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만 쫓아다니다 현실 남친 사귄 썰(상)

안녕 난 갓 슴살이 된 꽃다운 청춘이야.
내 19년 아깝지 않도록 아이돌 따라다니며 보냈어.
지금 돌아보면 참...
뿌듯해.
최고의 선택이었어.
그 날도 어김없이 우리 오빠를 보러 공방에 간 날이었어. 모닝 오빠들을 보고 본방은 들어가지 못한채 멘트 하나하나를 곱씹으며 지하철을 타고 집을 향하고 있었어. 환승해야될 역이 다가와 난 내렸고, 오빠들의 노래를 이어폰으로 들으며 여긴 공개홀이다 공개홀이다 이건 라이브다 라이브다 주문을 걸고있는데
어디선가 엄청 좋은 냄새가 나는거야!!!! 아니 냄새보단 향기!!!! 그래 향수였어.
향수에 관심이 있는 건 아닌데, 이건 보자마자 우리 오빠한테 선물해줘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어. 마치 오빠를 위해 만들어진 향수 같달까? 청량하면서도 섹시한게 우리 오빠 말고 누가 이걸 쓸 수 있겠어???? 그래서 난 창피한 것도 모르고 무작정 그 향을 따라갔어. 한 남자한테서 나더라구.
"저기요"
"네?"
오, 키가 엄청 컸어. 목소리가 너무 위쪽에서 들려서 놀랐다^^...
"향수 뭐 쓰세요?"
"네..?"
눈이 동그래지면서 당황하더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참 미친거같아... 다짜고짜 향수 뭐 쓰냐고 물어보다니;;;
그래도 내가 빤히 쳐다보니 장난은 아니란 걸 알았는지
"아... 클린 프레시 런더리 쓰는데요..."
"아 좋은 냄새가 나서... 감사합니다!"
하고 꾸벅 인사한 채 돌아서려 하는데
"그 쪽 냄새도 좋은데요?"
??? 좀 당황했음 그치만 난 향수도 안 쓰는데ㅋ 감사해서 감사하다했지 ㅎ 근데 계속 쳐다보는거야... 그래서 나도 뭐 쓰는지 궁금한건가 싶어서
"아 저 향수 안 쓰는데... 샴푸 뭐 쓰는지 알려드릴까요?"
"아뇨 번호 주세요"
?!???....살면서 번호같은 거 따여본 적 없음... 고로 난 너무 당황스러웠어 심지어 좀 잘생겼었거든 아니 사실 많이... 멍뭉멍뭉하게 생겼는데 또 이목구비는 자기 주장 쩔고 잘생겼었어... 근데 정신차려 보니까 그 사람 핸드폰이 나한테 들려있더라 손가락은 의식의 흐름대로 내 전화번호를 치고 있었어
내 인생 전부를 통틀어 남자라곤 17오빠들밖에 없었는데.... 울 17오빠들을 보고가는 길에 현실 남자가 생길 줄은 몰랐지
그치만 난 남자를 얻고 환승을 잃었어.. 눈물을 머금고 교통비를 한번 더 내게 됐어... 지하철에 올라타니 바로 문자가 오더라 말투가 귀여웠어 ㅋㅋㅋ 남고딩같음 근데 나보다 한살 많더라;-; 이름은 김민규랬고 사는데도 그렇게 멀진 않더라
말투는 애긴데 행동력은 좋아서 내일 영화를 보기로 하고 잠을 청했어
근데 일요일은 나에게 평범한 주말이 아니야... 왜냐고?
인기가요 하는 날이잖아; 공방을 가야지..!
그래서 영화 보는건 2시쯤 만나기로 했는데 하 너무 딜레이가 되는거야... 10시 사녹이었는데 무한 대기조였어... 정말... 화가 나더라 일어났냐고 온 문자에 6시에 일어나 지금 인가 줄 서있다고 할 수도 없고..(왈칵
나도 내숭이란 걸 부릴 줄 아는 사람이야..!
거기에 또 사녹을 꽤 길게 했어... 약속은 백퍼 늦었어.... 그치만 평소보다 한두번은 더 한 녹화에 마음은 풍성해져서 나름 서둘러 동네로 향했어
집에 가서 조금 더 꾸미고 가려 했는데 이미 늦어서 그냥 롱패딩+캡모자-> 공방 패션.. 으로 갔어....ㅎㅎ 머리도 안 감음ㅋㅋㅋㅋㅋㅋ
어제 연락을 계속 한 탓인지 민규를 보니까 꽤 반갑고 친숙했어 언제 왔는지 의자에 앉아서 폰을 하고있길래 슬쩍 옆에 앉았어.
"번호 좀 주세요"
장난기가 발동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한번 해봄ㅋㅋㅋㅋㅋ 민규 화들짝 놀라서 나 보더니 웃더라.. 잘생김
"뭐야~ 언제 왔어?"
"지금ㅎ 뛰어왔어"
"늦잠자써???? 아까 일어났었잖아!"
"아... 다시 잤어........"
양심이 쿡쿡 찔리지만 아이돌빠라는 사실은 아직 숨기고 싶더라 ㅋ 오빠들 미안... 어디서든 오빠들 팬이란거 당당히 말하게 해준다 했는데... 못난 팬... 용서하지마ㅠㅠㅠㅠㅠㅠㅠ
"이름... 귀여워"
ㅋㅋㅋㅋ자기가 더 귀여우면서 나한테 귀엽다고 하더라 그리구 난 왜인지 민규를 오빠가 아니라 친구로 대하기 시작했어..
"밍구밍구 영화 재밌었지"
"이름, 너 스물 이라며.. 오빠 스물 하나야"
"밍구 영화 재밌었지????"
"왜 무시해... 내 말..."
"영화 재미 없었어 밍구?ㅠ"
이런식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도 밍구는 왜인지 나를 계속 만나줬어!!! 이 이후로도 밥도 먹고 영화도 여러번 보고 맛집이랑 막 예쁜 카페 엄청 다님ㅋㅋㅋㅋㅋ 소녀 취향이더라고 잘 맞았어
그리고 사실 그... 그 때 그 향수 자꾸 뿌리고 나오는데... 나도 밍구한테 마음이 계속 생겼어
근데 그 사이로만 2달을 보냄ㅇㅇ 같이 피씨방가서 게임하고 카페가서 케이크 먹고 맛집가서 밥먹고 술마시고...
그래서 그냥 얘가 나랑 지내다 보니 친구처럼 편해졌나보다 싶어서 쿨하게 포기하고 나도 친구로 지내야겠다! 했어 (오빤데..
근데 내가 아이돌말고 좋아해본 사람 처음이라... 그게 쉬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갈수록 점점 섭섭해졌어
처음 내 번호 따고 만나자 한게 누군데 지금은 내 일방적 짝사랑같아서 화가 나는 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 심지어 나 김민규 땜에 오빠들 한테도 소홀해졌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먼저 티내는건 너무 쪽팔려서 걍 나도 아무렇지 않은 척 친구같은 관계로 지냈어... 계속 미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금 밍구가 아프다고 빨리와달래서 가야될듯ㅠㅠㅠㅠㅠㅠㅠㅠ 사귀게된 얘기는 담에 꼭 써주께 ㅎㅎ 아 벌써 창피하다ㅜ.. 다들 십칠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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