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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정의 6 

 

 

 

 

 

 

 

 

 

 

위가 역류할 것 같았다. 가뜩이나 감기에 편도가 부어 숨도 못 쉬겠는데 속까지 말을 안 들었다. 아침은 거의 굶고 나와 학교에선 급식을 미친듯이 퍼먹는 게 거의 습관이 돼버렸다. 그렇게 먹으니까 안 아플래야 안 아플 수가 없지. 게다가 환절기라 감기 기운이 있는 듯 했는데 스트레스를 잔뜩 받고 밥도 제대로 안 먹었더니 확실하게 편도까지 부어버렸다. 

 

밤새 잠을 뒤척여 띵띵 부은 얼굴로 학교에 갔더니 김유겸이 새삼 걱정스러운 얼굴을 했다. 너 어디 아프냐? 요새 밥도 시원찮게 먹고 왜 그래? 일찍도 알고 묻는 김유겸에 고개만 절레절레 저었더니 더 걱정하는 얼굴을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씻고 옷만 갈아입고 뛰다시피 해 나와서 등교 시간도 평소보다 조금 일러졌다. 잠도 자주 뒤척였고, 하여간 모든 문제의 시발점은 조하영이었다. 

 

머리는 별 큰 일도 아니고 엿 한 번 먹은 거니까 가만히 있자고 하는데 몸은 달랐다. 그런 일 한 번 겪었다고 감기 몸살에 속까지 아프고, 육체는 내 생각보다 훨씬 더 솔직했다. 하는 수 없이 김유겸 몰래 조퇴해 약국에서 약을 타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별 병도 아닌데 약을 한 봉지 가득 채워 주는 것에 새삼 놀랐다. 마침 돈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형은 내 상태에 별 관심이 없었다. 원랜 그냥 아프면 아프겠거니 하고 넘어가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좀 그랬다. 대신 조하영과도 전만큼 자주 만나진 않았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사실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 며칠 간 형에게 어떻게 엿을 먹일까 생각을 해 봤는데 마땅히 떠오르는 것도 없고 그런 짓을 할 용기도 없었다. 

 

그냥 시름시름 앓다 보면 낫겠지 싶던 감기는 도통 낫지도 않고, 형은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 늦게나 돼서야 들어왔다. 그래서 그냥 그렇게 별 일 없이 세 달도 안 남은 올해를 마무리 할 줄 알았다. 그런데 뜬금없이 일찍 들어온 형이 같이 저녁이냐 먹자며 나를 억지로 식탁 앞에 앉혔다. 그리고 식탁에 놓여있던 약 봉지를 들고 내게 추궁하기 시작했다. 

 

 

"약 뭐야? 왜 먹는데." 

"별 거 아니고 그냥 감기에요." 

"왜 말 안 했어?" 

"……." 

"아프면 말을 해, 병신같이 입 다물고만 있지 말고." 

 

 

형의 말에 새삼 내가 형에게 먼저 그런 말을 건넨 적이 없단 걸 알았다. 형이 나를 걱정하지 않는 게 아니고 내가 형을 걱정 시킨 적이 없다는 게 더 옳은 표현이란 것도 알아챘다. 미안해요……. 형에게 말하고선 고개를 푹 숙였다. 오랜만에 받는 형의 관심에 괜히 눈물이 툭 흘렀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닌데 고맙기도 했다. 

 

 

"너 우냐." 

"아니요……." 

"남자 새끼가 그렇게 질질 짜서 어떡해. 빨리 그치고 물 마셔. 떠다 줄까?" 

"괜찮아요." 

 

 

꼭 예전과 같은 평범한 대화였다. 일상적이고, 꽤 따뜻한 그런 내용의. 대충 옆에 있던 티슈를 뽑아 눈물을 닦아내고 형의 말대로 물을 떠다 마셨다. 형이 식탁에 팔을 올리고 나를 빤히 쳐다봤다. 요새 형이 미안했어. 너무 내 생각만 한 것 같다. 예상치도 못한 말에 우뚝 고개를 들자 형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영이한텐 같이 못 살겠다고 했어. 영재 너 때문에." 

"아……." 

"형한테 잘해라, 영재야." 

 

 

분명히 좋아해야 할 멘트도 아니었는데 괜히 속으론 기뻐졌다. 형이 손을 내리고 나를 쳐다봤다. 알았어요. 내 말에 형이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뭔가 형의 애완동물이 된 기분 같았지만 아무렴 좋았다. 

 

 

 

 

 

오랜만에 형과 함께 좀 늦은 저녁을 먹고 나선 방에 앉아 공부를 시작했다. 문제집 몇 장을 풀고 김유겸과 실없는 문자를 주고 받다 문득 입이 심심해 밖으로 나와 과자 통을 뒤적이는데 방에서 끈적한 소리가 새어나왔다. 형이겠지 아마도. 별 생각 없이 젤리 몇 개를 챙겨 손에 쥐고 방으로 돌아가는데 형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귀에 박혀 들어왔다. 

 

 

"하, 영…… 재야." 

"……." 

"최영재, 윽, 씨발." 

 

 

그대로 잠깐 형의 방 앞에서 굳어버렸다. 처음엔 사실 조하영의 이름을 부르는 줄 착각했는데, 존나 나만의 착각이었던 것이다. 조용히 그 앞에 쭈그려 앉아 젤리 하나를 깠다. 형의 목소리가 작게 새어나오더니 이내 멈췄다.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는데 형이 있던 방의 문이 벌컥 열렸다. 쓰레기 봉투를 싸 들고 나오는 형과 눈이 딱 마주쳤다. 

 

 

"군것질 하냐, 이 시간에." 

"입이 심심해서요. 형은 쓰레기 버리러 나가요?" 

"엉. 같이 요 앞까지 나갔다 올래?" 

"아, 네. 바람 쐬고 좋죠. 형 이거 먹을래요?" 

"어, 고맙다." 

 

 

형에게 젤리 봉지 하날 건네자 형이 자연스럽게 쓰레기 봉투를 든 반대편 손으로 젤리를 받아들었다. 공부는 열심히 하고 있고? 형의 말에 대충 고개를 끄덕였더니 형이 팔을 휘적휘적 흔들었다. 쓰레기 터지겠어요. 형에게 말하자 형이 상관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다. 

 

 

"공부 열심히 하고, 진영인가 하는 그 친구랑도 잘 지내." 

"알았어요. 형은 누나랑 어때요?" 

"솔직히 그 날부터 생각 많이 해 봤거든. 근데 왜 그런 거 있잖아. 괜히 신경에 거슬리고, 하영이만 나쁜 년 같고 말이야." 

"……." 

"좀 더 만나 보고 영 아닌 것 같으면 접으려고. 애초에 큰 정 붙이고 만난 거 아니잖아." 

 

 

형의 마지막 말이 내 가슴에 비수처럼 푹 꽃혔다. 꼭 나도 애초에 큰 정 없이, 그냥 그렇게 흐르는대로 만났다는 말 같아서 기분이 썩 좋질 않았다. 그렇다고 형이 조하영과 헤어지고 나서 나와 사귈 것도 아닌 것 같은 눈치라서, 내가 고등학생인 것도 걸려서, 그냥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형 옆에서 발을 맞추며 걷는데 문득 본 달이 정말 예뻤다. 매일이 오늘만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부질없는 생각을 하면서 형이 쓰레기를 버리고 물티슈로 손을 닦는 것까지 보다 다시 달로 시선을 돌렸다. 누가 결벽증 아니랄까봐 꽤 철저하다. 한참 코를 막고 달만 하염없이 보고 있는데 형이 내 옆으로 와 손을 꾹 잡았다. 

 

 

"달 예쁘다. 그치?" 

"그러게요." 

"형은 일찍 자야겠다. 안 추워? 빨리 들어가자." 

"알았어요, 형." 

"말 잘 듣네, 우리 영재." 

 

 

정말 매일이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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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45.167
헐......재미썽요ㅠㅠㅠㅠㅠㅠㅠ조하여유ㅠㅠㅠㅠㅠㅠㅠㅠ꺼져ㅠㅠ
9년 전
비회원218.109
아 진짜 조하영!!!!!!!재범아 지금이라도 영재 아픈거 알아줘서 고맙다ㅠㅜㅜㅜㅜㅠㅜㅠ작가님 우리 영재 너무 밖으로 내몰진말아주세요ㅠㅜㅠ 가슴이 아파요ㅠㅜㅠㅠ
9년 전
독자1
으앙 영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영재야ㅠㅠㅠㅠㅠㅠㅠ 아 이제ㅔ 좀 마음ㄹ이 편안해진ㄴ다 재범이가 영재를 좋아하는 걸까요...? 아 진짜 재밌다ㅠㅠㅠㅠㅠㅠㅠ 다음편도 보러갑니당 아 제발 뽐재행쇼 제발ㄹ
9년 전
독자2
뽐재 얼른 행쇼ㅠㅠㅠㅠㅠ제바류ㅠㅠㅠㅠㅠ 다음편 보러갑니다 ㄹㄹ완전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ㅠ 난생 처음 읽은 뽐재픽ㄹ인데 허니잼
9년 전
독자4
오 여기서 조금 풀리는 느낌 이제야 처음나오던 재범이 같은 느낌!!!! 다음편 보러 지금 당장갑니다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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