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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세상에서 내가 제일 싫어하는 부류는 감히 허세 찌든 고딩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줄여서 허찌고. 원래부터 허찌고에 열렬한 혐오감이 있던 건 아니었지만 본래 들어 결정적 사건이 있었다. 개강 맞이를 한 기념으로 나는 새로운 과외를 시작했는데, 엄마 친구의 친구의 아들이라고 해서 덥석 받아 든 것이 문제였다. 

아직도 과외 첫날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그래도 엄마 친구의 친구의 아들이니까 나름 잘 보여야 한다 생각이 들어 초인종을 누르고 최대한 입꼬리에 힘을 주고 웃었다. 만일 이 모습을 김도영이 봤다면 무서우니까 그만하라며 고나리를 받았을 게 뻔했다. 그런데 초인종을 누르고 긴 침묵 후에도 문은 열릴 생각을 않는 거다. 나는 다시 한번 초인종을 눌렀다. 하지만 반응은 여전했다. 질 수 없어 또 눌렀다. 세 번의 눌림 끝에 꿈쩍 않던 문이 열렸다.


“…”


금방이라도 날 없애버리겠다는 그 눈빛은 지금 생각해도 등골이 음습했다. 죽도록 힘주고 있던 입꼬리는 이미 쳐진 채로 굳어버렸다. 내 눈을 빤히 바라보던 그 눈을 차마 계속 바라볼 용기가 없어 멋없게 시선을 홀라당 내리깔았다. 


“아, 그 뭐냐.. 제가 과외를 하러 왔는데..”
“…”
“동헉.. 이동헉.. 맞겠죠?”
“동혁인데요.”


우리 엄마가 스마트폰 자판을 치는데 서투르다는 걸 망각하고 있었다. 이름은 이동헉. 카톡으로 그 메시지를 보고 난 후 든 생각은 사람 이름 참 특이하네 싶었다. 그럼 그렇지. 아무리 대한민국이 이름의 자유를 준 다 해도 보통 끝 글자에 ‘헉’이 들어간 경우는 드물지. 

이동혁은 한참이나 문을 사이로 두고 날 내려다봤다. 일어난지 얼마 되지 않는 모양새였다. 머리는 까치가 둥지를 틀어도 모를 만큼 붕붕 띄워져 있었다. 내가 눈을 위로 찡긋하며 웃어 보이자 녀석은 고개를 휙 틀어버렸다. 광대가 볼록거린 걸 보니 비웃은 게 틀림없다.

꾹 참고 녀석의 뒤로 보이는 집안을 눈짓했다.


“저기, 안에 들어가도 될까?”
“집에 아무도 없는데요.”


그건 엄마가 미리 알려줘서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 굳이 안 그래도 되는데 과외를 할 때만큼은 방해가 될 것 같으니 집을 나가주시겠다는 거다. 정말 안 그러셔도 됐는데 말이다.


“과외 할 때 원래 아무도 없을 거라 하셨어. 괜찮아.”
“…”
“너 나 경계하니?”
“..그럴 리가요.”


2초 동안의 뜸이 왠지 찝찝했지만, 나는 무사히 이동혁의 집에 들어갈 수 있었다. 녀석은 반팔에 반바지 차림으로 집 안을 배회하다 제일 구석에 있는 방문을 활짝 열었다. 굳이 누구 방이냐고 물어보지 않아도 녀석의 방임이 확실했다. 


“나 배고픈데.”


멀뚱히 녀석의 방 안을 둘러보고 있던 내게, 이동혁이 나긋하게 말했다.


“밥 해먹어도 돼요?”
“..지금?”
“네 지금.”


저런 표정을 짓는 건 반칙이었다. 녀석은 처음 문을 열어줬을 때의 그 눈을 하고선 날 지나쳤다. 내가 응, 이라고 답을 하지도 않았는데 멋대로 부엌을 향했다. 멍하니 방 앞에 서있다 이건 아닌 것 같아 부엌으로 갔더니 도마와 칼 등을 끄집어 내면서 녀석은 본격적인 요리 준비를 하고 있었다.


“너 뭐하니?”
“한국인은 밥심이랬는데요.”


그건 나도 아는데. 갑자기 그게 지금 왜 나오냔 말이지. 


“아니, 너 과외 시간이야 지금.”
“오늘은 첫날이잖아요.”


꼬박꼬박 말대답을 하면서 녀석은 능숙하게 파를 썰었다. 저거 나도 못하는 건데. 아니 이게 아니라.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은 뒤에는 이미 늦은 후였다. 결국 휘말리고 말았다. 나는 그날 이동혁과 나란히 앉아 녀석이 해 준 음식을 먹었다. 계란말이와 된장찌개. 상당히 맛있긴 했다만 먹으면서도 의문이 들었다. 얘 진짜 뭐지. 보통 녀석이 아니다. 그건 밥을 먹고 난 후 과외를 할 때도 느꼈다.


“영어랑 국어 위주로 할게. 그 과목들이 그나마 점수 올리기 괜찮거든.”
“네.”


처음엔 순순히 답을 하길래 그래도 영 이상한 애는 아니구나, 생각했다.


“오늘은 첫날.. 이니까 기본적인 것만 하고.”
“전화 받아도 돼요?”
“지금?”
“네 지금.”


별안간 전화를 받아도 되냐니. 너 같음 되겠냐. 반박하고 싶었지만 나는 고개만 느릿하게 끄덕였다. 녀석은 기다렸다는 듯이 핸드폰을 귀에 갖다 대었다. 나가서 받을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응. 나 오늘은 못 나가. 과외 있어. 엉. 너무 많이 주지는 말고. 그러다 버릇 잘못 들어.”


통화 내용도 이상했다. 나는 안 들은 척 하면서 나름의 허밍을 시작했다. 음, 음음, 음.


“이상한 소리? 아니. 옆에 분이 하는 거야. 뭐래. 노래겠지 뭐겠냐.”


하지만 그것도 얼마 가지 못했다. 나는 그 후로 입을 꾹 다물었다. 녀석은 통화를 종료한 후에 시작한 과외 수업은 고분고분 잘 받았다. 과외를 마치고 내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저도 같이 일어나더니 현관 앞까지 쫄래쫄래 날 따라왔다. 거기까진 좋았다. 뭐 괜찮았는데.


“아 맞다. 너 번호 좀 알려줘. 혹시라도 내가 사정이 있어서 과외 늦거나, 너도 사정 있어서 과외 늦을 것 같으면 연락 해야 되니까.”
“제 번호 비싼데.”
“..뭐?”


다시 생각해도 어이없는 답이었다. 내가 멍청히 눈을 끔벅이자 녀석은 제 손에 들려있던 핸드폰을 내게 쥐어주었다. 


“선생니임. 번호 알려주세요.”
“…”
“얼른요.”


번호를 찍어주면서 생각했다. 잘못 걸렸다. 씩 웃는 얼굴 표정이 왠지 찝찝했다. 


“선생니임. 안녕히 가세요.”


비꼬는듯한 말투로 배웅하는 녀석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문을 열었다. 이런저런 착잡한 생각에 엘리베이터 구석에 몸을 기댔다. 띠잉. 1층입니다. 1층에 내리자마자 문자 하나가 도착했다. 


내일은 과외 안 오셔도 돼요 ㅋㅋ


허세에 찌든 고딩. 나는 녀석을 그렇게 저장했다.



[NCT/이동혁] 허찌고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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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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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우 작가님 재밌어요,,! 대박 다음 편도 빨리 보고 싶네여💚💚👍🏻👍🏻👍🏻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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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헉 대박 너무 조아요ㅠㅠㅠㅠ작가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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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뒷이야기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해요..!잘보고갑니다🥳🤓🤓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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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81.93
헐 ㅜㅜ 리얼루다 찐동혁 같다,,, 캐해석 최고시넹ㅅ,, 담편이 시급합니답,,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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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아 ㅋㅋㅋㅋ 작가님 ㅜㅜ 재미있어요 ㅠㅠㅠㅠ 허세에 찌든 고딩 동혁이 ㅠㅠㅠㅠ 다음편 궁금해여 ㅠㅠㅠ!!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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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41.30
선생님 사랑해요 ㅠㅠㅠㅠㅠ 다음 편까지 기다릴게요 ㅠㅠㅠㅠㅠㅠ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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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41.30
선생님 사랑해요 ㅠㅠㅠㅠㅠ 다음 편까지 기다릴게요 ㅠㅠㅠㅠㅠㅠ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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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캐해석... 대박입니다 작가님... ㄹㅇ 이도녁 같아요... 저 입 막고 봤어용...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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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징짜 캐해석 장인이예요ㅠㅠㅠㅠㅠㅠ 작가님 넘 절 읽었어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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