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국, 쟤 김아미 좋아하는 거 아니야? 오늘 김아미 아프다더니 아주 지극정성이네.”
“...”
“저거, 저거 눈빛 좀 봐. 야, 보여? 지금 전정국이 김아미 머리 쓰다듬는 거?”
“...”
“너가 아팠어봐. 아주 신경도 안 썼을 걸? 잘됐다고 옆에서 웃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정국이는 책상에 엎드려 있는 김아미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더니, 김아미의 머리를 두어 번 쓰다듬곤 이내 자리에서 일어난다. 뒷문으로 나가는 정국이의 뒷모습을 계속해서 두 눈으로 쫓았다.
“쟤 지금 양호실 간다에 내 방탄소년단 스페셜 포카 건다. 백퍼야, 저건.”
안 그래도 심란한데 옆에서 보란 듯이 제 속을 벅벅 긁어대는 수영이다. 책상을 주먹으로 콩 내리치고는 있는 힘껏 눈에 힘을 주고 수영이를 노려봤다.
“너 싸이코 패스야? 어떻게 사람 아픈 데를 그렇게 콕콕 찔러?”
“아니, 나는 너가 아무 반응 없길래. 둘이 저러고 있는 거 나만 보이나 했지.”
“나도 눈 있거든? 봐! 여기 눈 하나, 눈 두 개!”
“너 눈곱꼈다.”
“아, 진짜? 고마워. 이대로 정국이 따라 갔으면 큰일 날 뻔 했네.”
*
*
*
수영이 말대로 금세 반으로 돌아온 정국이는 책상에 엎드려 있는 김아미에게 약과 물을 건넸다. 김아미는 익숙한 듯 약을 받아 바로 입에 넣어 삼키곤 다시 책상에 엎드렸다. 와, 김아미 진짜 대단하다. 정국이가 준 약 아까워서 어떻게 먹지. 나라면 가보로 남겨서 내 딸, 내 손녀한테 계속해서 물려 줄 텐데. 턱을 괴며 이런 생각을 하다 까무룩 잠이 들었다.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딱따구리가 나무를 찌르듯 계속해서 제 옆구리를 찔러대는 느낌이 들었다. 나도 모르게 잠결에 투정을 부렸다.
“아... 진짜 하지마... 딱따구리도 아니고...”
“슨승늠 오슨드. 을른 을으느르... (선생님 오신다. 얼른 일어나라)”
그만 찌르라는 듯 손을 휘적거리는데 갑자기 제 머리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번쩍 눈을 떴다. 눈을 뜨니 문학 선생님이 화난 듯 나를 내려다보고 계셨고, 반 애들은 키득거리며 웃기 바빴다. 아씨, 쪽팔려... 정국이만 못 봤으면 돼, 정국이만. 살짝 고개를 돌리니, 내 바람과는 다르게 정국이는 턱을 괴고 나를 한심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 아, 망했다.
“일어난 김에 김여주가 36페이지 시 읊어봐.”
“네...”
그 짧은 새에 얼마나 잠을 푹 잤는지 갈라진 목소리로 대답을 하니 아주 여기저기서 피식대고 난리다. 큼큼, 목소리를 가다듬고 시를 읊었다.
“내가 너를, 나태주.”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시의 마지막 한 구절을 읽지 않은 채, 잠시 뜸을 들였다. 읽지 않은 게 아니라, 읽을 수 없었다. 내가 읽고 있는 시가 지독히도 내 마음 같아서.
“잘 읽다가 안 읽고 뭐하니? 마지막까지 빨리 읽어라.”
저를 돌아보는 정국이와 시선이 얽혔다. 1초, 2초, 그리고 3초. 3초가 넘었음에도 정국이는 내게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시선을 마주한 채 입을 열었다. 내 진심이 너에게 닿기를 바라며.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
𐤟
𐤟
𐤟
세 번째 에필로그
“정국아, 나도!”
“너도 뭐.”
“나도 배 아파!”
청소시간에 청소를 하려는 정국이를 따라가 붙잡곤 엄살을 부렸다. 제 엄살에 정국이는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쳤다.
“화장실 가.”
“아, 그 배 아니야! 그럼... 나 머리아파!”
“머리는 또 왜.”
“아까 문학 선생님이 내 머리 때렸잖아. 그 막대기가 얇긴 한데 맞으면 엄청 아프거든. 넌 안 맞아봤지?”
“그래서 지금 나한테 맞았다고 자랑하는 거야?”
“아니, 자랑은 아니고...”
“빨리 가. 나 청소해야 돼.”
“그럼... 정국아, 근데 나 고민이 있어!”
들어나 보자는 듯 삐딱하게 서서 턱을 한 번 까딱이는 정국이다. 검지로 제 관자놀이를 누르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을 하다 이내 좋은 생각이 나 손뼉을 쳤다.
“나 지금 머리가 너무 아프거든.”
“아픈데.”
“내가 아미랑 같이 복도 청소해야 되는데 아미도 아프잖아. 근데 둘 다 아프면 청소를 못하니까 복도가 너무 더럽겠지?”
제 말에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내가 무슨 말을 하나 지켜보는 정국이다.
“그럼 둘 다 혼날 텐데 아미는 너랑 엄청 친한 친구니까 아미가 혼나면 너도 마음이 아플 거 아니야. 근데 나는 안 아플 수 있는 방법이 있어. 그건 너만 할 수 있는 거야! 다른 사람은 못해.”
“뭐 어떻게 해줄까.”
“너가 아까 아미 머리 쓰다듬어준 것처럼 내 머리도 쓰다듬어줘! 나 오늘 머리도 감았고 하나도 안 더러...”
“이렇게?”
말과 동시에 제 머리를 헝클어뜨려놓는 정국이다. 아미를 쓰다듬어준 것과는 다르게 강아지를 다루 듯 쓰다듬어 준 거였지만...
정국이는 제 볼의 홍조가 부끄러워 귀로 도망갈 때쯤 제 머리에서 손을 뗐다.
“됐어?”
“응! 정국아, 내가 아미 대신에 복도 청소 다 할게! 개미도 기어가다 넘어질 정도로 반짝반짝하게 닦을게!”
교실 복도를 밀걸레로 닦다가 결국 물바다로 만들었다. 문학 선생님이 걸어가다가 미끄러지셔서 막대기로 머리를 한 대 더 맞았지만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문학 선생님의 막대기보다 정국이의 손길이 더 찌릿찌릿했다.
그때 생각했다. 오늘도 밤에 잠자긴 글렀구나.
+ 작가 첫 인사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작가 송월(松月)입니다! 3화에서 처음 작가 인사드리게 돼서 미안합니다. 이유가 있었어여! 더보기 안에 글을 쓰고 싶었는데, 더보기 안에 글이 안 써지는 거예여.😫😫 프롤로그부터 2화까지 전부 다여. 결국 아직까지 못 하고 그냥 이렇게 글로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당.😂 제가 더보기에 글을 쓸 수 있는 그 날까지... 제가 빨리 배워올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주세여!🐰 글 쓸 때마다 댓글 달아주시는 모든 독자님들 감사함니다❣️ 제가 또 신알신이 20개가 넘었어여! 134340은 제가 처음 쓰는 글이라 한 분이라도 봐주신다면 계속 연재하려고 했는데, 이게 제가 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사실 좀 떨립니댜. 그래도 열심히 한 번 연재해볼게여. 🐰 그리고 3화부터는 구독료를 받을 생각입니다! 댓글은 작가에게 많은 힘이 되니 댓글 써주셔서 꼭 구독료 반환 받구 가세여!! 그리고 혹시 보고 싶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댓글로 알려 주세여. 제가 함 보고 요래저래 해서 짬뽕시켜가지구 글에 넣어볼게여! 그럼 이먄! 감사합니다!🐰
++
여주 대사 중 “너 싸이코 패스야? 어떻게 사람 아픈 데를 그렇게 콕콕찔러?” 이 문장은 드라마 도깨비 5화 공유 대사를 인용하였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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