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관이의 일기장 EP.1-
D+45
항상 이쁘다고 말해줘도 모자란 얼굴이다.
오늘도 책상 안에 캐러멜을 두 봉지나 털어서 가득 채워뒀다.
좋아할 얼굴을 생각하니 가슴이 떨려 미치겠다.
50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ㅠㅠ 얼른 보고 싶어 성이름! ㅠ♡ㅠ
*
또 어떤 개새끼야!
나는 천운이 지지리도 없는가 보다. 또 어떤 할 짓 없는 놈의 짓인지는 몰라도 내 책상 안으로 캐러멜을 뿌려놨다. 하필이면 나는 입에도 안댄다는 캐러멜을 말이다. 내가 크게 소리를 지르자 반 애들이 놀란 눈을 하고 나를 쳐다보았다. 너야? 너냐고! 삿대질을 하며 애들을 가르켰지만 나몰라라 도망가는 여자애들뿐이었다. 그래. 어떤 애가 이런 짓을 해놓겠니. 나는 잔뜩 신경질이 나 머리를 헝클이며 자리에 앉았다.
여름이라 뜨거운 교실. 그리고 더 뜨거운 책상 속으로 캬라멜을 넣어 놓은 새끼. 분명히 말하지만 걸리면 내손에 죽을 각오는 해야할 것이다.
*
- 쌤. 진지하게 생각해 봤는데요.
- 진짜 저희반에 씨씨티비 달아놓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내가 이 말을 몇번이나 하는지 모르겠다. 쌤은 나름 진지했던 내 표정에 조금 집중하나 싶었으나 이내 씨씨티비의 쌍시옷이 나오자마자 교무실에 있던 파일로 내 머리를 가볍게 내리쳤다.
-왜요? 저 진짜 진지한데!
-끌려온 와중에 소리를 지르고 지랄이니 지랄은.
서운함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 쌤은 왜 내맘을 몰라요!
청춘 드라마를 한편 찍고 밖으로 나갈려고 했지만 그걸 또 기똥차게 알아차린 담임쌤은 내 귓볼을 꼬집듯이 잡으며 날 다시 자리로 앉혔다.
-뭘 자연스럽게 나가려고.
-아 이번엔 좀 티났어요?
내 말에 쌤은 좀 많이요. 라며 어색한 웃음을 내보이고 내 얼굴위로 가볍게 반성문 7장을 던지셨다.
-쌤. 종이때문에 코가 좀 낮아진것 같은데 2장은 어때요.
-내가 너때문에 시간을 뺏긴 것 같은데 70장은 어때요.
안녕히 계세요.
나는 울상을 지은 표정으로 교무실을 나섰다. 내가 만났던 담임중에 저렇게 막강한 담임은 살아생전 처음이다. 보통 이만큼 하면 봐주잖아. 근데 우리 담임은...? 투덜대며 교무실을 나와 교실로 들어왔는데 내 책상 안 캬라멜과 한국사 책을 털어가는 이새봄과 눈이 마주쳤다. 이게 웬 날도둑인가 싶어 눈을 두어번 깜빡였다. 지금 제 두눈에 들어온게 이새봄씨 맞나요?
-...
-간다 !
세상에 저런 날치기를 다 봤나.
*
하필이면 내 다음 시간도 한국사였다. 나는 도망가는 이새봄을 쫓아 전속력으로 달렸지만 무슨 일인지 오늘따라 복도에 장애물이 많다. 눈에 안보이는 이새봄과 깊게 찬 숨때문에 나는 바닥에 주저앉아 힘들게 숨을 몰아쉬었다. 저것도 친구라고... 욕이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숨이 그 길을 막았다. 헉헉대며 땅을 치는 내 모습이 꽤나 눈에 띄었는지 복도에 있던 애들은 종이 치자마자 황급하게 자기 반으로 뛰어가며 앉은 나를 쳐다보았다. 이새봄. 내가 다시한번 말하지만 너가 내 눈에 다시 띌 날이 있다면 널 죽여버리겠어. 죽여버리겠다고!
- 저... 종 쳤는데...
우물쭈물 저 멀리서 반 창문 넘어로 날 보고있던 남자애가 조심스럽게 교실에서 나와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그 말에 자리에서 일어나 자잘하게 먼지가 붙은 엉덩이를 툭툭 털어냈다. 아 응. 복도 단속반이 10반이였나? 나는 머쓱하게 뒷머리를 긁적이고 뒤돌아서 반으로 향했다. 저기! 또 한번 나를 부르는듯한 목소리에 나는 뒤를 돌아 남자애를 다시 한 번 보았다. 무슨일인지 등 뒤로 손을 가지런히 숨긴체로 나에게 걸어오더니. 여기! 한국사책을 내 가슴높이로 던져주곤, 재빨리 자기반으로 들어가는 남자애에게 의도치 않은 심쿵을 당했다. 설렌게 아니라 진짜 겁나게 아팠다.
나는 얼떨결에 이름도 모르는 남자애의 책을 받아들었다. 한국사를 얻어 반성문을 피한건 다행이지만 글쎄. 내 시간표를 어떻게 알고 한국사를 던져 준 것인지 찝찝한 일이였다.
*
수업에 영 집중을 못한다고 선생님께 혼이났다. 한국사쌤은 유독 딴짓하는 나.를. 잘 잡으신다. 선생님의 노트북을 자리에 가져다 놓고는 책을 돌려주려 10반으로 향했다. 그런 내 발걸음이 무색하게도 그 애가 반에 없다고 한다. 내가 그 애 설명을 잘못했나.
- 있잖아. 동그랗게 생겨서 키가 그렇게 크지 않고....
반에 들어가려는 애들을 붙잡아 세우고 설명하길 몇번 모두들 그런 애 없단다. 무슨 확인도 해보지 않고 없다고들 하는지, 나는 속이 답답해 끝나고 반 칠판에 세워놓으면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반에 돌아갔다.
*
학교가 끝났는데 오히려 할일이 더 많다. 반성문도 내러가야 하고, 책도 돌려줘야 하고, 이새봄도 잡아야 하고. 나는 천천히 할일을 되내이며 먼저 교무실부터 갔다. 담임쌤이 자리에 안계시길래 반성문을 놓고 가려고 고개를 돌렸는데 그 남자애가 서있었다. 한국사 쌤한테 잡혀서 입술을 오물오물 거리는데 금방이라도 울 표정이다. 옆에 쪼그리고 다가가 얘기를 훔쳐 들어보니 글쎄 책을 안가져와서 깜지를 써와야 한다고 했다.
설마 내 뒷교시에 한국사였던 거야?
나는 놀라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났다. 옆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내 탓에 한국사쌤도 그 남자애도 소스라치게 놀라며 나를 쳐다보더라.
-쌤 별일은 아니구요,
제가 책 빌렸는데 놀린다고 안 갖다 줬어요 얘 탓 아니에요.
손에 들린 한국사 책을 미안하다며 그 애 손에 쥐어주자 얼굴과 귀가 붉어졌다. 내가 나서서 창피한 건가.
-그럼 너가 승관이 대신에 깜지 써와! 너때문에 엄한 애 벌받을 뻔 했으니까 넌 두장 써와라!
-네 내일 뵈요 쌤
나는 반성문 두장을 집어들고는 푹 익은 남자애를 끌고 나왔다. 괜히 나때문에 벌받았으면 양심에 찔려 죽을 뻔했네. 반성문은 이새봄 시키면 되니까 괜찮은데 남자애는 연신 미안하게 됐다며 제가 반성문을 쓰겠다 나를 막아섰다. 애초에 저가 미안할 일이 없는데.
-너 이름이 뭐야?
화제를 돌려보려 제 이름을 묻자 작은 목소리로 부승관이라고 말했다. 나는 괜히 더 같이 있었다간 진짜 죄없는 부승관이 반성문 종이를 가져갈까봐 이름만 듣고 후다닥 자리를 떴다.
-승관아 책 빌려줘서 고마워!
멀리서 본 놈의 귀가 또 빨갛다.
-
짤이 없어 슬픈 인생.
가진거라곤 뿌린이뿐
많이 봐주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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