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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ra Knightly - Like a Fool






[세븐틴/홍지수] 구름을 만들어 보세요 01 | 인스티즈


구름을 만들어 보세요
                     w. 뿌조






-

꽃씨 속에 숨어있는 잎을 보려면 흙의 가슴이 따뜻해지기를 기다려라 

-







.01.













"여보세요?! 권순영?"

[야. 일자리 구했어.]

"헐?진짜? 미친!!"

[아 근데 거기가 좀..,]

"어딘데. 미싱기 돌리는 공장만 아니면 난 다 좋아."

[그...,게.]





세상 가는 줄 모르고 늦잠을 자다 갑자기 울린 음악소리에 화들짝 놀라 잠을 깼다. 으악, 소리를 지르며 벌떡 일어나서 두리번대니 그 음악소리가 내 벨소리인 것을 알고는 엄청 놀랬다. 원래 이렇게 이른 시간에는 나한테 전화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주인공이 권순영인 것을 알고는 더 놀랬다. 권순영은 아침에 전화는 커녕 저녁에 메세지도 안 보낼 놈이었다. 너랑 연락할 시간에 우리 아들이랑 노는 게 낫지,라는 말을 항시 입에 달고 살았다. 그런 놈이 이렇게 이른 시간에 연락했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 있다는 것이었다. 내 일자리를 구했단다.





"뭐야, 왜 이렇게 뜸을 들이는데?"

[야.]

"뭐."

[너는 평소에 정신이 불편하신 분들에 대해 굉장한 동정심과 호의의식을 내재하고 있,]

"싫어."




권순영은 고등학교 때 3년 간 같은 반을 해서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되었고, 대학교에 와서도 친한 친구로 남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친한 친구로 지낼 예정이었다. 권순영이 애를 데리고 내 앞에 나타났을 때는 잠깐 그 생각을 그칠 뻔했지만. 
어느 날이었더라, 저녁을 먹고 한가롭게 배를 긁으며 티비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택배가 왔나, 하고 얼른 나가 문을 열어보니 권순영이 갓난 애기-정말 갓 나온 애기 같았다-를 품에 안고 엄청나게 큰 캐리어를 앞에 두고 서있었다.

나 애 생겼어.

그 날 나는 남자도 임신을 할 수 있는 줄 알았다. 정말 권순영이 낳은 아이인 줄 알고 벙쪄있던 나에게 권순영은 여자친구, 그러니까 전 여자친구와 낳은 아이라고 했다. 아이를 낳아서 같이 키울 줄 알았더니 자신은 키울 마음 없다며 훌쩍 떠나버렸다고. 어쩌겠냐, 내 아들 내가 키워야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콧노래를 부르면서 아이를 얼렀다.(이 때 나는 내가 이상한 줄 알았다. 원래 이런 상황에서는 아가야 아빠가 부족하겠지만 잘 할게,하면서 좀 우울해야하는 거 아냐?)
그리고 그 후로 나는 정상적인 회사원으로, 권순영은 아들바보-는 좀 약하고 아들등신으-로 잘 지내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 잘 다니던 회사 때려친 내가 병신이지.





[아 야 진짜 한 번만 들어봐,]

"싫다고 했다."

[너 계속 이 일 싫다 저 일 싫다 하면서 직장 안 찾고, 돈 안 벌꺼야?]

"......."

[찾아주는 일마다 싫다하면 나 진짜 어떡하냐? 이번 일도 진짜 고생해서 찾은 거란 말,]

"아 알았어. 어떤 일인데."





그렇게 고생고생해서 들어간 회사였지만 왠지 나와 맞지 않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그냥 사표를 내고 나왔다. 회사에서는 월급을 올려주겠다며 계속 말렸지만 괜한 오기가 발동해서 그냥 나와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날에 부모님은 나에게 집을 나가 다시는 들어오지 말라고 했고 평생 여자는 때려본 적이 없다던 권순영은 나를 밟으려고 했다.
이 멍청아 앞으로 돈은 어떻게 벌거냐, 니가 나이가 몇인데 기분따라 행동하냐, 생각이 없냐, 뇌는 있냐 등등 온갖 핍박과 고난을 선사하면서.
앞으로 돈을 못 벌 사람은 난데 왜 니가 지랄이냐며 권순영에게 잔뜩 짜증을 냈던 나는 결국 이틀 후에 권순영에게 일자리를 구해달라 부탁했다. 권순영은 이럴 줄 알았다 병신아, 라는 눈빛으로 날 보며 일자리를 여기저기 찾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수월하지는 않았다. 그래, 누가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여자를 채용하려고 들겠냐고. 그렇게 체념하고 있던 나에게 2주일이 지난 지금 권순영에게 전화가 온 것이다. 





[정신적으로 불편하신 분들 돌봐주는, 아 돌봐주기 보다는 친구가 되어드리는 건데,]

"하,"

[아 좀 끝까지 들어봐. 그 분 그렇게 심각한 병도 아니던데?]

"......."

[그..분노조절장애가 있으신 분이래. 그 분 부모님이 아들이 분노조절장애가 심하니까 집에만 있으려고 하고, 뭐..좀 안 좋은 일도 있었나봐. 그래서 친구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막 사람을 찾으셨는데, 그 분들이 나 아는 형 지인이라 여차저차해서 알게 됐어.]

"...응 그래서."

[내가 카톡으로 주소 보내줄테니까 내일 아침에 가봐. 그 분 어머님이랑 먼저 상의를 해야될 것 같아.]

"......."

[명랑하고 밝은 성격이면 좋대.]

"난 명랑이 아니라 지랄 맞은 성격인데."

[씨발.]

"....알겠어 일단 해볼게."





권순영은 은근 인맥이 넓었다. 해서 걔가 찾아주는 직업은 편하게 앉아서 하는 일일 줄 알았는데,그렇게 2주 간 학수고대하던 일이 분노조절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의 친구가 되어주는 거라니. 의사양반 이게 대체 무슨 소리요? 물론 직업의 귀천은 없고, 지금 내 상황이 이것저것 가릴 상황은 아니라 이 일까지 거절을 해버리면 난 정말 우주최강쓰레기가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단 해보겠다고는 했지만 계속 걱정되는 건 매한가지였고 결국 그 집을 방문하기 전 날 밤을 꼴딱 새우고 말았다.

덕분에 다음 날 아침에 내가 걱정되서 온 권순영은 내 얼굴을 보고 기함을 토했다.



[세븐틴/홍지수] 구름을 만들어 보세요 01 | 인스티즈
"와 미친...."

"..아 뭐."

"이게 사람의 몰골이라고 전혀 생각이 들지 않는다." 

"닥쳐라."

"니가 그 분의 친구가 되어드리는 게 아니라 그 분이 널 돌봐야할 것 같은 그런 꼴이다,"

"닥치라고 했다."



권순영을 때리고 싶은 마음을 가다듬고 마지막으로 거울을 보고-이 땐 정말 육성으로 욕이 나왔다, 무슨 좀비 같은 꼴이라-집을 나왔다. 권순영은 자기가 차로 데려다 주겠다며 선뜻 나섰다. 평소 같으면 자존심에 꺼지라고 했겠지만 나는 너무 피곤한 나머지 권순영의 차를 얻어 타고 말았다. 보조석에 올라타니 백미러로 권순영의 아들이 보였다. 이모 안뇽, 입을 오물거리며 조그만 손을 흔들어보이고는 내가 마주 인사해주자 환하게 웃었다. 녀썩, 매번 생각하지만 생긴 건 아빠 닮았는데 아빠 성격은 안 닮아서 다행이당.



"떨리냐?"

"어?"

"떨리냐고. 꼴에 면접 같은 거라고 떨리냐."

"...뭐래 지금 수면 위에 떠있는 듯 편안해 뒤지겠는데."




한참 운전을 하던 권순영이 멍하니 창 밖만 보던 나를 힐끔 보더니 떨리냐며 말을 거는 척을 하면서 선시비를 걸었다. 아무리 피곤해도 너 새끼한테 말빨로는 안 진다,는 마음으로 권순영에게 대꾸하자 권순영은 쓰레기 보듯 날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사실 이게 뭐라고 조금 떨리기는 했다. 아무리 권순영의 태평양 같은 인맥으로 구한 일자리라도 만약 그 어머님이 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난 일자리를 잃는 것이 아닌가. 직장을 그만 두고 2주일만에 일자리를 구한 건 정말 대단한 일이었고 그 2주간 권순영이 고생했을 게 눈에 보였다. 그런 일자리를 눈 앞에서 잃을 수는 없기에 나는 꼭 이 일을 잡아야했다.




"아, 도착했다."

"........"

"..아 내가 까먹고 말 안했네. 이 집 엄청,"

"..개부자네."

".....응."



그리고 도착한 집에는, 무슨 서양영화에서나 보던 으리으리한 궁전 같은 집이 눈에 보였고 그 집의 정원에 한 여자가 서있는 게 보였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권순영과 권순영 아들래미의 파이팅을 받으며 차에서 내렸다.
이제 시작이었다.









**


[세븐틴/홍지수] 구름을 만들어 보세요 01 | 인스티즈


[세븐틴/홍지수] 구름을 만들어 보세요 01 | 인스티즈









아, 왜 하필 이런 날에 짧은 원피스를 입고 왔나 후회가 되었다. 정원에 서 있던 여자는 단아한 남색 원피스에 딱 봐도 몇천만원은 되어보이는 귀걸이와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드라마에 나오는 가련한 여주인공에게 니가 감히 우리 아들을 채가? 이거나 먹고 떨어져, 하며 3억이 든 봉투를 던질 것 같은 외모였다. 십만원 짜리 수표를 동전같이 여기는, 돈이 꽉 차서 더는 들어갈 곳이 없는 통장을 가진 그런.


나는 저런 사람들을 돈냄새가 나는 인간들이라고 했다.


돈냄새가 나는 여자들은 대부분 굉장히 보수적이던데. 권순영의 차에서 내려 이미 열려있던 대문-정말 으리으리했다-을 지나 정원으로 걸어갈 때 역시나 그 여자의 눈이 잠시 내 다리에 머물렀다. 아 미친, 신이시여, 제발 치마길이 때문에 일에서 짤리지 않게 해주세요. 



"와주셔서 감사해요."


"네? 아뇨 별말씀을..."


"일자리를 급하게 구하신다고 들었는데. 그냥 편하게 어머님이라고 부르세요."


"아 네, 어..머님. ㅇㅇㅇ입니다."



꾸벅 인사하며 여자의 앞에 서자 여자가 생긴 것과 어울리는 고상한 말투로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자신을 편하게 부르라고 했다. 가까이서 보니 이 여자는 중년이지만 아름다웠고 돈냄새가 나는 인간들인 티가 역력했다. 저 귀걸이는 내 집 값보다 비싸겠지. 내 이름을 말하고 멍하니 서있자 여자가 팔짱을 끼며 입을 열었다.




"아..ㅇㅇ씨. 분노조절장애가 무엇인지 알죠."


"아, 그럼요."


"주변인들이 얼마나...힘든지 아시고요."


"아...,네. 각오는 하고 있습니다."


"뭘 하던 사람이었어요?"


"...네?"


"이 일을 하려고 오기 전에 무슨 일을 했냐고 물었어요."


"아..저는 화학 계열 회사를 다녔고, 몇 년만에..그만 두었습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그냥 일이 싫증나서 그만 두면 다른 일이 굴러들어올 줄 알았거든요."


"아, 일이 싫증 나면 바로 그만 두시는 건가요."



아 미친, 말실수.



"아니요, 이젠 그렇게 성급하게 행동하지 않을거고, 어...또,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할거에요. 다시 일자리를 잃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미리 말씀 드리자면 해고 때문에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저는 절대 고용인을 해고하지 않습니다. 해고하기도 전에 다들 제 발로 나가시더군요."


"....네?"



그렇게 여자와 내 빌어먹을 과거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자신은 해고하지 않는다는 얘기에 멍청하게 입을 떠억 벌리며 놀랐다. 내 얼굴에 나 너무 놀랐어요,써있었는지 여자가 헛기침을 하며 괜히 주위를 둘러보다가 내가 나의 얼굴을 깨닫고 입을 닫자 다시 나와 눈을 마주치고 입을 열었다.




"..일이 여간 힘들지않을거에요. 아시다시피, 저희 아들,"


"아, 분노조절장애요."


"...네, 그렇죠."


"....."


"잘 해주길 바래요."




내가 '분노조절장애'에 힘을 주어 말하자 여자가 기분이 상한 듯 미간을 살짝 좁히더니 집으로 들어가자며 안내했다. 아, 그 미간을 보면서 이 미친 주둥이가 또 나댔다는 것을 깨닫고는 오른손으로 내 뺨을 치자 여자가 흘긋 쳐다보는 것이 느껴졌다. 하하하,그냥 가만히 짜져있는게 제일 좋을듯 싶네. 여자를 따라서 집으로 들어가는데 집이 정말정말 넓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집이 있구나 싶었다.  복도를 한참 걸어가는데 문득 권순영이 차에서 해준 말이 생각났다. 

그 남자, 분노조절장애가 너무 심해서 밖에 나가지도 못한대. 그래? 아 그리고 막 화병 같은 거 생기나봐, 잔병치레도 엄청 많이 하고. 불쌍하네. 이왕 일하게 된거, 진짜 잘해줘라 그 사람한테.  내가 왜 이렇게 아는 사이도 아닌 그 사람을 주둔하냐고 묻자 권순영이 대답을 하려다 '아 아니다,'하며 말았다. 싱거운 놈. 권순영이 말하려던 것이 뭐였을까 생각하며 걷자 거실-이라고 해야될지 모르겠는 곳- 에 다다랐다. 


아, 이곳은 거실인가 운동장인가.


그리고 그 곳에는 한 남자가 양 손을 깍지를 낀 채 팔꿈치를 무릎에 대고 소파에 앉아있었다. 아, 저 남자가 그. 파란 모자를 쓰고 흰 후드티를 입은 모습이 일반인 같았지만 사실은 분노조절장애가 너무 심해 외출도 못하는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괜히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았다.




"소개할게요, 이 쪽은 우리 아들 지,"


"이름까지 알려줄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쿵, 갑자기 거실의 공기가 무겁게 내려앉았다. 

여자가 분노조절장애를 가진 아들로 보이는 사람을 나에게 소개하려고 하자 남자가 이름까지 알려줘야하냐며 여자의 말을 끊었고 여자는 당황했는지 얼굴이 붉어지더니 왼쪽 손을 쥐었다폈다 했다. 아마 불안할 때 나오는 습관인가 보지. 여자의 왼손을 멍하니 보고있다가 문득 시선을 돌리자 남자가 나를 죽일듯이 노려보고있었다.




"와, 바깥세상사람이다."


"........"


"지금 바깥날씨는 어때."


"네...?"




남자가 나를 한참을 노려보더니 소파에서 일어나 나에게 걸어왔다. 뒷걸음질을 치고 싶었지만 내가 자신에게 겁먹었다는 것을 알면 대체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어 겨우 다리에 힘을 주고 버티면서 여자를 힐끔 보니 여자도 마찬가지로 겁을 먹은 것 같았다. 이봐 아줌마, 아줌마 아들인데 아줌마도 통제를 못 해? 근데 내가 뭘해?! 내가 겁먹은 눈으로 그 남자를 계속 쳐다보고 있자 남자가 바지주머니에 느긋하게 양손을 꽂더니 갑자기 날씨는 어떻냐며 물어왔다. 눈을 깜박거리며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어떻게 대답해야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그러다 '맑..,맑아요,'라고 하자 남자가 피식 웃었다.




"아, 맑구나."


"........"


"바람도 선선히 불고 햇빛도 밝고, 기분 좋은 그런 날씨?"




내가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자 남자가 큰 소리로 웃었다. 눈웃음이 남자에게서는 보기 드문 예쁜 눈웃음이었다. 웃을 때 예쁘다,생각하며 슬그머니 웃자 남자가 갑자기 정색을 했다.





"아, 나는 이렇게 집에 쳐박혀서 살고 있는데 바깥세상분은 사랑스러운 날씨를 즐기다가 오셨네."


"......"


"근데 너 왜 웃어?"


"........네..?"




씨발, 망했다.




"내가 웃긴가보네."


"......아...아니..,"




외국에서 살다 왔는지 조금은 억눌한 발음이 티가 났다. 나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분노조절장애가 괜히 분노조절장애가 아니다. 

정말 별 것도 아닌, 아니 좋은 일 갖고도 분노를 하고 화가 날 수 있는 것이었다.




"마미."


"......."




날 나른하게 쳐다보던 남자가 마미,하며 몸을 빙그르르 돌려 여자를 마주보았다. 여자는 확실히 겁에 질린 표정이었고, 나를 바라보는 눈빛은 불안해하는 것도 같았다. 예전에 일하다가 그만 둔 사람들처럼, 나도 그만둘까봐.




"엄마는 이런 멍청한 년들을 대체 왜 우리 집에 데리고와서 나더러 같이 놀라말라야!!"




남자가 갑자기 여자에게 소리를 버럭 질렀다. 내가 큰 소리에 놀라 어깨를 움찔하자 남자가 고개를 확, 나에게 돌렸다.





"아, 너도 겁먹었구나."


"........"


"한 번 버텨봐, 넌 이 집에서 몇 일 가는지 보자. 제일 길게 버틴 사람이...고작 열흘이었어."


"........."


"아, 너무너무 무서워서 지금 당장 그만둘건가?"





남자가 고개를 오른쪽으로 기울여 삐딱하게 날 보면서 물었다. 지금 당장 그만둘거냐고, 너도 예전의 멍청한 년들처럼 자신에게 겁을 먹은 채 뒷걸음질 치다가 결국 안 보일때까지 멀리 가버릴거냐고. 순간 이상하게 난 그 안의 상처를 보았던 것 같기도 하다.

내가 고개를 천천히 젓자 남자가 입꼬리만 올려 피식 웃더니 홍지수야, 하며 손을 내밀었다. 내가 손을 조심히 마주 잡자 남자가 정색을 하며 손에 힘을 지나치게 꽉 주었다. 정말 아팠다. 내가 아, 하며 미간을 구기자 남자가 손에 힘을 풀고 나른한 표정으로 다시 돌아와서는 다시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음, 이런 사소한 것에도 아파하고 상처받고,"


"......."


"앞으로 나랑 어떻게 친구가 되려고 이래."


"......"


[세븐틴/홍지수] 구름을 만들어 보세요 01 | 인스티즈

"하여튼, 열심히 해봐. 나중에 보자."





홍지수,라는 남자는 니가 얼마나 오래 갈지 보자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어깨로 내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갔다. 남자가 2층으로 올라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자 여자가 한숨을 쉬며 소파에 다리에 힘이 풀린듯이 주저앉아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쌌다. 미안하다고 중얼거린 것 같기도 했다.





"전 괜찮아요."


"....."


"다 각오하고 왔어요. 이제 시작인걸요, 뭐. 가보겠습니다."





여자가 나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했는지 안 했는지 확실하지도 않으면서 나는 괜찮다고 씩씩하게 대답하고는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하고 집을 나왔다. 권순영은 날 데려다주고 바로 회사로 가는 바람에 나는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야할 판이었다. 택시를 타고 싶었지만, 무슨 돈이 있어야지. 집 밖으로 나와 대문 앞에서 한숨을 쉬고 있는데 위쪽에서 유리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 올려다보니 홍지수가 자신의 방 2층 창가에서 나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 남자가 무슨 짓을 하던 아픈 사람이고 불쌍한 사람이니까 이해해주고 잘 해주라는 권순영의 말이 떠올랐다. 절대 싸우거나 욕을 하거나 시비를 걸지 말라는 말도 함께. 홍지수랑 친구가 되려면 나도 웃으면서 손을 마주 흔들어줘야겠다,라고 생각하며 나는 손을 들었다.


그리고 엿을 날렸다.













뿌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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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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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45.107
아니 이런 반전잌ㅋㅋㅋㅋㅋㅋ 엿을 날리다뇨ㅋㅋㅋㅋ 사이다..!?
지수 진짜 생각지도 못했는데 잘 어울리네요ㅜㅜ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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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18.60
잌ㅋㅋㅋㅋ 너무 재밌어요ㅠㅠㅠ 암호닉은 [사랑둥이]로 신청 가능한가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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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37.15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엿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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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마지막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엿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머낰ㅋㅋㅋㅋㅋ자까님 여주 너무 매력적인데요?? 제가 어떻게 해야 겨론할수 있죠???
9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ㅋㄱㅋㄱㄱㅋㄱㅋㄱㅋㄱㅋㄱㅋㄱㅋㄱㅋㅋ엿이라뇨ㅠㅠㅠㅠㅠㅠ이야 되게 상쾌하네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ㅌㅌ귀여워....신알신하구 가유ㅠㅠ암호낙은 [메리츄]로 부탁드려유
9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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