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진
야
야야
안자면 나 고민좀
드르렁
쿨쿨
? 뭐하냐
자고있음
ㅋㅋ
너 3초 전에 내 인스타 좋아요 누른건 기억나?
ㅋㅋㅋㅋ 아맞다;;
ㅋㅋㅋ ㅂㅅ
그래서 고민이 뭔데
음 뭐냐면
내가 오늘 명동에
카X오프렌즈샵을 갔거든
라이언을 살까 어피치를 살까
이딴거면 나 진짜 잔다
ㅋㅋㅋ ㄴㄴ 들어봐
내가 거기서 진짜
개에바쎄바 존잘을 발견했단 말야
ㅇ?
이상하네
나 오늘 집에만 있었는데
ㅋㅋ.. 죽인다 진짜
암튼 그 사람이
자꾸 머리에서 떠나질 않아
어떡하지
내일 다시 가서 번호라도 딸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뭐야
그 웃음의 의미는
니 지금 개그우먼 공채시험 보는거지?
그럼 합격
ㅋㅋ? 뭐래 시벌
나 진짜 진지함
야 현실적인 꿈을 꿔라
개에바쎄바 존잘이 너한테 번호를 주겠냐
와 진짜 나빴다
내가 뭐 어때서
??
거울 갖다줘?
ㅋㅋㅋ 개새야
그래도 인생살면서 내가 어?
이런 영앤핸섬을 몇번이나 접하겠냐
? 여기 있잖아
절교하자
ㅈㅅ
그 알바생이랑 대화는 해봤냐
ㄴㄴ 외국인임
외국인 손님만 받는것 같더라
중국어 본토발음 오져
중국인?
그럼 한번 따봐
? 갑자기 왜 태세전환이야
그냥
외국인은 니를 어떻게 깔지 궁금해서 ㅎ
ㅋㅋㅋㅋㅋㅋㅋㅋ
개싫다 박우진 진짜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까이고 후기좀
까이는걸 전제로 말하지 말라고 ㅋㅋㅋㅋ
아 암튼 결정하는거 좀 도와줘ㅠㅠ
? 뭘 도와줘
딱 봐도 답정너잖아
내가 하지 말라고 안 할 니가 아님ㅇㅇ
ㅎ ㅎ
넌 날 너무 잘 알아서 빡쳐
나도 그게 빡쳐
존나..
아 그 알바생 한국어 못할수도 있는데
내가 중국어를 연습해가야겠지?
굳이 그렇게까지..
어차피 금방 끝날텐데
ㅋ;
맞다 니 고딩때
제2외국어로 중국어 배우지 않았냐
ㅇㅇ 그랬었지
퀴즈 하나 낼게
실례지만 번호 좀 알려주세요
를 중국어로 뭐라고 할까?
야 ㅋㅋㅋㅋㅋ
내가 중국어를 배운 거랑
중국어를 잘하는 거랑은 관련이 없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듣고 보니 그렇네
하 ㄹㅇ 어떡하지
걍 인생은 한방이다 생각하고
당당하게 물어봐
어떻게든 되겠지
그치?
나에게 행운을 빌어줘
내가 빌어준다고 행운이 찾아오진 않아
ㅇ
잘자
제발 쳐자
ㅋㅋㅋㅋ ㅇㅋ 잘자고
성공해라
오늘 혼자 명동에서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카X오프렌즈샵에 들어와서 아이쇼핑을 했는데,
내가 뭘 꺼내려다가 잘못해서 진열되어 있던 다른 것들까지 몇개 떨어뜨렸다.
그때 근처에 있던 한 남자 알바생이 와서 물건들을 하나씩 주워 차곡차곡 제자리에 담았다.
나는 괜히 미안해서 눈만 꿈벅거리며 자세를 숙인 알바생의 정수리만 보고 있었다.
그리고 알바생이 일어나던 순간 내 눈에 보이던 얼굴은, 정녕 인간 세계의 것이 아니었다.
말그대로
영앤핸섬.
개존잘.
그 때 날 보며 슬쩍 영업용 미소를 짓던 그가 하루종일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카X오프렌즈샵 뵹아리 알바생 TALK
w. 피나콜라다
결국 자려고 누워서까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일단 내일 가보기라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춥고 명동은 집에서 먼데 또 가야할까, 내가 번호 딸 용기는 있을까 하면서 수십 수백번은 고민했지만
결국 내 마음의 소리는 번호를 따라고 말하고 있던 거였다.
성이름 (22, 결정장애가 있는 답정너)
오전 시간대인데도 사람이 꽤 많았다. 물론 8할은 중국인이겠지만.
아무튼 나는 들어서자마자 어제의 그 알바생을 찾았다.
그래, 제일 잘생긴 알바생을 찾으면 될거야. 하고 야심차게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암만 봐도 그 알바는 없었다.
.... 오늘은 안 나오는 날인가...?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멘탈이 파사삭 무너지는 것을 실시간으로 느끼고 있는 와중에
"안녕하세여"
어눌한 저음의 인사가 내 귀에 탁 하고 꽂혔다. 반사적으로 문 쪽을 보았더니,
몇분간 멍하니 카운터 쪽만 바라보고 있으니까 어떤 알바생 하나가 쿰척쿰척 옆으로 다가왔다.
"고객님 뭐 필요한 거 있으세요?"
"...네."
"어떤 게 필요하세요?"
"저 알바생"
"네??"
"방금 들어온 저 알바생이 필요해요."
".. 아... 아.. 네~ㅎㅎ"
'뭐지.. 새로운 유형의 진상손님인가'
알바생1 (2n세, 알바 스트레스 한가득)
"관린씨!!"
"네?"
"손님께서 부르시는데 이쪽으로 잠깐 와주세요!"
알바생의 부름에 관린이라는 그 알바생은 한달음에 내 쪽으로 달려왔다.
관린이라는 이름도 잘생겼고.. 달려오는데 조금씩 날리는 머릿결마저 잘생겼다.
청춘영화 주인공이야 뭐야. 연예인은 왜 안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연예인 하면 내가 덕질로 인생배팅 할텐데
관린이라는 알바생이 내 앞에 서자마자 아까 있던 알바생은 금세 사라져 버렸다.
보는 눈도 없겠다, 나는 좀 더 과감해지기로 했다.
"저기요."
"네, 손님"
"저랑 딜 할래요?"
"Deal...?"
"네. 어.... 제가요,"
나는 급하게 매장을 둘러보았다. 바로 옆에 있는 복숭아 캐릭터 인형이 눈에 띄었다.
"제가 이걸 하나 사서 그쪽한테 드릴 테니까"
"..."
"그쪽은 저한테 번호를 주세요."
나는 그날로 그를 향한 내 덕질인생의 서막을 열었다.
우주존잘 관린씨
안녕하세요ㅠㅠ!!
오늘 번호 따갔던 사람입니다ㅜㅜ!
아 넵
안뇽하세요
"어어흑... 안뇽하세요래 ㅠㅠ 뇽 ㅠㅠㅠ 관린씨 왤케 귀여워ㅠㅠㅠㅠ 프사도 귀엽자나ㅜㅜ 역시 잘생긴 사람은 귀엽구나ㅠㅠㅠㅠ"
성이름 (22, 평소 얼빠기질이 다분함)
아까는 말을 못했지만
너무 잘생기셔서..ㅠㅠㅠ
번호 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ㅠ 만세ㅜㅠㅠㅜ
하하
감사합니다
아참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ㅎㅎ
저는 20살 입니다
이름은 라이관린 입니다
아아 20살...ㅎㅎ
"어떡하지? 설마 했는데 나보다 2살이 어리잖아..? 그래도 성인이니까 철컹철컹 아니겠지?"
성이름 (22, 연하는 처음)
저는 22살 성이름 입니다!!
편하게 누나라고 불러요 ^_<
네??
갑자기?
그럼요^^
원래 사랑은 불시에 찾아오는 거랬어요
불시가 뭐에요
ㅠㅠ 저
대만에서 10달 전에 올라왓서요
한국말 잘 모태요
괜찮아요 저와 함께 배우면 돼요ㅎㅎ
학교는 어디 다니세요?
아 조는
저는
워너대학교에 다닙니다
오오
좋은데 다니네요!!
역시 관린씨^.^
저는 어디 다닐 것 같아요?
음..
모르겠어요 ㅠㅠ
어디 다니세요?
저는
성이름과 라이관린이 사귄대~
1 관린씨?
1 농담이에요 ㅎㅎ
1 넘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안돼요ㅎㅎㅎ
"..뭐 하는 사람이지...?"
내 일등 남편감♥
관린쓰
넵?
혹시 TV 봐?
넵
그럼 혹시 동상이몽이라는 프로그램 알아??
동상?
아니아니 ㅋㅋㅋㅋㅋ
이분들 나오는 거
아! 한번 봐써요
오구 우리 관린이 봐써 ㅠㅠ
우리도 나중에 결혼해서
저기 나가보는거 어때?
저 부부도 남편이 중국 쪽이고
아내는 한국인이잖아 ㅎㅎ
오후 4:38 우리랑 똑같네 ~~!
오후 6:11 관린아?
사실 농담이었어~~!!
그냥 ㅇ 하나라도 보내주지~ㅠ
ㄴ
ㅎㅎ 관리니
이젠 한국어도 찰떡같이 잘 쓰는구나
귀엽다니까 증말 ㅠㅠ
이관린
관린아
관린아아아아
넵ㅜ 손님
손님 말고 누나라 불러조ㅜ
ㅠㅠ
네 누나..
오구 ㅜㅜ
린린이 왜 카톡에 힘이 없어?
뭐 혹시 또
먹을 거 필요해?
말만 해 다 사줄게 ㅎㅎ
아니야
사주지 마요 ㅠㅠ
이제 그만
엥?? 왜!
세상에는 아직
관린쓰한테 못 사준 것들이 너~~무 많단다 ㅠ
이미 넘쳤어요
손님
아니
누나가 사준거
이제 안 사져도 대요
"? 관린아 거절할 필요 없어 누나는 이미 너에게 모든 걸 배팅했다구.."
성이름 (22, 관린 전용 ATM, 3개월간 매일 관린에게 카X오프렌즈 제품 및 각종 간식을 조공함)
"..."
라이관린 (20, 성이름 본진, 성이름 덕분에 본인 방에 카X오프렌즈샵 차림)
"야 관린아. 너 또 그 여자랑 톡해?"
"넵.."
"그 여자도 참 끈질기다. 넘어오지도 않는 애한테 꾸준히 대시하네"
"하하..."
린린♥
관린아
밥 먹어써? ㅠㅠ
오늘은 누나가 약속이 있어서 못 들를 것 같아ㅜ
그니까 짠
우리 관린이 맛난 간식 머그면서 알바해!!
오지 마세요
응....?
관린아....?
저 관린이 여자친구예요
임자도 있는 사람한테 그만 하시죠
한두번도 아니고
".... ????? 이게 뭐시여?"
네??
관린이 여자친구 없다고 했는데..?
그건 몇달 전 얘기구요~
애가 착해서 그쪽한테 뭐라고 못한 것 같은데
이제 그만 하세요 ㅎ
아....
....
네......
알겠습니다...
"......"
"....이건 꿈이야!!!! 무조건 꿈이어야 해!!!!!!!"
성이름 (22, 본진의 열애설에 쿠크 와장창)
"ㅋㅋㅋㅋㅋㅋ 역시 관린이한테 장난치는게 제일 재밌어"
박지훈 (21, 동료 알바생, 관린이 몰래 여자친구로 위장한 자)
그 일이 있은 후로 나는 더 이상 관린이에게 먼저 연락을 하지도, 찾아가지도 않았다.
관린이 역시 나에게 먼저 연락을 하지 않았다.
솔직히 그때 쪽팔려 죽을 것 같았다.
내 덕질 인생 최대의 흑역사로 남을.. 그런...
생각만 해도 이불킥이다.
박우진이 아직도 그 대만 알바생 덕질하냐고 묻길래 사실대로 털어놨더니 지구가 떠나가도록 날 비웃었다.
진짜 어떻게 죽이지 얘를
~ 한편 관린이는~
"몬가 이상해..."
예쁜 형
지훈이 형
몬가 이상하지 않아?
응? 뭐가?
갑자기 그 손님 카톡 다 없어젔어
그리고 2주 지났는데 여기 안 와
아 그거?
내가 너 여자친구 있다고 구라 쳤어 ㅋㅋ
구라 쳤어가
무슨 뜻이야??
거짓말 쳤다는 거야
"?!??!?!"
엥? 왜 그래써??
왜 그랬냐니
너가 엉? 매일 부담스러워 하면서도
손님한테 꼼짝 못하잖어
이 형님이 도와준거지 ㅎㅎ
몬소리야 뭘 도와줘
왜 안 시킨거 해
이런거 장난 치는거 아니야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
너야말로 몬소리냐 관린아?
기다렸다고?
"아 이 횽이 진짜..."
라이관린 (20, 당혹+배신감)
라이관린...ㅠ
손님
아니 누나
헉 깜짝아
?? 관린아
ㅠㅠ 웬일이야
엥?
갑자기 이건 왜..?
누나 선물이야??
넵
이번 주말에
같이 봐요
뭐? 아니 관린아
너 이게 뭐하는 거야
여자친구 있다며???
여자친구 없어요
알바 형이 장난친거에요
그러니까 여기 안올거면
내가 갈게요
주말에 봐요 ㅎㅎ
ㅋ... 아니 자까님 이게 무슨 글이죠?!
라고 물으신다면 음.. 쉬어가기 라고나 할까요 ㅋㅋㅋㅋ
요즘 제 작품 분위기가 약간 숙연..해지는 것 같아서 그냥 가볍게 즐겁게 읽으시라고 묵혀둔 거 꺼냈습니다 :)
새해 선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_^
카톡하기엔 영 재능이 없는 것 같아서 포기할까 했는데
관린이가 너무 귀여워서 그냥 지르기로,, (??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큰절)
미리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여러분의 댓글은 많은 힘이 됩니다 0_< 붐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