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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그것은 '정적'이란 단어 이외에는 표현할 단어가 없는 고요함이었다.


"왜.. "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았던지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가 겨우 정적을 가르나 했더니 좁은 공간은 다시 정적에 휩싸였다.
여자가 겨우 말을 뱉었음에도 앞에 마주보고 있던 남자의 눈동자는 그 어떤 일렁임도 보이지 않았다. 흑요석. 그 어떠한 것도 담고 있지 않은듯한, 그 어떤 것에도 미련이 없다는 듯한 그 흑요석과도 같은 새까만 눈. 그것을 여자는 사랑했다. 남준도 여자를 사랑했다. 아니다. 사랑은 했을까? 여자는 이제 그 어떤것도 믿을수가 없다.

왜.. 그랬,,어? 여자는 말을 쥐어짜내듯이 겨우 문장 하나를 완성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여자에게는 너무나 힘겨운 일이었던지 남준을 향하고 있는 총구가 이미 안쓰러울 정도로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탄소야, 내가 했던 말.. 기억나? 남준은 여자가 언제 말이나 했냐는 듯 약간의 웃음을 걸친 채 자신의 말만 내뱉으며 아주 느린 걸음으로 여자에게 다가갔다. 무슨말? 여자는 남준과 지난 연인시절이었던 기억을 헤집었다. 그러나 그 무수한 말들 중에 지금 남준이 하고자 하는 말을 찾기란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내가 죽을 수 있다면.."

그 사이 이미 남준은 여자의 눈앞에 서있었다. 바들바들 떨던 총구를 그 스스로 잡아 심장에 겨눈채.

죽음. 그래, 우리는 죽음을 몰고 다니는 저승사자이면서-죽더라도 총에 맞아 죽거나 칼에 찔려 죽거나 둘중에 하나인 주제에- 평범한 사람인척, 평범한 연애를 하는 커플인 양 여자는 남준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제야 남준이 지금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깨달았다. 동시에 어떤 것이 진짜 지금 남준이 하는 말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머리 속에서, 마음 속에서 과거의 그 어느날 남준이 하는 말이 메아리 치고 있었다.


-


'만일 내가 원하는대로 죽을 수만 있다면 가장 행복할 때, 너가 날 죽게 해줬으면 좋겠어.' 그 말에 탄소는 살풋 웃었다. 결국 죽기 싫다는 말 아니야? 내가 어떻게 너를 죽여? 탄소의 웃는 얼굴이 남준의 까만눈에 온전히 맺혀있었다. 음, 남준의 이마가 살짝 찌푸려졌다. 그러니까, 혹시. 혹시 모르잖아. 여전히 웃음을 얼굴에 단채 남준의 머리를 쓰다듬던 탄소의 손이 멈추어졌다.

아아. 그랬었지. 남준은 그때 이미 알고 있었나. 우리가 지금 이렇게 될 것을. 그때 남준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오직 남준의 말만 계속해서 메아리 칠뿐. 탄소의 기억속임에도 불구하고 남준의 말은 멈출 줄 몰랐다. 잔인하게도.

'그때가 되면, 그저, '죽어라'하고 말만해. 그럼 난 기꺼이 죽을 수 있어.'
에이. 거짓말. 탄소는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장난스럽게 마무리하려 노력했다. 진짜야. 남준은 그의 큰 손으로 탄소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나는 내죽음의 마지막까지도 너였으면 하니까..
'응? 뭐라고?'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아, 마지막은 그의 바람같은 기분좋은 그의 웃음소리가 들린것 같기도.


-


"만일 내가 죽을 수 있다면, 내가 가장 행복할 때, 지금, 당신이 날 죽게 해줬으면 좋겠어."

여자는 언젠가부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총구는 여전히 남준이 자신의 심장을 겨눈채 부여잡고 있는 채였다. 그만. 그만해. 여자의 간절한 말은 눈물에 삼켜 입 밖을 나오지 못했다.

"당신이 날 죽일 필요도 없어, 그저 '죽어라' 말만 하면 돼. 그러면 내가 죽을게."

"ㄱ..ㅓ.."
여자는 겨우 한 단어를 내뱉었으나 무슨 말을 할 지 알겠다는 듯 남준은 남은 여자의 말은 듣지 않은채 말을 이었다.

"안믿는구나, 그럼 한번 시험해봐. '죽어라'하고 말해. 그리고 내가 죽는 모습을 봐. 그것이..."

남준이 처음으로 말을 하다 머뭇거렸다. 그것이.. 너의 임무잖아.

남준이 말을 마쳤을때, 여자의 얼굴은 이미 일그러질대로 일그러져 있었다. 김남준을 죽이고 죽음을 확인하는 일. 그것이 나의 일. 임무. 일. 임무. 어두운 폐차고 안의 다 꺼져가는 전구 속 필라멘트가 여자의 상태를 보여주듯 위태로워 보였다. 문득, 전구가 팟 하고 환히 빛나 폐차고를 구석구석 비추었다.

그러나 그것이 곧 전구의 마지막인듯 좁은 사각형의 공간은 금세 어둠에 잠식되었다.

탕.

그리고 파열음. 그것이 그날 밤 폐차고에서 들을 수 있던 마지막 소리였다.




책 읽다가... 똥을 싸질렀습니다.. 역시 분위기 있는 글은 낮누지..(도망)... ㅠㅠ
대표 사진
독자1
아...이런 분위기 있는 글 너무 좋아요ㅠㅠ진짜 남준이랑도 너무 잘 어울리고..ㅠㅠㅠㅠㅠㅠ진짜 잘읽고 갑니다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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