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닫지 않아 새벽부터 내리는 비가 집안으로 들어와 방바닥을 적셨다
날씨는 내 마음을 알아봐 준 것일까.
정국이의 사진을 보는 눈에는 복잡한 감정이 눈물에 맺혀 있다.
"....정국아.."
집안을 울리는 목소리는 금세 사라진다.
밖에 내리는 비가 내 마음에도
내리는것 같다.
![[방탄소년단/전정국] 우리가 있었던 시간 02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12/31/23/033f8ac1f4da5c18f26e68edfea4a91f.gif)
우리가 있었던 시간 02
w. 장화편지
대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어렸을 때에 정국이를 상상하며 나중에 크면 이렇게 될까 상상했던 모습이 아닌 얼굴은 그대로에 몸만 성장해 버린 성인이 된 정국이가 서있었다.
닫고 있던 입이 서서히 벌어졌고, 눈도 서서히 커졌다.
나를 내려다보는 정국이의 눈도 커진 것 같은 건 착각일까.
야옹-
어느새 내가 쓰다듬고 있던 고양이가 내가 경직되어 있던 틈에 대문으로 들어갔었는지 정국이의 다리옆에 앉아 야옹-하고 울었다.
그리고 정국이는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끝나자마자 대문을 쾅 닫아버렸다.
멍청하게도 몇 십초가 지나버린 후에야 정신을 차려 급하게 대문을 두드렸다.
" 저기요! 문 좀 열어봐요! 저기요!! 너 정국이 맞지!! 전정국!! 문 좀 열어봐!"
손에 감각이 없어질 때까지 대문을 두드리고 손잡이를 끌어 당겨도 굳게 닫힌 문은 열어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눈에는 눈물이 고이다 못해 볼을 타고 흘러 바닥을 적신지 오래고 머리도 흔들려서 산발이 된지 오래다.
눈 앞을 가로막은 눈물을 팔로 대충 비비고 대문과 이어져있는 담벽으로 뛰어갔다.
온 힘을 다해 대문을 두드리고 손잡이를 잡아당긴 탓에 손에 힘이 풀려 덜덜 떨렸지만
젖 먹던 힘까지 끌어모아 답벽을 올라가 정원을 살폈다.
사람은 커녕 아까 그 고양이조차 보이지 않았고, 집안에도 불이 꺼져 있었으며 문여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
숨을 고르며 담벽에서 내려와 뒷문으로 뛰어갔지만 대문과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아무도 있지 않았다.
" 하아...전정국.....너 맞지..살아있던 거지? "
정신없이 대문만 두드리지 말고 빨리 담을 넘었어야 했는데.. 바보같이..
입술을 아무리 꽉물어도 이 답답한 기분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더욱 커져만 갈 뿐.
-
정신없이 길을 걸었다.
멍한 정신은 돌아오지 않았고, 한 방울씩 빗방울이 머리에 떨어지더니 거세게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일기예보에도 없던 비가 쏟아져 사람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선스럽게 뛰어다니는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치이고 부딪혔다.
바로 앞에 있던 돌을 보지 못해 발코에 걸려 넘어졌다.
무릎이 살짝 찢어졌다.
하지만 무릎이 쓰라리진 않았다.
정국이가 날보고도 피하던 모습이 무릎이 쓰라린 것과는 비교도 안 될정도로 나의 마음을 쓰라리게 했기 때문에.
"으으..."
날씨가 나의 마음을 알아봐 준 것일까.
슬픈 감정을 사람들 모르게 빗물에 숨길 수 있게 되었네
-
지나가시던 아주머니가 넘어진 채로 앉아있는 걸 발견하시고 일으켜 주셨다.
아주머니께 감사인사도 못하고 집으로 걸어왔다.
지금 이 정신으로 5 번 정도는 틀린 후에야 현관문을 열고 들어올 수 있었다.
들어오자마자 정국이의 사진을 모아둔 서랍으로 갔다.
침대기둥에 기대어 아침이 될 때까지 사진만을 바라봤다.
강의시간이 지나도 한참 지났다는 걸 잊고 주구장창 사진만을 바라보던 중에 옷 주머니에 꽂아 두었던 휴대폰에서 지잉 하고 진동이 울렸다.
한박자씩 쉬는 것을 반복하던 폰을 힘이 빠져 감각이 없는 팔로 덜덜 떨며 주머니에서 꺼냈다.
김태형일 줄 알았던 내 예상과는 다르게 휴대폰 화면에는 '박지민'이라고 써있었다.
엄지손가락으로 초록색 동그라미를 옆으로 밀었다.
"....어! 받았다! o00! 너 어디야! "
".....지민아"
"야..너 목소리가 왜 그래. 지금 어디야."
".....집이야"
"기다려, 내가 갈께"
온다는 말과 함께 전화가 끝긴 폰을 귀에서 떼고 상단바를 내려 부재중과 문자에 들어갔다.
부재중은 24통이 와있었고 문자는 37개를 넘어 계속 오고있는 중이였다.
-김태형
[ 어디쯤? ]
[ 에헤이 전화도 않받네. 오빠 기다리는데 얼른얼른 안오나 ]
[ 어제 내가 사탕 뺏어먹어서 그래? 내가 한 통 사줄께..화 풀어..ㅠㅠㅜ ]
[ 나 이제 수업시작해서 전화 못 해..ㅠㅠㅠ ]
[ o00?? 뭔 일 있는건 아니지? ]
[ 오빠 걱정된다. 문자 답장이라도 해 ]
:
:
.
-박지민
[ 김태형이 너 아직 안왔다던데 공강인 줄 아는건 아니지?ㅋㅋㅋ ]
[ 김태형 많이 반성하고 있어, 화 풀어 응?ㅠㅠㅜ ]
[ 00야 연락 안 되서 걱정되잖아ㅠㅠㅠ ]
:
:
.
지민이와는 방금 전화를 끝냈기 때문에 문자가 오지 않았지만 태형이에게서는 문자가 계속 오고 있었다.
너무 걱정하는 것 같아서 답장을 하려 했지만 더이상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팔을 떨구며 답장을 할 수가 없었다.
자신의 자취방에 있던 지민은 자취방이 00의 집과 별로 멀지 않아 택시를 타고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00가 일일히 열어주기 귀찮다고 알려준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었다.
지민은 문을 닫자마자 우산은 현관에 내팽겨쳐 놓고 홀딱 젖어 있는 00에게 달려갔다.
" o00! 왜 이러고 있어! 뭔 일 있었던거야? "
" ...지민아..나 정말..왜 이러고 있을까..? "
지민은 자신의 옷자락을 꼭 쥐는 00를 내려다 보다 손을 잡아주었다.
" 손이 왜 이래 속상하게...무릎도 다치고..일단 씻자. 씻고나서 상처소독 해야지. "
지민이에게 부축을 받아 화장실로 들어왔다.
물에 젖어 무거웠던 옷들을 전부 벗고 샤워부스안으로 들어와 샤워기를 틀었다.
몸에 붙은 먼지들은 떠내려가는 것 같았지만 속이 꽉 막힌 기분마저는 떠내려가지 못했다.
경찰측에선 분명 3 명 다 집안에 있었다 했는데..
뭔가 내가 모르는 일이 있었나
생각의 꼬리는 꼬리를 물어 점점 퍼져나갔다.
머리가 복잡해져 차가운 물을 틀었다.
전혀 나아지진 않았지만.
어느정도 생각을 정리한 후 화장실 거울서랍에서 수건을 꺼내 몸을 감쌌다.
미처 옷을 챙기지 못했다는 걸 깨닫고 지민이에게 잠깐 뒤돌아 있어 달라 한 뒤 방으로 들어왔다.
평소라면 바닥으로 물이 떨어지는 걸 신경썼겠지만 지금은 그런 것 따윈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 o00... 들어가도 되..? "
문에 기대어 있었기 때문에 지민이의 조그만 목소리를 듣고 얼른 옷을 꺼내 입은 후 문을 열어주었다.
지민이는 아직 젖어있는 머리를 보더니 화장대로 끌고가 의자에 앉혔다.
" 감기걸리겠다. 머리 말려줄께. "
샤워 할 때 마지막에 차가운 물로 머리를 식혔기 때문에 많이 차가워진 나의 머리카락에 손이 닿을 때 멈칫 하더니 드라이기를 꺼내 조심히 말려주었다.
어제부터 한 숨도 못 잤는데 드라이기 바람까지 쐬니 잠이 몰려와 꾸벅꾸벅 졸았다.
지민이가 졸고있는 나를 알아채고 드라이기를 화장대 서랍에 넣은 뒤 비몽사몽인 나를 조심스레 깨워 침대에 눕혔다.
아직 머리를 다 말리지 못해 베게가 축축 했지만 눕자마자 졸음이 몰려와 바로 잠들었다.
잠들고 나서 5 살때 정국이와 모래에서 놀았던 때에 꿈을 꿨는데 이내 나의 머리가 살짝 들리는 느낌에 잠이 깨버려 눈을 슬쩍 떴다.
" 아....그.. 너 베게 젖을까바.."
가까이에 있는 지민이의 얼굴에 꿈벅꿈벅 느리게 눈을 깜빡이다 '아..고마워'하고 대답을 하고 다시 눈을 감았다.
지민이는 내 머리 밑으로 수건을 놓은 후 조심히 머리를 내려주었다.
방금전 당황한 지민이의 얼굴이 생각나 슬쩍 웃으니 헛기침을 하다 푹쉬라는 말을 하고는 방을 나섰다.
-
꿈을 꿨다.
15 살때 너와 함께 있던 마지막 날의 모습으로 마주보고 있는 꿈.
아무것도 없는 하얀공간 안에 나와 정국이 단 둘만이 존재하는 꿈.
쉽게 떨어지지 않는 입을 달싹이는데 정국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 00야 잘 지내? "
아니. 너 없이 어떻게 내가 잘지내.
" 보고싶었어, 항상. 하루도 빠지지 않고. "
나도야 정국아. 매일 너가 보고싶었어
애써 뱉지 못한 대답을 속으로 삼켰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에는 단연 그리움이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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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 저장소666
암호닉 신청해주시신 분들 모두 감사해요:) 앞으로도 성심성의껏 글 쓰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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