해결책을 찾아내었다.
전화를 해보면 되는구나!
정국은 주머니에서 여주의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따르릉- 따르릉-
물론 여주는 소녀떼들과의 추격전을 하느라 받지 못했다.
정국은 혼돈의 카오스에 휩싸였다.
나는 어디인가, 여긴 누구인가...
정국은 일단 2학년 층으로 무작정 올라갔다.
이쪽은 1반부터 5반이 있고, 저쪽은 6반부터 10반...
정국이 고민하며 '저쪽'으로 다섯 발자국을 옮겼을 때였다.
"야 김여주."
"..."
"김여주."
"...아! ...아하하 왜????"
"너 어디가냐, 우리 반 이쪽이야."
숏컷 머리를 한 여자아이가 정국의 옷 소매를 잡아끌며 말했다.
"오랜만에 학교 나와서 네가 몇반인지도 까먹은거야? 벌써 치매냐?"
아니, 치매는 아니고 영혼이 바뀐...
그게 더 이상하잖아?
정국은 입을 꾹꾹 다물고 숏컷 머리의 여학생을 뒤따라 갔다.
2학년 3반.
숏컷머리가 들어간 곳이었다.
김여주 말도 안해주고 나쁜♡...
정국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야, 김여주 등교했다."
숏컷머리가 무심한 목소리로 툭 던지듯 말했다.
그 덕에 교실 안으로 들어서던 정국에게로 시선이 집중되었고 수십개의 눈동자들이 일제히 그를 바라보았다.
"김여주!!!!!!!!!!!!!!!!!!!!!"
"여주야!!!!!!!!!!!!!"
수십명의 사람들이 정국에게로 달려들었다.
수십명의 여자들이 정국에게로 달려들었다.
정국은 기겁하며 다시 밖으로 나가려했으나 여학생들에게 팔을 붙잡혀 실패하고 말았다.
정국을 빙 둘러싼 학생들은 반가움과 걱정이 가득 섞인 목소리로 물어댔다.
"야 교통사고 났었다며!!!!! 병문안도 못오게하고!!!!!!!"
"교통사고 날때 가슴 안쓸렸냐? 너 우리반 대표 슴간데!!!!"
"잠시만, 좀 작아진 것 같은데?"
순식간에 화젯거리는 3반 대표 김여주의 가슴의 안부가 되었다.
"어? 정말정말, 야 사이즈가 좀 줄었다? 진짜 쓸렸냐?"
"아닌데? 그대로인것 같기도 하고..."
수십개의 손들이 여주의 몸을 텃치텃치 해버렷...
어, 엇... 잠시만..
여러분.. 자중하세..
저기...
정국은 울고싶어졌다.
-
다시 보니 왜이렇게 오글거리지욬ㅋㅋㅋㅋㅋㅋ
한번 손을 대면 다 엎어야 될 것 같아서 그냥 수정 약간만 하고 올려요
빨리 새로운 연재분 올리고싶네요
그럼 전 안무영상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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