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비타님, 리로님 감사합니다.
김성규는 여우가 아니다 14
W. 여우
동우는 피곤에 절어 비행기에서 내려왔다. 게이트출구까지는 또 이렇게 먼 것인지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가까운 일본 정도라면야, 시차도 얼마 나지 않으니 얼마나 편하단 말이던가. 동우는 출장도 출장이었지만, 이렇게 다시 귀국하고 나서도 또 다시 시차때문에 고생할 생각을 하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럴 때 누군가, 짠- 하고 나타나서 이 짐덩어리라도 들어주면 좋으련만…….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날 리가 없었다. 동우는 질질 끌려오는 캐리어가 못마땅해지고 있었다. 결국 마지막 게이트문이 열리고, 동우가 터벅터벅- 공항을 빠져나왔다. 내가 다시 또 유럽으로 출장가면 성을 간다, 성을……. 동우는 괜히 짜증스러운 마음에 머리를 헝클였다. 어서 빨리 집으로 돌아가 뜨거운 물에 몸을 녹이고 침대 속으로 들어가 잠들어버리고 싶었다. 그리고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야속한 친구들에게 욕이라도 한 껏 퍼부어주는 것은 일차적으로 처리해두고.
"동우……님!"
익숙한 목소리였다. 그리고 익숙한 호격조사까지-. 동우는 설마하는 마음에 고개를 돌려보았다. 그리고 그 설마는 동우의 바람을 들어주기라도 한 듯, 튼튼한 호원을 데려다놓아주었다. 동우는 기쁜 마음보다도 당황스러움에 머리를 긁적였다. 어, 어……, 호원 학생……?. 정말로 호원이었다. 동우는 자신이 잘 못 본 것인지 두 눈을 세차게 부벼보았다. 하지만, 오히려 눈꺼풀만 아플 뿐이었다. 호원은 동우가 그러던지 말던지 룰루랄라 콧노래까지 부르며 다가오고 있었다. 동우는 크게 눈을 뜨고 몇 번씩이나 다시 깜빡였다. 진짜 이호원인지, 혹시 꿈은 아닌지 뺨도 몇 번 꼬집어보았지만, 다가오는 건 고통뿐이었다. 헐……, 정말 호원학생……?. 동우의 입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몇 년동안 외국출장으로 일 다니면서 그 흔한 친구 한명도 마중나와준 적이 없었는데……. 동우는 마치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한 달밖에 만나지 않은 호원인데……, 이렇게 마음씨 좋은 학생이었다니……. 동우는 호원을 이제서야 만났음에 가슴아파하며, 쪼르르 그의 앞에 섰다. 호원은 동우를 내려다보며 생긋생긋 웃어주었다. 동우또한 밝은 표정으로 화답해주었다.
"호원학생 맞아요?"
"네, 안녕하세요-. 많이 놀라셨죠. 어우, 짐이 엄청 무거울 것 같네요, 제가 들어드릴게요!"
"아, 아니……, 괜찮은데……."
호원은 아차- 싶더니만 동우를 세게 끌어안아주었다. 동우는 갑자기 당한 허그에 당황하여 멍하니 서 버렸다. 호원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동우의 손에 쥐여져 있는 캐리어를 뺐어왔다. 동우는 그제서야 정신이 든 듯, 혼자 들 수 있다며 찡찡대었다. 이런 건 제가 들어도 돼요……. 호원은 조심스레 웃어주며 가볍게 캐리어를 들어올렸다. 동우는 그런 호원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총총 앞서나가는 호원의 뒷모습을 응시했다. 이호원……, 좋네요-. 동우는 씁- 하고 입을 막았다. 누가 듣진 않았겠지!. 다행히 호원은 저 멀리 앞서나가고 있었다. 동우는 다행스럽다고 생각하며 심호흡을 했다. 아무래도 자신과 호원은 너무 많이 나이차가 났을 뿐더러, 호원은 자신을 우상으로만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동우는 더 큰 어른답게, 그리고 우상답게 행동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호원학생, 같이가요-!"
"동우님이 좀 더 빨리 오세요!"
동우를 돌아다보며 웃는 호원의 모습이 너무나 예뻐보였다. 동우는 방금전까지 저렇게 예쁜 호원을 보며 연인으로 삼고 싶다고 생각했던 자신이 너무나 바보같았다. 옛날에 일곱살이면 잘하면 삼촌, 조카까지 될 수 있는 사이였다. 동우는 인상을 찌푸리며 자신을 나무랐다. 그리고는 통통 튀듯 멀어져가는 호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넓은 등이 꼭 안기고 싶게 생겼다……. 동우는 다시 고개를 내 저었다. 아, 안돼 안돼-, 나 완전 도둑놈같잖아!. 동우는 이내 다시 자신과의 다짐을 상기시키며 총총 달려나갔다. 호원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동우를 보며 꿀꺽- 침을 삼켰다. 예쁘다, 아름답다……. 그 어떤 찬사도 어울리지가 않았다. 그저 호원 자신의 눈에는 천사와 다름 없었다. 호원은 자꾸 이상한 생각이 드는 자신을 호되게 다루었다. 어떻게 동우님을 상대로……. 하지만 호원도 오늘 다짐한 것이 있었다. 그리고 그 다짐을 이루기 위해, 길고- 가늘게, 천천히 호흡했다.
* * * * *
호원이 예전보다는 부드러운 모습으로 동우의 차에 올라탔다. 아우디의 위압감에서 조금은 벗어난 탓이리라. 그래도 아우디만큼은 끌 자신이 없다며 조수석에 올라탄 모습이 귀여웠다. 동우는 그런 호원을 바라보면서 싱긋 웃다가 이내 자신도 운전석에 올라탔다. 우르릉 거리는 소리와 함께 시동이 걸렸다. 동우는 역시나 부드러운 실력으로 차를 끌었고, 호원은 편안하게 입을 열었다. 자신이 나타나서 당혹스럽지는 않았는지, 부담스럽지는 않았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동우를 걱정해주는 모습이 예뻐보였다. 호원은 지난번에 도와 준 과제가 A+을 맞았다며, 확실히 일하는 사람은 경험이 다르다고 입을 열었다. 동우는 부끄러워 하면서도, 졸업논문을 도와주겠다고 약속해주었다.
"그거 말고 다른 약속 하나 해주시면 안 되는 거에요?"
"네? 무슨 약속 해줬으면 좋겠는데요, 호원학생은?"
"……저, 저랑…… 연애하자는 약속이요……."
다정한 기류가 흐르던 차안이 냉기가 흐르게 된 것은 순식간이었다. 동우는 당황해 마지않았다. 잘 달리던 핸들이 비틀비틀 거릴 정도였다. 호원은 그런 동우를 보면서도 눈 하나 깜짝않고 동우에게만 신경을 집중했다. 동우는 그런 호원의 시선이 느껴지는지, 괜히 헛기침만을 반복했다. 무, 무슨 소리에요…… 호원학생. 동우가 당황스러운 마음에 호원에게 농담을 던졌다. 하지만 호원의 표정은 딱딱할 뿐이었다. 동우는 날씨가 춥다며 괜히 하하- 웃었다. 그리고는 라디오를 껐다가 켰다가-, 와이퍼를 움직였다가 멈추었다가. 심지어는 노래마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몇 번씩이나 빠르게 바꾸어버렸다. 저, 진지해요…… 제대로 말해주세요……. 하지만 독하게 마음을 먹은 호원에게는 아무래도 통하지 않는 이야기였다. 동우는 꿀꺽- 침을 한 번 삼켰다. 입이 바싹바싹 마르는 것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공항에서 떠올렸던 자신과의 약속이 떠올랐다. 어른답게, 우상답게……- 그에게 다정한 멘토가 되어주겠다는 약속.
"호원학생-, 화내지 말고 잘 들어요."
"……네."
"저 이제 서른 둘, 아니 서른 셋이에요. 호원학생은 이제 겨우 대학졸업반의 스물여섯이구요. 나도 호원학생이 싫은 건 아니지만, 호원학생은 이제 꿈을 향해서 나아가야 할 시기잖아요. 만약 이렇게 된다면 호원학생실력으로 광고쪽에 데뷔한다고 해도 저를 등에 업었다는 이야기 무조건적으로 들어야 할 거에요, 무슨 말인지 이해해요?"
"……네, 이해해요."
"그리고 아직 감정이 서툴러서 잘 모르는 걸꺼에요. 장난치지 말고, 오늘은 피곤하니까 집에 가서 푹……."
"……장난 아니에요, 차 세워줘요."
호원은 자신의 감정을 한낱 장난으로 치부하는 동우에게 잔뜩 화가 난 것 같았다. 동우는 최대한 부드럽게 말한다고 한 것이었는데, 그것이 호원의 자존심을 건드릴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 같았다. 호원은 다시 한 번 차를 세워달라고 말했다. 동우는 누르고 있던 엑셀에서 발을 떼고, 천천히 갓길로 핸들을 돌렸다. 결국 차가 정차해버렸다. 동우는 조심스레 다시 말을 꺼냈다. 미안해요, 호원학생……, 나도 호원학생이 싫은 건……. 호원은 동우의 말을 다 듣지도 않고 싹둑 잘라버렸다. 연락 하지 말아요, 그럼 우리……. 동우의 눈이 커져버렸다. 아, 그럴 순 없었다. 자신은 그저 호원의 앞날에 방해가 될까 두려웠던 것 뿐이었는데, 이렇게까지 되다니……. 동우가 차마 생각을 끝내기도 전에, 호원의 안전벨트가 풀리고 문이 살짝 열렸다.
"호, 호원학생……."
"……?"
"……나, 나도 호원학생 좋아해요-."
"……뭐, 뭐라구요?"
호원이 다시 되물었다. 동우는 자신의 말이 부끄러웠는지 핸들속에 얼굴을 파묻었다. 서른넘어서 이게 뭐하는 짓이야……. 동우는 아무래도 나잇값 못하는 자신이 스스로에게 창피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동우가 그러거나 말거나 호원은 다시 한 번 질문했다. 다, 다시 말해줘요……. 그러자 동우가 딱딱한 핸들에서 이마를 떼어냈다. 한숨을 쉬면서 착잡한 표정이 드러났다. 좋아한다구요……. 호원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자신만 가지고 있는 감정이 아니란 걸 알았을 때, 이토록 행복하다니……. 호원은 생긋을 떠난 싱글벙글한 얼굴로 동우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동우는 얼굴을 굳히며 말을 이었다.
"하, 하지만 호원학생도 조건이 하나 있어요."
"……네? 뭐, 뭔데요?"
"……나 많이 사랑해줘야 해요, 나 어렸을 때부터 성정체성때문에 많이 고민했고, 지금도 이게 올바른 길인가 많이 고민해요, 그러니까 호원학생이 잘……."
동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호원이 바짝 다가왔다. 호원은 동우의 카시트를 뒤로 확 넘겨버렸다. 순식간에 편평히 누운 동우가 꿀꺽- 침을 삼켰다. 놀란 듯, 놀라지 않은 듯 떨리는 속눈섭이 호원을 자극했다. 호원은 편안한 눈빛으로 동우를 안심시키고는 부드러운 입술을 찾아 천천히 다가왔다. 동우는 처음엔 놀란 듯 얼어있었지만, 이내 뜨끈히 노크하는 호원의 혀에 현관을 열어주었다. 서로 얽히고 얽힌 느낌이 좋았다. 숨이 오고갔고-, 드디어 서로가 연인임을 확인받았다. 호원은 생긋 웃고는, 동우에게 다시 입을 맞추었다. 동우또한 그런 호원에게 입술 사이로 웃음을 넘겨주었다.
"동우……는 혀도 예쁘네-."
* * * * *
*여우 사담*
하이, 그대들! 여우에요.
하하하, 이렇게 밝은 사담 오랜만이네요? ㅋㅋ앜앜, 부끄러워라
허허- 사실 캡쳐 못하므니다, 절 내치세요. ㅋㅋㅋ 근데 오늘, 하- 하려고 마음은 먹었음
사실 어제 집에 늦게 가서 못 함 ㅠㅠ 엉엉, 오늘은 꼭 할게요!
근데 이게 양이 양인지라, 내일까지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에요
저 지금 학교에요, 근데 애들 저까지 세명만 자율해요 그래서 컴퓨터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못된 학생임 ㅇㅇ 그러함 절대 이러시면 안됨
바른 청소년은 그렇지 아니함, 우리 독자여신님들은 바른 청소년
고로, 나와 내 친구들은 바르지 못한 청소년= 불량청소년임 ㅇㅇ 따라하지 마thㅔ여
히히히히, 아 할 말 있었는데 까먹엇땀..
ㅠㅠ 아 열봄 텍파가 10월 마지막날까지는 이루어지게 할게요 ㅠㅠ 그대들 죄송해요
+) 음음! 김여다가 이제 6편남았습니다. 목요일까지만 달리면 이제 끝이네요.
하하하, 김여다가 끝나면 저는 잠시 글잡을 떠날텐데, 이렇게 일찍 공지해요~
ㅋㅋ 아마 진짜 공지는 더 길어지겠죠..음음 싫네요 ㅠㅠ
+) 사랑의 댓글 하나만 더 남겨주세요, 여우는 댓글을 먹고 사니까여 하하하하
사랑의 댓글 하나면 꾸준히 사랑을 드림!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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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잇 하는거 천박한거 아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