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새끼, 정말 돌아버린 새끼. 영민의 앞에 서있던 광민이 표정을 일그러트리며 말한다. 증오가 서린 눈빛으로 차갑게 영민을 보는 눈빛의 광민은 입술을 꾹 다물고, 광민을 보던 영민은 하, 하고 비웃음이 담긴 헛웃음을 지어보인다. 니가 뭔데, 나한테 욕해. 아무 감정 없는 어조로 영민이 말하고, 그 소리를 들은 광민은 볼을 타고 흘러내리려 하는 눈물을 억지로 참곤 말한다.
─너때문이잖아.
너때문에, 너때문이라고! 광민이 눈을 지긋이 감고 소리치듯 말한다. 혐오스러운 목소리로 자신을 탓하는 광민을 쳐다보던 영민이 한쪽 입꼬리를 올리고 피식, 하고 비웃음을 날린다. 왜 날 탓해, 정말 잘못한건 너야. 상황을 그렇게 만든건 너라고. 영민이 광민에게 말한다. 영민의 말을 들은 광민의 눈동자가 하염없이 흔들린다. 도대체, 왜, 어떻게. 어쩌자고 나는. 참으려던 눈물이 광민의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믿을 수 없다. 환히 웃던 너의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지는 것을 쳐다본 광민은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주저 앉아버린다. 이럴 순 없어. 눈 앞의 광민을 쳐다보던 영민은 천천히 등을 돌린다.
─내가…….
등을 돌린 영민은 그렇게 광민에게서 서서히 멀어져간다. 더이상 오지 않을 것 처럼, 그렇게. 쌍둥이의 형재애 마저도 멀어질 것 처럼 그렇게, 둘 사이의 벽에 칠해진 검은색이 서서히 물들어간다.
禁忌
영민X광민
사실은 말이다. 사실은. 사실은 나도 너무 괴롭다. 잘나지도 못한 집안에, 사업을 말아먹어 단숨에 거지가 된 우리들은 아버지의 인맥으로 어떻게든 빚들은 잘 갚았지만 예전과 같은 생활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워낙 인맥이 좋고 착한 사람을 많이 꿰뚫고 있었던 아버지는 조그마한 직장도 쉽게 얻었고, 연봉이 예전보다 훨씬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직장을 아예 잃은 것 보다야 좋은 것은 확실했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차라리 아예 가난한게 더 좋았다. 쌍둥이지만 내가 형이고, 광민이가 동생. 그럼으로 장남은 나이기 때문에 나를 더 밀어줘야 하는게 맞는데, 내 성격이 개같고 광민이가 올바르기 때문에 그런지 모든 것을 광민이에게 쏟아부었다. 쌍둥이지만 나보다 머리가 좋은 광민이가 아버지 딴엔 유일한 희망이었는지 나에게는 전혀 관심을 갖지 못했다. 내 딴엔 그게 너무 싫어서 부모님께 반항을 심하게 하였고, 그게 도가 지나쳐 지금 상황까지 오게 된거고. 한순간에 무너져 내려버린 돈과 명예, 행복한 삶. 부잣집 애들이 다닌다는 명문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어 늘 무시받는 학교 생활. 조광민이 나보다 더 뛰어난다는 그 말에 대한 억울함과 불신. 그것이 우리의 불행을 자초했다.
─시발.
가슴이 무언가에 눌린 듯 답답해져와 욕짓거리를 크게 내뱉는다. 가슴 속 응어리가 뭉쳐 흩어지지 않아. 물론 그게 무엇 때문인지, 조금이라도 풀리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알고 있지만 몸이 전혀 따라주지 않는다. 그놈의 자존심이 문제지. 그렇지, 조광민. 지금도 길바닥 그대로 주저앉아 울고 있진 않은지. 이렇게 후회할 줄 알았으면 너에게 그렇게 잔인하게 대하지 말걸 그랬다. 하긴, 그 순간에도 미친듯이 후회를 하고 있었는데 말이야.
─미안해.
차마 너의 앞에 서서 당당히 말할 수 없는 말. 하지만 너에게 뒤돌아서면 항상 입에서 나오는 말. 내가 너에게 말하면 우리의 상처와 외로움은 씻긴듯이 날아갈텐데.
그냥 딱 꽃혀서 올립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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