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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너마저 - 졸업

 

 

 

 

 

졸업

표지훈 이태일











*






학교가는 이 길이 참 오랫만이다. 오랫만에 교복을 입고 오랫만에 5-1번 버스를 탄다. 고3이라고 미친듯이 공부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이 날 반긴다. 이제 얼마 안가면 종점에서 내려서 뒷산을 타고 학교엘 가겠지. 그럼 누가 있으려나. 이민혁이랑 안재효가 먼저 와서 투닥투닥 싸우고 있으려나. 동아리 후배들이 찾아 올지도 모르겠다. 나도 작년에 나갔으니까 당연히 오겠지. 근데 한 놈은 안올꺼 같다. 하긴 표지훈한테 내가 뭘 바라겠어. 동아리 탈퇴 안 한것만으로 감사해줘야되나. 항상 따박따박 대들긴 했지만 이상하게 밉지는 않은 녀석이였는데 오히려 좋았다고 해야되나. 오늘 못보면 좀 아쉬울것 같긴 하다. 이어폰에선 포맨노래가 이어지고 벨을 안눌러도 알아서 내려주던 종점에 다다랐다.






*







종점에서 내리니 낯익은 얼굴이 날 반긴다. 고개를 푹숙이고 조금 쭈뼛쭈뼛 서있긴 하지만 처음 봤을때 그 인상이 너무 강해서 절대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원숭이 닮은 표지훈이 꽃다발을 들고 서있다. 내 예상과는 무척 반대되는 일이라 조금 놀라긴 했지만 그의 등장이 싫지는 않다. 내가 표지훈앞으로 걸어가자 표지훈은 고개를 들고 내 눈을 힐끔 쳐다보더니 내 손목을 잡고 학교와는 반대 방향으로 걸어간다. 아직 시간있죠? 낮게 깔리는 목소리로 갑자기 묻자 난 어떨결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나도 무슨 생각인지 순순히 그가 데려가는 곳으로 따라가고 내 머리보다 세주먹 더 위에 있는 그의 뒤통수만 빤히 쳐다봤다. 지훈이 갑자기 멈춘 곳은 버스정류장보다 더 위쪽에 있는 외진 주차장, 아침이란 시간 때문인지 사람들도 없었다. 표지훈은 내 손목을 놓더니 그자리에서 머리를 한번 긁고 내 쪽으로 돌아섰다.






형. 우선 졸업 축하해요. 표지훈은 한손으로 꼭 잡고 있던 꽃다발을 내밀면서 바닥만 쳐다본다. 내가 계속 그의 눈을 쳐다보고 있지만 표지훈은 마주칠 생각을 안한다. 전과는 다른 행동이라 좀 의아하지만 그런 그가 많이 변했다고는 생각되질 않는다. 나한테 많이 대들기도 하고 장난치기도 하고 욕과 기타등등 못할 짓은 많이 했지만 그가 싫지 않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을까. 숨을 흡- 하고 들이 쉰 지훈이 긴말을 꺼내려고 했다.






이제 형도 졸업이고 하니까 저 하고싶은 말 해도 될것 같아서요. 나 형 좋아해요. 언제부턴진 모르겠는데 그냥 형이 좋아요. 그래서 더 많이 괴롭히고 까불고 했어요. 형 나 미워요?





그의 말은 충격으로 다가 오지 않았다. 오히려 기쁨이 맞을 수도 있겠다.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냥 지금 내 마음이 그렇다. 졸업식에 가야하는 지금 난 표지훈과 더 같이 있고 싶고 얼굴을 안봤으면 서운했을 것 같던 감정을 이해했다. 표지훈은 내가 대답이 없자 시무룩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가려했지만 내가 그의 말을 끊었다.






아니.






짧은 한 마디였지만 표지훈은 내 눈을 보고 원숭이 같은 얼굴을 고릴라로 만들며 웃는다. 내가 그의 말에 대답한 것 뿐인데, 표지훈 널 좋아해 라고 말한것도 아닌데 지훈은 날 세게 껴안았다.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오랫동안 껴안고 있는 표지훈이었지만 나는 졸업식 시간에 대한 조급함은 없었다. 하지만 지훈이 날 품에서 떼어놓고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형 이제 졸업식 가야되잖아요. 빨리 가봐요. 늦겠어요.





날 말로 떠미는 표지훈은 내 손을 잡고 놔줄 생각을 안했다. 또 그렇게 한참동안 잡은 손을 놓고 그는 나에게 인사를 했다. 형 진짜 졸업 축하해요.






난 졸업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고등학교 생활의 끝맺음을 하는 졸업식을 난 다시 시작으로 만들어 버렸다. 학교로 가는 길 위에서 멀어지는 표지훈을 보고 있으려니 그냥 자꾸 웃음이 나왔다. 그뿐이었다.



 

 

 

 

--

작가 졸업 기념 자축용 짧은 오일

아  눈물난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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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우와 재미있어요!! 졸업축하드립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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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졸업축하드려요!! 괜히 저까지 아련아련해짐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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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ㅠㅠㅠ브금까지 아련하다니!졸업축하해여!!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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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아이고 뒷이야기는 제맘대로 상상해버려도 되는겁니까?ㅠㅠㅠㅠㅠ오일 좋네요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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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우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오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졸업축하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아련하고 좋네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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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좋은 오일이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리고 업축하드려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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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와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졸업축하드려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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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졸업을 축하 드립니다!!!느하ㅋㅋ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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