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작전임에도 성용은 계속 탄성을 내며 눈을 반짝거렸다.곧 있으면 경기가 시작된다.성용이 설레발을 치며 티비에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 눈 나빠져.뒤로 와,멍청아. 자철이 한숨을 쉬며 성용의 옷깃을 잡아 뒤로 당겼다.
경기가 시작되고,성용은 놀라울만큼의 집중력을 발휘했다.자철은 성용이 행여나 티비 속으로 빨려들어갈까 걱정이 되었다.치킨은 나몰라라 하면서 한 손엔 맥주캔을 들고 성용은 열정적으로 축구를 관람했다.전반전이 끝나고 광고가 나오자 그제서야 성용이 치킨을 먹으며 자철에게 전반전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잠시 후 후반전이 시작되고 십여분이 흘렀을까,자철이 화장실을 간 사이 제라드가 골을 넣은 모양인지 성용이 골!!!!!!고올!!!!!!!이라며 소리를 질렀다.
자철이 손을 씻고 나오자 성용이 와락 달려들어 자철을 껴안았다. 골 넣었다고!제라드가!!! 성용이 환호를 지르며 자철을 껴안고 부비적 거렸다.자철이 숨막히다며 성용을 툭툭 치자 성용이 꽉 껴안았던 팔을 느슨하게 풀어 자철을 내려다보았다.뭐가 그렇게 좋은지 싱글벙글 웃으며 자신을 쳐다보는 그 얼굴에 묘한 느낌이 들어 자철이 얼른 성용의 품을 벗어났다.
LUST
w.마이구미
와,진짜 대박 재밌었어.역시 제라드야! 경기가 모두 끝나고 신나게 떠드는 성용을 자철이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시선을 느낀 성용이 왜 그러냐며 의아해했다.아무것도 아니라며 자철이 일어섰다.맥주캔과 치킨박스,각종 과자 쓰레기로 어지러워진 거실을 치우기 시작했다.거실을 차우는 자철을 성용이 따라다니며 물었다. 아,뭐야.뭔데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본건데?응? 처음엔 묵묵히 거실을 치우던 자철이 끝내는 짜증을 냈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병신아!!나 따라다니지 말고 거실 치우는 거나 좀 도와!!"
"....씨,궁금한거 물어보지도 못하냐!"
"내가 아무것도 어니라고 몇번 말했냐,엉?"
"아무것도 아닌게 아니더만!"
"이새끼가 그래도 말 안듣지?"
자철이 들고 있던 밀대로 성용을 때렸다. 아,왜때려! 아까와는 반대로 자철이 성용을 조르르 쫓아다녔다.성용은 도망치느라 바빴고 자철은 한대라도 더 때리려고 팔을 마구 휘둘렀다.그러다 얼굴을 맞았는지 성용이 악 소리를 내며 제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놀란 자철이 밀대를 내버리고 성용에게 다가갔다.
"헐.야,괜찮아?"
"으...씨..."
"어디 맞은거야,어?손 좀 치워봐."
자철이 걱정스레 얼굴을 살폈다.고개를 숙인 채 손바닥으로 한쪽 눈을 누르고 있던 성용이 고개를 들며 말했다.
"뻥이지롱!"
"....아오,야!!!!!"
"깜짝이야,소리는 왜 지르는데!"
"난 진짜 눈 맞은 건 줄 알고 걱정했잖아!아 진짜!"
성용이 웃었다. 야,내가 설마 밀대에 얼굴을 맞을 정도로 둔하겠냐?멍청아. 자철은 한숨을 쉬었다.자철이 진짜 걱정했다며 짜증을 내자 성용이 자철을 쿡쿡 찔렀다. 걱정 많이 했냐?엉? 웃음기 가득한 질문에 자철이 돌아섰다.와락 껴안기는 느낌에 화들짝 놀란 자철이 그자리에 멈춰섰다.
"..뭐하는 거야."
"자철아."
목소리를 내려깔아 진지하게 말하는 모습에 자철이 침을 꿀꺽 삼켰다.이름만 부르고 가만히 있던 성용이 이내 웃으며 자철을 간지럽혔다.
"푸하하,뭐냐!구자철?나 너 침삼키는 소리 다들었다?아 완전 웃겨!"
"으...아학!아 하지마!푸흐흐,큭!놔 멍청아!으하학!"
잠깐 동안의 진지한 모습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다시 장난꾸러기가 된 둘은 신나게 장난을 치며 놀았다.지금이 새벽 한 시라는 것은 모른채.
겉으론 아무렇지 않게 행동했지만 사실 둘은 속으로 여전히 긴장하고 있었다.다만,더이상 진지한 상황을 만들면 어떻게 될 지 가늠할 수 없었기에 싱숭생숭한 마음을 꽁꽁 숨기는 것이었다.
*
"늦었다.자고 가라."
새벽 한시 반쯤 되었을까,성용이 시계를 쓱보더니 자고가라고 권했다.자철은 잠깐 움찔했지만 최대한 티내지 않으며 일어섰다. 됐어,나 집에 빨래 널어야 돼. 어색한 변명을 늘어놓자 성용이 자철에게 들리지 않을 만큼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래,그럼.대신에 데려다 줄게. 자철이 잠시 고민하더니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자철은 성용을 못믿어서가 아니라 아직은 그때의 기억이 무서웠기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성용도 그걸 아는지라 더는 붙잡지 못했다.
*
자철의 집 앞에 도착하자 성용이 어서 들어가라고 자철의 등을 떠밀었다.자철이 집에 들어가고 난 후에 불켜진 것까지 확인하고 성용이 발길을 돌렸다.열발자국정도 걸었을까,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성용이 돌아보았다.자철이 손에 무언가 쥐고 뛰어오고 있었다.
"기성용,이거 받아."
"..캔커피?"
"엉.따신거야.바람이 차가우니까,이거 손에 쥐고 가라고."
"올.고맙다.잘 마실게."
성용이 자철의 머리를 헤집었다.자철이 기분좋게 웃으며 집으로 돌아가고,성용은 불켜진 자철의 집을 보면서 자철이 준 커피에 입을 맞췄다.자철의 온기가 그대로 남아있는 커피를 손에 꼭 쥐고 성용이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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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3주 정도 남았네요....
저도 나름 고삼인지라 공부하고 있어요ㅋㅋㅋ좀 늦을겁니다,앞으로도....끄앙
짧고 재미도 없는데 맨날 늦어서 미안해여...흡....
그대들 스릉흡느드S2
+암호닉 신청해주신
시든나메코님,목캔디님,가립님,쿠키님,영웅이님,기구쨔응님,구자봉봉님,하늬님,권꽃두레님,토끼님,아스님,애플민트님,피클로님,담요님,마뇽님,여자철님,이름없는 그대,경복궁님,톰슨님,그리고 여친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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