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성우] "처음 사귀는 여자친구라서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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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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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저기, 성우. 성우씨, 여자친구 얘기 그만하면 안됄까요.

[글쓴이]

아, 죄송해요. 너무 제 얘기만 했죠? 저녁 같이 먹을래요?

[독자2]

저녁은 됐고, 술 마셔요. 우리.

[글쓴이]

술 못 드시잖아요. 그러고 보니 오늘 표정이 안 좋아요. 무슨 일 있어요?

[독자3]

못 마시는데, 오늘은 마시고 싶어서 그래요. 가요.

[글쓴이]

3에게
(굳은 네 표정에 어쩔 줄 몰라 하며 네가 이끄는 대로 주점에 도착한다) 많이 드시면 힘드시니깐 맥주로 시킬까요?

[독자4]

글쓴이에게
맥주 말고, 소주. 후레쉬 말고 클래식 마셔요.

[글쓴이]

4에게
(네 요청대로 나온 소주를 네 잔에다 부어주고 갸우뚱거리며 묻는) 대체 무슨 일이에요?

[독자5]

글쓴이에게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눈치가 없어도 너무 없어요.

[글쓴이]

5에게
음, 좋아한다는 표현은 충분히 하셨었어요? 그나저나 그 남자 진짜 부럽다. 이런 여자가 좋아해 주고!

[독자6]

글쓴이에게
그 남자는 저한테 관심도 없어서 고백도 못했더니 여자친구 생겼던데요.(입술을 꾹 깨물곤 술을 물컵에 따라 한번에 털어넣고는 쓴듯 인상을 쓰며 안주를 먹어)

[글쓴이]

6에게
(한꺼번에 술을 넘기는 네 손목을 잡아 제지 시켜 보지만 이미 다 삼킨 후라서 한숨을 쉬며 네 앞에 안주가 담긴 접시를 밀어주는) 저는 매일 울었을 거 같아요. 왜 못하는 술을 먹자고 했는지 이해가 가네요. 그래도 많이 마시지 마요. (하지만 넌 듣지도 않고 다시 물컵에다 술을 따르는데 내가 덥석 그 잔을 들어 원샷 해버린다) 으, 쓰다.

[독자7]

글쓴이에게
(제 손에 들린 글라스에 소주를 반 이상 채워 바로 입가로 가져가는 제 잔을 뺏어 입에 털어 넣는 너에 테이블 아래 있던 제 작은 손을 말아 쥐고 힘을 줘 손이 하얗게 질릴 정도인)... 그런 거 하지 말라고, 그만해요. 오늘 이후로 저 성우 씨랑 단둘이 안 만날래요.

[글쓴이]

7에게
(눈치 없는 나는 네 술을 내가 뺏어 먹어 삐진 줄 알고 눈웃음을 지으며 애교 부리는) 아이~ 왜 그래요. 알았어요. 짠할까요? 그 대신 작은 잔으로 짠하기!

[독자8]

글쓴이에게
(작은 잔을 건네는 너에도 무시하곤 제 잔에 다시 소주를 반쯤 채워 네가 다시 뺏어갈까 싶어 급하게 한잔 더 마시곤 고개를 저어) 아니요, 진심인데. 이제 둘이 밖에서 안 만날 거고, 밥도 안 먹고, 커피도 안 마시고, 술도 안 마시고, 말도 안 할래요.

[글쓴이]

8에게
혹시 벌써 취했어요? 저 친구 뫄뫄씨 밖에 없는 거 알면서 섭섭하게 그런다... 아니면 혹시 제가 실수한 거 있어요? 지금 꼭 나에게 화난 거처럼 행동하잖아요.(네 빈 잔에 말없이 술을 채워주는)

[독자9]

글쓴이에게
(제 빈 잔에 말없이 술을 채워주는 너에 헛웃음을 짓곤 취기가 올라 볼이 붉어진 채로 바닥만 내려다보는) 눈치 엄청 없네요. 내가 왜 성우 씨 이제 안 만난다고 하겠어요.

[글쓴이]

9에게
(긴장한 듯 네 표정을 살피며 돼 묻는) 혹시 제 친구 좋아해요? 혹시 민현이 좋아해요? 제가 어제 민현이 샌님이라고 살짝 뒷담 아닌 뒷담 해서 화난 거예요...?

[독자10]

글쓴이에게
와, 나 진짜...(한숨을 푹 내쉬더니)지금와서 말해봤자 뭐해요. 됐어요. 근데 나랑 둘이 술마신다고 하면 여자친구 뭐라고 안해요?

[글쓴이]

10에게
아, 맞아요. 말 나온 김에 하나 물어볼게요. 저는 여자친구가 밤늦게 술 먹고 남자와 단둘이 있는 거 싫거든요? 근데 제 여자친구는 전혀 그런 게 없어요. 저 좋아하는 게 맞는 걸까요? 심지어 친구인 뫄뫄씨도 제가 늦게 귀가하면 걱정된다고 꼬박꼬박 전화해주잖아요.

[독자11]

글쓴이에게
여자친구가 신경도 안 써요? 와, 진짜.(욕이 나올것같은 예쁜 입술을 짓이기고는 한숨을 쉬어)제가 여자친구 얘기 하지말랬죠.

[글쓴이]

11에게
(네 볼에 손을 갖다 대며) 계속 욱하는 거 보니 취했네! 볼도 뜨겁고, 오늘은 1차로 끝! 일어나요. 집까지 데려다줄게요. 오늘은 제가 쏠 테니 내일 저녁은 사줘야 해요?

[독자12]

글쓴이에게
(네가 제 볼에 손을 가져다대며 다정스레 말하자 신경질적으로 저도 모르게 네 손을 쳐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