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겨울, 이제야 너의 뒤늦은 소식을 받아본다.
스물둘 꿈 많던 너는 한 줌의 재가 되어 돌아왔다.
[전사통지서]
성이름 귀하. No.1230
계급 : 하사 군번 : 951230 성명 : 김태형
위자는 2016년 11월 15일 부로 강원도 철원 전투지대에서 혁혁한 공훈을 세우고
애석하게도 전사 하였음을 통지함.
2018년 11월 17일
육군준장 민윤기
고작 이 종이 한 장만이 네가 이 세상에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듯했다.
오늘은 네가 전투 중 적군에게 포로로 끌려갔다는 소식을 들은 지 딱 1년이 지난날이었다.
분명 괜찮을 것이라고, 살아있을 거라고,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넌 이미 이 세상을 떠난후였다.
" 받으시죠. 김 하사님 유골 곁에 있던 건데, 아무래도 영상 편지인듯합니다."
태형의 소식을 전해준 아직은 앳된 얼굴의 군인이 내게 너의 군번줄과 함께 메모리칩 하나를 건넨다.
마지막 흔적이었다. 태형이는 이 메모리칩을 손에 꼭 쥔 채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전쟁이 나기 전 우리가 아주 평범한 연인이었을 때 매일 밤 주고받던 영상통화처럼, 그저 덤덤하게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했던 걸까.
나는 한참을 가만히 서있었다.
차마 그의 마지막을 볼 수 없어서.
이것까지 봐버리면 그의 죽음을 인정하는 꼴이 되어버리니까.
그러나 결국 내 손은 마우스를 눌러버리고 만다.
흑으로 가득 찼던 화면이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네 얼굴로 가득 찼다.
생채기가 난 얼굴. 많이 다친 거야? 속상하게.
너의 상태는 대충 보기에도 좋지 않아 보인다.
헉헉이는 거친 숨소리와 함께, 그토록 듣고 싶던 너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 아아, 들려? 내 얼굴 보여? 나 태형이야. 많이 많이 보고 싶다."
" ……. "
" 포로로 잡혀버렸는데, 도망쳐 나왔어. 근데…. 나 자꾸만 불안해. 이게 마지막이 될 것 같아서. 이런 생각하면 안 되는 건데. 그치? "
" ……. "
" 일단 여긴 아무도 없는 것 같아. 저 멀리 시끄러운 소리 들려? 폭탄 소리다. "
" 태형아, "
" 나는 내가 실제로 사람이 죽고 다치고, 비명소리와 폭탄 소리가 들려오는 곳에 오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
" ……. "
" 게임이나 할 줄 알았지, 내가 사람을 죽이는 날이 올 줄도 몰랐어. 나 죽으면 지옥 가겠다. 어떡해? "
아니야, 아니야 태형아.
" 너 보고 싶어서 어떡하지. "
나도 네가 보고 싶어 태형아.
" 미안해. 사랑해. 용서해. "
그게 마지막이었다.
다시 컴컴해진 화면에는 더 이상 그가 아닌 울고 있는 나의 얼굴만 비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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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밤 보고 급 삘받아서 써본 태형이 이야기입니다. 태형아....ㅁ7ㅁ8 는 너무 짧네요. 똥글인데 짧기까지 해...! 언젠가는 번외와 함께 다시 찾아올수도 있어요. 헿ㅎ 젊은 농부 태형씨가 사는 법을 포함해서 다른 글들도 준비중이니까요 ㅈ...잘 부탁드려요 ♥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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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계고 영향력이 크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