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이지훈 너를 처음 본 건 작년 겨울, 학교 축제였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기타를 치며 싱긋 웃었을 때 그 웃음은 나를 위한 것인가 라고 생각하며 혼자 설레였다 그 때의 나는 동경하는 마음이라고 가볍게 넘겼다 그러나 내 시선은 너만을 향했고 항상 너를 생각했다 그래서 깨달았다 아- 첫눈에 반했던거구나 - 그리고 올해 봄, 신은 존재하는지 우리는 같은 반이 되었다 그 뒤로 너를 더욱 생각했고 내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항상 아침 일찍 등교해 너의 책상 위에 초코우유와 함께 짧은 쪽지를 올려놓았다 그러면 너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쪽지를 보는데 그때는 정말 가슴이 미치도록 뛰었다 그렇게 너에게 쪽지와 초코우유를 주는 일은 내 일상이 되었다 하지만 어느 날 내가 지독한 감기에 걸려 3일동안 학교에 가지 못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낫자 학교에 가는 날 저번 3일동안 초코우유를 주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려 그 날도 어김없이 초코우유와 쪽지를 들고 아침 일찍 학교에 도착해 교실 문을 열었다 그리고 너가 있었다
"초코우유 너야?" "..." 너의 한마디에 난 굳어버려서 너와 꽤 오랫동안 시선을 마주했다 그러다 너는 내 손에 있는 초코우유를 보더니 역시 너구나 하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이제 다 들켰구나 싶어 너에게 초코우유를 건네주자 너는 초코우유를 받고 내 손을 잡아 나의 빈 손 위에 감기약을 쥐어주었다
"걱정했어 이제 아프지마"
B.김민규 초등학생 때 너와나는 등굣길, 학교,서로의 집 또는 놀이터 똑같은 패턴이지만 우리는 새롭다는 듯이 놀았고 서로의 시간에 큰 영향을 주었다 그래서 너는 나에게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친구였다 그러던 너가 갑자기 소중한 친구에서 남자로 보이던 때는 내가 중학생 때 집에서 혼나 반항심에 늦은시간 집을 나서서 너와 놀던 놀이터로 가 엉엉 울고 있었는데 우리엄마한테 전화를 받은 너가 허겁지겁 오더니 나를 안아줬던 그 때였다 그 뒤로 너가 달라 보였다 예전에 장난으로 한 행동들에 의미를 부여하게 되고 나혼자 설레하며 자기 전 우리의 추억 하나하나를 곱씹었다 하지만 설렘도 잠시, 내가 욕심을 더 가지면 소중한 친구를 잃을걸 알기에 나혼자 끙끙 앓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너에게 멀어져 마음을 접고 너와 다시 친해지자 라는 생각으로 다른 남자아이와 만나며 억지로 너와의 시간을 줄였다 하지만 그럴수록 너를 향한 마음이 접어지기는 커녕 허전함만 가득차 모든게 재미없어져 우울해지기만 했다 그래서 니가 너무 보고싶어져 연락할까하며 핸드폰만 만지작 거렸는데 너에게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놀이터로 나와봐' 너의 그 한마디가 뭐라고 내 입꼬리는 내려갈 생각을 하지않았다
"오랜만이네" 너를 보고싶어 뛰어가며 놀이터로 갔을때 넌 나를 보며 웃고있었다 그 웃음, 너의 웃음을 보니 그동안 힘든게 다 풀릴정도로 좋아 너를 피했던 것이 후회될정도였다 "초등학생때 여기서 자주 놀았는데" "..그러니까" "걔랑은 잘지내...?" "그냥..뭐..별로.. 즐겁지가 않아" 너와의 추억얘기를 하다가 너는 내 옆자리 아이의 관해 말했다 그에 나는 너에게 사실을 말했다 니가 아니라서 즐겁지 않아 "..." "근데 왜 부른거야..?"
"나도 너가 내옆에 없으니까 즐겁지 않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