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2863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prisma 전체글ll조회 538

[단편] 비오는 날

 [원우] 비 오는 날

 

 

 

 

“헤어지자.

“… 이유는?

“이유라고 하기에도 새삼스럽네, 감정이 없잖아. 서로에게.

 

시작이 얼떨결했던 것 만큼 끝도 얼떨결에 맞닿았다. 헤어지잔 제 연인의 말에 납득할 수 없어 허탈한 표정으로 다른 곳을 보고 있는 너만 애처롭게 바라볼 뿐이였다. 세상에 깔끔한 이별이라는 것은 없다. 아, 서로에게 미련과 감정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가정 하에 말이다. 덧붙일 말이 없다며 그녀는 쌀쌀맞은 말투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카페를 나갔다. 텅 빈 그 의자를 넋 놓고 보고 있다가 이내 한숨을 크게 퍽퍽 쉬어댔다. 제 연인에 대한 미련은 없다면 거짓말이다. 이별에 대한 안타까움과 잘해주지 못함에 대한 아쉬움이 공존했다. 커피를 마시려 머그컵에 입을 대려고 했는데 커피는 이미 식은지 오래였다. 마음이 식었다는 걸 대변하는 건지는 몰라도, 씁쓸했다. 커피를 삼킨 것 마냥 인상이 잔뜩 찌푸려졌다.

 

후두둑, 후둑, 후둑..

 

카페 밖은 겨울에 걸맞지 않은 날씨가 조성되고 있었다. 역시 작년보단 날이 포근해서 그런가, 눈이 내려야 할 때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추적추적, 나는 비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 눅눅한 공기와 습한 느낌, 답답해져 오는 호흡.. 열 여덟 소년기의 그 때부터 나는 줄곧 비를 싫어했었다. 아니, 여전히 좋아하지 않는다. 비가 올 때마다..

 

 

‘비 오는 날 싫어해?’

‘응. 우울해져서 ….’

‘비 오는 날 좋아하게 될텐데,’

 

 

아득하게 옅어졌던 그 기억이, 비가 오는 날마다 악몽처럼 저를 따라다녔다. 치기 어린 연애라 치부해도 달리 부정할 수 없었던 결코 평범하지 못했던 열애, 그는 유독 내게 이름을 불러주는 걸 좋아했다. 또래 애들 같지 않게 성숙한 면을 지니고 있었다. 반듯한 교복과 날카로운 눈매, 허나 웃을 땐 떨리다 못해 벅차 오를 정도로 설렜었던 웃음을 지니고 있었다. 당시의 교복은 요즘처럼 명찰이 교복에 박음질 처리 돼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따로 플라스틱 명찰을 맞춰서 달고 다녔다. 하얀 춘추복 와이셔츠와 걸맞았던 새파란 명찰. 그 위에 흰색으로 새겨진 세 글자, 이호원..

 

 

‘우현아, 웃어봐.’

‘기분이 안 좋은데 어떻게 웃어,’

‘아 빨리..’

 

 

떼를 쓰듯 재촉하는 그의 말에 마지못해 억지로나마 웃었다. 그제서야 만족하는 듯 단번에 그의 품에 나를 가두었다. 그의 품은 나른하리만치 따뜻했다. 마주 잡은 손 또한 따스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소년 시절의 그 때가 그리웠다. 학교, 교정에 핀 벚꽃, 봄, 교복, 매점, 도서실... 이 키워드에는 이호원이라는 교집합이 있다. 항상 내 곁을 지켜줬었다. 내가 웃는 얼굴을 유난히 좋아했었고, 손을 자주 잡아왔었고, 내가 웃을 때마다 따라 웃었던.. 열 여덟, 두 소년의 치정의 결말은 잔혹했다. 눈물로 얼룩졌고, 심장이 급박히 뛰었다. 벌써 수년 전 일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일을 떠올리면 생생하다.

 

 

비를 맞으며 멍하니 거리를 걸었다. 옷은 이미 비에 젖은지 오래였다. 그 감각을 느끼기도 전에 나는 멍하니 비 오는 하늘을 바라봤다. 하늘은 먹구름으로 잔뜩 흐린 회색 빛을 띄고 있었고 비 때문에 그러는 건지 흐르는 눈물 때문인 건지 시야가 잔뜩 흐려졌다. 현재의 심정을 솔직히 토로하자면 이호원을 잊지 못하였다. 대학에 들어와서 공부에 매진도 해봤고 여자와 진득히 연애도 해봤지만 이미 마음 속에 이호원이라는 존재는 소년기의 그 때부터 흐려지기만 했지 사라지지 못했다. 지독히도 지우지 못하는 하나의 얼룩 같은 존재였다. 허나 막상 지워진다 하면 마다할 것만 같은 그런 사람, 이호원.

 

 

“하아, 하 ….”

“우산 쓰고 다니랬지.”

 

 

온몸에 닿았던 비의 감촉이 느껴지지 않고 우산에 빗소리가 들려왔다. 익숙한 음성, 너무나도 그리웠던 온기. 자연히 감아오는 팔.. 커진 동공과 더불어 나는 시선을 돌려 네 얼굴을 보고 연신 말을 더듬었다. 소년의 풋풋함을 지니고 있었던 이호원은 살짝 자라 있었다. 완연한 성인의 면모를 보여주는 듯 흑발이였던 머리스타일은 약간 밝은 갈색으로 변해 있었고, 저와 키가 별 차이 없었던 신장은 한 뼘 더 자라 있었다. 이호원은 완연한 성인이 되어 나타났다. 이게 꿈이라면 깨고 싶지 않은 꿈이였다. 비 오는 거리는 한산했다. 우산을 쓰고 지나가는 사람들, 억지로나마 가방을 우산 삼아 뛰어가는 회사원, 급하게 노점을 정리하는 노점상들, 급해 보이는 사람들 틈에 우리는 느긋하고 느릿했다. 눈물이 그치기는 커녕 눈물이 배로 터졌다. 보고 싶었던 사람, 내 사람, 호원아.. 지우고 싶지 않은 얼룩, 나라는 세상의 중심..

 

 

“우현아.”

“..응,”

“비 오는 날 싫어해?”

“응, 우울해져서.”

 

 

내 말에 그는 흐드러지게 웃었다. 나 또한 따라서 웃었다. 마치 소년의 이호원과 남우현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아른거리는 기분이였다. 그렇게 웃던 이호원은 입매가 차분해지며 그 때와 같이 말했다. 실은 내색하지 않았지만 내가 그 말을 듣고 설렜었다, 이호원에게. 낮은 음성은 이호원에게 걸맞는 목소리였다.

 

 

“비 오는 날, 좋아하게 될텐데.”

 

그리고 천천히 그의 얼굴이 가까이 다가와 입술에 닿았다. 그 없이 허송세월을 살아왔었던 지난 과거는 빗물에 씻겨 내려간지 오래였다. 지독한 사람, 이호원. 나는 앞으로 그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가 내 곁을 떠난다 해도, 더이상 소년기의 감정이 남아있지 않다 하더라도 남우현에게 있어 정답은 항상 이호원이다. 그 공식 아닌 공식은 앞으로도 깨어지지 않을 정의였다. fin

 

그대들 안녕하세요~!

원우 단편으로 찾아온 <짝사랑>의 prisma 입니다ㅎ!!

밖에 눈이 내리길래 전에 비 오는 날에 썼었던 조각글 올려요!

헤헤 이러니까 원우 진짜 잘어울린다... 원우행쇼S2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대표 사진
독자1
헐 아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조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대표 사진
prisma
ㅠㅜㅠㅠㅜㅠ퓨ㅠㅠㅜㅠㅠ좋죠ㅠㅜㅜㅜㅜㅜ원우행쇼!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흡.....조으다 조으다...........달달터지네요
13년 전
대표 사진
prisma
ㅠㅠㅠㅠㅠ좋죠ㅠㅠㅠㅠㅠ헤헿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5
원우를..........글잡담에서 참 오랫만에 보는 것 같...흡.......
13년 전
대표 사진
prisma
제가 글잡에 있는 이상 자주 보게 될 거에요 ^^ㅎㅎㅎ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7
자주자주 봤으면 좋겠어요 흡
13년 전
대표 사진
prisma
자주 쓰겠습니다!!!!ㅠ 단편이라는 건 함정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11
단편도 좋아요 흐흫................☆★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8
나라는 세상의 중심이래....ㅠㅠㅠㅠㅠㅠㅠㅠㅠ표현력 죽이시네여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대표 사진
prisma
ㅎㅎㅎㅎㅎㅎ그대 감사합니다...!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12
이거삐쥄돌이킬수없는걸음ㅇ맞아요?? 원우 둘이엮을상각도안해봤는데이거보니까ㅠㅠㅠ조으다ㅠ
13년 전
대표 사진
prisma
비슷하지만 이병우-epilogue입니다ㅎ 장화홍련 ost에요!! ㅎㅎㅎㅎㅎㅎ원우는 사랑입니다!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14
헐 ㅠㅠ너무 좋다 표현력도 좋고 그러니까 헤어졌따가 다시 만난건가요?제가 이해력이 딸려서ㅠㅠ와 그대 진짜 금손 ㅠㅠ
13년 전
대표 사진
prisma
어~~죄송해요 제가 너무 배배 꼬았나??ㅎ 간단히 말씀드리면 헤어지고 오랜 시간동안 떨어져 있다 우연히 다시 재회하게 되는 거죠~헿♡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15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아들..하조타..여기누울ㄹ래 ㅇ-<-<
13년 전
대표 사진
prisma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언제든 환영합니다 ♡ ^^ ♡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18
어헝 좋네여ㅠㅠㅠㅠㅠㅠㅠㅠ원우 원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대표 사진
prisma
ㅜㅜㅜㅜㅜㅜㅜㅜㅜ원우는 사랑입니다...!
13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영광] 禁忌1
02.08 23:25 l 다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4
02.08 21:22 l 세모론/ 애증
[현성야동엘성] 메시아(Messiah) 27130
02.08 20:46 l 천월/봉봉
[인피니트/수열현성] 사내연애 금지- 0647
02.08 20:31 l 백설
[지코/산들] Reunion24
02.08 19:58 l 반배정
[인피니트/원우] 비 오는 날 (단편)19
02.08 19:16 l prisma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0
02.08 17:56 l 끼끼꼬깔
[인피니트/엘성] 비밀 1
02.08 17:27 l 쪼옹
[인피니트/수열] 한번만 - 312
02.08 12:08 l 끼끼꼬깔
[블락비/오일] 졸업8
02.08 03:36 l 알바생
[인피니트/수열] 짝사랑 0510
02.08 02:58 l prisma
[B1A4/바들] 밀애(密愛)155
02.07 22:33 l 한한
[B1A4/공영] 츤데레 0.515
02.07 20:18 l 기타1인
[인피니트/수열] 한번만 - 215
02.07 18:12 l 끼끼꼬깔
[인피니트/수열현성] 사내연애 금지- 0543
02.07 17:01 l 백설
[지디지코] 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下28
02.07 15:52 l ㅊㅎ
[인피니트/수열] 짝사랑 0424
02.07 02:22 l prisma
[탑뇽]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망했어 Cellular Memory 0075
02.07 02:08 l 필명
[인피니트/엘성] 일상 침식 중 -01-20
02.06 22:27 l 밀키웨이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1
02.06 21:20 l 여신 
[명수/산들] 집착물16
02.06 20:31 l 치노
[B1A4/공영] 츤데레 0023
02.06 19:39 l 기타1인
[인피니트/수열] 짝사랑 0325
02.06 19:35 l prisma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3
02.06 19:10 l 세모론/애증
[인피니트/수열현성] 사내연애 금지- 0426
02.06 18:21 l 백설
[방용국/젤로] 아저씨,아저씨.(3)40
02.06 16:40 l BB.C
[지호/진영] 허상27
02.06 16:23 l 쩡이


처음이전3513523533542355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