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난 누구보다 그를 사랑했었다고. 눈에선 눈물을, 입에선 애써 웃음을 보이며 내 앞에서 사라져가는 모습도 그를 사랑하니까 난 다 이해할 수 있었다.
이것이 정녕 신기루라고 할 지언정 난 그를 사랑했고, 그가 나를 사랑했고ㅡ 또 그가 내 옆에서 살았다는 사실은 신기루가 아닐테니까. 이 감정은 지금 내 앞에서 연기처럼
사라지는 당신처럼 사라지진 않을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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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이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봄은 사라지고 바로 여름이왔다. 만개한 벚꽃을 채 보지도 못한 채, 나는 여름을 맞이하고 있었다. 여느 때와 같이 혼자 병실에 덩그러니
앉아있었다. 폭염이 서울을 덮칠거라는 티비 속보와 함께 전원을 꺼버렸다. 그놈의 폭염, 나랑은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 좋지 않은 몸으로 인해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나갈 생각 조차도 하지 않았다. 햇빛을 한 시간이라도 제대로 본 적이 있던가, 햇빛에 장시간도 아니고 단시간이라도 노출되면 픽ㅡ하고 쓰러지는 이상한 병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난 20년을 살았다. 이 크지도, 좁지도 않은 병실에서. 작은 창문 하나에 의지하면서 말이다.
" 아…답답해. "
이제 그만 답답해할 만도 한데 난 항상 창밖을 보며 답답함을 느끼곤 한다. 이 생활에 적응도 하고 그러려니 하면서 지내도 될만한데, 항상 난 쓸데없는 답답함을 느끼곤 한다
.내가 아무리 답답해해봤자 내 몸은 이 답답함을 풀어줄 수 없을 텐데 말이다. 엄마의 부재로 인해 안 그래도 조용하던 병실이 더 조용해졌다. 이제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걸어주
는 사람이 없어졌다는 뜻이다.
“그리고…외로워.”
![[EXO/민석] 신기루 : 〈mirage〉 0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6/a/4/6a48f3f6ede211833b90e7948738dbdf.jpg)
잠시 눈을 붙였다. 눈을 감아도 인기척은 느낄 수 있었다. 병원 생활을 오래한 탓에 신경은 다른 사람들보다 예민한 편이었다. 지금 누군가 내 옆에 서서 내 얼굴을 빤히 주시하
고 있다는 건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내 얼굴을 이렇게 빤히 보고 있을 사람은 없다. 엄마는 장기간에 출장으로 인해 돌아오려면 멀었고 의사 선생님도 아니다. 만약 맞다
해도 날 깨우면 깨웠지 이렇게 빤히 보고 있지는 않을 터. 내가 눈을 뜨면 지금 날 보고 있는 사람이 도망을 칠거라고 생각했다. 눈을 뜸과 동시에 날 보고 있던 사람의 옷깃을
잡았다.
"…누구야, 너"
"………"
" 이 병실, 1인실이잖아. 너 나 알아? "
눈을 뜸과 동시에 그의 눈과 내 눈이 마주쳤다. 약간 당황한 것 같았지만 금세 그 당황함을 지운 듯 했다. 혹여나 도망갈까 옷깃을 잡은 채로 상체를 일으켰다. 그 남자는 여전
히 내 행동을 주시했다. 그것도 아주 기분 나쁘게. 내가 묻는 질문에 대답도 안 하고 그저 날 빤히 쳐다봤다. 이에 질세라 나도 그 남자를 빤히 쳐다보는데 남자의 입이 열렸다.
'민석' 자기 이름을 민석이라고 했다. 그의 옷깃을 쥐고 있던 손에 민석이라는 남자의 손이 포개졌다. '그만 놔.'
"난 이 병실이 항상 궁금했어. 악의는 없어, 걱정 마. "
" 그걸 지금 말이라고…"
"넌 항상 여기 혼자야, 맞지? "
" …맞다면? "
" 나도 혼자야. "
그의 큰 눈이 내 손으로 시선이 옮겨졌다. 아까와는 다르게 그의 손이 내 손에 포개졌다. 그의 큰 손이 부드럽게 내 손을 감싸안았다. 그리고 그는 말헀다. ' 내가 네 옆에 있어
도 괜찮을까?' 라며, 이게 우리의 첫만남이었다. 난 여전히 그와의 첫만남을 잊지 못한다.
| 자고싶다의 말... |
민석이를 남주로 써보는건 처음이네요 히히 재밌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기분 좋은 주말이네요 신알신 암호닉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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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잇 하는거 천박한거 아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