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요한이는 방에 들어와서는 한참을 나오지 않았다.
동생이 문을 열고 요한이에게 왜 그랬냐면서 비웃듯 말해도 요한이는 동생을 보지 않으려 고개를 숙인채로 한참 있었다.
엄마가 문을 열고 밥을 먹으라고 해도 요한이는 아무 대답도 않았고, 요한이는 이불을 뒤집어 쓴채로 밤이 되도록 나오지 않는다.
석진은 책상에 걸터 앉아서 팔짱을 낀채로 이불을 뒤집어 쓴채로 있는 요한을 내려다보았다.
가족의 죽는 날짜를 보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
야 돼지 누나! 하고 동생이 문을 열려고 하자, 석진은 문고리 쪽을 주시했다.
"……."
곧 멋대로 문은 잠궈졌다.
문을 두드리며 왜 문을 잠구냐 소리치는 동생 목소리에도 요한이는 여전히 이불을 뒤집어 쓴채로 두눈을 질끈 감았다.
내가 널 1년동안 봐 왔으니 널 잘 안다.
고요한 너란 사람은 이럴 때 일수록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더라.
제 3회_
나랑은 비슷한 사람?
요한이 이불을 확 들춰내고선 눈을 번쩍 떴고, 뜨자마자 보이는 건 책상 위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서
만화책을 보고있는 김석진에 요한이는 인상을 쓴채로 말했다.
"자고 일어나도 똑같아. 꿈이 아니잖아. 이런 미친!"
"굿모닝. 일어나자마자 화 내는 건 건강에 좋지 않대."
아아아아! 하고 소리를 지르던 요한이 한참을 앉아있다가 뭐에 홀린듯 문을 열고 나가버리자
석진은 벙쪄서는 허공을 한참 보다가 에? 하고 문쪽을 보았다.
요한이 거실로 나오자마자 계란후라이를 하는 엄마의 머리 위를 보았다.
"2050년 6월 25일."
"딸 잘 잤ㅇ... 2050년.. 뭐?"
1963_09_01-2050_06_25
"아빠는 2047년 8월 21일"
"엉..? 요한아 지금 2018년도야.."
1957_07_12-2047_08_21
"단한이는 2085년 4월1일."
"뭐라는 거야."
1999_08_02-2085_04_01
"다들 장수 하시네. 괜히 걱정 했잖아. 진짜.. 나 바보인가봐."
"엄마. 내가 어제 말했지? 쟤 미쳤다니까? 병원에 좀 가봐야 돼."
"누나한테 자꾸 쟤 쟤 할래!?"
동생의 말에 엄마가 동생의 머리에 꿀밤을 맞췄고, 동생이 아아! 하고 소리 지르다가도
갑자기 웃다가 울어버리는 요한을 보고 당황한듯 콧잔등을 긁었다.
밥을 먹으려고 식탁에 앉아있던 아빠와 동생은 서로를 번갈아 보았고
요한을 넋놓고 바라보다가 계란후라이를 다 태운 엄마는 에고! 하고 불을 줄였다.
얼른 앉아! 하고 엄마가 요한이 앉게끔 의자를 빼주자 요한이 눈물을 닦으며 의자에 앉아
동생의 머리를 툭- 쎄게 때리고선 말했다.
"너는 왜 쓸데없이 더 오래 살고 난리냐!!!"
"뭔 개소린데에에! 왜 때리는데에에!!!"
"고단한 너! 누나한테 개소리가 뭐야!"
"아, 엄마는 왜 나한테만 그래애애애!!!"
요한이 숟가락을 들고선 밥을 퍼 먹자 머리를 맞은 동생 단한이 머리를 매만지며 요한이에게 말했다.
"어제 뭔 갑자기 내 친구들 보고 귀신이라고 하지를 않나."
"그럴 수도 있지!! 밥 먹어. 오늘은 반찬 투정하면 나한테 죽-어."
"누나 오늘 왜 이렇게 하이텐션이야?"
"그런 일이 있다! 그런 일이 있어! 동생아 으으으."
으으으- 하고 요한이 단한의 볼을 꼬집자, 단한은 미쳤다며 그런 요한을 이상하게 바라보며 뿌리쳤다.
석진은 가족들의 모습을 거실에 서서 보다가, 요한이 고개를 돌리자 모습을 감추었다.
요한이는 들떠서는 학교 밑까지 왔고 석진이 한 번도 보이지 않자 이 귀신은 어디간 거야.. 하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제는 그렇게 시끄럽더니 오늘은 조용하네..?
"야! 고요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요한이 뒤를 돌아보았고, 윤기는 숨을 헐떡이며 요한이의 뒤에 멈춰서서 요한이에게 말했다.
"에? 이어폰도 안꼈는데 내 말 개무시했다?"
"그냥 이 누나가 기분이 너무 좋아ㅅ…."
"왜. 왜 왜.. 왜 정색해."
1993_03_09 - 2028_02_01. 수명을 보고선 요한이는 표정이 굳어서는 한참 그 숫자를 보았고, 윤기는 뭐 봐? 하고 자신의 위를 올려다보았다.
요한이는 아니야. 하고 고개를 저었고, 윤기가 자연스럽게 요한이의 옆에 붙어 걸었다.
지나가던 윤기의 같은 과 친구들이 오오오오- 하고 요한과 있는 걸 보고 환호하자 윤기는 인상을 쓴채로 그들에게 친구라고 ,친구! 하고 소리쳤다.
"너 아픈 건 진짜 괜찮냐?"
"어."
"아픈 건 전혀 안어울린단 말이지. 뭐 먹을래? 아침 먹었냐? 아, 너는 아침 잘안먹지."
"먹었어."
"웬일이냐? 아침을 다 먹고."
"그러게."
"야. 영화 하나 새로 나오는데 그거 재밌어보이더라 보러가자."
"언제…."
"주말에 개봉. 주말에 가자."
"…야."
"엉."
학교 건물 앞에 도착했다. 요한이 말을 하려고 멈춰서자 윤기도 따라 발걸음을 멈추었고, 요한이는 아니야.. 하고 먼저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윤기가 강의 잘들어라- 하고 계단을 밟고 올라갔고, 요한이는 강의실 앞에 도착해 강의실 문을 열지도 못한채로 무언가 생각하는듯 있다.
저렇게 착한애는 왜 하필 10년밖에 못살아. 뭔가 싸늘한 공기가 맴도는 게 소름이 돋아서 요한이 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깜짝이야. 나 소름돋았어. 딱 어떻게 막 쳐다봐?"
"소름은 내가 더 돋았거든! 어디 갔다가 이제 와?"
"고양이랑 놀아주고 왔다. 왜!"
"……."
"아, 우선 가족들 수명 긴 건 축하한다."
"어떻게 알아?"
"그땐 나도 옆에 있었는데?"
"그래?"
"엉."
"그나저나.. 어제 생각하니까 괘씸하네 이거!!"
이거! 하고 요한이 손을 들어올리자 석진이 워워! 하고 뒷걸음질을 쳤고, 강의실에서 나온 학생이 요한을 이상하게 보자
요한이는 급히 머리 긁는척을 했다. 석진이 푸흡- 하고 웃어보이자 요한이 씨.. 하고 주먹을 꽉 쥐었다.
잠깐 이리와봐.. 하고 요한이 여자화장실로 들어가자 석진은 에? 하고 괜히 주변을 둘러보고선 따라 화장실로 들어갔다.
칸막이 안으로 들어가자 석진은 살짝 어색한 표정을 짓고선 말했다.
"나 패려는 건 아니지? 설마 귀신을 어? 막! 구석진 곳에 데려가서 막! 어?"
"그런 거 아니니까. 빨리!"
귀찮은듯 석진이 칸막이 안으로 들어왔고, 요한이 급히 문을 걸어 잠구자, 석진은 침을 꿀꺽 삼켰다.
"민윤기 있잖아. 내 친구."
"응. 그 피부 엄청 하얗고."
"엉. 너랑 완전 베프잖아."
"그래 그래! 걔!"
"근데 걔가 왜."
"걔는… 어떻게 죽어?"
"걔?"
"응."
"걔.."
"……."
"이건 그냥 말해주면 재미없지! 몰라! 나도!"
말 좀 해주라! 하고 요한이 간절히 손까지 모아 부탁하자, 석진은 흐음.. 하고 고민하는듯 하다가 입을 열었다.
"진짜 기억안나. 보고 와야 돼. 사람들 죽는 상황 한 두번 보는 거면 몰라. 하도 많이 봐서 기억도 안난다."
"보고 와주면 되잖아."
"그렇게 까지 알고싶어?"
"응."
"왜?"
"수명이.."
"……."
"수명이 너무 짧아서."
"근데 그걸."
"……."
"굳이 봐야 마음이 편하겠어?"
"응."
"그래 뭐. 그렇담."
석진이 갑자기 사라지자 요한이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조금은 놀란듯 싶다가도 벽에 기대어 한숨을 내쉬었다.
석진이 이동한 곳은 윤기가 있는 강의실 안이었다.
강의실 안에서 자신의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는 윤기를 한참 바라보았다.
그리고 윤기의 머리 위로는 '합병증'이라는 글씨와 함께 석진의 머릿속에서 무언가 장면들이 떠올랐다.
'…괜찮다니까. 엄마.. 간이식은 큰문제 되는 거 없대잖아.'
'…….'
'울지마. 아빠 먼저 살려야 될 거 아니야.'
누군지 모를 남자와 함께 수술대에 올라 수술실에 들어서는 윤기에게 마취제가 놓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침에 밝아오는 새벽에 윤기의 심장은 멈춰져 기계 소리들이 시끄럽게 울린다.
화장실 안에서 손톱을 물어뜯으며 기다리던 요한이의 옆으로 석진이 나타나자 요한이 불쌍한 고양이 눈을 한채로 석진을 올려다보았다.
석진은 그런 요한이 부담스러운지 허 허이- 하고서 고개를 뒤로 뺐다.
"보고 왔어?"
"엉."
"뭔데?"
"걔네 아버지 간이식 해주고 얼마 지나고나서 합병증으로 사망."
"……"
"이제 궁금증이 풀렸냐?"
"……."
"10년이면 많이 남았네. 살아있는 동안 잘해줘. 그것만으로도 충분해.에헴."
"……."
"우냐!?"
"아버지랑은 집에 들어와도 얘기 잘 안할만큼 어색해. 꿈이 가수인데. 절대로 반대 하셔서 그 뒤로 둘이 사이가 얼마나 틀어졌었는데..
갑자기 10년 지나서 간이식을 해줘.. 그리고 합병증으로 죽는다니. 너무.. 너무 안쓰럽고, 말이 안되잖아."
"어..음.."
"세상에 신이 어디 있다는 거야. 신이 있다면 이런 벌도 안내려... 어!?"
"나한테 묻는 거야..?"
"어!"
"음..나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니까 저승사자도 있ㅈ.."
"……."
"그냥 네가 날 못봤을 때가 더 나은 것 같아.. 너 그렇게 쳐다볼 때마다 무서워.. 겨우 이틀이다.. 이틀..!이렇게 날 쫄게하는 건 반칙이지.."
"……."
"뭐가 걱정이냐? 그 할매가 죽기 전에 너한테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능력 줬잖어. 그거 써먹어."
"아!!"
"깜짝아! 왜 갑자기 소리를.."
"근데.. 근데 누구랑 운명을 바꿔..?"
"그걸 왜 나한테 묻냐?"
"그냥 아무 사람이나 붙잡고 운명을 바꾸기엔.. 내가 너무..하잖아."
"누구 막 죽이도록 싫은 사람 있잖아. 죽어도 마땅한 사람.. 없냐?"
"죽어도 마땅한 사람.."
"이 사람은 죽어도 죄책감 절대 안들겠다~ 싶은 그런."
"…있어."
요한이는 중학생 때 일을 떠올렸다. 자신을 둘러싸 폭행을 하던, 자신의 몸을 만지던 그 남학생 두명의 얼굴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 사람들 덕에 2년 동안은 학교도 제대로 못나가고 병원 신세도 졌었다.
요한이 그렇게 한참 서서 생각을 하자 석진이 에? 하고 고개를 갸웃했고, 요한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범죄자들."
"범죄자들?"
"예를 들면.. 사형수들! 어차피 죽을 사람들이고, 그 사람들은 감옥에 왜 갔겠어. 사람 죽인 사람들이나 갔겠지."
"그러네."
"괜찮지.."
"그럼 그럼."
"그래. 나 바보인가봐.. 왜 이걸 생각 못했지..! 야! 고마워!"
고마워! 하고 하이파이브 하자는듯 손바닥을 허공에 보이자, 석진이 촤아! 하고 그 손바닥에 자신의 손바닥을 맞춰 하이파이브를 한다.
요한이 아픈지 아.. 하다가도 기분이 좋은지 웃어보였다.
"얘는?"
요한이 자신의 옆에서 손거울을 들고선 화장을 열심히 하고있는 보리를 턱짓으로 가리키며
자신의 옆에 앉아있는 석진에게 조용히 물었고, 석진은 보리의 눈을 뚫어져라 보다 말했다.
"위암으로 사망."
"내가 그럴줄 알았다. 매운 거 엄청 먹을 때부터 알아봤ㄷ..."
"너 또 혼잣말 한다.. 또... 또? 너 왜 그래? 어제부터?"
"아니야. 아니야. 화장 해."
보리가 이상하다.. 하고 화장을 다시금 하자, 요한이 석진에게 더 작게 물었다.
"그때 보리 모습은 어때? 날씬해?"
"아니. 엄청 뚱뚱해."
"푸학.."
"푸흑.. 다이어트 한다고 맨날 약을 저렇게 먹는데.. 흐읍.."
"야.. 너 진짜 미친 거 같아."
"내 친구 보리야. 나는 말이야. 네가 다이어트를 안했음 좋겠다. 식욕억제제도 그만 먹어. 그 약들이 부작용이 올 수도 있다니까?"
"야씨!!"
요한이 등을 돌리고 웃자 석진도 웃긴지 푸흡 하고 계속 웃어보였다.
점심시간이 되었고, 요한이 보리와 윤기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학교가 끝나고 셋이서 밥을 같이 먹자며 윤기를 불렀고
윤기는 아무것도 모르는채 요한이에게 왔다. 보리가 수줍게 안녕- 하자 윤기는 그래 안녕- 하고 같이 인사를 해주었다.
"둘이 사귀는 건 아니잖아?"
"엉. 일방적으로 김보리 짝사랑."
"호오. 이게 완전 근질근질한데?"
"둘이 생각보다 잘어울리지 않아?"
"그건 모르겠고. 남자가 아깝다."
"왜!? 보리가 더 아깝지."
"남자가 잘생겼잖어."
"남자 좋아해?"
"에이 좋다기 보다는.."
"혹시 몰라.. 너 살아 생전에 게이였을지도."
"와."
"네가 진짜로 궁금해진다."
"에이. 내가 남자 좋아하게 생겼냐!!"
"살짝.."
"와!!"
"야 고요한. 뭐하냐? 혼자 자꾸 궁시렁 궁시렁."
"쟤 이상하다니까? 자꾸 혼잣말을 하질 않나. 혼자 웃지를 않나.."
내가 언제? 하고 뻔뻔하게 앞장 서서 걷는 요한에 보리가 참나.. 하고 콧방귀를 꼈고, 윤기는 그런 보리를 보고 웃으며
요한이의 옆으로 서 걸었다. 그 모습을 보고도 보리는 치.. 하고 입술을 내밀다가도 요한이의 옆에 서 같이 걷는다.
둘이 같이 다닐 생각이 없어보이자 요한이는 고개를 돌려 윤기를 보았고
윤기가 자신을 내려다보자 괜히 또 간이식 생각에 울컥 하다가도 활짝 웃으며 말했다.
"나 약속이 있는 걸 깜빡했다. 둘이 저녁 같이 먹어라! 나 간다!"
야아 어디가! 하고 보리가 손을 뻗었고, 윤기는 대충 고요한이 왜 저랬는지 알겠는지 살짝 인상을 쓴채로 있다가 곧 보리에게 말했다.
"미안하다. 나 집에 가봐야 돼서. 나중에 고요한이랑 셋이서 밥이나 먹자."
아,아니야. 잘가! 하고 보리가 멀어져가는 윤기에게 멍하니 손을 흔들었다.
지민은 휘파람을 골목길을 걸었다. 그리고 골목길 사이에 들어서 벽에 기댄채로 한참을 있다가
한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핸드폰을 하며 걸어나오자 지민이 그 여자를 뚫어져라 보았다.
"수명이 8년이나 늘었잖아?"
여학생의 머리 위로 2026_03_20이란 숫자가 떠다니다가 지민이 그 여학생을 뚫어져라 쳐다보자
곧 그 숫자는 2018_04_1 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 순간 여학생의 앞으로 걸어오던 모자를 깊게 눌러쓴 남자가 여자의 입을 틀어막은채로
어디론가 질질 끌고가 목을 졸랐다.
"누가 자꾸 수명을 늘려 놓는 거야."
요한이 집에 들어가지않고, 집 앞에 있는 놀이터 벤치에 앉아서 한참을 노트 위로 펜으로 점만 찍기 바빴다.
그 모습을 계속 지켜보던 석진이 답답한지 '빨리 좀 해라!'하고 소리치면 그제서야 요한이 대답을 한다.
"쉬워보이지..? 이거 진짜 어려워."
"뭐가 어렵냐? 네 말대로. 범죄자들은 다 죽어야 마땅하다며.
어차피 사형수들으면 감옥에서 살다 죽는 거나, 몇년 뒤에 그냥 죽는 거나 똑같아."
"…그래도. "
그래도.. 나에게 그 짓을 한 사람들을 생각 하면 아주 괘씸하고 소름이 돋는다.
요한이 천천히 윤기의 이름을 적고, 다음으로 얼굴을 떠올렸다.
그 다음으로는...
"왜 안써."
"기다려봐 좀."
"나 미끄럼틀 세 번 타고 왔는데. 안썼다! 그럼 진짜!!"
"진짜 뭐."
"실망 할 거야."
"뭐래."
석진이 빨리 하라구! 하며 미끄럼틀을 타러 가버리자 요한이는 한참 고민을 하다가 인터넷에 사형수들의 이름을 쳐보았다.
여자 10명은 죽인 사람.. 아직도 살아있다는 사람의 사진을 보았다.
이 사람은 절대로 세상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이다. 덕분에 유가족들은 하루 하루를 고통으로 보낸다.
윤기 옆으로 그 사형수의 이름을 천천히 적으려고 했을까... 누군가 발로 요한이의 무릎 위에 올려진 노트를 발로 차버렸다.
요한이 놀래서 고개를 들어보자
"……."
"뭐하는 거야."
"…에? 뭐하는.."
"뭐하는 짓이냐고."
뭐야.. 이 사람은.. 하고 요한이 바닥에 떨어진 노트를 주우려고 하자 남자가 한 번더 발로 그 노트를 발로 차버렸다.
요한이 짜증이나는듯 인상을 쓴채로 다시금 고개를 들어 남자를 보았다.
"그쪽이야말로 뭐하는 거예요. 막 남의 걸.."
"야 야 야 왜 왜 왜! 뭐야 뭐야 뭐야!"
"이 사람..."
"뭐야! 나 얘랑 눈 마주쳤어! 내가 보이나봐! 뭐야!!"
곧 요한이의 앞에 서있던 남자는 석진을 한 번 바라보고선 말했다.
"가관이네. 이딴 잡귀신이나 달고 다니고."
"내가 왜 잡귀신이야! 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승사자였어!."
석진의 말에 무시하고선 자신의 앞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요한을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지금 하려는 거 함부로 하지마."
"…에?"
이 남자...
"운명 바꾸려는 거."
"……"
머리 위로 숫자가 없다.
"함부로 하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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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3화당 우왕 구우욷 헤엔렏 씻기 귀찮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