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호/진영]
세상이 도시의 색으로 물들었고, 뒤이어 비가 내렸다. 진영은 빗소리를 듣기 위해 창문을 살짝 열었다. 그와 동시에 바닥에 놓여있던 전화기가 진동했다. 반짝거리던 액정을 한참 쳐다보던 진영은 그대로 방을 빠져나왔다. 열린 창문 틈 사이로 비가 새어들어왔다. 비와 진동, 둘 다 그칠 줄을 몰랐다. 도망쳐 나온 거실은 방보다 더욱 냉랭했다. 거실 벽 한 쪽은 드문드문 못이 박혀있었다. 옛날에는 액자를 걸어두지 않았나 싶다. 진영은 무의미하게 소파에 앉아 무의미하게 리모콘을 들고 무의미하게 텔레비전을 보기 시작했다. 진동소리는 텔레비전 소리에 묻혔고, 진영이 있는 공간은 점점 어두워지기만 했다.
그렇게 무의미하게 시간이 흘렀다.
진영이 다시 들어간 방은 온통 물바다였다. 진영은 눈을 내리깔고 전화기를 찾았다. 전화기는 더 이상 빛을 잃어 반짝거리지 않았다. 진영이 전화기를 들었을 때, 차가운 금속이 다시 진동하기 시작했다. '지호' 라고 써져있는 액정을 보았을 때 진영의 표정은 허망함 그 자체였다. 언제까지 이런식으로 자신을 괴롭히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먼저 끝내고 선을 그은 쪽은 지호였다. 결국 진동소리에 미쳐버릴 것 같은 진영이 전화를 받아버렸다.
"여보세요?"
- 왜 이렇게 전화를 늦게 받아. 걱정했잖아.
진영은 거친 욕설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 화를 삭히던 진영이 문득 배가 고프다고 느꼈다. 진영은 방을 나와 어둠이 깔린 거실을 걷기 시작했다. 불을 키려고 해도 스위치가 어디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것 같았다. 부엌에는 먹을 것이 없었다. 있다고 해도 이미 다 상해버려 먹을 수도 없었고,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소파에 앉아 어둠에 익숙해지는 일 뿐이었다. 방 안에서 다시 진동소리가 울리는 듯 했다. 그는 베란다 너머로 세상을 보았다. 그냥 이대로 다 끝나버렸으면 싶었다. 지긋지긋한 삶이었다. 진영은 결국 어둠에 익숙해지지 못했다. 진영에게 이 곳은 감옥이었다. 현관에서 미친듯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을 때, 진영은 그대로 몸을 던져 자살했다.
*
경찰이 진영의 집을 뒤졌다. 나오는 건 없었다. 이상한 점이 있다면 방 안 창문이 열려있고, 바닥이 온통 비로 젖은 것, 그리고 사실상 이 곳은 진영의 집이 아니라는 것. 그가 밀려오는 짜증남에 한숨을 쉴 때 동료가 그를 불렀다.
"이것 좀 봐."
동료가 가리킨 것은 작은 달력이었다. 그 중에서도 2월 7일. 빨간 글씨가 아주 작게 써있었다. 잘 보이지 않아 눈을 찡그린 경찰이 그 글씨를 소리내서 읽었다.
"...우..지...호...기일?"
끊어져가는 자신의 숨을 느끼던 진영이 웃었다. 그가 보고 듣고 느낀 것 모두 허상이었다.
ㅎㅎㅎㅎㅎㅎ |
안녕하세요 똥손입니다 어쩌다가 익연에서 글잡까지 왔네여ㅎㅎ 뭔가 제가 더 설명해드리고 싶어서...ㅋㅋㅋㅋ
진영은 지호 기일 날 정신을 놓고 지호의 집으로 갑니다 둘이 연인사이일때 같이 지내던 곳이죠ㅋ 근데 진영은 정줄을 놓았잖아요? 자신의 집으로 인식하고 지호가 죽기 전, 자신이 만들어낸 허상을 보기 시작합니다
휴대전화, 진동, 문 두드리는 소리, 티비소리 전화내용 등등등 다 진영의 상상일 뿐이에요ㅋ 그리고 벽에 못 박혀있는건 옛날에 둘이 같이 살았을 때 액자를 걸어두기 위함입니다 지금은 다 치워서 지호집엔 사진이 없ㅋ엉ㅋ 남아있는건 진영이 기일이라고 써둔 달력밖에 없는데 진영이 차마 너무 마음이 아파서 그냥 두고감 ㅠㅠㅠ
어쨌든 진영은 자신이 결국 지호의 집착을 버텨내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자살합니다 사실은 슬퍼서 자살한거에여
ㅈㅅㅈㅅ 똥글망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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