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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11

 

 

 

 

 

박찬열은 미친 것 같았다. 진심으로 미친 놈 같았다. 어느 날은 회사 앞에서 꽃을 들고 기다리지를 않나 어떤 날은 예매한 영화를 보자며 억지로 차에 태워가지를 않나 어느 날은 사무실에 와 앉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손에 편지를 쥐어주고 가기도 했다. 정말 미친 놈 같았다. 오늘도 그는 퇴근하자마자 사무실로 와 내 퇴근을 기다리고 있었다. 출장 후 바로 맡게 된 프로젝트로 퇴근이 늦어지는 나를 알고는 매일같이 사무실에 앉아 기다리고는 했다. 신경질적으로 서류를 넘기다가 볼펜을 내려두고 그의 얼굴을 마주했다. 여전히 신경질이 났다.

 

 

언제까지 이럴 거야? 미친놈처럼.”

미친놈 같아 보여? 나는 너랑 여태껏 못해본 거 하는 중인데.”

?”

그거 알아? 우리 서로 정혼자로 살면서 20년 가까이 됐는데 데이트다운 데이트는 안 해본 거. 항상 밥 먹거나 섹스하거나.”

. 너는 회사에서 그런 말을.”

그래서 이제 너랑 다 해 볼려고. 보고 싶은 영화 있으면 같이 보러가고, 날씨 풀리면 도시락 싸서 소풍도 가고, 휴일에 놀이동산에 놀러도 가고.”

진짜 미치겠네.”

그리고 너랑 키스도 계속 할 거야. 물론 섹스도.”

 

 

기가 막혔다. 다시 신경질적으로 볼펜을 들었다. 순간 느껴지는 백호의 혼현에 신경이 곤두섰다. 그리고 막을 사이도 없이 박찬열의 페로몬까지 사무실에 옅게 퍼졌다.

 

 

, .”

 

 

그는 여유롭게 웃으며 책상 앞에 마주섰다. 그리고 손을 뻗어 내 얼굴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순간 박찬열의 얼굴이 가까워졌다. 그리고는 그의 혀가 얽혀들었다. 유난히 그 체온이 뜨겁게 느껴졌다.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 같기도 한 기분이었다. 그는 생각 외로 금방 떨어졌다. 그리고는 기분 좋게 웃더니 다시 소파로 가 자신의 자켓을 챙겨 입었다.

 

 

간다. 오늘은 이거 때문에 온 거였으니까.”

 

 

그리고는 손을 휘저으며 방을 나섰다. 어이가 없어 대꾸도 하지 못하고 있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다시 서류로 시선을 옮겼다. 하지만 이미 흐트러진 집중력에 글자라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작게 욕지꺼리를 내뱉었다.

 

 

개새끼.”

 

 

계속 신경질적으로 넘겼던 서류는 어느새 꾸깃꾸깃해져 있었다. 결국 서류를 덮어두고는 머리를 헝클었다. 사무실에는 여전히 그의 페로몬이 옅게 남아있었다. 다 이게 망할 놈의 페로몬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를 밀어내지 못했는지가 설명되지가 않았다. 기분이 나빠져 사무실 안임에도 담배를 꺼내 물었다. 내가 담배 피는 걸 지독히도 싫어하던 박찬열에게 보란 듯이. 그는 정말 여전히 재수 없었다.

 

 

 

 

-

 

 

 

 

초반에 시험이 몰려 있었던 탓에 남은 시험은 하나뿐이었다. 그 것마저도 거의 다 본 상태라 책보다는 맞은편에 앉아 있는 도경수에 더 시선이 갔다. 그는 아직 시험이 세 개나 남았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정신없이 책을 보는 중이었다. 영어영문과라던 그는 하루 종일 원서로 된 책들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커다란 눈이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게 또 한 번 귀여웠다. 내가 미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겨우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신경은 여전히 그에게로 향해 있었다. 그는 기지개를 켜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를 따라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서관을 벗어나자 그는 대뜸 내게 말을 걸었다.

 

 

김종인.”

?”

공부 안 해?”

하고 있는데...”

너 때문에 얼굴 뚫어질 거 같아.”

...그랬어?”

시험 잘 쳐야지. 부모님께서 학비 대주시는데.”

 

 

훈계를 하려는 그의 모습이 귀여워 슬몃 웃음이 났지만 억지로 숨기며 태연하게 말을 꺼냈다.

 

 

이번 학기 장학금 받아서 괜찮아.”

 

 

그는 내 말에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보지 말지. 나도 내가 그럴만한 타입으로 안 보인다는 거 잘 알거든?”

아니. 좋은 거지.”

 

 

그는 자판기로 가 캔 커피를 뽑았다. 그리고는 휙 돌아봤다.

 

 

너도 뽑아 줘.”

아니. 난 괜찮아.”

 

 

그는 내 말에 몸을 숙여 자판기에서 캔 커피를 꺼내들었다.

 

 

졸려?”

.”

내가 안 졸리게 해 줄까?”

니가 어떻게?”

 

 

그의 눈동자에 의심이 가득 차올랐다. 의심이 가득 찬 눈동자가 노려보는 것마저 귀여서 또 다시 슬몃 웃음이 나왔다. 그의 손을 잡고 도서관 뒤쪽으로 끌고 갔다. 어두워서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 곳이라 아무도 없는 듯 했다.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그의 얼굴을 끌어당겼다. 주변이 조용해서인지 그와 내 타액이 섞이는 소리만 들렸다. 버둥거리는 그의 몸을 끌어안고 잠잠해진 한참 후에야 그를 놓아줬다. 그가 씩씩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

잠 확 깨지?”

 

 

그는 대꾸는 하지 못하고 노려보기만 했다. 하얀 그 얼굴이 달아올라 있었다.

 

 

복숭아 같다.”

?”

지금 니 얼굴.”

너는 진짜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도경수 귀엽다?”

자꾸 그런 얘기 좀 하지 마. 나 먼저 들어갈래.”

 

 

지나쳐 가려는 그를 당겨 끌어안았다. 버둥거리는 몸을 더 꽉 끌어안고 작게 얘기했다.

 

 

도경수. 진짜야. 너 보면 귀엽고 예쁘고 좋고. 키스도 하고 싶고 끌어안고도 싶고.”

 

 

버둥거리던 몸이 잦아들고 그의 숨소리만이 들렸다.

 

 

물론 더한 것도 하고 싶고.”

“......”

나는 그런데... 너도 그 사람이랑 키스도 하고 싶고 막 그래?”

 

 

그는 내 말에 대답하지 않고 내 발을 세게 밟았다. 순간 발끝에 느껴지는 아픔에 그를 놓아주었다. 그는 그 사이 얼른 도서관 쪽으로 뛰어갔다. 그 모습에 허탈하면서도 웃음이 나왔다. 진짜로 내가 미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발걸음은 그를 따라 도서관으로 향하고 있었다.

 

 

 

 

-

 

 

 

 

김종인은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며 결국 집 앞까지 왔다. 그는 또 내 입술에 가볍게 뽀뽀를 하고는 그대로 인사를 하고는 돌아갔다. 두 번이나 반복되자 허탈해져 화를 낼 기운도 없었다. 집으로 올라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불이 켜져 있었다.

 

 

형아야?”

 

 

대충 훑어봤는데 보이지 않아 베란다 쪽으로 갔다. 예상대로 그는 베란다에 있었다.

 

 

, 변백현!”

깜짝이야. 우리 경수, 형아한테 야? 변백현?”

도대체 담배를 얼마나 핀 거야.”

 

 

그의 옆 재떨이에는 어림잡아 보아도 많은 수의 담배들이 놓여 있었다.

 

 

경수야. 그게 형이 프로젝트가 힘들어서. 그래서 그런 거야.”

줄이랬더니 줄담배야?”

다음부터 안 그러면 되잖아. ?”

 

 

베실베실 웃어 보이며 꼭 끌어안아왔다. 평소와는 다른 낯선 냄새였다. 호랑이의 냄새였다. 담배 향에 가려져 희미했지만 확실했다. 그는 내 뒷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갑작스레 그가 멀고 낯설게 느껴졌다. 급하게 그의 몸을 떼어냈다. 그리고 얼굴을 바라봤다. 익숙하지만 낯선 얼굴이었다.

 

 

형아, 잘까?”

우리 경수 졸리겠다. 벌써 한 시 다 되가네. 얼른 자자.”

 

 

내 어깨를 감싸 안고 방으로 들어가는 손을 내려다보았다. 그 순간 김종인과의 키스가 생각났다. 그리고 알았다. 형은 내게 아이를 갖자고 한 날 이후로 한 번도 키스를 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형의 얼굴은 여전히 행복하지 않았다.

 

 

 

 

-

 

 

 

 

핸들을 검지로 툭툭 두드렸다.

 

 

차 되게 막히네.”

 

 

퇴근하기 전 루한에게서 온 문자는 집에 늦게 온다는 내용이었다. 아침을 먹으며 오늘 시험 마지막 날이라고 했던 것이 기억났다. 보나마나 그 늑대 새끼랑 연애하러 간 게 분명했다. 무의식중에 으르렁 거리는 소리가 났다. 생각할수록 약 올랐다. 갑작스레 울리는 전화에 깜짝 놀라 괜히 헛기침을 하고 받았다.

 

 

여보세요?”

접니다. 교통사고 가해자.”

, 김준면 씨?”

. 오늘 보험처리 됐다고요.”

알겠습니다. 그럼.”

저기요, 잠깐만요.”

무슨 문제라도?”

죄송해서 그런데 식사라도 하죠?”

뭐 그러실 필요까지는 없는데...”

제가 빚지고는 못사는 성격이라서요. 언제 괜찮으세요?”

오늘요.”

 

 

무의식적으로 튀어나간 말에 짜증이 났다. 이게 다 루한과 그 늑대 새끼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수화기 너머로 그의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동생 분 학교가 저희 학교거든요. 그리로 오세요.”

 

 

 

학교 근처에서 가볍게 식사를 끝내고 집으로 가려는 나에게 그는 술이나 한잔 하자며 붙잡았다. 딱히 집에 가도 할 일은 없던 터라 그의 제안에 따랐다. 분위기가 꽤 괜찮은 곳이었다.

 

 

어디 아픈 덴 없죠?”

별로 심하게 다친 것도 아니라서요.”

오늘 된다고 하실 줄은 몰랐는데...”

 

 

그는 잔을 돌리며 낮은 소리로 웃었다. 괜히 멋쩍어졌다.

 

 

...동생이 오늘 시험 끝나고 데이트하고 오는 것 같더라고요.”

동생 분 연애사가 잘 진행되나 보네요.”

그런 것 같아요.”

애인 없어요?”

한국 와서는요.”

왜 안 해요?”

자리 잡는다고 정신이 없어서요.”

할 생각, 없어요?”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다. 묘하게 달라진 기류였다. 하얗고 금욕적으로 보였던 얼굴이 조명 탓인지 달라보였다. 절로 몸이 긴장됐다.

 

 

혹시 지금 나한테 작업 거는 겁니까?”

걸면 넘어 올 의향은 있어요?”

얼마든지. 대답이 됐나?”

"충분하네요, 크리스."

 

 

웃어 보이는 그 입매가 아찔했다






+암호닉

세모네모 댱 딸기밀크 그린티 텐더 슈니발렌 본젤라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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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헐 준면이 섹시해요!그것도 아듀마니!!백현이가 행복해보이지않는다ㅠㅠ무슨의미일까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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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세모네모에요
김종인 진짜 달달해ㅠㅠㅠㅠㅜ완전ㅠㅠㅠ준면이는 완전 당당하고 멋있어요 진짜ㅠㅠ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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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텐더에요 종인이 박력 짱 잘보구가영ㅎ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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