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어질까?Written by 호봄●조용히 쏟아져내리는 소나기에 입을 맞추고 싶다. 비오는 날 그 특유의 냄새가 내 코를 찌른다. 평소엔 이런 불쾌한 냄새를 매우 싫어하지만 서도 오늘같은 날은 꽃의 향기보다 더 향기롭고 매혹적이면서도 내 텅민 마음을 채워준다. 오늘같이 슬픈날에....드륵-. 베란다 문을 열고 이젠 조금 쌀쌀한 베란다의 유리에 기대 멍하니 톡 톡 하고 쏟아져 내리는 외로운 창밖의 풍경을 구경했다. 꽤 높은 층이라 하늘만 보이는, 회색하늘만 보이는 이 풍경이 내 마음을 심심치않게 위로해준다. 저 거실에 발소리가 들려왔다. 이대훈이겠지.....뭐해...물음표도 없는 그의 단졸한 대화에 대답할 가치를 못 느꼇다. 가만히 나를 보며 한숨을 쉬는 이대훈의 한숨소리가 내 귓가에 파고들었다. 그 한숨이 내 목을 졸라오는 것처럼 느껴져 당장이라도 창문을 깨고 나가 자유롭게 날고싶었다. 그가 내 등을 유리에 맞대고 반대쪽으로 앉았다. 따뜻한 그의 체온이 유리를 타고 나에게 느껴졌다. 얼마만에 느껴보는 따뜻한 상대방의 체온일까. 기운이 쭉 하고 빠지는 느낌이다. 이대훈과의 사랑이 그리 순탄치많은 않았다. 어디서든 누군가가 날 지켜보고 있었고 항상 욕을 얻어먹는 내 자신이 너무나 견딜수 없었다. 매일 매일 이대훈의 여자친구라는 그 이유만으로 나보다 한참 어린애들한테 욕먹는게 그걸 이해하고 넘어가는게 쉽지 않았다....정적만이 가득한 집안에 오직 소나기가 피아노치듯 톡톡 하고 떨어진다. 그 4분의4박자에 맞춰 이대훈이 말했다....헤어질까?...난 아무말도 할수없었다. 그저 흘러내리는 소나기가 만들어내는 매혹적인 4분의4박자의 박자에 맞춰 춤을 추고싶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채로.....2012.10.08 헤어질까.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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