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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찬백] 원망 그리고 원망 上 | 인스티즈

 

 

백현은 가만히 앉아서 휴대폰을 들여다 봤다. 카카오톡 백현의 대화엔 여전히 숫자 1이 사라지지 않은 채 였다. 가만히 노려보다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한 번 크게 내쉰 백현은 뒤로 벌러덩 쓰러지듯 누웠다. 그래, 그래도 학교에 오는 것만 해도 어디야. 백현은 여전히 머리속은 그의 대화가 절반이었다. 얼른 1이 사라져야 할텐데, 어디서 뭘 하는지 어제부터 깜깜 무소식인 자신의 애인을 원망스레 생각했다. 그는 백현과 동갑이었고 성별이 같다. 학교에서 이름 세자만 올라가면 선생들이 모두 혀를 차고 학생들의 두려움이 앞서는 그 아이 박찬열, 바로 변백현의 애인이었다.

수업을 알리는 종이 치고 늙은 여선생이 들어와 형식적인 인사를 받고 바로 수업에 들어갔다. 째깍째깍 무의미 하게 움직이는 시계의 초침소리와 빈 화면만 가득 찬 학생들의 눈빛, 그리고 여전히 비어있는 박찬열의 자리. 백현은 아예 엎드려 노골적으로 찬열의 자리를 쏘아보았다. 낡고 매일 찬열에게 걷어차여 조금은 부서진 의자 그리고 먼지가 얕게 깔려 있는 책상. 얼마나 책을 안펴고 사용하지 않았으면 학교의 책상에 먼지가 깔려 있을 정도일까. 백현은 괜시리 부글부글 끓는 속을 진정하고 고개를 팩 돌려버렸다. 밉다. 매일 담배를 피려 학교 수업을 빠져먹는 그도, 자신에게 미안하다며 웃는 그 얼굴도, 선생님께 뺨이나 머리를 수차례 얻어맞고도 바보 같이 아양이나 떠는 그 모습도.

하지만 백현은 안다. 자신은 그런 박찬열을 너무나 사랑한다고. 담배 냄새가 가득 배인 찬열의 와이셔츠에 얼굴을 묻고 웃는 그 얼굴에 몇 번이나 입을 맞추고 상처가 난 얼굴에도 자신이 더 아파하며 약을 발라준다. 이렇게 또 찬열의 생각에 얼굴에 웃음꽃이 핀 백현은 자신을 노려보는 여선생의 시선을 눈치 채고는 황급히 책에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적막이 가득한 교실에 소음이 울려 펴졌다. 뒷문을 거칠게 열며 들어온 찬열은 두 뺨이 발갛게 물들어져 있었다. 여자에게 수차례 뺨을 맞은 드라마 속 나쁜 남자의 모습과 흡사 했다. 아이들은 수근 거렸고 여선생은 높은 통굽 슬리퍼를 끌며 찬열에게 다가가 손을 올렸다. 평소같으면 몇 차례 얻어맞다가 아프다며 넉살을 부릴 찬열이 그 날은 달랐다. 여선생의 손이 찬열의 뒤통수에 닿기 전에 찬열의 손이 먼저 올라갔다. 백현은 머리 속이 하얘졌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자리를 박차고 찬열을 벽에 밀어붙였다. 반장과 그 외 아이들 몇몇도 그제서야 일어나 선생님을 말리기 시작했다. 백현은 찬열의 가슴팍에서 숨을 색색 쉬었다. 그러다가 찬열을 올려다 보았을 때 백현은 찬열이 무언가 변했다고 느꼈다. 백현을 보는 그 눈빛은 무의미했다. 표정도 없고 아무 것도 그려지지 않은 그저 볼만 빨간 마네킹을 보는 듯 했다.

" 왜 그랬어 "

찬열은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 자신의 밑에서 숨을 고르게 쉬지 못하고 잔뜩 화가 나있는 백현을 바라 볼 뿐이었다. 백현이 아는 찬열은 이런 아이가 아니었다. 비록 행실이 올바르지 못하다고 해서 놓은 아이처럼 굴지는 않았다. 적어도 어른에게 막 대하고 패악이나 부릴 나이는 지났다고 찬열은 늘 백현에게 말했었다. 어른들이 제 아무리 자신을 손가락 질 하고 욕해도 자신은 절대 어른에게 함부로 굴지 않는다고, 그러니 백현 너도 어른들에게 잘 대해드리라고. 백현은 찬열을 잘 안다. 그런 말을 할 정도의 아이가 선생님께 손을 올리고 막 대하다니. 있을 수 가 없는 일이다. 그때 겨우 진정이 된 여선생이 높은 하이톤의 목소리로 찬열에게 고함을 질렀다.

" 너 이 새끼야, 넌 진작에 퇴학 시켜야 했어! "

찬열이 백현에게 숙인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백현을 밀어내고 자신과 가까이 있는 의자를 들어 바닥에 내동댕이 쳤다. 그 소리에 옆 반 선생들이 달려왔다. 몇몇 구경꾼들도 있었다. 찬열의 돌발적인 행동에 여선생도, 반 아이들도 다 벙 쪄 있던 상태였다. 백현도 마찬가지 였다. 이렇게 마구잡이로 행동하고 화내는 찬열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렇게 찬열은 한 참을 그 자리에 서 있다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러다가 거의 다 부서진 의자를 발로 한 번 걷어차고는 교실을 나갔다. 옆 반 선생들이 잡으려고 찬열에게 달려 들어도 찬열은 격양된 몸짓으로 뿌리쳤다. 여선생은 한숨을 푹 푹 쉬더니 내가 진작에 퇴학을 시켰어야 했다고 여전히 주절주절 거렸다. 백현은 학교의 풍경이 꼴사나웠다. 여전히 쉬는 종은 쳤고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게 다시 시끄러운 고교의 쉬는시간으로 돌아왔다.

남은 수업 내내 찬열은 들어 오지 않았다. 선생들은 교무실에서 퍼지는 이야기를 다 듣고 왔는지 찬열의 빈자리에 대해 궁금해 하지도 신경을 쓰지도 않았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오늘 석식은 맛있는게 나왔음 좋겠다는 농담이나 하고 있었다. 백현은 걱정됐다. 찬열은 마음이 여린 아이다. 상처도 많고 그 만큼 과거도 깊었다. 그걸 다 쓰다듬어 보듬어 주기에 우리의 교육환경과 가정환경은 풍요롭지 못했다. 백현은 석식을 알리는 종이 치자마자 우르르 복도로 쏟아지는 아이들을 제쳐 일층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찬열이 매일 같이 담배를 피던 교내 뒤에 있는 담으로 향했다. 그리고 백현의 직감은 맞았다. 담배 연기가 피어 올라오고 있었다. 하지만 피어 오르고 있는 담배연기는 하나가 아닌 둘이였다. 백현은 담을 넘어 찬열을 마주하려다 낯 익은 목소리에 담에 바짝 귀를 대는 수 밖에 없었다.

" 이제 어떡 할건데 씨발. 니 애새끼야. "

" ... "

" 그 년은 애 낳는다고 했다며, 너랑 살꺼라고. 그럼 변백현은 어쩔거야. 그 새낀 하루의 절반이 니 생각으로 먹고 사는 앤데 "

" 백현이는 모르게 할거야. "

" 그래서 두 집 살림을 하시겠다? 존나 대단한 사랑놀이네. 박찬열. "

니 애새끼야, 그 년은 애 낳는다고 했다며. 백현의 머리 속에 두 가지의 문장이 강하게 다가왔다. 박찬열의 과거를 다 아는 것은 아니었다. 바로 그게 이거 였나 보다. 박찬열이 그렇게 숨기고 백현에게 보여주지 않았던 그 과거가. 백현은 허탈감에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리고 그 소리를 들었는지 급하게 담배 연기가 사라지고 바닥에 마구 잡이로 지지는 소리가 들렸다. 백현은 담에 기대어 무릎을 접어 몸을 굽히고 앉았다. 그리고 그 위로 까만 그림자가 새워졌다. 찬열이었다.

" 여기서 뭐해, 변백현 "

" 박찬열. 너 나 사랑하지 "

" 그게 갑자기 무슨 소리야. "

찬열은 백현의 어린애 같은 소리에 황당함이 앞서 웃음을 터뜨렸다. 당연히 사랑한다.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 어떤 말로 백현을 사랑하는 내 마음을 표현 할 수 있을까. 아마 못할 정도로 그 만큼 찬열은 백현을 사랑한다. 백현은 눈 앞이 흐려졌다. 눈물이 새어 나올 것 만 같은 기분에 무릎 사이로 고개를 숙였다. 찬열은 백현의 행동에 고개를 들어 보려고 했지만 백현의 고집은 완강했다. 결국 찬열도 백현과 눈높이를 맞추어 쪼그려 앉아 백현의 하늘하늘한 머리카락을 만지고 있었다.

" 아기 좋아해? "

고개를 들고 처음 한 말이었다. 백현은 복잡한 마음으로 찬열의 얼굴을 바라봤다. 찬열은 큰 눈을 굴리며 잠시 생각하다 밝게 웃으며 백현의 머리를 쓰다듬다 자신의 품으로 끌어 당겼다.

" 응 좋아하지. "

처음으로 찬열에게서 나는 담배냄새가 싫어서 백현은 이때만큼은 한 발짝 물러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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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에서는 찬열이와 그녀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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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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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뭐지ㅠㅠㅠ어쩌다가 그랬니 찬열라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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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백현이는 모르게 할거라니 그게 더 나빠ㅠㅠㅠㅠ흥ㄱ읗ㄱ 에구 둘이 어떡하나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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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ㅠㅠㅠㅠㅠㅠ헐...찬열이 너ㅠㅠㅠㅠㅠ백현이 어떡해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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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헐 으어 왜그래으어ㅜㅜㅜㅜㅜㅜ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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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빵리써주세여ㅠㅠㅠㅠㅠ 저쥬금뮤ㅠㅠㅜㅜ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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