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비타님, 리로님 감사합니다.
김성규는 여우가 아니다 18
W.여우
"네! 저는 지금 명동 밤거리에 나와있습니다! 오늘의 게릴라데이트 현장은요, 정말 뜨거운 분들 모셔봤든요! YBS 드라마의 주역들이죠. 연기대상마저 불태워버린 바로 그분들, 배우 김명수씨와 배우 이성열씨 모셨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김명수입니다."
"하하, 아- 안녕하세요. 이……이성열이라고 합니다."
성열의 말실수에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모두들 재미있다며 박장대소하는 느낌이었다. 성열은 부끄러워하는 표정으로 으으- 거리며 명수의 팔을 붙잡았다. 명수는 괜찮다며 성열을 다독거렸다. 괜찮아, 멍청아-. 명수의 잔잔한 목소리에 명동거리를 거닐던 사람들이 환호성을 쳤다. 사람들은 잘 어울린다며 환호했다. 성열은 부끄러운 것인지, 창피한 것인지 고개를 숙이고 올리지를 못하는데, 명수는 그저 행복한 표정으로 생글대며 감사하다고 인사해주었다. 진행자는 그런 모습을 일부러 능글스럽게 장난쳤다. 사람들은 속속들이 모여들었고, 프리허그에서도 부드럽게 안겼다. 성열은 은근히 두려워하는 눈치였지만, 대담하게 나서는 명수를 보며 천천히 경계심을 풀었다. 찌릿거리던 눈초리가 천천히 강아지마냥 가라앉았고, 이내 진행자의 농담도 받아쳐냈다. 명수는 그런 성열을 보자 기분이 좋아졌다. 다시 제가 아는 이성열이 된 것 같아서 날아갈 것 같았다. 한 명씩 팬들을 불러다 질문을 하는 코너에서는 은근한 질문들이 속속들이 날아왔다. 그 때마다 우물쭈물하는 성열을 대신해 명수가 대신 대답해주기도 했다. 성열은 그저 명수의 허리를 부여잡고 낑낑대며 눈치를 보았다.
"……명수오빠! 두 분이서, 진도 어디까지 나가셨어요!"
"너가 상상하는 그 이상일걸요."
"성열오빠, 질문있는데요! 명수오빠 제꺼하면 안돼요?"
"이씨! 죽어요, 진짜!"
성열의 진심어린 질투에 사람들이 깔깔대었다. 한참이나 머뭇거리던 성열이 그 질문 한 마디에 버럭- 큰 소리를 낸다며 진행자또한 웃음을 터뜨렸다. 명수는 성열의 눈치를 한 번보다가 자신도 웃겼는지 슬쩍 비켜섰다. 성열이 눈을 흘기며 명수를 노려보았다. 이씨, 어디가는데! 명수는 그런 성열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질문했던 여학생에게로 도망가버렸다. 성열은 속상하다며 자신을 좋아하는 여학생을 찾아 끌어왔다. 둘은 각각 여학생 한명씩 손을 잡고서 질투작전이라도 펴는 것처럼 스킨십을 해댔고, 길을 걷던 여학생만 계를 타버렸다. 여학생들은 이미 반쯤 눈이 풀린 채로 방송을 타고 있었고, 명수와 성열은 계속 장난치다 진행자의 마무리로 끝을 맺었다. 촬영감독은 식사라도 같이 하지 않겠냐는 말에 손사래를 치며 자리를 빠져나왔다. 성열은 아쉬운 티를 팍팍내었지만, 질투에 눈이 먼 명수의 눈빛에 역시나 죄송하다며 자리를 빠져나왔다. 이성열, 진짜……. 차에 올라탄 명수의 눈빛이 잔뜩 화나 이었다. 큼큼- 내, 내가 뭐……. 성열은 은근히 명수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방금전까지 잡고 있던 여학생의 손목 때문인 것 같았다.
"우선, 너 집에 가서 보자."
* * * * *
동우는 호원의 손을 깍지 껴 잡았다. 호원은 재잘재잘 떠드는 동우의 입술이 예뻤는지 한 없이 바라보았다. 동우는 그런 호원을 멍하니 바라보다, 왁- 하고 소리쳤다. 어, 허우……, 깜짝이야-. 호원의 말에 동우가 깔깔대었다. 아무래도 호원의 표정이 너무나 웃겼기 때문이었다. 호원은 머쓱했는지 뒤통수를 두어번 긁고는 동우를 향해 씩- 웃어주었다. 깔깔대며 웃던 동우가 멍- 하고 웃음을 멈추어버렸다. 뽀뽀해도 돼요, 호원학생? 동우의 멍청한 질문에 이번엔 호원이 웃어버렸다. 언제부터 저렇게 질문을 해댔다고……. 호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해도 돼요-. 호원의 허락 아닌 허락이 떨어지자 동우가 살짝 발을 들어 호원의 입술에 입술을 맞대었다. 살짝 떨어진 입술에 호원이 싱긋 웃어주었다. 아무래도 동우의 입술에는 키스를 부르는 마약 같은 것이 달려있는 것 같았다. 진부한 표현일지라도, 그것 이외에는 표현할 방도가 없는 것을 어찌한단 말인가. 호원은 쓰윽 자리에서 일어나 생긋 웃었다. 아, 진짜 예쁘다……. 동우는 호원의 말이 부끄러웠는지 괜히 몸을 베베 꼬았다. 호원은 동우를 꼭 안았다. 터질 것같다며 동우가 툭툭- 호원의 등을 치자, 그제서야 호원이 동우를 놔주었다.
"아, 맞다- 할 말있어."
"네? 뭔데요, 호원학생?"
"……음, 우리 1월 1일 날 새벽에 동해안에 해 뜨는 거 보러가자……."
"……음, 좋아요! 근데 우리 호원학생하고 단 둘이 가지 말고, 내 친구들이랑 다같이 가면 안돼요?"
"친구?"
"네, 아마 보면 깜짝 놀랄거에요! 하하, 괜찮아요?"
"그럼-. 동우 친구잖아요."
호원의 말 한마디에 동우가 스르르 몸이 풀리는지 해맑게 웃었다. 호원은 깜짝 놀랄 거란 동우의 말에 살짝 궁금해하는 듯 싶다가, 만나면 화들짝 놀라주겠다며 넌지시 농담을 건넸다. 동우는 제발 그래달라며 생글생글 애교를 부려왔다. 실실 웃음이 새어나왔다. 이렇게 귀여운 사람이 내 것이다- 싶으니 어떻게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있을까. 호원은 다시 한 번 동우를 꼬옥 안았다. 아- 정말 미치겠다. 동우야, 왜 이렇게 귀여워?-. 호원의 질문에 동우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호원은 동우의 손목을 잡고 건물과 건물 사이로 발을 틀었다. 으슥한 골목으로 빠져들자, 동우가 놀란 듯 어깨를 움츠렸다. 호……호원 학생?-. 얼버무리는 모습조차 사랑스러웠다. 호원은 익숙한 느낌으로 동우에게 다가섰다. 자신보다 살짝 작은 동우는 초롱초롱한 눈을 치켜뜨며 호원을 바라보았다. 호원은 서서히 동우에게 다가 서 입술을 맞대었다. 혀가 들어가는 그 모습처럼 호원의 손도 천천히 동우의 옷자락 속으로 말려들어갔다. 동우가 살짝 저지하는 가 싶더니, 천천히 손을 내렸다. 호원은 깊이 와가는 숨결에 고개를 떼었다.
"……으으, 나 진짜 참을꺼야. 자, 집에 데려다 줄게-, 팔짱 껴주세요."
호원이 미치겠다는 표정으로 눈을 감고 골목을 빠져나가려했다. 동우는 은근히 기다렸다는 표정이었지만, 이미 호원은 심호흡까지 하고 있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애국가가 이렇게 통하지 않았던 적이 있었던가……. 호원은 아무리 신경을 분산시키려고 해도, 도무지 되지가 않았다. 그 순간, 뒤 돌아 있는 호원의 등에 누군가 착- 달라붙었다. 당연히 동우였다. 동우는 골목을 빠져나가려는 호원을 잡아끌어 다시 원상태로 가져다 놓고는, 귓볼을 깨물었다. 뜨거운 콧김이 호원의 귀를 타고 지나갔다. 호원은 으스스- 소름이 돋는 기분에 움찔했다. 동우는 그런 호원이 귀엽다고 생각했는지 천천히 허리를 매만지던 손을 치골사이로 넘겨버렸다. 찬 손이 뜨거운 곳으로 넘어가자, 호원이 인상을 찌푸리며 세게 눈을 감았다. 동우는 기다렸다는 듯 남은 한손으로 호원의 웃옷 사이를 파고들었다.
"……호원학생, 나 지금 유혹하고 있는 거에요."
* * * * *
동우는 욱신거리는 허리를 부여잡고 침대에 누웠다. 휴대폰을 꺼내니 바탕화면엔 호원과 자신이 찍은 사진이 톡- 담겨있었다. 흐흐- 웃음난다, 미쳤나봐……. 동우는 실실 웃는 자신이 스스로도 어이없었는지 끌끌대다가 이내 통화버튼을 눌렀다. 다이얼화면이 켜지고, 한 번 두번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첫번째로 건 전화는 명수였다. 한 번의 긴 수화음이 들렸지만, 아무리 신호가 가도, 전화를 받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순간,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동우가 방방 뛰며 말을 이었다. 명수야!-. 하지만 그것은 기분나쁜 기계음이었다. 고객님이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목소리. 분명 같이 있을 텐데……. 동우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성열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 뚜르르 걸리는 신호음이 몇 번 가는가 싶더니 이번엔 전화를 받아내었다. 동우는 방금 전 전화를 받지 않은 분노에 대항하여 마구- 욕을 쏟아붓고 있는데, 정작 반대편에서는 동우의 얼굴을 붉히는 소리들이 마구 흘러나왔다. 흐익……! 동우가 얼굴을 붉히며 어버버대었다.
- 으……, 흐읏-. 하, 으, 아, 김명수- 살……살, 아니, 미친……, 하으……. 뭐라고, 동우야?
"어? 아……아니, 그게."
- 아오, 미친……아윽- 하, 으으……. 사을……살. 핫…….
- 전화……끊으라고, 이성열.
- 아니, 온 걸 어쩌라……구으…….
"……아, 1월 1일에 해보러 가자. 새벽 일찍."
- 으흠, 나 그때……, 아윽……, 하아- 아냐, 갈게……. 언제 만날……, 래으……?
"문자 넣을게, 끊자-."
성열의 쪽에서 무어라 말이 들린 것 같았다. 동우는 성열이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 괜히 자기 얼굴이 더 붉어지는 것 같았다. 아오, 진짜 못살아! 부끄러운 것도 몰라, 진짜! 동우는 도무지 예의 범절이라고는 싹둑 잘라 국 끓여먹어버린 커플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 놓고서는 자신도 방금전까지 호원과 겪은 달콤한 로맨스가 떠올라 다시 얼굴을 붉혔다. 아으……, 부끄러워 진짜-. 아무래도 성규와 호원에게 전화해야한다는 사실은 잊은 것 같았다. 동우는 실실 웃으며 침대위를 굴러다니다가, 아차! 하고 정신이 든 듯, 다시 화면을 켰다. 다이얼패드에 익숙한 번호를 치자, 성규의 이름이 떠올랐다. 음, 성규는 또 회식 때문에 바쁘려나……. 동우는 술먹기 싫다며 징징대던 성규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씨……, 그래도 한 번 해볼까-. 동우는 집에서 해도 될 말을 굳이 전화를 걸어 확인하고 싶었다. 성규는 바쁜 지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한다면 불굴의 장동우가 아니었다. 동우는 이에 질세라 끊임없이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저쪽에서도 응답이 내려왔다. 잔뜩 짜증이 배인 목소리였다. 동우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대체 무엇때문에 전화했냐며 빨리 말하라는 성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우는 찔끔- 눈물이 나올 뻔 했지만, 꾹 참고서 되려 큰소리쳤다.
"해보러가자, 1월 1일이잖아, 내일이야!"
- 회식있어, 끊어!
"진짜 야박하게 굴래? 오늘 저녁 11시 30분까지 M bar로 와!"
- 거기가 어딘 줄 알고 찾아오라는 거야!
"난 말했다, 끊어! 뿅!"
일방적인 전화였지만, 동우는 나름 뿌듯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그래, 좋다 좋아……. 으흐흐-. 동우는 푸스스 흩어나오는 웃음이 기분좋았다. 동우는 연달아 우현에게도 전화를 걸어 장소를 말해주었다. 우현은 회식이 있다며 몇 번을 거절하다, 결국 마지못했는지 알겠다며 대답해주었다. 이로써, 모든 친구들의 섭외가 끝났다. 아하하하-, 행복해라. 동우는 마지막으로 성열의 휴대폰에 문자를 넣어주고는 호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 뚜르르. 두번의 수화음도 채 가기 전에 호원이 전화를 받았다. 얼마나 기다렸던지, 목소리는 반가워 미치겠다고 벌써부터 대답해주고 있었다. 동우는 어린 호원이 귀여워 미치겠다는 목소리로 말을 꺼내었다. 둘의 대화는 이미 삼천포로 빠진 채 깨만 뚝뚝 짜내고 있었다. 아니, 그 깨들도 쭉쭉- 짜였는지, 주줄 기름이 새고 있었다. 호원은 동우의 까르륵- 거리는 웃음소리에도 하나하나 반응해주며 함께 웃어주었다.
- 그래서, 다들 가기로 한 거야?
"네!, 11시 30분까지 다들 M bar에서 보이기로 했어요. 애들도 다 모이겠다고 했어요. 다들 마지막이니까 한 잔씩 건배하고 가야하니까요."
- 그럼, 나 엄청 잘 보여야겠네?
"글쎄, 애들은 아마 호원학생 무척이나 좋아해요. 게다가 호원학생은 뭘 입어도 잘 생겼잖아요"
동우의 웃음소리가 까르륵- 들려왔다. 호원은 전화로만 이야기해도 전해져오는 행복한 기운에 미칠 것만 같았다. 그래서 그냥 자신도 모르게 하하- 웃어버리고 말았다.
* * * * *
*여우 사담*
안녕하세요, 여우입니다.
그대들이 빨리 오라그래서 빨리 왔찀 나 이런 여자임
ㅋㅋㅋㅋㅋ18화? 쿡, 그 정도는 껌이지. 미리 써놧으니까ㅋㅋ 아잌, 나 오늘 3번째네요 싫다하지 마요, 이제 못보니까 엉엉
아, 맞다 할 말있어요. 비밀이 뭔 지 알아요?
ㅋㅋㅋㅋㅋㅋ아 씨 사실 , 이 거 우리 혜댜도 모르는 비밀임
ㅋㅋㅋㅋ혜댜가 이거 보면 아마 전화할걸요
ㅎㅎㅎㅎ아 진짜 이거 원래 마지막에 딱 공개할라 햇눈뎁..
아 애태울까. 말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잌잌, 심심한데 그대들 애나 태워볼까나?
+) 말하자면 길어요, 근데 초등학교 4학년때엿나. 음, 지금 7년지기? 8년지기? 된 친구가 있어요.
걔랑 저랑 사귀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아 진짜 부끄럽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오해 마세요. 남자애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부끄러움
이걸로 이야기나 한 번 해볼까..ㅎㅎㅎㅎㅎㅎ
+) 그대들이 궁금하다 그러면. 뭐 써줄 수도 잇긔..☆★..쿡, 부끄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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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잇 하는거 천박한거 아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