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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ll Exist_02 

 

 

 

 

 

오늘만큼 상쾌한 아침은 또 처음이네. 얼마나 들떳으면 회사에 출근해 검은 파일을 들고 또각또각 회장님 뒤를 쫓아다니는 꿈을 꿨을까. 후우. 오늘 첫 출근인데무슨 옷을 입어야 하나, 드라마에 나온 예쁜 비서언니들처럼 딱 달라붙는 스커트? 아니면 고급진 원피스? 사실 그런 옷 따윈 없지만 기분이라도 내보는게 어디냐. 결국 선택할건 검은 슬랙스에 흰 티겠지만 나 홀로 꿀같은 상상에 빠져있다. 현관문 앞에서 구두를 신을까 운동화를 신을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선택한건 그리 높지도, 낮지도 않은 검정색 구두였다. 

 

 


"오오 나가냐?" 

 

"어어. 거기 탁자에 샌드위치 있다! 먹고 가!!" 

 

"ㅇㅇ 언제 와?" 

 

"...글쎄...? 연락 안되도 걱정 노노!! 간다!!" 

 

"데려다 줄까?" 

 

"음...아니! 오늘은 괜찮아!! 진짜 간다!!" 

 

"....엉야" 

 

 


오와...오늘 사람 많네, 다들 이 시간엔 이렇게 바빴구나...지하철이나 버스는...너무 붐비겠다. 어쩔수 없지. 택시를 타자! 하고 택시를 기다리지만 역시 다들 출근할 시간이라 그런지 택시도 잘 안잡히는구나...이대로 지하철이나 버스 타기엔 너무....사람이 많을테고. 으으...이러다 늦을 것 같은데...결국 택한 방법은 두 다리를 믿는 것이였다. 지하철타고 세정거장정도면...걸어서 20분이면 되려나....우아...간당간당한데? 날씨는 덥고 습하고...뛰는건 무리겠지...? 

 

 


뜨거운 땡볓 아래 걷고 또 걷고, 얼마나 걸었을까, 드디어 회사 입구가 눈에 보였다. 어디보자, 지금이...9시58분...58분...10시까지 오라고 했는데 58분이면...망했어. 첫날부터 지각이라니...! 또각거리는 구두를 신고 회사 로비를 가로질러 안내 데스크까지 가는 길이 마치 서울에서 부산까지 달려가는것만 같은 기분이였다. 그렇게 도착한 안내데스크에 오늘은 조슈아씨가 아닌 단발머리의 예쁜 남자가 서 있었다. 

 

 

"무슨 일로 왔니?" 


"네? 아, 저 어제 면접보고 합격했다고 문자가 와서요...! 그...52층 회장실로 오라고 하셨는데" 

 


"아 니가 김정봉? 어제 슈아한테 들었어. 회장 비서라며? 에휴...어쩌다 그 성격 더러운 양반 아래서...그저께는 내가 있잖아, 아니  슈아랑 데이트 중이였거든? 근데 회장이라는 작자가말이야 커플을 가만히 두고 보지를 못하나봐!!그래 그 성격에 모태솔로가 아닐 수가 없는건 당연한거긴 하지만, 어? 그렇다고 임자있는 남자를 막 이렇게 건들여서야 되겠냐고!!진짜 일 일 일!! 일밖에 모르나봐 진짜!" 

 

 


하며 신세한탄을 늘어놓는 남자다.  아니, 저 급한...응...?조슈아씨랑 데이트? 커플? 임자있는 남자? 

 

 


"헐. 조슈아씨랑 그렇고 그런 사이...?" 

 

"어머어머 입이 방정이다 얘...너만 알아야 한다??슈아한테도 말하지 말구!" 


"우와 신기해요...어떻게 만나신거예요?" 


"뭐, 임무수행중에...?한, 8년 전이였던가? 너도 알다시피, 얼마나 잘생겼던지, 후광이 나더라니까??" 


"흔한 생김새가 아니시긴 하죠. 근데 무슨 임무를 수행..." 

 

"무슨 이야기 해요?" 


"어머어머 슈아! 왔어? 여기 꼬마 아가씨가 면접에 합격했다고 찾아왔지 뭐야~나랑 너무너무 잘맞을 것 같잖아~" 

 

 


어디선가 불쑥 나타난 조슈아씨 덕분에 간이 진짜 콩알만해지는줄 알았다. 

 

 

 

"넌 처음보는 사람 붙잡고 무슨 이야길 한거야. 여기서 뭐해요 정봉씨? 안늦었어요?" 

 

 

어휴 늦긴요 늦....늦...몇시지...?재빠르게 확인한 핸드폰에 찍힌 시간은 두 눈을 믿지 못하게 만들었다. 아니 아닐거야. 아냐...10시 5분...
그럴리가 없어... 

 


"...어...어떻...어..." 

 

 

하늘이 무너질 듯 한 표정을 하고 조슈아씨와 단발머리 남자분을 번갈아가며 쳐다보자 단발머리 남자는 인중을 잔뜩 늘리며 당황스러운 표정을 취했다. 마치 오, 저런 이라는 말을 표정으로 전하기라도 하는 듯이. 

 


.
.
. 

 

 


"이건 뭐 제가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네요. 미안해요. 정한이 걔가 말이 좀 많죠? 걔 말은 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 보내시고, 지각은 했지만. 좋은하루 보내요 정봉씨" 

 

 

 

하고 날 회장실 문 앞에 홀로 데려다 두고 가는 조슈아씨다. 아무렇지 않게 들어가면 혼나진 않겠지? 아니 그럴리가 없잖아. 어쩌지? 아냐 차라리 들어가자마자 솔직하게 사과드리면 될거야. 들어가자 

 

 

심호흡을 크게 한번 하고 회장실 문을 열었다. 

 


"드디어 왔네요. 정봉씨. 지금이 몇시인줄 알아요? 입사 첫날부터 지각...배짱이 두둑하네. 회장 비서라는 일이 가볍게 보였나? 이봐요 김정봉씨, 이 바닥이, 이 세계라는게 그리 쉽게 쉽게 풀리는 것 만은 아니예요. 특히 우리 회사는, 시간이라는게 아주 중요해요. 단 1분이라는 시간동안 남들이 보지못하는 곳, 생각치도 못한 곳에서 완벽하게 정해진 일을 하는거. 그게 우리 회사라구요." 

 

 


문을 열자마자 나를 꾸짖는 최승철 회장이다. 분명 잘못한게 맞긴 한데, 자꾸 눈물이 나오네. 누구한테 혼나본게 얼마만인지, 이런 상황은 아무리 많이 겪어도 적응되지 않는다. 눈물이 자꾸 흐르려고 해서, 숨을 꾹 참고 애꿎은 신발코만 내려다 보는데도, 회장이라는 사람의 꾸짖음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듣고 있어요 정봉씨? 이건 눈물이나 반성으로 끝날 일이 아니예요. 속으론 겨우 10분 늦은게 어떻냐고 생각하겠죠. 근데 우리에게 10분이란 10명의 목숨을 살리고 말고의 문제예요. 우리에게 하루라는 시간은 위험의 연속이고, 그건 아주 작은 시간부터 시작해요. 이 회사에 제발로 들어온 이상, 시간만은 정확하게 지키셔야합니다. 알겠어요?" 

 

"...네" 

 

"저 자리가 정봉씨 자립니다. 전 비서분이 인수인계할 자료들은 바탕화면에 깔아 두셨고, 거기 있는 시간표대로, 아 무슨 일이든 정시보다 10분 일찍 알려주시구요. 찬찬히 읽어보고, 오늘 할 일 준비해주시죠. 그리고 탁자 위에 있는 서류는 굉장히 찬찬히 읽어보고 사인하세요. 말했습니다, 찬찬히, 한부분도 빠짐없이 읽으라고." 

 

"아,..네" 

 

 

비서실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회장실 안에 같이 있다니. 이게 무슨 일이야. 저 인간이랑은 절대절대절대로 못 친해져, 아니 안친해질건데, 완전 어색할건 안봐도 비디오잖아...! 아아...이런덴줄 알았으면 면접따위 안봤을건데...아니지, 괜히 대기업이겠어? 이렇게 일이 어려우니까 대기업인거야. 

 


아직 일은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이야...그래도 컴퓨터는 완전 좋네, 의자도 폭신폭신하구. 히야 좋다, 하면서 책상 여기저기를 구경하고 있던 중이였다. 

 

 


"아, 그리고 정봉씨. 그 구두. 신지 말라고 안했나? 또각또각 시끄럽다고 했잖아요. 사람 말을 귓등으로도 안듣습니까?" 

 

 

하면서 세상에 있는 정색이란 정색은 다 하고 말하는 회장이다. 

 

 

"차라리, 이거 신으세요" 

 

 

하면서 자기 책상 옆에 있던 지압 슬리퍼를 던져준다.  

 

 

"아....예, 알겠습니다..." 

 

 

한껏 주눅이 든 채로 구두를 벗고 슬리퍼에 슬쩍 발을 집어 넣는다. 생각보다 무겁고 큰 신발에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른다. 그것보다 더 당황스러운건, 굉장히 확실한 지압 효과였다. 발을 집어넣고 바닥에 발을 대자마자 느껴지는 짜릿한 고통에 척추를 통해 온몸에 전기가 통하는 듯 했다. 마음을 가다듬고 책상위에 올려진 서류를 하나하나 읽어본다.  

 

 

 

 

근로 계약서 

 

 

갑과 을은 다음과 같이 근로 계약을 체결한다.  

근로개시일: 201-년 --월 --일  

업무 내용: 비서 

휴일: 미정 

수당:월 400 

기타:본 회사내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일은 사소한 것까지 포함, 모두 사업 기밀이므로 외부에 누설 시 엄중히 처벌 후 해고 (추후의 안전은 보장하지 못함)
임무 수행중 사망시 유가족에 4억 지급
사직서 제출은 본 회사에서 5년이상 일한 직원만 가능
개인정보 또는 사생활 을 완전히 보장하지 못함 

 

 

 

 

우와, 월급 400...진짜구나, 현실이야. 새삼스럽게 현실을 자각하고 계약서 내용을 찬찬히 읽어 나갔다. 뭐야 간단한거...긴 한데 무슨 임무를 수행하길래...사망시 유가족에게 4억을 지급하는거지...? 진짜 장기 팔리는 일인거였나?  

 

 

"근데, 저기...회장님, 임무 수행이 어떤...일이길래 사망시에 유가족에게..." 

 

"차차 알게 될겁니다. 11시에 회의 없습니까? 지금 정확히 10분 남았는데, 일 똑바로 안하시죠. 빨리 싸인하시고 넘겨주세요. 이번 회의 굉장히 중요한 건입니다. 노트북 챙기고 따라오세요." 

 

 


깜짝 놀라 컴퓨터 화면에 깔린 회장의 시간표를 보는데, 아니 이 사람 이럴거면 비서는 왜 뽑은거야, 자기가 더 잘 알잖아. 

 

 


싸인을 재촉하는 회장에게 떠밀려 서둘러 아래쪽에 싸인을 하고는 넘겨준다. 앉아있던 자리에서 자켓 단추를 채우며 일어서는 회장에 바짝 긴장하고는 회장실을 나서는 회장을 따라 나선다. 엘레베이터에 같이 탑승하자, 

 

 

"노트북 챙겼죠? 회의 시작하면 옆자리에 앉아서 회의록 작성해주세요. 중요한 내용이니까 하나도 빠짐 없이 완벽하게 작성해주시고요." 

 

"어...하시는 말씀 전부 다 작성하면 되나요...?" 

 

 

멍한 표정으로 물어보자 어이 없다는 듯 피식 웃고는 말하는 최승철 회장이다. 

 

 

"하...일단 오늘은 하나도 빠짐없이 다 쓰세요. 그리고 사무실로 돌아가서 정리하도록 하시구요." 

 

 

 

엘레베이터가 32층에 도착하고, 어제 면접을 봤던 그 회의실로 들어간다.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회장에게 간단한 인사를 건냈고, 회장은 정해진 자리가 있는 듯 일인용 탁자가 있는 의자에 앉아 말했다. 

 

 

"회의 시작하시죠" 

 

 

회장석 옆 빈자리에 재빨리 앉아 메모장을 키고, 키보드에 손을 올리고 준비하기 시작한다. 회장의 말이 끝나자 마자 내 옆에 앉아있던 남자 하나가 입을 열기 시작한다. 

 

 

"이번건은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였습니다. 자칫하면 우리쪽 요원을 잃을 뻔한 상황이였다는 말입니다. 1분, 아니 10초만 늦었어도, 건물이 먼저 붕괴됬을 겁니다. 호시와 우지라는 요원, 정말 믿을 수 있는 것 맞습니까?" 

 

 

꽤 공격적인 남자의 말투에 심기가 불편하다는 듯 눈썹을 꿈틀, 움직이고는 말하는 회장이다. 

 

 

"내가 직접 영입한 아이들이야. 학습능력, 민첩함, 충직함, 어느 면에서도 우리 조직에서 어릴 적 부터 관리해온 요원들과 비교해도 손색 없는 요원임은 틀림없고. 특히 능력면에서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건 당신들이 더 잘 알잖아?" 

 

 

회장의 말이 끝나자 마자, 다른 남자 한명도 이야기에 합세한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이번건은 중대한 일이였습니다. ...한성 그룹 회장을 제거하는데 성공하기는 했지만, 저희는 아직 호시, 우지라는 그 요원들 맹신하지는 못합니다." 

 

 

한성그룹의 회장을 제거하는데 성ㄱ...? 물류회사라는 곳의 회의 내용이 좀 이상한데...? 한성그룹회장이라면, 얼마전에 회사 건물 부실 공사로 무너져서 깔려 죽었다던...그 사람 아닌가...? 딴생각을 하며 타자를 멈췄지만, 이내 매서운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최승철 회장 덕에 다시 회의 내용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당신들 맹신 바란적 없어. 그리고, 이 바닥에서 언제부터 과정이 중요했지? 당신도 말했다시피, 성공했잖아. 그 아이들의 능력에 대해선 더이상 왈가왈부 하지 않는 걸로 하지. 더 중요한 문제가 남았으니까." 

 

 

더 중요한 일이라는 말에 모두들 궁금한 듯 숨을 죽이고 회장의 다음 말만을 기다린다. 

 

 

"우리 요원들이 외부에 노출됬다는거야. 비밀리에 활동하는 조직 요원들의 코드 네임과 기밀 정보의 유출이 있었다는건, 분명 보안에 문제가 있었겠지. 그게 아니라면 우리안에 누군가가 있거나." 

 

 

모두가 경악스러운 표정의로 그의 말을 듣다가, 회장의 마지막 말에 그 누구도 함부로 입을 열지 못했다. 

 

 

"그리고 더 심각한 문제가 있어. DK까지 외부에 노출됬다는것. 이번 한성그룹건 수행중에 호시라는 요원이 그 서류를 발견했다. 서류가 탁자 위에 있었고, 개봉된 흔적이 없는 상태로 보아, 누군가 한성그룹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직 한성그룹측에 직접적으로 정보가 유출 된 것은 아니지만 이건 우리 조직에 굉장히 큰 타격이 될 수 있어. 서둘러서 정보가 새어나가는 구멍을 막아야해. 다른  업무는 일단 제쳐두고 구멍 찾는 일에 열중하도록 하지. 다음." 

 

 

회의 내용은 신경쓸 새도 없이 기록을 마치고, 이제 끝나나 싶었는데, 한숨 돌릴 새도 없이 다음주제로 넘어가는 회장이다. 

 

 

"밀라노에 보낸 요원 셋 중 한명은 총격전 끝에 사망했고, 남은 요원 둘은 현재 총상으로 인해 밀라노 지사로 옮겨져 치료받는 중입니다." 

 

"상대는 누구였나" 

 

"밀라노 갱단이였습니다. 밀라노 지사에 보관되있던 장기를 훔쳐갔던 놈들이였는데, 밀거래 현장을 덥쳤지만 주변에 예상치 못한 추가 병력이 있었습니다." 

 

"겁도 없이 우리 회사 자본을 훔쳐간 것도 모자라서 인력까지 손해보게 만드네. 지금 당장 알파팀 전용기에 태워 보내. 알파팀에게도 놈들을 전부 소탕시키는건 무리일거야. 놈들이 훔쳐간 생체실험 자료, 샘플들 전부 다시 수거해요. 관련된 놈들은 전부 제거하고." 

 

"예" 

 

"다음" 

 

"캐나다쪽 중소기업과 얼마전에 체결한 내용대로 공사 자재들을 실어 보내던 배가 침몰했습니다." 

 

"그거야 뭐, 위장용 사업이잖아. 물류팀에서 알아서 해결하라고 해." 

 

"물류팀 자체적으로 해결하기엔 비용적으로 손해가 적진 않을 듯 해서 말입니다. 아무리 위장용이래도 세계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성장해버린 기업인데, 이번건으로 인해서 시장에서 파장이 작진 않을 겁니다." 

 

 

 

남자의 말이 끝나자, 회장은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아 머리가 복잡하다는 듯이 이마를 짚고 마른 세수를 한번 하더니 한숨을 한번 턱 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그래야지. 자세한건 나중에 비서 통해서 전달할테니까 첫번째로 말했던 그 구멍. 찾아내는데 집중해. 알파팀은 보냈나?" 

 

"네. 방금 공항에서 출발했습니다." 

 

"좋아. 회의는 이만 마치고 서둘러 부서에 돌아가서 임무에 착수하도록 해" 

 

 

드디어 회의가 끝났다. 회의록은 무얼 생각할 새도 없이 완벽하게 작성했고. 이제 물어볼게 꽤 많아졌네. 이 정도면 계약사기수준이지. 물류업이 위장용 사업? 생체 실험? 장기 밀매?? 

 


뒤도 안돌아보고 회의실에서 나가는 회장에 잔뜩 약이 올라 곧장 뒤를 따라갔다.  

 

 

"저기요 회장님" 

 

 

내 부름에도 뒤도 안돌아보고 가는 회장이다. 

 

 

"저기요, 아, 저기요!" 

 

"비서가 회장님한테 저기요라니. 맘에 안드네. 맘같아선 확 잘라버리고 싶은데, 회의에서 들었다시피, 지금은 상황이 좀 별로여서 패스하죠. 다행인줄 알아요." 

 

"아니! 아니요! 저 좀 들어야겠습니다. 이정도면 계약 사기죠! 어쩐지, 무슨일 하는건지도 자세히 안알려주더니, 이런 일인줄 알았으면 면접도 안봤을겁니다." 

 

"근데 봤잖아요. 면접보러 온건 정봉씨고. 그리고. 들었다시피 생체실험, 장기밀매. 이런게 외부로 퍼져나가면 어쩌려고 면접광고에 하는 일을 떡하니 적어놓겠어요? 이 시장이말입니다, 들어오는건 쉬워도 나가는건 아니거든. 생각해봐요. 세븐틴 같은 대기업에서 생체실험을 하고있다. 이 사실이 외부로 퍼진다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떠들석해지겠죠. 안그래요?" 

 

"아니, 그건 그렇긴 한데, 그건 회사 사정이ㄱ..." 

 

"그래서. 사직서라도 내시려고? 계약서에 직접 사인도 하셔놓고." 

 

"아니 그건...!" 

 

"무슨일 하는지 빨리 알게 되서 얼마나 다행입니까. 저쪽 직원들은 자기가 무슨일 하고 돈을 받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하지만 걱정 할 필요는 없을겁니다. 정봉씨도 제가 직접 회사에 추천한 인물이였고, 우리 회사에 들어와 내 밑에서 일하게 된 이상, 목숨. 그러니까 안전정도는 보장해 줄 수 있어요." 

 

"회장님이 직접 추천했다는게 무슨..." 

 

"우리 회사에서 정봉씨를 눈여겨 봐왔고, 오래 전부터 지켜봐 왔다는 말입니다. 이해하긴 힘들겠지만 회사에 들어온 이상 어느정도 이해해야 할겁니다. 내 밑에서 일하게된 이상, 알고싶지 않은, 더 깊은것도 알게 될테니까요." 

 

"제가 다른곳에 가서 회사 기밀을 발설이라도 하면 어쩌려고 오늘 처음 입사한 직원한테 이런 말을 하시는거죠?" 

 

"말했지 않습니까? 정봉씨를 지켜봐 왔다고. 감히 회사기밀을 발설하고다닐만한 인물은 아니란것 정도는 알고 있으니까요. 저희는 어느정도 정봉씨를 신뢰합니다. 뭐, 성격을 봐도 괜히 위험한 일을 자처하지는 않잖습니까. 뭐, 위험한 일에 끌어들인건 미안하지만, 정봉씨가 이미 예전부터 이쪽 세계에 관련이 되있었던 이상 이런 일은 불가피 했을겁니다. 설명은 이만하면 충분합니까? 회의에서 들으셨다시피 저 굉장히 바쁜 사람입니다. 사무실로 돌아가면 서둘러서 회의록 작성마치고. 아, 그 같이사는 동생한테는 미리 전화해 두세요. 오늘 마카오에 갈 일이 생겨서 집에 못들어간다고. 따라오세요." 

 

 

 

   자기말만 하고는 사무실로 돌아가는 회장이다.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되네. 이게 무슨 영화에나 나올법한 일이란 말인가,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졌다.
여태까지 내가 살아왔던 모습들이 전부 누군가에 의해 관찰되 왔다는게. 이게 말이 되는건가 내가 동생과 같이 산다고 말한적이 있던가...? 이미 예전부터 내가 이쪽 세계와 관련이 있다고...? 무슨말일까, 아니 그것보다 오늘 마카오로 출장을 간다고? 입사 첫날에??? 

 

 

"저기, 아 어느정도 이해는 할게요. 믿기는 힘들지만 노력해보겠는데요, 제가 예전부터 이쪽세계랑 관련이 있었다는게 무슨.." 

 

"아, 민규야. 지금 사무실 잠깐 들렸다가 바로 내려갈거야. 차 끌고 문앞에 대기해. 지체할 시간 없이 공항으로 간다." 

 

 

하고 전화를 받고는 혼자 엘레베이터에 올라타는 회장이다. 안타고 뭐하냐는 듯한 회장의 눈빛에 조심스래 회장 뒤로 슬그머니 가 섰다. 

 

 

"어...근데요 회장님, 제가 마카오에 지금 당장 가기에는 여권도 없고, 옷이나...어 그런게 없는데요" 

 

"여권은 만들어뒀습니다. 옷은," 

 

 

하고 주머니 안쪽을 뒤지더니 꺼낸 비싸보이는 가죽 지갑에서 검은 카드를 하나 꺼낸다. 

 

 

"필요한건 이걸로 사서 쓰세요. 회사카듭니다." 

 

"에...?아...네" 

 

 

하고 도착한 사무실에선 서류가방과 구두를 하나 챙긴뒤 사무실을 나서는 회장이다. 

 

 

"아, 그 슬리퍼는 좀 그러니까 오늘 신고 온 구두로 갈아신고 나오세요. 오늘 좀 높으신 분들을 만나뵈야하니까." 

 

 

.
.
. 

 

 

도착한 회사 로비 정문 앞에는 검은색 고급 승용차 한대가 서 있었고, 운전석에서 훤칠하고 잘생긴 남자 하나가 내리더니 뒷좌석 문을 열고 최승철 회장을 태운 뒤, 반대편 차 문을 열고는 

 

 

"타세요 정봉씨" 

 

 

라며 나를 태운 뒤, 조심스래 문을 닫고 운전석에 앉아 출발하는 남자다. 십여분정도 달려가 도착한 공항에서는 별다른 수속 절차없이 귀빈실이라고 써진 방을 통해 전용기가 있는 활주로에 도착했다. 

 


비행기 문이 열리면서 계단이 내려왔고, 자주 타본적이 있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비행기에 타는 회장과 운전기사였다. 멍청하게 서있다가 비행기에 타지 않느냐는 승무원의 말에 서둘러 비행기에 올랐고, 마지막으로 승무원이 들어온 뒤 문이 닫혔다. 항공기 내부는 좌석이 벽쪽으로 붙어 서로 마주보고 있는 모양새였다. 

 

  

"저쪽에 앉아요" 

 

 

하며 자기 자리의 건너편을 가르키는 회장에 그 자리로 가서 앉아 안전벨트를 매고는 태블릿을 보고 있는 최승철 회장을 따라 챙겨온 노트북을 켜고 회의록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열심이네요 정봉씨." 

 

"아...하하...네" 

 

"동생 일은 유감입니다. 그때 일이 아니였으면 지금 아마...스무살이였겠네요." 

 

 

빠르게 타자를 치던 손이 멈췄고 고개를 천천히 들어 회장의 얼굴을 보는 정봉이다. 아무런 표정없이 태블릿 화면만 보면서 제게 말을 건내오는 회장에 잠깐 세상이 핑 도는 느낌이였고, 목소리는 떨려왔다. 

 

 

"그걸...어떻게...?" 

 

"그때 정봉씨가 동생과 함께있던 그 장소에서 일어났던 자폭테러 말입니다. 아, 벌써 16년 전이던단가. 사실 평범한 자폭 테러도 아니였고. 뉴스에 크게 났었죠, 도심 한복판에서 자폭테러가 일어났다고." 

 

"그...그 반한감정이 있는 일본 단체에 의한 자폭...테러라고..." 

 

"네, 그 사건 덮느라 얼마나 애를 썼는지 모릅니다. 사실 자폭테러가 아니였어요. 반한감정? 일본단체? 그런건 더더욱 아니구요. 단순한 인질극이였어요. 인질 몸에 폭탄을 설치해 뒀다는 협박이 있었는데, 뭐 당연히 거짓말일거라 생각하고 크게 신경쓰지 않았었죠. 근데 인질의 몸에 부착되있던 폭탄이 그 광장에서 폭발했고 80명 정도의 사망자 가운데 정봉씨가 유일한 생존자였구요." 

 

"...ㅈ..저는...기억이 잘..." 

 

"그 사건 이후로 사람이 많은 곳에 잘 못간다구요. 그래서 버스나 지하철은 안타는 편이고. 오늘 늦은것도 이해합니다. 크게 꾸짖어서 미안해요. 아침에 좀 별로인 일이 있었거든요. 까칠하게 대했던거, 사과드리죠."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머릿속에 영화장면처럼 그때가 스쳐지나간다. 

 

 

어린이 날을 맞아 각종 행사를 하던 광장에서 손을 놓쳐버린 어린 동생을 여기저기 찾아다녔고, 마침내 붐비는 인파 속에서 찾은 동생의 손을 잡으려던 찰나에 동생의 뒤에 있던 남자 한명이 비명을 지르더니 순간 엄청난 굉음과 함께 폭발이 있었다. 다행히 내 앞에 서있던 사람들이 내 위로 쓰러져 허벅지에 손바닥만한 화상 흉터가 생기는 것 정도로 끝났지만 끝내 동생은 구하지 못했다. 무거운 사람들 아래에 깔린 채 수많은 사람들과 어린 동생이 불에 타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모습을 봐야만 했다.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진 광장과 조금뒤 나타난 구조대원, 여기 생존자가 있다며 쓰러져 가쁘게 숨쉬는 나를 들어안고 구급차로 달려가던 남자만이 마지막 기억속에 남아있다. 유일한 목격자이자 생존자였던 나를 사람들은 심문하고 취재하기 바빴고 뭐가 기억나냐던 사람들의 말에 할 수 있었던 대답은 "모르겠어요, 몰라요" 뿐이였다. 기억하기 싫은 기억을 자꾸만 되돌려보라고 하고, 다시 한번 기억해보라고 하는 사람들이 너무 미워서, 많이 울었다. 어린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것들이 너무도 많았다. 그곳에서 살아난건 정말 기적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부모님은 날 더 아꼈다. 그렇게 애지중지 커 왔고, 어른이 됬는데, 너무도 되내이기 싫었던 기억을 너무도 의외의 곳에서 꺼내게 되서, 그저 당황스러울 뿐이였다.
기억하고싶지 않았는데, 떠올리고 싶지 않았는데, 

 

 

고개를 푹 숙이고 거친 숨만 내쉬었다. 

 

 

"이해가,...이해가 잘...안되네요...하하하...어, 동생은...제 눈으로...어...그러니까,.." 

 

"그 이후로 정봉씨를 지켜봐 왔습니다.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생존자였던 정봉씨를 제거하려던 사람들이 많아요. 그때, 뭘 봤냐는 말에 대답하지 않았기 때문에 큰 화는 면한겁니다. 그 사건 이후로 정봉씨가 자연스럽게 이쪽 세계에 연관되게 된거고, 피할 수 없게됬죠. 아버지는 정봉씨를 지키기 위해 지켜봐 온겁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정봉씨를 지켜보는 일이 힘들어지자 직접 면접 광고를 보낸겁니다. 무작정 납치해올 순 없으니까요. 동생분 일은 유감입니다." 

 

 

바닥만 쳐다봤다. 뭐라고 입을 뗄 수 없다. 사실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모두 뒤틀려버리고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했다. 정적만 흘렀고 비행기는 마카오에 도착했다. 조용히 회장의 뒤를 따라 내리고 준비되있던 검은 승용차에 올랐다. 차는 어디론가 출발했고, 이내 회장이 입을 열었다. 

 

 

"중요한 일 앞두고 괜한 이야기를 했나보네요. 회의록은 됬습니다. 정리하지 말고 그냥 보고하세요." 

 

"...네" 

 

 

도착한 곳은 화려한 외관의 거대한 호텔이였다. 최승철 회장은 안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내게 카드 한장을 꺼내보였다. 

 

 

"아, 그리고 이거. 잊고있었는데, 사원증이예요. 매일 슈아가 데려다 줄 수는 없으니까" 

 

"아...감사합니다." 

 

 

사원증을 건네받아 주머니에 넣고는 회장을 따라 나섰다. 이내 들어간 방에서는 서양사람처럼보이는 남자 둘과 악수를 건내더니 자리에 앉아 능숙하게 영어로 무언가를 설명한다. 

 

 

"정봉씨, 가방에 서류좀" 

 

"아, 네" 

 

 

가방에서 꺼낸 두꺼운 서류를 회장에게 건내자 회장은 서류봉투에서 서류를 꺼내들곤 남자들에게 사인을 받아냈다. 한시간정도의 미팅이 끝나고 웃으면서 남자들을 배웅한 회장은 돌아서자마자 얼굴에 웃음기를 쫙 빼고는 투덜거린다. 

 

 

"미국바이어들이 이래서 문제야. 무조건 자기들이 갑인줄 알지. 굽히고 들어오는 법이 없어. 아, 정봉씨는 이제 들어가 쉬어요. 방키는 프론트에서 받으면 되고. 수고했어요." 

 

"네. 회장님도 쉬세요." 

 

 

프론트에서 방키를 받아 들어간 방은 절로 감탄이 나오는 방이였다. 침대에서 내려다보이는 빌딩들은 화려했고, 화장실이 거실만했다.  

 

 

"와...이런데는 또 처음이네. 이게 무슨 호사야." 

 

 

따뜻한 물에 몸을 담구고 앉아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려고 노력했다. 동생을 잃었는데, 자폭테러가 아니였고, 나를 없애려는 사람들, 오래전부터 나를 지켜봐왔다는 조직, 장기밀매며 총살이며, 도저히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었다. 

 

 

 

 

 

 

 

 

 

"회장님," 

 

"무슨일이야, 민규" 

 

"방금 우지가 DK. 그놈의 행방을 알아냈습니다." 

 

"시체가 발견되지 않아서 그러려니 짐작은 했는데, 정말로 살아서 돌아다닐줄은 몰랐네." 

 

 

 

마시고있던 술잔을 비우고 얼음만 남은 술잔을 소리나게 흔드는 승철이다. 그러자 뒤에 서있던 남자 하나가 술잔에 술을 가득 담는다. 

 

 

 

"배짱이 두둑해. DK가 가진 능력, 꽤 유용했는데말이야. 놈이 어리석었어. 잘 구슬렸다면 아직 우리 조직 안에서 돌고있었을텐데, 아무래도 그 능력. 그저 썩히는건..." 

 

"다시 데리고오실 생각이십니까" 

 

"설마. 조직을 배신한 놈으로 만들어서 요원들한테 세뇌시키는게 얼마나 힘들었는지 너도 알잖아. 그저, 그 능력. 물건의 기억을 읽는 그 능력이" 

 

 

술잔에 담긴 술을 한번에 들이키고는 입이 찢어질 듯 웃는 승철이다. 

 

 

"아깝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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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89.137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빨리와주세여 기다릴께요 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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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모자
감사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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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재밌어용다음화넘나기대되는것...!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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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모자
감사합니다♥
9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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