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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들 : Night and Shadow 
04














“이런 얘기.. 나한테 해줘도 되요?”




조금의 시간이 흐른 뒤, 두 사람 모두 입을 닫고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을 때 세봉이는 그 공백을 깼다. 들을 땐 몰랐지만 듣고 나니 지금 도겸이 자신에게 해준 모든 말들이 엄청난 것이라는 걸 깨달았을 때였다. 




[세븐틴/석민/민규/도겸] 내부자들 : Night and Shadow 04 | 인스티즈



“왜요? 왜 하면 안 되죠?”




도겸은 침묵하지 않고 세봉이의 얘기를 받아쳤다. 음절의 끝을 올린 질문이었지만 본질적으로 도겸의 의도는 질문이 아니었다. 그는 세봉이 대답하기 전에 말을 이어갔다.




“난 이걸 비밀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억울하기도 하고. 그렇잖아요, 내가 뭘 대단히 잘못한 것도 아닌데 아무도 내 존재를 모른다는 건 억울하죠. 그래서 김석민이 아닌 이도겸을 알아봐 줄 누군가를 찾고 있었어요. 근데 오늘 마침 서점에 들어가는 그 쪽을 봤어요. 얼굴이 익숙하다 싶었는데, 김세봉기자님이더라고요. 그래서 따라 들어왔어요. 난 그 사람이 김세봉기자님이 되어줬으면 좋겠어요.”





세봉이는 말을 마치고 대답을 기다리 듯 자신의 얼굴을 더듬어오는 시선을 잠시 피했다. 부담, 부담이라는 이유가 컸다. 자신은 기업의 비리를 파는 한 낮 기자일 뿐이지 누군가에게 선의를 베푸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도겸의 부탁을 단칼에 거절하지 못하고 이리도 고민하는 이유는 자신이 이미 너무 엄청난 것을 알아 버렸다는 이유가 컸다. 사실 다르게 생각하면 도겸이 원하는 것은 자신의 존재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되어달라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섣불리 판단하기엔 이르다. 세봉이는 확인하고 싶은 게 있었다.




“그게 왜 하필 저가 된 거죠?”  

“동화그룹.. 싫어하죠?”

“...좋아하진 않는데요.”

“난 싫어하거든요, 거기. 그래서 동질감이 느껴졌다고 하면 믿으시려나.”

“네?”

“진짜에요. 진짜 단지 그 이유 때문이죠. 나 생각보다 되게 단순해요. 거창한 이유를 기대했다면 좀 미안하네요.”




도겸은 어깨를 으쓱했다. 세봉이는 석민이 계속 생각났다. 대화는 하는 와중에도 계속 생각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도겸의 겉모습은 누가 뭐래도 석민과 다를 게 없었으니. 하지만 분명 다른 점이 있었다. 둥글둥글한 말투, 날세우지 않는 차분한 눈빛, 나잇대에 맞는 캐주얼한 옷차림까지. 그를 만난 지 1시간이 채 되지 않는 시간에 파악한 것이었다. 세봉이는 어쩌면 석민과 도겸을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도 생각했다.




“그럼 여태까지 어떻게 살아온 거예요?”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 때마다 석민이형 인 척 했죠. 주민등록증도 사실 석민이형이 만들어준 거에요. 다른 데에서 소문나면 안 되니까. 아, 근데 사실 알아보는 사람은 정말 소수에요. 사람들은 다 자기 갈 길 가기 바쁘지, 남의 얼굴 관찰하면서 다니진 않으니까요.” 




씁쓸하게 웃던 도겸을 바라보던 세봉이는 아주 잠깐이었지만 그에게 연민이 일었다. 아직까지 온전히 그의 말과 그의 상황을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자기의 것, 게다가 이름까지 모두 놓아버리고 그림자처럼 누군가의 뒤에 자리해야 한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일 것 같았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세봉도 언니의 사고 후에 한동안 슬픔에 충실 하느라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림자처럼 언니의 뒤만 따라다니던 그런 때가 있었다. 그 때의 세봉이의 기분을 도겸도 지금 느끼고 있는 것일까. 세봉이는 어쩌면 조금 도겸을 도와주고 싶어졌다.    




“그쪽이 원하는 걸 알고 싶어요.” 

“... 들어주실 거예요?”

“제가 할 수 있는 거라면요.”

“그냥 가끔 저랑 놀아요. 오랫동안 너무 심심했거든요.” 

“...? 그게 그쪽이 원하는 거라고요?”

“대신 형한테는 비밀, 나 혼나요.”







***







허- 헛웃음이 나왔다. 누워있는 언니의 손을 닦아주려 손가락 하나를 잡았을 때, 또 생각이 났다. 장난스럽게 웃으며 자신의 입가에 검지손가락을 가져다 대는 도겸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부터였다. 어이가 없다는 것이 지금의 세봉이의 기분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일 아닐까 싶었다. 놀아달라니. 어린애도 아니고 놀아달라니. 대답 없는 언니에게 이미 하소연을 한 후였지만 세봉이는 답답함이 풀리지 않았다. 


참, 어지간히 정신이 없었나보다. 말도 안 되는 그의 말에 오케이를 하고 번호까지 주고받았다. 세봉이는 자신이 유치원선생님 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후회해봤자 이미 늦은 뒤였다. 세봉이는 언니의 손을 닦던 물티슈를 휴지통에 버리고 병실 밖으로 나갔다. 다른 생각을 하면 기분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싶었다.





“1층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맑은 여자의 음성이 세봉이의 귓가에 울렸다. 문이 채 열리기도 전에 사람들 소리가 들렸다. 휴가철이라 그런지 사건사고가 많은 편이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눈이 마주친 것은 앳된 소녀였다. 하얀색 교복에 잔뜩 피를 묻힌 소녀는 초조한 듯 손을 떨고 있었다. 소녀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세봉이의 머릿속에 잠시 자신의 과거가 회상되었지만 세봉이는 머리를 저었다.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세봉이는 소녀를 지나쳐 걸었다. 


밤바람은 시원했다. 이제는 익숙해진 병원냄새지만 여전히 바깥냄새가 그리웠다. 언니와 이 냄새를 같이 맡을 수 있는 날이 올까. 세봉이는 자기 자신에게 묻는 질문에 대답 없이 음료수를 들이켰다.





“어! 김세봉기자님! 아까 부선생님이 찾으셨는데, 만나셨어요?”

“승관이가요?”

“네! 아까 엄청 찾으셨어요!”

“아, 그래요..?”

“네네. 근데 왜 찾으시는 거예요? 기자님 또 일내셨어요?”





한동안 조용하다 싶었는데 오지랖이 넓은 오간호사는 휴가에서 돌아오자마자 세봉을 귀찮게 했다. 항상 세봉이에게 궁금한 게 많은 오간호사는 지금처럼 필터링 없이 말을 내뱉을 때가있었다. 나이가 어려 그런지, 생각이 짧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세봉이는 딱히 관심이 없었다. 충분히 뭐라고 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세봉이는 단지 오간호사를 무시할 뿐 그녀가 귀찮게 하는 것에 대해 뭐라고 제재를 가하지는 않았다. 오간호사가 자신을 귀찮게 하는 이유가 승관 때문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오간호사는 승관을 좋아했으니까. 그 마음이 어리다고해서 그 가치를 폄하할 수는 없을 거다. 그래서 세봉이는 세봉이의 식대로 승관에게 마음을 강요할 순 없지만 오간호사가 승관과 관련된 사람들에게 쏟는 관심을 모른 척 해주고 있었다.





똑똑-



똑똑-





몇 번 더 두드렸지만 들려오는 대답이 없어 세봉이는 그냥 문을 열었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디 갔나.. 세봉이는 진료실에 놓인 의자에 앉아 테이블 위에 놓인 투명의 명패를 손가락으로 쓰다듬었다. 




정신과 전문의 부승관




영 적응되지 않는 이름이었다. 고등학생 때의 승관을 보면 그 누구라도 상상 못했을 것이다. 승관이 정신과 전문의가 될지. 늘 선생님께 주의력이 결핍되어 산만하다는 소리를 듣던 아이가 이제는 누군가의 정신을 돌봐주는 전문의가 되었다. 꽤나 바람직한 성장일 것이다. 하지만 승관은 흉부외과 의사가 되고 싶었다. 드라마 속의 의사들이 심장을 손으로 주물럭거려 살리는 것을 보고 그 모습에 반해 자신은 무조건 흉부외과로 가겠다고 큰 소리를 치던 승관은 안타깝게도 피에 약했다. 인턴시절 여러 과를 돌며 피와 마주할 때마다 한바탕 소란을 내던 그가 결국에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정신과였다. 그래서 세봉이는 그가 그와 가장 어울리지 않는 정신과로 가겠다고 했을 때 웃음을 참으며 응원을 보냈다. 안타깝긴 했지만 웃긴 건 웃긴 거였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늘 다짐하면서 늘 과거를 떠올린다. 승관과 함께했던 과거에는 행복한 기억이 많아서 다행이었다.



승관의 진료실에는 몇 번 온 적이 있었다. 여기저기 어질러진 전공 서적들과 심리 상담자료, 널부러져 있는 설문지는 아직도 정리되지 않고 여전했다. 이질 적인 것은 단 하나였다. 지난 번에 보이지 않던 것이 있었다. 세봉이는 펼쳐져있는 파란색 파일을 손에 들었다. 환자의 진료정보가 담긴 차트였다. 세봉이는 차트에 있는 익숙한 이름을 발견했다. 





[세븐틴/석민/민규/도겸] 내부자들 : Night and Shadow 04 | 인스티즈




‘이름 : 김민규’

‘성별 : 남’

‘나이 : 28세’

‘환자 정보 : dumb'

‘진료 기록 : 2016. 07. 09 - 2016. 08. 05

.
.
.




동그래진 세봉이의 눈은 승관이 들어올 때 까지 원래대로 돌아가지 못한 상태였다. 벙어리. 28세의 벙어리인 김민규. 과연 그가 맞을까.







[세븐틴/석민/민규/도겸] 내부자들 : Night and Shadow 04 | 인스티즈




“뭐야. 언제 왔어?”

“승관아. 이사람 어떻게 생겼어?”

“어? 누구?”

“김민규 말이야! 키 커? 쌍커풀이 짙어? 머리는 검정색이야?”

“뭐야. 너 이 사람 알아? 키 크고 쌍커풀 짙고 검정색 머리인건 어떻게 아냐?”

“너... 이 사람 언제부터 치료했어?”

“얼마 안 됐어. 한 한달 전부터..?”

“근데 왜 말 안했어!” 




승관은 세봉이의 큰 소리에 되려 놀랐다. 밑도 끝도 없이 소리를 질러오는 세봉이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나 곧 이어지는 세봉이의 말에 승관은 아까의 세봉이 그랬던 것처럼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김민규 이사람.. 김창주회장 아들이야. 첫째아들.”

“뭐?..”

“너도 몰랐지..”




대박. 진짜 대박. 승관은 똑같은 말을 계속 반복하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꽤나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동명이인이라고만 생각했다. 세상에 김민규라는 이름이 얼마나 많은데.. 설마 자신에게 치료받고 있는 환자가 김창주회장의 장남일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벙어리라니...




후우-




승관과 세봉이는 마주 앉아 바람 빠진 소리를 내었다. 그들이 진정되기 위해서는 조금의 시간이 필요했다. 김민규에 대해 좀 알려줘. 먼저 진정된 것은 세봉이었다. 승관은 환자의 정보를 얘기하는 것이 의사로서 조금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여기서 세봉이에게 아무것도 오픈하지 않는다면 그건 또 그거대로 마음에 걸리는 일이었다. 




“김민규 환자.. 유아기에 온 선택적 함묵증이 실어증으로 굳어진 거로 보여.”

“유아기부터 말을 안했다고?”

“응. 자기기억으로는 5살 이후부터 말을 안 했던 것 같대.”

“5살? 그 때부터 한 번도 말을 안했다고?”





생각보다 더 오래됐네.. 세봉이는 잠깐이었지만 마주쳤던 김민규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는 희미한 웃음을 짓고 있었지만 그것은 훈련된 이미지 일 것이다. 그는 맑은 눈동자를 갖고 있었지만 세봉이는 그와 눈을 마주 쳤을 때, 그가 텅 빈 껍데기 같다고 생각했다. 




“재벌가 수업을 적응하지 못한 거 아닐까..? 대부분 그 나이 때부터 수업을 받으니까..” 

“나도 아직 자세한 건 몰라. 근데, 큰 충격을 받았던 일이 있었겠지.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입을 닫게 할 만큼.”

“그럼 혹시 김민규씨랑 같이 온 사람이 있었어? 비서라던지.”

“아니. 혼자 찾아왔어.” 

“혼자 찾아왔다고? 누가 데리고 온 것도 아니고?”

“응. 혼자 왔어. 아무도 없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 투성이었다. 이제껏 말을 못 하고도 잘 살던 재벌가의 아들이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들어서 병원에 온 걸까. 그것도 누군가에게 끌려온 것도 아니고 자기 스스로.




“그럼 그동안은 왜 병원에 다니지 않았을까...?” 

“지금에서야 입을 열고 싶은 이유가 생겼겠지.. 말을 해야만 하는 계기가 생겼거나.”




승관도 딱히 정의내릴 수 있는 건 없었다. 고치려는 의지가 생겼다면, 그건 단지 자기 마음일 테니까. 정말 갑자기 그런 마음이 들었을 수도 있으니까. 세봉과 승관은 각자의 생각을 정리하느라 한동안 말이 없었다. 




“아, 너 아까 나 왜 찾았어?”

“아 맞다. 너 어제 김창주회장 우리병원에 입원한건 알아?”

“입원했어? 왜?” 

“쓰러졌었데. 위독하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잠시 혈압이 올라서 쓰러졌었던 것 같아.”





[세븐틴/석민/민규/도겸] 내부자들 : Night and Shadow 04 | 인스티즈




기사로 쓸래? 주식 떨어지게?



승관이 장난스레 물었다. 하여간 진지한 건 얼마 가지 못한다. 세봉이는 바람 빠진 웃음소리를 내며 고개를 저었지만 오늘은 승관 덕분에 얻은 것이 많았다. 여기저기 뒤엉킨 판도라의 상자 속에서 세봉이는 가장 먼저 자신이 해야 될 일을 찾았다. 김민규의 유년시절을 알아내는 것. 그렇다면 그 이외의 것들도 하나씩 풀 수 있을 거라고 세봉이는 그렇게 믿기로 했다.


승관은 자물쇠로 잠긴 하나의 비밀상자를 건네받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상자를 열어야 세봉이에게 하나라도 더 도움이 되는 정보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상자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민규였다. 종이와 펜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민규는 자신에게는 환자였다. 무언가를 알기 위해 다가가면 입을 닫아버릴 것이다. 물론 세봉이에게 정보를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결과를 얻기 위해서 승관은 최선을 다해 민규를 치료하겠다고 다짐했다. 






***






여인은 굳게 닫힌 방문을 망설임 없이 열었다. 여인이 찾는 이가 있었다. 여인은 격양된 목소리를 숨길 수 없었다.




“초인종 소리 못 들었니? 사람이 왔으면 내다 봐야 되는 것도 몰라?”

“비밀번호 아시잖아요. 일 하느라 바빠요.”




할 말을 잃은 건지, 대답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여인은 말없이 방문을 나섰다. 하지만 말소리는 끝나지 않았다. 여인의 혼잣말이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려는지, 어쩌다가 애가 저 지경으로.” 서류를 작성하던 남자의 손도 멈췄다. 남자는 볼펜을 내려놓고 긴 다리로 걸어가 여인이 했던 것처럼 방문을 열었다. 거칠게 들리는 문소리에 여인이 남자를 돌아보았다.






[세븐틴/석민/민규/도겸] 내부자들 : Night and Shadow 04 | 인스티즈



“뭐가 그렇게 불만이세요.”

“불만? 너 지금 엄마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야!”

“정정할게요. 웬일로 저희 집까지 찾아 오실만큼 제가 엄마를 화나게 한 일이 뭐죠?”

“그래, 너. 아버지 병원에도 안 오고 뭐하는 짓이야? 아버지 괜찮으신지 궁금하지도 않던?”




남자는 여인의 말에 헛웃음을 지었다. 잔뜩 삐뚤어진 비웃음이었다.




“엄마, 난장판 된 제 얼굴은 안 보이세요?”

“뭐야?”

“제 얼굴. 아버지가 이렇게 만들어 놓은 거잖아요.”

“김석민! 입조심해! 아무리 우리 둘 밖에 없더라도 그런 말 입 밖에 내는 거 아니라고 했지!”

“허- 자기 분에 못 이겨서 쓰러지신 거잖아요.”

“그러게 왜 넌 일을 크게 만들어서..! 아버지를 화나게 해!”





석민은 여인을 싸늘한 시선으로 쳐다보았다. 여인 뒤에 고슬고슬 피어나는 새하얀 밥과 멸치볶음, 계란말이, 싱싱한 김치는 그녀와 상당히 이질적이었다. 도우미 아주머니가 싸주신 게 분명할 것들. 석민은 모든 것이 징그러웠다. 그가 먹지 못하는 것들. 멸치볶음과 멸치가 들어간 김치, 또한 어렸을 적부터 달걀 알레르기가 있어 피하는 계란요리까지. 이쯤 되면 계모가 따로 없다. 하지만 석민은 알고 있었다. 여인은 단지 무관심할 뿐이라는 걸. 여인이 돌아가면 모두 쓰레기통으로 들어가 버릴 저 음식들 역시. 여인은 관심도 없을 것이다. 엄마가 차려준 음식을 먹었을 때가 언제인지는 기억도 나지 않았다. 아니, 그런 때가 있었나. 아마 없었을지도 모른다.





“엄마. 전 경고한 거예요. 위기를 기회로 돌린 것뿐이고요. 아시잖아요. 원래부터 당하고는 못 사는 성격인거.”

“아니! 넌 많이 변했어. 옛날에는 안 이랬다고..! 네가 얼마나 순한 아이였는데..”





그러게 왜 절 이렇게 만드셨어요.. 석민은 대답을 속으로 삼켰다.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여인은 울면서도 말을 멈추지 않았다.





“내가 다 누구 때문에 이러는데! 너 사장자리 앉히려고 그러는 거야! 너 잘되라고!”





더 이상 들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석민은 우는 여인을 무시한 채 방에 들어가 방문을 닫았다. 소음이 줄어들었다. 다시 펜을 들어 서류를 작성했다. 다른 생각을 떨치기 위함이었다. 








[세븐틴/석민/민규/도겸] 내부자들 : Night and Shadow 04 | 인스티즈




‘과거의 제가 그리웠으면 엄마는 진작 그 집에서 나왔겠죠. 나를 위한다고 하면서 엄마의 욕심 채우려고 한다는 거, 너무 오래 전에 알아버렸어요.’  













<암호닉>
모찌♥님 고마워용. → 요렇게 하는 거 맞나요 ㅎㅎ





<<<작가의 말>>>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조금 어렵다고 느끼실 것 같아서 여러 번 뒤집었는데 이게 최선이더라고요.. 저의 능력이 부족해서 그러니 이해해주세요~ 점점 글을 읽는 독자님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서 글 쓸 때는 힘들지만 쓰고 나니까 보람도 되고 좋아요 ♥ 댓글 남겨주시는 분들 항상 너무 감사드려요~!! 덕분에 힘이 나요 ^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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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일등인가요?ㅠㅠㅠㅠ 작가님 댓글받고 달려왔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되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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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암호닉 받으시나요? 받으시면 세배로 신청하겠습니당!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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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밤
네!! 세배님♥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헤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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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6.222
진짜 이 작품 너무 사랑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작가님 사랑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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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25.47
아니 진짜 다음회가 너무너무기대되는 글이에요ㅠㅠㅠ 작가님 진짜 글 몰입되게 잘 쓰시는거 같아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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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암호닉 렌지로 신청할께요!! 넘 잘읽고있어요 스토리도 탄탄해서 항상 다음편이 넘 기다려져요ㅠㅠㅠㅠ♥진작에 신알신도 했습니당!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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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밤
렌지님 감사해요♡♡♡ 더좋은 글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할게요~!!ㅎ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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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25.107
암호닉 남융 으로 신청할께요 !! 너무 재밌어요 다음편도 기대할께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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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와 글 진짜 잘 쓰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엉엉 ㅠㅠㅠㅠㅠㅠ너무 좋아요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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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밤
감사해요ㅜㅠㅠㅜ 더 열심히 써볼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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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19.19
[란파]로신청할게요! 소재가신선하고좋아요!!처음에는왜도겸이랑석민이가같이적혀있어서왜그런가했더니이런이유가!다음편도정말기대돼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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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세봉이]로 암호닉 ㅅ신청이요!
작가님 글에 엄마가 차려준인데 차례준으로 되잇더라고요!!오타아닌가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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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밤
어이쿠! 고쳤습니당~ 감사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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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허걱ㅠㅜㅜㅜㅜㅜㅠㅜㅜㅜ 흥미진진해요 이야기가!!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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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정주행 달리고 왔는데 자까님 이리 오세요 제 뽀뽀 받으세여 ( 쪽 ) 진짜 와 이거 명작아닌가요..? 진짜 너무 조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운다 ) 제가 많이 사랑합니다.. 저도 혹시 암호닉... 규애로 신청할 수 있을까요... 자까님 글 진짜 넘 조아요 사랑합니다ㅏ... 핫튜... 잘 보고갈께여 헿헿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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