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오는 자신의 집이 조금 낯설게 비추어진다. 항상 보던 자신과 호원, 성종의 보금자리와 다른 곳. 자신이 태어나고 자랐지만 이제는 낯선 나라에 온 듯한 풍경이다. 명절 또는 집안의 큰 행사가 아니면 찾아오지 않서 그런지. 동우가 소파에 앉아 이리저리 거실을 둘러보았다. 그 사이 성종은 제 할머니의 품에서 맘껏 애교를 부리고 있었고. 성종은 동우의 아버지(호원의 장인어른.)와 이야기 중이였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다 문득 자신의 부모님의 얼굴에 자리잡고 있는 주름을 보고는 괜히 마음 한 구석이 싸해져온다. 멋 모르던 청소년 시절 그저 멋있어 보일것이라는 이유로 엇나가기도 했었고 비뚤어진 시선으로 반항도 많이 했었다. 그덕에 부모님은 자신의 뒷처리를 하느라 학교에 곧 잘 소환되었고 고개를 숙여야했다. 그리고 이른 나이의 결혼. 남들보다 빠르게 호원과 분가를 했었다. 내색은 안 했어도 저 웃음 뒤에 숨겨져있는 자신의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이 밀려온다.
[야동] 일진부부
W.전라도사투리
다른 때와 다르게 식탁이 꽉찼다. 나가서 먹자고 해도 집 밥보다 좋은 것이 없다며 굳이 집에서 상다리를 차린 동우의 엄마였다. 이럴줄 알았으면 자신이 조금 빨리와 준비해줄 것을 이제는 자신의 생일을 자신의 손으로 차려야하는 자신의 엄마였다. 다른 것이 불효가 아니라 부모님을 외롭게 하는 만큼 더 큰 불효가 있을 까.
"입 맛에 안 맞아?"
"응? 아니요."
"너 좋아하는 찜했어 좀 퍽퍽 먹어. 왜 이렇게 깨작거려."
"그냥. 입 맛이 좀 없어서."
"어디 아프니?"
"아니에요. 제 걱정말고 엄마야 말로 어서드세요."
깨작깨작 거리던 동우가 결국은 숟가락을 먼저 내려놓았다. 아무래도 지금 억지로 입에 넣으며 편히 넘어갈 것 같지가 않아서. 호원이 먼저 수저를 내려놓는 동우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평소 자신의 어머니가 해주는 찜이라면 자다가도 일어날 정도로 좋아하던 동우였는데. 평소 집 같았으며 성종과 힘을 합쳐 동우를 붙잡고 먹였지만 지금은 어른들이 눈 앞에 계시니.
"맞아! 할머니 선물!"
"우와! 우리 성종이가 이 할미 선물 주는 거야?"
"응! 할머니가 예쁜 엄마 낳아주셔서요!"
"어이구. 우리 성종이는 어찌이리 예쁜짓만 골라해."
"엄마 닮아서! 할머니 생신축하드려요!"
분홍색의 꽃종이. 성종이 자신의 할머니의 볼에 쪽 하니 입술을 마주한다. 내심 그런 모습이 뿌듯한 동우와 호원이다. 성종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던 호원이 무언가 생각난듯 잠시 몸을 일으켜 부엌을 벗어난다. 동우가 그런 호원의 뒷 모습을 멀뚱히 보고있다 잠시 후 호원이 커다란 종이 백 두 개를 들고와서 도로 자리에 착석한다. 오는 길에도 동우가 무어냐고 물어봐도 그저 웃기만 하고 알려주지 않았던 호원이다. 호원이 웃으며 종이 백을 동우의 부모님에게 건낸다. 뭐 이런걸 사왔냐면서도 입이 귀에 걸린 자신의 엄마를 보니 고개를 젖고 싶은 동우다.
"이서방 고맙게 이런걸! 코트를 새로 사려고 했는데. 여보, 당신건 뭐에요?"
"정장이네. 이서방 잘 입겠네. 고마워."
"별 말씀을요. 이런거 밖에 못해드려 죄송하죠."
선물을 받은 자신의 어머니의 얼굴에 함박 웃음이 지어졌다. 누가 그랬는 가. 부모님에게 효도하는 것은 자식들이 건강하는 것이라고. 부모님들도 한 아이의 부모이기 전에 사람이였다.
"아. 그리고 이거."
"이건 뭔가?"
"마누, 동우랑 두 분이서 여행 갔다오시라고요."
동우의 모친 앞에 놓이는 종이. 동우가 생각치도 못 한듯 호원을 쳐다보니 호원은 그저 동우의 모친과 싱긍벙글 얘기 중이다. 얼마 전 혼자 여행 가기 싫다고 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던 호원이었다. 장동우의 이야기 하나 하나 새겨 듣고 기억하고 싶은.
가족 간의 저녁식사가 끝나고 거실에 모여 과일을 먹은 후 예전 동우의 방으로 들어온 동우와 호원. 동우의 방에서 함께 자려고 했던 성종이지만 "성종이는 할미랑 자자." 라는 들뜬 동우 모친의 목소리에 울며 겨자 먹기로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방해꾼도 없겠다 어린 양을 잡아 먹고 싶은 호원이였다. 하지만.
"서방님 자. 내일 회사 가야 하잖아."
호원에게 저 말 한 마디 남겨놓은 동우가 피곤하다며 먼저 이불 안으로 쏙 들어가버렸다. 호원이 입을 비죽 내민 채 꾸물꾸물 자신 또한 이불 속으로 들어가 몸을 뉘었다. 그리고 훽하고 이불을 당겨 동우에게 등을 보였다. 몸을 따듯하게 데워주던 이불이 사라지자 동우가 몸을 돌려 호원을 쳐다보았다. 뭐가 불만인지 등을 보인 호원에 동우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서방님 동우 추워."
"..."
"... 왜 그래?"
"...뭐가..."
"서방님 뭐 불만있잖아."
"없어. 얼른 자."
아무래도 뭔가 삐진듯하다. 호원의 말투가 딱 그러하였다. 가면 갈 수록 호원은 성종화 되어가고 있었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 수록 어려지는 자신의 남편. 후- 동우가 작게 한숨 짓고 몸을 뉘었다. 그리고 호원의 허리를 안아으며 호원의 등에 자신의 얼굴을 묻었다.
"등. 서방님 등 예쁜데. 나한테는 보이지 마."
"무서워." 그러고는 호원의 등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등 뒤로 전해지는 동우의 숨결이 뜨거웠다. 호원이 몸을 천천히 돌려 동우를 보았다. 자연스럽게 동우를 호원이 내려다 보았고 동우가 호원을 올려다 보았다.
"서방님 말해 봐."
"요즘 우리 너무 건전했어."
풉- 호원의 말에 동우가 웃음을 터트렸다. 사실 요즘 관계가 뜸하기는 했다. 가면 갈 수록 업그레이드 되어가는 성종의 방해 때문에. 어느 순간 분위기를 잡았다 하며 어디선가 성종이 불쑥불쑥 튀어나오고는 했다. 언제 한 번은 성종을 재워놓고 분위기를 잡는다고 잡았었던 적이 있었다. 모든 애무가 끝나고 점점 분위기가 무르익어갈 때 쯤 으앙- 하는 울음을 터트리며 자신들의 방으로 들어와 호원을 쿠션으로 때리기도 했었다.
"왜 건전한건 좋은 거지."
"나 욕구불만 같아."
"으. 변태야 서방님. 늑대네 늑대."
"마누라는 거울도 안 봐?"
"많이 보거든요?"
"그럼 알거아니야. 자기가 얼마나 예쁜지."
"우웩. 오글거려 서방님."
"이건 오글거리는 게 아니라 사실이라고! 예쁜 마누라가 있는데 어떻게 욕구를 참을 수 있나?"
동우가 부끄러움에 호원의 어깨를 살짝 밀어 내었다. 그리고 특유의 눈웃음을 지어 보인다. 동그란 눈이 어여쁘게 휘기도 휘었다. 호원이 침을 꿀걱 삼키고는 그대로 살포시 동우의 입술을 핢아 올렸다. 달다, 달아.
"마누라 성종이도 없는데 우리 건전하지 않게 놀아볼까?"
으악! 동우의 외마디 비명으로 동우의 방에는 부끄러운 소리로 가득 매워갔다.
한편, 성종은 자신의 할머니에게 안겨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기가 부르르 몸을 타고 올라왔다. 이것은 엄마가 위험하다는 신호다. 방금 엄마의 외마디 비명이 들린 것 같기도. 성종이 꾸물꾸물 자신의 할머니의 품에서 나오려 하는데 얼마나 꼬옥 안고 주무시는 건지 쉽지가 않다. 자신의 엄마를 구하기 전 자신이 구조가 필요함을 느끼는 성종. 엄마! 성종이 좀 구해줘요. 허겅겅.
동우가 찌르르 울리는 아려옴에 속으로 아픔을 삼켜내었다. 자신의 부모님 앞에서 이런 것을 내색할 수도 없고. 그리고 무엇보다 아프다고 하면 성종은 왜 아픈지 이유도 모르고 옆에서 떨어지지 않고 간호를 해 주겠다며 발 벗고 나설 것이다. 그것을 뻔히 알기 때문에 동우는 옆에서 맛있게 밥을 먹고 있는 호원의 허벅지만을 간간히 꼬집고 있었다. 허벅지를 아프게 꼬집어도 호원은 그저 뭐가 좋은지 하하하 정직한 웃음을 내 뱉으며 밥을 흡입 수준으로 먹고 있었다. 어째 혈색이 어제보다 더 좋은 것 같기도?
"장모님 한 그릇 더요!"
"어휴. 이서방 밥을 잘먹어서 보기좋아."
"장모님 요리솜씨가 너무 좋아서 그렇죠!"
"호호- 근데 이서방 무슨 한약 먹나?"
"네? 아니요. 한약은 안 먹고 비타민은 먹는데요?"
"흠. 그래? 무슨 비타민 먹길래 하루아침에 사람이 어제보다 더 좋아보여?"
"아. 저요? 흐흐. 예쁜 비타민이요."
호원이 음흉하게 동우를 쳐다보며 씨익 웃어보인다. 그런 호원의 웃음에 동우가 잘 넘어가던 음식이 한 순간 턱 하고 식도에 걸려버렸다. 동우가 켁켁- 거리니 호원이 서둘러 동우에게 물을 먹여준다. 성종은 또 밥을 먹다 말고 일어나 쪼르르 동우에게 가 등을 두들겨 준다. 자신이 동우보다 더 괴로운 표정을 하고서. 사례하나 걸린 것 뿐인데 온 식구가 동우에게 붙은 광경을 보고는 동우의 부모의 얼굴이 황당함으로 물들었지만 곧 유하게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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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다시봤거든요? 와... 정말 배려없는 지나감^^ㅋㅋ 거지같고 좋져? 이작가년이 올래 이래염ㅋㅋ
제가 생각을 해봤는데 너무 달달하게 가는 거 아닌가 싶더라고요... 그래서 수, 수위... 그러니까 그 학교 지켜주시는 수위아저씨말고요... 막... 그러니까... 불마크 달고 막 이런거 있잖아여... 도, 도전! 을 해봤는데... ㅋ장난하냐?ㅋ 독자 갖고 놀아?ㅋ 못쓰겠어요...ㅠㅠ 허겅겅겅컹커겅허허헝헝겈컹... 미안해요... 미안해... 내가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