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ill Exist_00
"들어왔어"
"알아. 2m앞에서 우회전, 중무장상태 2명."
소음기를 단 권총소리가 두어번 나고 검은 제복을 입은 건장한 남자 두명이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쓰러진다.
"2명 제거. 아씨... 빨리 좀 말해주던가. 총 맞을 뻔했잖아."
"다 죽여놓고 약한 척 하긴"
"약한척은, 니가 실전 나와서 하는 짓이고."
"무전 끊어버리는 수가 있어."
"물론. 장난이지"
또 한참을 티격태격 거리다가 목표지점에 가까워지자, 총을 든 채, 몸을 낮춘 경계자세로 무전 너머의 남자의 지시에 따라 목표지점까지 가던 도중, 미로같던 복도 끝에 꽤 무거워보이는 강철문 하나가 보인다. 잠시 총을 내리고 문을 살펴보더니, 암호를 맞춰 들어가는 문임을 자각하곤 무전기 너머의 남자에게로 불평한다.
"문 잠겨있잖아. 이러기야? 빨리빨리 하자고"
"기다려봐, 아무런 힌트도 없는데 다섯자리 숫자 암호 푸는게쉬울 것 같아?"
"아. 알았어. 얼마나 기다려야하는데"
"1초. 15526. 들어가자마자 통로에 보초 넷, 더 들어가면 그놈 방이 있을거야. 놈들이 그쪽으로 돌아가는거 3분도 안남았어. 빨리 처리해"
"라져"
식탁 위의 생선을 훔치는 고양이 마냥, 조심스럽게 문을 열자, 보이는 건장한 남자 넷을 허릿춤에 차고있던 또 다른 총으로 단숨에 맞춰 쓰러트린다.
총알을 더이상 낭비하기는 싫다는 듯, 정확히 그들의 미간을 맞추는 남자였다.
"폭탄은 어디다 설치해야돼?"
"한두번 해봐? 안보이는. 깊숙한데."
등에 메고있던 가방을 바닥에 살포시 내려놓은 뒤, 잠시 뒤적거리다가 전선과 철덩어리가 얼기설기 엮여있는 것 처럼 보이는 머리통만한 폭탄 하나와 니퍼, 소형 컴퓨터 하나를 꺼내어 뭔가를 분주히 해내고 있다.
"2분남았어. 서둘러. 나가는 길은 하나야. 혹시라도 돌아오다가 마주치는건 곤란하다고."
"알고있으니까 입좀 다물어봐. 터지는건 5분후로 맞춰놨어. 탁자 아래 서랍장에 설치해 놓을테니까 망 잘보고 있어."
"알았으니까 빨리 설치나 해. 촉박해. 89초 남았어"
방 한가운데에 있는탁자 아래의 서랍장을 열어 그 안에 폭탄을 설치했다. 폭탄설치라면 이미 도가 튼 호시에게 머리통만한 폭탄을 설치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20초 남짓. 설치를 완료하고 물건들을 다시 가방에 챙겨 서둘러 방을 나서려는 그였다.
"초단위로 이야기하니까 더 마음 급해지네. 됐다. 이제 나갈게."
일어서 나가려는 그의 눈 앞에 보인건 탁자위에 놓인 서류 하나.
"야 잠깐만. 여기 우리 이름 적힌 서류가 있어."
"서류고 나발이고 지금 시간 없다니까? 52초 남았어. 빨리 나와!"
미간을 찡그려가며 잠시 서류를 들고 무언가를 생각하다가, 이내 자신의 가방에 서류를 우겨넣는다. 이젠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서둘러 방문을 닫고 왔던 길을 되돌아 달렸다.
하지만 이미 시간이 많이 지체됬던것일까 가까이에서 대화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야야야야, 호시 다시 돌아가, 코너에 놈들이야."
"하아...빨리빨리 말하라고 이런건"
"니가 이상한 서류 어쩌구저쩌구 하면서 시간 지체만 안했어도 지금쯤 충분히 나올 수 있었어!"
"아, 알았어. 알았다고 잔소리좀 그만해"
다시 폭탄을 설치했던 방쪽으로 코너 몇개를 지나 달려갔다.
"위쪽에 환풍기 통로 보여?"
"응, 보여. 친절하게 비상용 사다리도 붙어있네."
"당장 올라가. 열려있을거야"
말을 마치기도 전에 눈 앞에 보이는 사다리로 달려가 천장에 달린 환풍기 통로 속으로 들어갔다. 간발의 차로 우두머리로보이는 남자와 비서로 보이는 남자, 군인으로 보이는 남자 두어명이 지나갔고, 남자들이 완전히 지나간 걸 확인 한 뒤, 있던 곳에서 뛰어내려 다시 출구로 달리기 시작했다. 뒤쪽에선 쓰러진 남자들을 본것인지 여기저기로 무전을 하는 듯한 소리가 들렸고,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것 처럼 들렸다.
"더 빨리뛰어. 뒤에 군인 두명이 쫓아오니까."
"가고 있어. 재촉하지 마"
얼마나 달렸는지, 숨이 가빠올 때 즈음, 굳게 닫혀있는 출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우지, 빨리 열어"
"열었어."
서서히 문이 열리자 달리던 속도를 주체할 새도 없이 그대로 문 밖으로 나가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빠른 속도로 지상에 도착한 그는 평범한 회사처럼 보이는 이곳 지하에 그런 비밀스러운 공간이 숨겨져 있단 사실에 새삼 감탄하고선 그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눈들을 무시하고 문 밖에 보이는 검은색 벤으로 달려갔다. 그가 벤 가까이 달려오자 안에서 문이 열렸고, 그대로 차 안에 뛰어든 호시와 함께 문을 닫을 새도 없이 차는 빠른 속도로 달렸다.
"이번엔 진짜 큰일 날뻔했어. 보스도 이번엔 그냥 넘어가지 않으실거야."
검은 차, 검은 기계들, 여기저기 널부러진 전기제품들. 그 사이에 컴퓨터 화면이 여러대 달린 책상 앞에 제법 푹신해 보이는 의자에 앉아있는 분홍머리의 남자는 이 곳과 어울리지 않는 듯 했다. 그리고 그가 우지였다. 만나자 마자 잔소리를 해대는 그를 보며 푹 눌러썼던 모자와 얼굴을 가리고 있던 마스크를 내리고 반박하기 시작하는 호시다.
"이번엔 진짜 그럴만한게 있었어. 그놈들 탁자 위에..."
호시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도망쳐 나온 건물에선 엄청난 굉음과 함께 큰 폭발이 있었다. 다행히 높지 않은 건물이라 건물 아래가 푹 내려앉을 뿐이였다.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태연하게
"그래. 들어나보자"
하며 귀에 차고있던 마이크가 달린 헤드폰을 벗어 탁자 위에 두고는 앉아 있던 의자를 호시쪽으로 돌려앉아 그를 언짢은듯이 쳐다보는 우지다.
그러자 호시는 메고 있던 가방을 허벅지 위로 올려 들고 온 서류를 꺼내 그의 앞에 내놓았다.
"그 방안 탁자 위에 있었어"
"뭔데 이ㄱ...뭐야. 우리 이름 아니야?"
"정확히는 이름이 아니고 코드네임. 우리 둘 코드네임이 적혀있어"
그리곤 옆에있는 남은 코드네임 하나마저 손가락으로 가르키는 호시.
"그리고, 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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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애인이랑 헤어졌는데 애인 어머님한테 톡으로 마지막인사 남기는거 에바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