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전정국]
눈이 하얗게 덮인 날에는
w.1억
정현이 정국의 전화를 받고선 어머니가 있는 병원에 도착했다.
의식이 돌아왔다는 의사의 말에 정현이 놀란듯 두눈이 커졌다.
의식이 돌아와..? 얼마나 큰 사고였길래.. 이렇게 누워 있는 거야. 엄마.
도착하자마자 큰 경기장에서 이뤄지는 시상식에 사람들은 객석을 꽉 채웠다.
정국이만이 아닌, 다른 연예인들까지 가득한 이 시상식은 정신이 없다.
아까부터 천천히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그 모습이 왠지 모르게 예뻐보이기도 했다.
레드카펫 위로 연예인들이 몇십명이 올랐고, 아이돌이 레드카펫을 걸으며 끼를 부리는 모습을 차 안에서 보며 웃자 정국이도 작게 웃어보였다.
"주이씨다."
"그러네."
"저 친구 너무 밝아.. 그치!"
"너만할까."
"나보다 더 심한 것 같은데..!"
내 말에 아니라며 내 입술을 꽉 잡아버리는 정국이에 어색하게 웃어보이니
윤기오빠가 차를 움직여 레드카펫 옆으로 차를 세웠고, 정국이가 나갈 차례라고 했다.
정국이가 차 문을 열고 나가자 많은 카메라들이 정국이를 향했다.
레드카펫 위를 걸어 mc들에게 다가가면 mc들은 아이돌에게 했던 것보단 더 조심스럽게 질문을 건냈다.
"원래 출석 못하신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스케줄 뺴서 오신 거라고.. 오늘은 더 멋지시네요!"
"아,감사합니다."
"여기 정국씨 보러 온 팬들이 엄청 많다고 들었어요. 홍콩에도 팬들이 이렇게 많은데 기분이 어때요?"
"너무 좋죠. 저라는 한사람 때문에 이렇게 찾아와주신 분들한테 감사함을 느끼고있습니다."
다행이도 정국이는 지금 귀가 들렸고, mc의 말을 다 들은듯 했다.
이렇게만.. 이렇게만 계속 이어졌음 다행일텐데.. 한참을 정국이쪽을 바라보자, 운전대를 잡은채로 뒤 돌아 날 보던 윤기오빠가 말했다.
"왜 네가 더 떠는 것 같애?"
"…떨려."
"정국이도 안떠는데. 네가 떨면 쓰나."
"…잘할 거야."
"그래. 잘할 거야."
전정국이니까 잘할 거야.
오늘만 버티면 돼. 정국아.
마지막회_
눈이 하얗게 덮인 날에는
"떨려?"
"아니."
"지금은 잘 들리는 거지?"
"응."
"다행이다.."
내 말에 정국이는 내 손을 꼭 잡더니 자신의 귀쪽으로 향하게 했다.
그런 정국이를 빤히 올려다보면, 정국이는 그런 나에게 작게 말한다.
"기도해줘."
"……."
"귀가 잘 들릴 수 있게."
"……."
"마지막이니까."
"……."
"마지막은 아름다워야 하잖아."
"……."
"내가 또 안들리고 병신처럼 가만히 서있으면."
"……"
"내 앞에 나타나줘."
그 말에 윤기오빠는 으이구.. 하고 등을 돌려 전자담배를 핀다.
"여어어 전정국이 안나올 것처럼 기사란 기사는 다 뜨던데. 결국엔 나왔네?"
"그러게? 여름이 안녕."
안녕- 하고 내 어깨 위로 손을 올려두는 지민씨는 항상 그렇듯 밝은 웃음을 띄워주었다.
정국이는 혹시나 귀가 안들릴까 사정사정 부탁해서 2부가 시작 될 떄부터 시상식 자리에 앉아있기로 했다.
많은 연예인들이 대기실에 들어와 정국이에게 인사를 건냈다.
그리고 유미씨는 시상식 mc를 맡게 되었는지 예쁜 옷을 입고선 우리에게 다가왔다.
"너희! 기사 났더라!?"
"아, 네에..!"
유미씨가 나에게 다가와 나를 끌어안아주며 정국이에게 말했다.
"여름씨한테 잘해. 얼마나 귀여워."
그 말에 정국이는 작게 웃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태형씨와 지민씨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내는 유미씨를 보았다.
참 유미씨는 사랑스럽게 생기고, 성격도 좋아.
시상식이 시작되고, 큰 모니터로 생방송으로 내보내지는 화면들이 보이고 있었다.
시작부터 아이돌이 화면에 잡히면 사람들은 크게 소리를 지르기 바쁘다.
누군가 자꾸 쳐다보는 느낌이 들어 고개를 돌려보면 정국이가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나를 빤히 쳐다보고있었다.
누군가 자꾸 쳐다보는 느낌이 들어 고개를 돌려보면 정국이가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나를 빤히 쳐다보고있었다.
왜? 하고 웃으면 정국이는 여전히 무심한 표정을 짓고선 나를 보았다.
"왜 그래? 너무 못생겼나?"
"너는 네가 진짜로 못생겼다고 생각하냐."
"음.. 아니? 예쁜편이라고 생각해."
"가관이다."
"아, 왜애..! 가관이라니! 말이 심하다.."
"나는 니네 둘이 가관인 것 같다 야."
윤기오빠가 가관이라며 토하는 시늉을 해보였고, 한껏 꾸민듯한 복장에 오오- 하고 웃어보이자
윤기오빠는 부끄러운지 하지말라며 내 입을 틀어막았다.
그리고.. 혹시나 김석진의 자수가 언론에 퍼지지는 않았을까.. 수시로 인터넷을 확인해보지만, 전혀 그런 기사는 없었다.
안심하듯 한숨을 내쉬자 윤기오빠가 왜? 하고 내 핸드폰을 보았고, 정국이도 날 여전히 빤히 바라보았다.
아니야.. 그냥.. 신경이 쓰여서 그래.
"우리 시상식 끝나고 뭐 먹으러 가지?"
"뭐 먹고싶은데."
"홍콩 음식이라면 다 먹어보고싶어! 한 번도 먹어본적도 없으니까."
"그러다 돼지 된다."
"이미 돼지인데?"
"그래. 좋겠다. 돼지라서."
"응! 너무 좋다!"
정국이에게 긴장을 풀어주려 말을 계속 걸기는 했지만, 여전히 무심한 표정으로 있는 정국이가 걱정이 되었다.
윤기오빠는 먼저 자리에 참석을 했고, 이제 곧 정국이와 내가 자리에 갈 준비를 하고있다.
들리지? 하고 또 물으면 정국이는 고개를 끄덕이고선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떨지마."
"응."
"떨리면 내 생각해. 그럼 좀 괜찮아질 거야."
"알았어."
"알겠으면 뽀뽀."
내 말에 정국이가 내 입술에 짧게 입을 맞추고 떨어졌다. 한 번더- 하고 내 입술을 검지손가락으로 가리키면
정국이는 내 입술에 몇 번이나 더 짧게 입을 맞춰주었다.
정국이가 자리에 참석을 하고, 2부 시작부터 화면에 정국이를 띄워주자 사람들의 환호소리가 커졌다.
태형씨와 지민씨가 상을 받게 되었고, 둘은 앞에 나가 수상소감을 말한다.
"아, 이걸 어떻게 감사의 말을 전해야 할지..! 우리 팬분들 감사합니다! 그리고.. 정국이랑은 함께 하지 못했는데..
다음엔 같이 한다고 약속 했거든요! 그러니까 너무 슬퍼하지 마시구요!.."
태혀
수상소감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태형씨와 지민씨의 무대가 시작이 되고, 그 타이밍에 또 화면엔 정국이가 띄워진다.
아무래도 셋이 같은 그룹이었기에 정국이를 많이 띄워준듯 싶었다.
그 다음으론 윤기오빠가 상을 받고, 수상소감이 있었다.
처음으로 밝혀진 윤기오빠의 얼굴에 사람들은 꽤 놀란듯 했다. 오롯이 자기 회사 사람들의 노래만 만들어준 오빠이기에
연예인들도 다 놀란듯 입을 떡 벌리고 있었다.
태형이, 지민이, 정국이 하고 셋의 이름을 부르자 화면엔 셋의 모습이 띄워지고 정국이를 제외한 지민씨와 태형씨가 오예! 하고 손을 흔들었고,
지민씨는 정국이의 손을 잡고선 따라 흔들어보였다.
한참 시상식이 끝날때쯤 마지막 대상이 남아있었고, 그 상은.. 물론 정국이었다.
정국이의 이름이 불러지자마자 사람들은 모두 소리를 질렀고, 나도 대기실에서 화면을 보며 두손을 꼭 모은채로 웃어보였다.
누구 애인인지 화면에도 참 잘생기게 나오네.
긴 기럭지로 무대 위를 가르며 mc인 유미씨에게 다가가자 유미씨는 정국이에게 손읗 흔들어보였다.
정국이는 유미씨 행동에 그제서야 작게 웃었고, 나까지 웃음이 나왔다.
"잘할 수 있어. 정국아."
눈을 감고 기도를 했다. 정국이가 오늘은.. 특별한 오늘은 꼭 귀가 계속 들릴 수 있게 해주세요.
눈을 떴을 떈.. 정국이가 트로피를 받고선 한참 관객석을 보았다.
수상소감 부탁드린다며 옆으로 빠져준 mc들에 정국이는 마이크에 입술을 갖다 대었고..
그렇게 한참 말이 없었다.
"……."
"…할 수 있어 정국아.. 할 수 있어."
그렇게 큰 정적이 계속 흐르고 정국은 앞에 보이는 사람들.. 그리고 심지어 MC들의 얼굴이 물음표가 적힌채로
자신을 바라보고있자 주변을 계속해서 둘러보았다.
고개를 숙인채로 한참 아무말도 하지 못하니 모두들 당황한듯 했다.
그러다 누군가 전정국! 하고 크게 소리를 지르는가 하면..
"정국아!!"
여름이 핸드폰으로 플래쉬를 킨채로 무대 앞으로 와서 핸드폰을 흔들었고, 경호원들은 그런 여름이의 팔을 잡아 끌었다.
"……"
"대상 진짜 축하해!!!"
여름이의 목소리가 점점 희미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웅성거림도, 사람들의 얼굴들도 다 희미하게 보이지만..
유일하게 잘 보이는 건 노여름이었다.
"감..사.."
정국이 말을 잇지 못한채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 어떤 사람의 표정조차도 보이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정국의 짧은 수상소감에 사람들은 더 웅성거렸고, 정국은 고개를 숙인채로 무대 뒤로 향했다.
정국이 사라지자 참석 자리에서 사람들은 왜 그러는 거냐며 서로 얘기하기 바빴고, 많은 사람들이 비판을 하기도 했다.
여름이는 정국에게 다가가지도 못한채 대기실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눈물을 흘렸다.
mc들은 최대한 아무렇지도않게 다른 얘기로 상황을 넘겼고, 곧 있을 정국씨의 무대를 기대해달라는 말과 함께
정국과 태형, 그리고 지민이 셋이서 활동 했었던 영상을 화면에 띄워주었다.
정국은 무대 뒤에 서서 심호흡을 했다. 절망적인 순간이 올 것 같지 않았는데.. 또 이렇게 가볍게 나에게 다가와버렸다.
준비해달라며 스태프가 정국에게 마이크를 건내주었고, 화면에 띄워준 영상이 끝나자마자
정국이 무대에 있는 계단에서 천천히 내려왔다.
여전히 모든 사람들의 얼굴을 물음표로 보였고, 귀는 비행기에 탄 것 처럼 멍한 느낌이 들었다.
모든 사람들이 정국을 이상하게 보았다. 누군가는 그럴 것이다.
떴다고 거만한 마음으로 수상소감도 한마디 하고 끝낸다고 말이다.
"작은 상도 아니고.., 큰상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것도 아닌 저한테 이런 상은 너무 과분한 것 같아요,"
무반주로 노래를 바로 시작해야 할 정국이 노래를 하지 않고 다른 말들을 하자
모두가 당황한듯 싶었다.
"저는 귀가 잘 들리지 않습니다."
…
"스트레스 때문에 생기는 병이라고 합니다."
…
"우울증에 걸려 몇십 번의 자살기도를 했습니다. 물론 결과는 항상 실패였구요."
…
"죽는 것도 쉬운 게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모든 게 다 쉽지는 않구나.. 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쩌다 우울증에 걸리게 됐는지.
이유를 찾을 수가 없어서.. 그래서 더 우울해졌어요."
…
"여름아. 네가 그랬지."
…
"모든 불행과 행복은 하늘이 아닌, 내가 정하는 거라고..
그래. 맞아…. 신이 정말로 있다면.., 이렇게 사람을 죽고싶을 정도로 괴롭히지는 않았겠지."
…
"덕분에 추운 겨울을 따듯하게 보낼 수 있었고."
…
"나약해 빠진 나한테서 버텨준 네 덕에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버틸 수 있었어."
…
"추운 겨울에 다가와준 여름아 고마워."
…
"여태 모자란 저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정국이 그 말을 끝으로 허리를 숙였다. 그렇게 오랫동안 허리를 세우지 않고 있자
모두들 당황한듯 웅성거렸고, 무대에 있던 조명들이 다 꺼졌다.
윤기는 자리에 앉아서 정국의 얘기를 듣고선 한숨을 내쉬었다.
"……."
"……"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태형과 지민도 몰랐다는듯 벙찐 표정으로 한참 무대를 올려다보았다.
여름이는 아까 그 자리에서 쭈그려 앉은채로 그렇게 어린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왜 네가 미안해. 왜 네가 미안해야 하는 건데.
정국은 핸드폰을 챙겨서 경기장 밖으로 나왔다.
하얀 눈이 펑펑 내린다. 벌써 바닥엔 하얀 눈이 쌓여있었고, 정국은 그 눈 위를 밟았다.
핸드폰을 켜보이자, 정현에게서 몇통의 부재중이 찍혀있었다.
여름이는 펑펑 울다가 곧 대기실에 들어 온 윤기의 팔을 잡고선 말했다.
"정국이가 없어."
"뭐?"
"쩡국이가 없어졌다구. 아무리 찾아봐도 없어."
정국이 정현에게 전화를 걸었고, 정현은 금방 전화를 받자마자 정국의 이름을 불렀다.
- 전정국.
"…어."
- 석진이가 자수 했어.
"……."
- 나영희가 여태동안 자기한테 시킨 것들.. 나영희가 여태동안 한 만행들을 다 녹음을 했던 모양이더라고.
"……."
- 그 자식도 엄마가 뺑소니 친 거 나영희가 덮어준다면서 시체유기를 했나봐. 그거 때문에 김석진이 나영희 밑에서 졸개처럼 있었던 거고.
"…그래."
- 아빠도 나영희가 그렇게 한 거 맞았어. 나영희가 석진이한테만 그 얘기를 했었나봐. 그것도 녹음 했었고.
"……"
- 얼른 와.
"……."
- 엄마 의식 돌아왔었다.
"……."
- 뭔 말이 하고싶은지.. 쳐다만 보시다가. 눈도 못감고 방금 돌아가셨어.
"……"
- 눈은 네가 감겨드려야지. 동생아.
"……"
- 엄마 얼굴 보기도 싫어했던 이 형이 감겨드리리 수는 없잖냐.. 얼른 와.
정현의 울먹거리는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전화가 끊겼고,
정국은 허공에 손을 뻗어 자신의 손 위로 떨어져 금방 녹아버리는 눈들을 한참보았다.
뒤늦게 여름과 윤기가 뛰쳐나와 정국을 한참 찾았고, 저 멀리 정국이 보이자 여름이 그쪽으로 향해 뛰었다.
정국은 도로를 향해 걸었다. 차 몇대를 정국을 피해간다.
여름이는 안 된다는 말만 계속 중얼거리며 손을 정국이에게 뻗었다. 조금만 더.. 더 빨리 뛰어가면 정국이의 손을 잡을 수 있다.
곧 쎄게 달려오던 차가 정국을 보지 못한채 속도를 줄이지 못했고,
결국 정국이 차에 치였다. 정국의 몸은 허공에 떴다. 하얗게 덮인 눈 위로 정국의 몸이 닿았고
여름이는 자리에 우뚝 멈춰서서 쓰러진 정국을 바라보았다.
"……."
"전정국!!"
정국의 머리로 많지 않은 피들이 흘렀고, 하얀 눈 위로 빨간 피들이 물들여졌다.
"……"
정국이 작게 뜬 눈에선 눈물이 흘렀고, 바들바들 떨려오던 손이 멈춤과 동시에 정국이 눈을 감았다.
"안 돼.. 안 돼..!!"
네가 물었지.
눈이 하얗게 덮인 날엔 뭘 하고싶냐고,
난 대답했어. 너와 함꼐 있고싶다고.
눈이 하얗게 덮인 날엔 뭐하고 싶어? 그러고보니 너는 내 물음에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너는그렇게 한참을 하얗게 차가운 눈 위에 누워있었다.
여름이는 고등학교에서 방과후에 학생들에게 수화를 알려준다.
학생들은 여름을 많이 좋아했다. 그리고 많이 유명하기도 했다. 예전에 유명한 정국과 만나던 사이라고 첫 출근날에는 여름을 보러
교무실에 학생들이 많이 찾아왔었다.
"선생님! 이게 하지마.. 맞죠?"
"응. 맞아."
"맞다잖아! 또라이새끼야!"
여학생이 맞다잖아! 하고 남학생의 등을 쎄게 때렸고, 여름이는 싸우지마- 하고 웃으며 반 애들에게 말했다.
"내일이면 방학이네. 내년이면 너희는 고3이야. 쌤은 학교 안옮기고 여기 계속 있을 거니까.
힘든 일 있으면 자주 찾아오고."
"네에!"
"너네 지금 빨리 집 가고싶어서 내 말 들리지도 않지?"
"느에에에에"
"선착순 3명! 김태형 콘서트 보러 같이 가자!"
그 말에 여학생들이 저요! 하고 똘망똘망한 눈으로 손을 들었고, 여름이 웃으며 그 학생들의 이름을 칠판에 적었다.
"쌤.. 썜이 갑자기 빛나요.. 원래 연예인이랑 친했었죠.."
"야. 슈가랑도 친하잖아.."
슈가도 볼래요!하고 애들이 웃으며 여름이에게 다가와 팔을 잡고 조르자, 여름이 어허- 하고선 출석부로 머리를 살살 톡톡- 쳤다.
"일단 가있어. 내일 방학식 끝나고 콘서트 가자."-
다른 학샐들은 자기들도 데려가라며 아쉬워했고, 여름이는 방과후 수업 끝! 하고 애들의 인사를 받고선 교실에서 나왔다.
여름이 퇴근을 하고선 학교에서 나왔을까.
학교 앞에 웬 비싸보이는 차에 여름이 우뚝 멈춰서서 그 차를 빤히 보았고,
역시나 창문이 열리는가 하면. 윤기가 얼굴을 빼꼼히 내밀어 여름이에게 꽃다발을 건내주었다.
"1년만이네!"
"…뭐야. 말도 없이."
"너 서른살 되는 건 내가 꼭 축하해주고 싶어서. 아, 빠른이라 너는 스물아홉이구나."
"그러는 그쪽은 서른세살이시네요."
"나는 동안이라 얼굴은 너랑 동갑이지 않냐?"
"참나.. "
"타. 저녁이나 먹자."
조수석에 올라탄 여름이 안전밸트를 매자, 윤기는 웃으며 여름을 보고선 말했다.
"학교는 어때. 다닐만 해?"
"그냥 수화 알려주는 것 뿐인데 뭐."
"부담임이라며. 애들 말 안듣고 그러지는 않아?"
"우리반 애들은 꽤 착해서. 뭐.. 나름 괜찮네요."
"그래. 다행이다."
아, 김석진은 다음날이 되어서야 기사들이 올라왔고.
김석진뿐만이 아닌, 어머니, 그리고 나영희까지 모두 구속 되었다.
김석진을 제외한 두명은 8년의 징역을 받았고, 김석진은 2년의 징역을 받았다.
그리고 정국이가 사고를 당한지는 벌써 3년이 지났다.
그리고.. 정국이는 몇주동안 의식도 없이 있다가, 고모분께서 정국이를 데리고 미국으로 가셨다.
정국이가 홍콩에서 그 일이 있고나서 몇개월, 몇년은 그 일로 말이 많았으며
그렇게 나는 정국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는채 3년을 살아왔다. 물론.. 나뿐만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말이다.
혹시 죽은 것이 아니냐는 글들도 많이 올라왔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중이다.
주위에선 모두 나에게 무너지지않고 잘 버텨줘서 장하고, 고맙다고 해준다.
고급진 레스토랑에 앉아서 어색하게 스테이크를 썰고있으면 윤기오빠는 왜 이렇게 못써냐며 내 그릇을 가져가 직접 고기를 썰어준다.
억지로 고기를 먹고선 집에 데려다준다는 말에 차에 탔다.
낡아빠진 원룸 집 앞에 도착하자 윤기오빠는 뭔가 할말이 있는듯 입술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했다.
서로 똑같았다. 윤기오빠는 나를 위해 정국이 얘기를 하지 않았다.
정국이 얘기를 하면 나도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윤기오빠에게 얘기 조차도 하지 않는다.
그러던중 윤기오빠는 3년만에 나에게 처음으로 정국이 얘기를 꺼냈다.
"예전에.. 3년전에 말이야. 홍콩 가기 전에 나랑 정국이랑 만났었어."
"……."
"연예인으로서 마지막으로 영상을 찍고싶댔어."
"……"
"사람들한테 마음을 전하고싶다고 했어. 원래는 시상식이 끝나고 영상을 올려달라했는데.
그 일이 있고나서 올리지도 못했어."
"……."
"메일로 보내줄테니까.. 집에 가서 꼭 보고."
"……"
"자기가 만약 시상식때 바보처럼 아무말도 못하고 겁먹어서 도망가게 된다면 이 편지도 전해달라고 하더라."
예쁘게 접혀있는 편지지를 받았다. 그렇게 한참을 편지지만 내려다보았다.
윤기오빠는 그런 내 등을 토닥여주었다. 괜찮아- 내 말에 윤기오빠는 그래 보인다- 하고 웃어보였다.
"얼른 가. 내일 태형이 콘서트에 오는 거 맞지? 마지막 콘서트니까."
"응 오빠도 와?"
"응. 내일 데리러 올까."
"내일 우리 반 애들 세명이랑 같이 갈 건데.. 따로 갈게."
"같이 가면 되지. 태워줄게."
"그래도 돼?"
"당연하지 동생아."
"그래애. 연락할게! 내일 봐."
"그래
나도
그 말을 끝으로 집에 들어왔다. 화영이와 나는 3년 전 이후로 따로 살게 되었다.
집에 아무도 없자 허전한 마음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침대 위에 올려진 정국이와 맞췄던 팔찌를 보면 마음이 편해진다.
침대에 앉아서는 창밖을 보았다. 재수없게 또 눈이 온다고 한다.
오늘은 조금 내리고, 내일부터는 많이 쌓인다고 했다. 나는 ..
"……."
눈이 싫다.
"……."
손에 쥐어진 편지지를 펼쳐보았다.
이렇게 큰 편지지에 무슨 글이 써져있을까.. 하고 편지지를 열어보았을 떈..
[ 내가 너한테 너무 많은 상처를 줬지. 때가 된다면 너한테 다시 사과하고 싶어.
내가 어떤 상태인지 제대로 말을 못해줘서 미안해. 많이 답답했지.]
"……."
[편지 쓰는 것도, 주는 것도 어색하고 창피해서 직접 못준 거 미안해.
얼른 시상식 끝내고 놀러가자. 사랑해 노여름.]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곧 참던 눈물도 천천히 흘렀다. 같이 놀러가자던 너는 내가 알 수 없는 곳에 있다.
아니, 죽었는지도 살았는지 조차도 모른다.
핸드폰 알림 소리에 핸드폰을 보면 윤기오빠에게서 온 메일이었고, 그 메일에 들어가 영상을 눌러보면..
3년전 편의점에서 먹을 것들을 사왔던 그 차림새로 정국이가 의자에 앉아있다.
- 저는 오늘부로 연예인 전정국이 아닌.. 일반인 전정국이 될 겁니다.
6년이 넘도록 내 곁에 있었던.. 회사 사람들.. 그리고 태형이형이랑 지민이형한테 고맙고, 미안해.
팬분들한테도 많이 고맙고.., 미안합니다.
그렇게 정국이는 카메라에 대고 허리를 또 숙였다. 시상식 때 마지막 그 모습처럼 말이다.
- 많은 연예인들은 우울증이라는 병을 많이 앓고있습니다. 티를 내지 않는 사람들은 성공 한 사람들이라고 우리들끼리 얘기를 하곤 합니다.
나에겐 절대 올 것 같지 않았던 우울증이 찾아왔어요.
저에겐 3년 전에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여자친구는 저의 어머니의 집착과, 제 팬들 몇몇분의 악플, 그리고 집 앞에 찾아가 괴롭히는 행동에
우울증에 시달리다 분신자살을 했습니다.
- 여자친구가 세상을 떠나고 나는 우울증을 티내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부럽고, 닮고 싶었어요.
나는 어디서부터 잘못한 걸까.. 내가잘못한 걸까.. 아닌 걸까. 그냥 내가 다 잘못했다고 생각을 해야. 마음이 편해졌고,. 잠이 왔습니다.
이렇게 겨우 버티다가 죽게 되면.
내 행복을 찾으러 떠났다고 생각을 해주길 바랬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따듯하지 않았어요.
아주 차갑고, 냉정했죠.
- 3년이 지나 지금. 겨우 내 우울증을 치료해주는 사람이 나타났어요. 기사 떠서 다들 알겠지만..
그 사람 없으면 저 숨도 못쉬고 죽어요. 떨어져 있더라도.. 그 애 냄새가 베긴 옷이라도 갖고 있으면 마음이 나아질 정도로 제 곁에 있어야 할 사람이예요.
욕을 해도 백 번 천 번.. 다 저한테 욕하세요. 그 애한테 만큼은 나쁜 말 하지 말아주세요.
저보다 더 힘든 아이에요. 부탁합니다.
"……."
그렇게 또 허리를 숙인 정국이의 손이 떨려왔다.
그렇게 영상은 끝이 났다.
얼굴을 손으로 가린채 그렇게 몇시간을 울었다.
정국이가 보고싶다.
나를 향해 무심한 표정을 지어도 되니까.
당장이라도 안아주고 싶고, 안기고 싶다.
누구보다 나를 그렇게 생각하던 정국이는 절대로... 자살을 하려던 게 아닐 것이다.
다음날 눈이 일찍 떠졌다. 준비를 하고선 학교에 오자 애들은 방학이라고 신나서 다 들떠있었다.
방학식이 끝나고 애들과 함꼐 학교에서 나오면, 비싼차에 학생들이 신기한듯 한 번씩 훑어보고선 갔고,
내 뒤로 따라오던 세명의 학생들이 우와- 하고 발을 동동 굴렸다.
그러다 뒷자석에 애들이 다 타고나서는 윤기오빠의 얼굴을 보고 놀래서는 소리를 지른다.
"슈가! 슈가다!"
얼굴까지 빨개져서는 소리를 지르는 애들에 귀여워서 뒤를 힐끔 보면, 윤기오빠는 안녕하세요- 하며 차를 움직였다.
윤기오빠는 내 눈치를 보았다. 어제 그 영상과 편지를 보고나서 우울해 하고 있을 나를 상상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죽고싶고 힘들지만.. 남들에게 티를 내고싶지는 않았다.
나보다 더 힘들 수도 있을테니까 말이다.
콘서트장에 도착했을 땐.. 사람들이 벌써부터 꽉 차있었다.
애들을 데리고 대기실로 오자, 태형씨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있었다.
호석씨, 남준씨,지민씨.. 이렇게 말이다.
애들은 또 그걸 보고 쓰러질듯이 소리를 질렀고, 사진 한 번 찍으라는 내 말에 애들이 그래도 되냐며 눈물까지 보였다.
그리고...
"화영이는요?"
"화영이 곧 온대. "
"그치. 와이프가 안오면 이상하죠."
"그럼그럼."
벌써 둘은 3년을 연애를 했고, 결혼을 한다고 했다. 기사까지 낸 상황이라 모르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둘이 그렇게 사이 안좋은듯 하더니 결국엔 결혼까지 하는구나..
"여름이 잘지냈어?"
"네. 당연하죠."
"너무한 거 아니야? 연락 한 번도 안하고. 너 선생님 됐다는 것도. 화영이한테 들었다."
"죄송해요.."
"죄송할 건 없고. 더 예뻐졌네?"
그 말에 남준씨도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사람들은 나에게 시선이 집중 되었다.
나에게 묻고 싶었을 것이다. 정국이에 대해서 말이다.
하지만.. 이게 나에겐 큰 고통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다들 입을 열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정말 감사했다.
다들 대기실에서 다른 얘기들을 할동안에 나는 화장실에 갈 생각으로 대기실에서 나왔다.
문 옆으론 한 남자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다 가린채로 뻘쭘하게 꽃다발을 든채로 서있었다.
나는 그가 누군지 알아볼 수 있었다.
"… 왜 안들어오고."
"……."
"고생했어."
"……."
"들어와. 다들 오빠 보고싶어 해."
"잘지냈어?"
김석진은 마스크를 내려 얼굴을 내게 보여주었다.
"…응. 생각보다.. 견딜만 해. 오빠는?"
"나도. 그래."
"진짜 고생 많았다.. 김석진."
"…네가 더 고생 많았지."
김석진은 손에 들린 꽃다발을 내 손에 쥐어주었다.
"태형이한테 축하한다고 전해줘."
"…싫어."
"……."
"왜 자꾸 나한테 전해달라고 그래? 이젠 오빠가 해. 이젠 당당할 수 있잖아."
"…나 주제에 창피한 건 알아서. 그건 안되겠다.."
"……"
"버려줄래. 그럼..?"
손을 뻗어 꽃다발을 다시 주려고 하자, 김석진은 그 꽃다발을 받지 않고 웃으며 등 돌려 발걸음을 옮겼다.
김석진의 모습이 사라지고, 천천히 문이 열린다.
태형씨가 화장실을 가려고 나왔는지 문을 열고선 내 모습에 놀라서는 어구! 하고 뒷걸음질을 친다.
그런 태형씨에게 꽃다발을 전해주었다.
"선물."
"엥?"
"내가 주는 게. 아니라. 다른 손님이."
"…손님?"
"네."
김석진에게 그래도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할 수 있었다.
고생했다는 말.. 그 말이면 김석진도 괜찮아 질 거라고 생각이 조금은 들었다.
아직은.. 김석진은 내게 조금은 아픈 손가락이다.
아무리 미워도 생각은 나는.. 그런 아련한 사람.
"야! 너 마지막콘서트인데 이렇게 빼기 있냐!? 너무하네 노여름!"
화영이가 나더라 너무하다며 소리를 질렀다. 화영이는 취했다.
이미 나도 술은 반병이나 마신 상태였다. 화영이에게 미안해- 하고 웃어보이자
그제서야 따라 웃으며 잘가라고 한다.
"결혼식 다음주다!"
"알았어. 이 언니가 꼭 간다!"
"그래애!!"
다들 나에게 조심히 가라고 했다. 윤기오빠가 택시라도 타고 가라며 나를 따라 나와 정류장까지 데려다주었다.
하얗게 눈이 덮였다. 소복하게 쌓인 눈 위를 밟자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한참을 택시 정류장에 앉아서 호- 하고 입김을 불자 윤기오빠는 그런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고선 말했다.
"추운데. 얼른 들어가."
"…응."
"연락 하고."
"응."
"말로만.."
"그럼 오빠가 하면 되잖아."
"그러네."
"과거로 돌아간다면.."
"……."
"오빠가 카페로 날 불렀을 떄. 안나갔을 거야."
"……"
"매니저 한다고 안했을 거야."
"미안해."
"오빠 미안하라고 한소리 아닌데.."
"……."
"갈게. 다음에 술 사달라하면 사줄 거지?"
"그럼. 당연하지."
갈게- 하고 택시에 올라타자 오빠는 가라며 택시가 안보일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었다.
내가 이래서 술 마시는 걸 안좋아한다.
술만 마시면.. 쓸데없는 소리로 다른 사람에게 곤란한 상황을 만들어주니까.
술은.. 밤에 잠이 안올 때 자기 위해서.. 그때 반병 마시는 정도다.
눈은 여전히 내리고 있었고, 다행이도 조금 내리는 눈에 안심이 되었다.
눈이 오는 날이면 항상 커텐을 쳐놓고 하루종일 집에만 있는다. 눈이 싫으니까.
집 앞까지 가려다가 술이라도 깰겸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내렸다.
내리자마자 주변을 둘러보았다. 모든 사람들은 행복해 보였다. 나만 뺴고 말이다.
아,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어. 겉으로 티가 나지 않을 뿐일 거야.
눈 위를 밟아 걸을 때마다 서벅서벅 소리가 들려왔다.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 걷다보면 집에 거의 다 오게 된다.
왜 이렇게 집에 들어가기 싫을까.. 더 천천히 걸었다.
고개를 숙인채로 .. 앞도 보지않고 위험하게 바닥을 본채로 그렇게 한참을 걸었을까.
내 발 앞으로 누군가의 큰 발이 보였고, 콩- 하고 어딘가에 이마를 박아버린다.
죄송합니다.. 하고서 옆으로 한발자국 움직였을까.
내 앞에 있던 사람도 날 따라 움직였고, 그 사람은 다리를 쩔뚝였다.
누군데 이러는 걸까 싶어서 고개를 천천히 들어보였다.
"……."
"……."
분명 정국이었다. 조금은 많이 살이 빠져있었지만.. 그래도 이 사람은 정국이가 분명했다.
놀래서 아무말도 나오지 않았다.
혹시라도 이게 꿈일까 싶었다. 꿈에서도 자주 네가 이렇게 나왔으니 말이다.
이렇게 너를 마주보고 있으면 금방 사라지고 말았는데..
오늘따라 네가 사라지지않고 내 앞에 계속 서있다.
그리고 너무 생생했다.
"전정국.."
"……"
"전정국..이야?"
"……."
손을 뻗어 볼을 만져보았다. 정말이었다. 정말로.. 전정국이다.
"왜.. 왜. 여기.. 아니, 어떻게.."
정국이가 내 말을 듣고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나를 여전히 무심하게 빤히 쳐다보는 정국이는
여전히 귀가 들리지 않는듯 했다. 급히 수화로 물었다.
- 괜찮아? 여기엔 어떻게 오게 된 거야. 정말 괜찮은 거 맞아?
"……."
- 진짜 너 맞지? 거짓말 아니잖아.
"……"
- 살이 왜 이렇게 많이 빠졌어. 왜..
"들려."
"……."
"수화 많이 배웠네."
"……."
정국이의 3년만에 들어보는 목소리에 뒷걸음질을 쳤다.
입을 틀어막고선 눈물이 나오려는 걸 꾹 참았다.
뒷걸음질 친 나에게 한발자국 다가온 정국이는 한쪽 다리를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쩔뚝거렸고, 나는 그런 정국이에게 물었다.
"다리는 왜 그래…. 못움직여?"
"……."
그 말에 정국이는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 말에 눈물이 터져버렸다.
"사고 때문에.. 사고 떄문에..?"
"어."
"……"
"뭐하고 지냈어."
"……"
"나는 네가 너무 보고싶었는데."
"……."
"너는 아니야?"
"어. 나는 너 안보고싶었어. 미워."
"난 보고싶었어. 그래서 재활치료 다 하고, 바로 너 찾아 온 건데."
"……"
"한국은 벌써 겨울이고, 눈도 온다길래. 더 치료 해야 된다는 거 무시하고 달려온 건데."
여름이 소리내어 엉엉 울었다. 그런 여름이의 앞에 서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정국은 여름이의 앞머리를 헝클어주었다.
몇분을 말도 없이 엉엉 우는 여름에 정국이 따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울지마."
"……."
"속상하다."
"나는.. 나는.. 네가 죽은줄 알고.. 얼마나 죽은 것 처럼 살아왔는데..
사람에게 제일 큰 고통이 희망인 것 같아. 네가 살아있는지, 죽은지도 모른채 그렇게 3년을 살면서..
얼마나.. 힘들었는데.. 내가...!!"
"미안해."
"……"
"그만 울어. 또 다음날 되면 얼굴.."
"얼굴.. 뭐어... 호빵처럼 된다고...!?!"
"누가 뭐래."
"그 누가 뭐래..도.. 얼마나 듣고 싶었는데... 흐으.. 진짜아..."
"애인은."
"……"
"있어?"
"응..?"
"없어?"
"없어.. 네 생각나서 어떻게 다른 사람을 만나.. 멍청아!"
"다행이다."
"……."
"너 꼬셔야겠다. 내가."
"……."
"눈 떴는데. 네가 없어서. 무서웠어."
그래도 눈이 하얗게 덮인 날에는
슬픈 기억만 남는 것이 아니었다.
그때 네가 눈이 덮인 날 뭘 하고 싶냐는 말에
너와 같이 있고 싶다는 말을 하길 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이 하얗게 덮인 날에는.. 너와 함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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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눈하덮 완결이 따당..따다다당 ㅠ_ㅠ...후으으읍..........
여러분 여태동안 눈하덮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 덕에 제가 결말을 낼 수 있었어요.. 댓글들 보면서 힘 얻고 ㅠ_ㅠ 정말.. 정이 많았던 눈하덮이라.. 흐읍
여러분 덕에 제가 결말을 낼 수 있었어요.. 댓글들 보면서 힘 얻고 ㅠ_ㅠ 정말.. 정이 많았던 눈하덮이라.. 흐읍
쓰면서도 울컥해서 헝,,ㅎ걱ㅎ 입틀막.. 정국이와 여름이는 결국 행복한 끝을 보네요..!!!!
여러분 수고했어요!!
그리고 후속작으로 생각해둔 작이 2개가 있는데
대학물이랑 판타지쪽이지만 막 그렇다고 마법사 뾰로롱 이런 거는 아니니까..흐릅..
둘다 내거나 둘중에 하나 낼테니까!! 많이 기대해줏세요!
대학물은 여태 제가 냈던 거랑은 내용이 다를 겁니다!
우리 또 보아요! ㅎㅎ
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