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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세훈] 엇갈린 인연, 겨울인척 하는 너는 봄이다 1 | 인스티즈




[EXO/세훈] 엇갈린 인연, 겨울인척 하는 너는 봄이다 1




 해가 저 너머로 사라지고 하늘이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하면, 놀이터에 있던 동네 아이들이 하나둘씩 저마다의 집으로 돌아가 활기차던 놀이터는 곧 차갑게 식어 바람에 흩날리는 모래들뿐이 남았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 남자아이만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텅 빈 놀이터를 바라보며 아이답지 않게 쓸쓸한 눈으로 쳐다볼 뿐이었다. 오 분, 십 분이 지나도 아이는 여전히 놀이터 벤치에 앉아 땅에 닿지 않는 발을 허공에서 흔들어 댈 뿐, 아무런 미동조차 없었다. 아마 누군가를 기다리는 눈치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날이 풀리긴 하였지만 아직까지 해가 지면 공기가 웬만큼 쌀쌀해지는 터라, 혹시라도 아이가 감기에 걸리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윗옷하나를 챙겨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놀이터 입구 쪽으로 윗옷을 들고 조금 빠른 걸음으로 가던 차에, 갑자기 어떤 남자가 그 아이에게 다가오는 것이었다. 아이는 앞으로 비치는 그림자에 뒤돌아 남자를 쳐다보고는 방금 전까지는 다르게 활짝 이를 보여 웃으며 남자에게 뛰어가 안겼다. 남자는, 왠지 모르게 지쳐 보이는 얼굴이었지만 아이가 안기자 전혀 그런 기색을 내보이지 않았다. ‘재밌게 놀았느냐, 추운데 왜 매일 기다리고 있느냐’ 등의 말을 하며 안아든 어린아이를 토닥였다. 아이 역시 편안해 보이는 얼굴로 ‘형이 보고 싶어서, 먼저 집에 가기가 싫었다.’ 라고 대답했다.

나는 아이에게 보호자가 있다는 것에 안심이 되어 챙겨온 웃옷을 접고 몸을 돌려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토요일, 나는 어제보다 조금 더 일찍, 방금 끓인 구수한 냄새가 나는 커피가 담긴 주전자와 책을 베란다로 가지고 나가, 작지만 편하게 둔 나무 의자에 걸터앉아 앞의 나무탁자에는 커피를 두고 앞의 놀이터에서 서로 어울려 노는 아이들의 말소리와 웃음소리를 들으며 기분 좋게 책을 집어 들었다. 얼마 전에 새로 생긴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었다. 꼭 한 번 보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읽을 기회가 없어 빌릴 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침 잘된 일이었다.
나는 책장을 천천히 넘기며 조금 식은 커피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두 시간 쯤이 지났을까, 어느 덧 해는 또 다시 지고 아이들은 서둘러 엄마가 걱정하실까 집으로 돌아갔다. 어제의 그 아이는 오늘도 역시 어제의 그 ‘형’을 기다리는 듯하였다. 왜 먼저 집에 들어가지 않고 굳이 형과 같이 가려는 것일까. 나는 그 아이에 대해 조금 궁금해졌다.  어제 새벽에 잠깐 소나기가 내려 기온이 어제보다는 꽤 떨어졌다고 들었는데, 과연 벤치에 앉아서 몸을 이리저리 꼬며 손에 입김을 불어대던 아이는 몸집이 워낙 작아서 인지, 작은 추위를 많이 느끼는 듯하였다. 나는 어제는 건네주지 못했던 웃옷을 또다시 들고 나가 놀이터로 향했다.

 
아이는 자신의 뒤에 그림자가 비치자 자신의 형인줄 알고 기대에 찬 눈으로 위를 올려다보다가 형이 아닌 것을 알자 실망스럽게, 그리고 조금은 경계스러운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누구세요?”

“아, 나는 저-기 아파트에 사는 누나야. 베란다에서 놀이터를 내려다보다가 날씨가 많이 쌀쌀한데, 혹시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나 해서.”

나는 옷을 아이에게 건네주었다.

아이는 “고맙지만, 괜찮아요. 곧 형이 올 것 같거든요.” 라고 말하며 어른스러운 말투로 나의 친절을 사양했다.

“그러면, 형이 올 때까지만 걸치고 있어. 형도 네가 형을 기다리다가 감기라도 걸린 것을 알면, 굉장히 속상해할지도 몰라.”

아이는 조금 생각해보는듯하다가, 이내 내 웃옷을 받아들었다.

“고맙습니다.”

나는 혼자 어린아이가 놀이터에 앉아 있는게 위험해보이기도, 어쩌면 조금 쓸쓸해보이기도 해 아이의 옆자리에 앉아 심심하지 않게, 함께 대화를 주고받았다.
아이의 이름은 오세현이었고, 이 놀이터에서는 꽤 먼 곳에서 살고 있었다. 그리고 아마 부모님은 없는 듯 보였다. 아마 형과 함께 둘이 사는 듯했고, 그래서 항상 이 근처에서 일하는 형을 놀이터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나는 아이가 안쓰러웠다. 아이를 꼭 끌어안아주었다.
아이는 어떤 거부도 하지 않았다, 그저 담담해보였다.

 우린 형을 기다리는 동안, 꽤 많이 친해졌다. 나는 아이에게 언제든지 나의 집에 놀러 와도 된다고 했고, 아이는 기뻐하는 눈치였다. 
그런데 한참을 기다려도 아이의 형은 오지 않았다. 아이는, 조금 불안해지기 시작한 것 같았다. 

"그런데 형이 왜 이렇게 늦게 오지? 꽤 어두워졌는데..“

“형이 일이 많아서 늦나 봐요. 전에는 이런 적이 없었는데.”

“음..”

우리는 20분 정도 더, 벤치에 앉아 형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그 그림자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아이는 결국 눈물을 터뜨렸고, 형이 많이 걱정되는 듯 보였다. 나는 아이를 안아주며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고, 위로해주며 주머니에 있던 메론맛 사탕을 꺼내주었다.

5분 정도가 더 지났을까, 저 멀리서 다급해보이는 발걸음이 들려왔다. 세현은 벤치에서 튕기듯 일어나 그런 형에게 뛰어갔다. 형은 땀에 젖은 앞머리를 넘기며 울먹이는 세현을 꾸짖었다.

“그러게 왜 이 늦은 시간까지 여기에 있냐고!! 해 지면 위험하니까 형 늦으면 바로 집에 들어가라고 했잖아!”
“그래도 형아랑 같이 가고싶었어....”

하며 세현은 훌쩍훌쩍 눈물을 닦아댔다. 그리고 세현이 입고 있는 보지 못했던 외투를 보고 의아해했다.

“..이건 누구꺼야.”

"아, 저기 앉아있는 누나꺼...  형이 올 때까지 같이 기다려줬어.“

남자는 잠시 경계어린 눈으로 나를 보다가, 자신을 아이와 함께 기다려줬다는 말에 미안한 감정인지 고마운 감정인지는 몰라도 누그러진 시선으로 나에게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애가 아직 철이 없어서, 폐를 끼친 건 아닌가..”
하며 고개를 들며 다시 나를 쳐다보는데, 어디선가 봤던 얼굴이었다.

“ ...오세훈..?”


“ 000...?”



 부모가 없는 아이의 형은 고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 오세훈이었다.





사담

이게 처음으로 글잡에 올리는 글인데 저는 올리면 자꾸 </suppot..막 이런게 글사이에 뜨더라고요ㅠㅜㅠ이게 세번째 시돈데 혹시 또 그러면 진짜 자살...

처음으로 글잡에 올리는거라 미숙한점이 많을텐데ㅠㅜㅠㅜㅠ양해부탁드려여 예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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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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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뭔가재밌을꺼같아요..다음화도기대할께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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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 좋다 내스타일이다 대박아ㅣㅏㅏ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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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 제목부터 취향 저격! 신알신하고 갈게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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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헐 완전기대되요 다음편이시급ㄴ합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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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아 ㅠㅠ 이런 글 스타일 너무 좋아해요 ㅠㅠ 차분하고 주변의 풍경이 막 상상되는 느낌의 글...매번 글잡오면 찾아다니는데 드디어 제가 보석을 발견한 느낌이네요 ㅠㅠ 세훈이 동생이라니, 상상만해도 뭔가 보호본능 몰아치는 그런 느낌이 나요...>///< 주인공이랑 세훈이랑 아는 사이라는 것도 뭔가 또 있는걸까 궁금해지네요! 다음편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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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ㅋㅋㅋㅋㅋ그나저나 작가님 필명이 너무 깜찍하네요ㅋㅋㅋㅋㅋㅋ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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