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w.1억
정국은 어깨에 총알이 박힌채로 피를 흘리며 작은 동네로 발걸음을 옮겼다.
저벅저벅- 걸을 때마다 들리는 눈 밟는 소리가 작은 동네를 울렸다.
덫에 걸린 쥐를 보며 웃는 고양이의 표정을 한 남준은 그런 정국을 뒤따라 걸으며
오른손에 쥐어진 권총으로 정국의 배를 겨냥했고, 곧 탕- 소리와 함께 정국이 바닥에 고꾸라져
손을 바들바들 떨며 어떻게든 도망치려 손을 뻗었고,
남준이 정국에게 다가와 쭈그리고 앉아서는 뻗은 정국의 손을 밟고선
머리칼을 잡아 고개를 뒤로 젖히고선 말했다.
"내가 이걸 보려고."
"……."
"이 표정 하나 보려고. 여기까지 왔잖아."
"천벌 받을 거야…."
"천벌?"
"…….'
"받았다면 진즉에 받았겠지."
남준이 일어나 정국의 몸을 발로 밀어내 정면을 보게끔 만들었고,
정국이 배를 움켜잡고 인상을 쓰자, 남준은 웃으며 정국의 와이셔츠에 달린 명찰을 떼어내고선
다시금 정국의 앞으로 쭈그리고 앉았다.
그리고선 정국의 오른쪽 볼에 명찰에 달린 작은 바늘을 그대로 꽂아버리고선 내려 살을 찢었고,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했을까..
가까이서 들리는 휘파람 소리에 남준은 정국의 머리를 쓰다듬고선 곧 등을 돌려 발걸음을 옮기려다 작게 말했다.
"또 봐."
겨우 겨우 손을 뻗어 벽을 짚은 정국이 벽에 기대 앉아서는 꾸역꾸역 올라오는 피를 토해냈다.
한참 쌓인 눈 위로 정국의 피가 서서히 스며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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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마치고선 휘파람을 불며 자주 지나던 우리동네 계단을 올랐다.
눈은 언제까지 오려는지.. 눈은 좋아도 길이 미끄러워서 싫다니깐.
오늘도 이 계단 주위는 어둡지만 작은 가로등에 빛이 조금은 날 더 무섭게 해준다.
평소와 다름없이 좁은 골목길을 지나치려고 했을까
평소엔 없던 무언가가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했다.
저 멀리 무언가가 사람이라는 것을 안 나는 조금은 망설여졌지만
그 형체에게 달려가 쭈그리고 앉아서는 남자를 살폈다.
어깨에서 흐르는 피와, 배에서 흐르는 피.
그리고 피를 얼마나 흘렸는지 남자가 앉은 바닥엔 눈에 스며든 피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볼에 달려있는 명찰까지.. 날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저기요..! 정신 차려봐요."
아직 남자는 숨을 쉬고 있었다.
일단 경찰을 불러야겠단 생각에 코트 주머니 안에 넣어두었던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핸드폰을 귀에 댄채로 남자에게 계속 말을 걸었다.
"정신 차려요! 정신 잃으면 안 돼요.
이렇게 만든 사람은 어디있어요? 아니.. 도대체 어떤 미친놈이!..
아, 여기 봉한동 봉한마을 성한공장 옆에 있는 골목길인데요."
남자는 곧 작게 나에게 뭐라 말했고, 나는 잠시 전화기를 귀에서 떼고선 말했다.
뭐라구요..? 내 말에 남자는 힘겨운듯 인상을 쓴채로 작게 다시금 말했다.
"하지…말라고."
"……."
"전화…끊으라고."
자꾸만 장소를 물어보는 경찰에 나도 모르게 화를 내버렸다.
빨리 오라구요. 빨리.. 내 말에 경찰에 빨리 오겠다고 했고, 전화를 끊고선
바로 남자를 더 살폈다.
남자의 배에서 자꾸만 흘러나오는 피를 멈춰야겠다는 생각에 핸드폰을 주머니 속에 넣고선
손으로 피가 나오는 배 부분을 막았다.
"구급차도 금방 올 거예요. 하지말긴 뭘 하지마!
지금 죽게생겼는데!"
"……."
"제 말 잘 들리죠? 안 돼.. 눈 감지마요.
정신 잃지마."
힘이 없는지 남자는 내 손을 밀쳐내려고 하지만 곧 그 손은 차가운 눈 위로 힘 없이 놓여졌다.
무엇 때문인지.. 왜 자신을 도와주려는 사람을 밀어내는 것일까.
왜? 살고싶어 하지 않는 걸까.
"걱정하지마요. 그쪽 절대 안 죽어요.
나.. 그쪽 죽으면 나 평생 죄책감 들어서 못 살 것 같아서 그래요.
날 위해서라도 견뎌요."
"…난."
"……."
"도망.. 제발… 필요 없으니까."
이 남자의 말을 들었을 때 난 눈물이 먼저 나왔다.
제일 무서운 건 너면서. 제일 아픈 건 너면서 왜 도망가라는 거야.
안 그래도 추운데 피까지 많이 흘리면 체온이 더 낮아지면 안 될 것 같아
입고있던 갈색코트를 벗어 남자의 위로 덮어주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피가 흐르는 남자의 배에서 손을 떼지 못했다.
막아도 손틈 사이로 자꾸만 흘러 나오는 피에 조금씩 흐르던 눈물은 주체 할 수 없이
많이 흐르기 시작했다.
뒤쪽에서 들리는 발소리에 뒤를 돌아보자 키가 큰 남자가 우리쪽으로 천천히 걸어왔고
나는 혹시라도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일까 도와달라고 소리쳤다.
내 간절한 외침에도 남자는 내 앞으로 다가와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멀리서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에 남자는 작게 웃어보였고, 아무렇지도 않게 뒤 돌아 우리를 외면했다.
도대체 그 남자는 뭐였을까 생각 할 겨를도 없이 피를 토하는 남자에
엉엉 울면서 남자의 배를 꾹 누르며 여기요! 여가에요! 소리만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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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왔어! 경찰에서 전화 왔었지? 너무 신경쓰지마.
오늘 심하게 다친 사람이 있었는데.. 내가 목격자라서 진술만 하고 왔.."
들어서자마자 신발을 벗으며 말하다 신발장으로 흐르는 빨간 피에
나는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엄마와 아빠가 거실에서 피를 흘린채로 쓰러져있었고
부엌에는..
"늦었네."
손과 다리가 심하게 떨려왔다. 피냄새와 남자의 웃음에 토가 나올 것만 같았다.
남자는 손에 집에 있던 부엌칼이 있었고 남자는 나에게 천천히 다가와 천천히 입술을 열었다.
"왜. 무서워?"
남자가 내 앞으로 가까워지자 아빠가 바닥에 엎드린채로 남자의 발목을 잡았고,
남자는 아빠의 손목을 짓밟았다.
하지마.. 하고 중얼거려도 남자는 고개를 갸웃하며 내 턱을 손으로 매만졌다.
남자의 손길이 소름이 끼쳤다.
"하지.. 뭐? 안 들려."
"살려…."
"……."
"살..살려 주세요. 제..제가! 다 잘못했어요..
제가.. 다 잘못했어요. 하라는 건 다 할게요!.."
"뭘 잘못했는데?"
"다.. 다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 제발..."
난 무릎을 꿇고 싹싹 빌었다. 제발 살려달라고, 우리 엄마랑 아빠 좀 살려달라고.
의식을 잃어가는 아빠는 눈이 천천히 감기고있었고, 나는 떨리는 손을 더 모아 빌며 제발.. 하고 작게 말했고,
남자는 내 앞에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채로 날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러게."
'……."
"그 자식은 왜 도와줘. 그 자식만 아니었음 나랑 마주쳤을 일도 없었잖아?"
"……."
"그렇게 사람 도와주고 그러면 뭐라도 된 것 같지? 무슨 네가 영웅이라도 되는 것 같아?"
"……."
"영웅놀이 그것도 상황을 골라가면서 해야지.
그쵸 아저씨."
남자가 아빠의 손을 툭툭- 발로 치며 말했고, 아빠는 끝까지 남자의 발목을 다시금 고쳐 잡고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빠.. 그만해.
"우리.. 딸..만은 살..려주세요.."
아빠가 남자의 발목을 더 쎄게 꽉- 잡자 남자가 아빠의 목을 칼로 찔렀고,
거짓말처럼 아빠의 목에서는 핏줄기가 솟아올랐다.
바들바들 떨려오는 손으로 눈을 가리자 남자는 내 앞에 쭈그리고 앉아서는 작게 말했다.
"다음생엔 남의 일에 관여하지 않는 동물로 태어나겠다고 싹싹 빌어.
그리고 네가 죽게 돼서 하늘에 가면, 전정국 그 개자식 죽으라고 싹싹 빌고."
"……."
"네가 죽는 것도 네 가족이 죽는 것도 모두 다
전정국 그 자식 때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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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 웬일이야.. 다락방 가족 세명 다 죽었대잖아.. 살인범은 도주해서 못 찾고.
하.. 하고 한숨을 쉰 윤기는 시체 앞에 서서는 계속 한숨을 내쉬었고,
옆에 서있던 선배가 윤기의 등을 툭툭 치며 말했다.
"민윤기. 처음이니까 그럴 수 있어. 비위 좀 상하면 밖에 나가있어.
가신 분들 앞에서 한숨 쉬는 것도 예의가 아니다."
처음으로 나온 현장이기에 윤기는 긴장을 했는지
자신의 앞에 피를 흘리고 쓰러져있는 시체들을 보고 계속 한숨을 쉬었고
윤기는 고개를 저으며 선배에게 작게 말했다.
"아닙니다.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래. 엄마는 애초에 목을 찔려 살해되고,
아빠는 배를 먼저 찌르고 다음으로 목.. 신발도 안 벗고 쓰러져 있는 걸 보면
딸래미는 뒤 늦게 와서 배 찔린 모양이야.
어떤 미친놈이... 시발."
시체를 살펴보는 형사들 가운데 윤기는 벽에 걸려있는 작은 가족사진을 보았다.
이렇게 행복해 보이는 가족은.. 어느 한 순간 미친놈에게 걸려 살해가 된다.
그리고 그 살인범은 도망을 쳤고, 이 가족들은 당분간 억울한 죽음으로 몰아가지며
이 동네에도, 온 세상에도 널리 퍼지겠지.
뭔가가 자신의 발목을 건드는 느낌에 윤기가 고개를 숙였을까
"..."
작은 손으로 자신의 발목을 잡으려는 탄소의 윤기는 벙쪄서는 뒷걸음질을 쳤고,
옆에 서있던 선배가 여학생이 살아있다며 쭈그리고 앉아 여학생의 상태를 보았다.
"여학생 본 새끼 누구야! 누가 죽었다고 그런 거야!"
"죄..죄송합니다!! 부.. 분명히 제가 봤을 땐 숨을 거둔 상태였는데..!"
선배가 다른 형사의 뺨을 쳤고, 선배가 윤기에게 뭐라고 계속 말을 걸어왔지만
윤기는 이 상황이 너무 어색하고 무서운지 계속 뒷걸음질을 쳤고,
주변 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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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 진짜 이거.. 예전?? 음 작년인가..? 그때부터 삘 꽂혀서 쓰던 글인데..
묵혀두기엔 제가 아쉬워서!! 그냥 내봐떠욥..
많이 어두워버리져.. 헤헤 이번편만 많이 그런 거예요..헤헤헤헤헤
그럼 뾰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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