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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있는밤 전체글ll조회 647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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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근데 솔직히 이게 말이 되냐고." 


 

"미쳤지. 솔직히 미친거야." 


 

시끌벅적한 노래가 울려 퍼지는 술집에서 우리는 누가 봐도 취한 몰골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며 오늘 김여주에게 일어난 사건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씁... 뭐 그딴 새끼가 다 있어." 


 

아, 김여주가 누구냐고?나다. 오늘 무슨 사건이 있었냐고? 차근차근 설명해줄테니 일단 들어보시라. 


 


 

우선 나는 스물 한 살. 꽃다운 나이로, 나에게는 1년 조금 넘게 사귄 남자친구가 있었다.  

우리는 누가 봐도 박수를 치며 인정할 정도로 알콩달콩 잘 사귀는 CC였다. 비록 가끔 서로의 성격이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걸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너무너무 서로를 사랑했다. 그런데 오늘 저녁 7시 경, 갑자기 이별통보를 받았다. 

분명 오늘 우리는 여느 때와 다를 것 없는 데이트를 즐겼다. 새로 나온 마블 영화를 보고, 함께 인절미 빙수를 먹고 노래방에 가서 신나게 놀았다. 그런데 데이트가 끝나고 우리 집 앞으로 데려다 주는 길에 갑자기 헤어지자고 했다. 누가?내 남자친구가. 누구한테?나한테.  

우리가 너무 달라서 지친다나 뭐라나, 널 그만큼 사랑하지 않는다나 뭐라나. 어이가 없어서 기억도 잘 안 나는데, 어쨌든 그랬다. 그리고는 그냥 무책임하게 뒤돌아서서 가버렸다.  

너무나도 갑작스런 통보에 어이가 없어서 그냥 가만히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만 있다가 집에 와서 샤워를 할 때 쯤 되니 그제야 눈물이 펑펑 났다.  

화장도 지우고 샴푸로 땀에 찌든 머리도 깨끗하게 감고, 심지어는 다리 털가지도 깨끗하게 밀면서 세상을 잃은 듯이 우는 내가 너무 웃겨서 혼자 미친 사람처럼 웃으며 울었다. 사람이 정말 소중하다고 생각한 걸 잃어도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이 참 웃기더라. 

그렇게 엄마 얼굴 보기가 창피할 정도로 눈이 붓고 나서야 눈물이 멈췄고, 다짐했다. 연애같은 거 이젠 안 하겠다고. 

정말로, 이렇게 사람 우습게 만드는 것 따위 다시는 시작조차 하지 않을 거라고 굳게 다짐했다. 


 


 


 


 

그런데 엄마야. 

쌩얼에 모자를 푹 눌러쓴 상태로 친구와 가게가 떠나가라 떠들고 있으니 잘생긴 남자 한명이 어색한 미소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저기요." 


 

"네?" 


 

순간 가게 전체가 정적에 휩싸인 듯 조용해졌다. 그리고는 다들 이쪽을 쳐다보며 술렁대기 시작한다. 혹시 번호라도 따이는걸까 긴장감이 돌았다. 남자는 집중된 이목에 부담스러운 듯 하핫 하고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리고는 우리를 번갈아 쳐다보며 웃음기 서린 목소리로 말했다. 


 


 


 

[프로듀스101/강다니엘/박우진/정세운] 혼자있는 밤 A | 인스티즈 


 

"쪼오금만 조용히 해주시겠어요?" 


 

"아,네." 


 

그래, 개뿔.번호는 무슨.내 주제에.괜히 민폐만 끼쳤네. 

남자가 뽈뽈거리며 돌아가자마자 친구가 한숨을 크게 내쉬며 내 술잔에 소주와 맥주를 들이부었다.  


 

"아 기대했네 괜히.너무 상심이 커서 술이나 한 잔 해야겠다." 


 

"아니, 근데 왜 나를 줘?" 


 

"여주, 오늘의 주인공. 한 잔 하시죠." 


 

"허,참." 


 

어이가 없는데 술은 마시고 싶은 기분이라 가자미눈으로 한 번 노려봐주고 술을 들이켰다. 소주 비율이 너무 컸는지 씁쓸한 입맛을 다지며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확인한다. 

보고싶지 않은 카톡들이 잔뜩 와 있다. 너 정말 헤어졌어? 너네 헤어졌다며! 여주야 괜찮아,,,?등... 

그지같다. 


 

"김여주 너 또 카톡 왔나 확인하지. 보지 마 그냥..." 


 

"아 그런거 아니야." 


 

"아 구론궈 아뉘야~" 


 

"닥쳐.마셔." 


 

오늘은 마시고 죽는다. 물론 내 앞에서 재롱떠는 쟤도 같이. 


 


 


 


 


 


 


 


 


 


 


 


 


 

"아 쒸, 화장실 어디야...화장실..." 


 

"아까도 데려다 줬잖아..." 


 

"아닝데?나 안 갔는?데?" 


 

그놈의 혀에 알코올이 찼는지 발음도 제대로 못하는 친구의 말에 저절로 쥐어지는 주먹을 애써 피며 화장실이 어딨는지 알려줬다.  


 

"어 그래.너 안 갔어. 화장실 저기야." 


 

"으응...쉬야 할거야..." 


 

"어 그래,그거는 말 안 해줘도 돼." 


 

한숨을 내쉬고 화장실로 비척비척 걸어가는 친구를 보다가 잔에 남아있는 술을 입안에 털어넣었다. 진짜 쟤가 지금 안경만 안 쓰고 있었으면 이미 주먹은 날라갔을지도 모른다. 내가 괜히 위로받자고 저 알쓰(:알코올 쓰레기)를 불러내서 이 고생을 하다니 참 내가 바보고 멍청이지... 

집에 가려고 주섬주섬 친구가 가져온 안경집과 지갑을 가방에 꾸겨넣었다. 여기서 더 마시면 나도 필름이 끊길까봐 겁이 나서 남은 소주는 그냥 고이 남겨두기로 하고 멍한 머리로 여기저기서 떠들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예쁜 하늘색 블라우스를 입은 여자분은 뭐가 그렇게 좋은지 친구의 어깨를 때리며 웃고 있다. 알바생은 바쁘게 여기저기 움직이며 땀을 닦는다. 난 지금 추운데 쟨 더운가 봐. 아까 우리에게 조용히 하라고 했던 수줍은 청년도 저어기 조금 멀리에 앉아있다. 내 남자친구는 뭘 하고 있으려나. 아니, 전 남자친구는...아 짜증나. 


 

몸이 천천히 테이블로 쓰러졌다. 곧 잠들 것처럼 눈이 감겨온다. 핸드폰에는 문자 메세지가 하나 와 있었다. 

슬로우 모션처럼, 혹시나 하는 작은 기대를 하며 메세지함에 들어간다. 


 

[문자 메세지 1] 

엄마: 딸 언제 들어와~? 


 

그럼 그렇지. 그 사이에 마음이 바뀌었을 리 없다. 걔가 얼마나 생각이 깊은 앤데. 아마 나한테 헤어지자고 말하기 전에 수천번은 고민했을거야. 그렇지? 내가 근데 그렇게 안좋은 여자친구였나... 난 나름 정말 노력했던 것 같은데. 좋은 사람이고 싶어서. 

밀려오는 상념속에서 손가락을 천천히 움직이며 키패드를 눌렀다. 


 

[곧 가ㅇ] 

"워어!!!" 


 

"아쓉!!!!" 


 


 

친구의 부드러운 터치에 놀란 내 비명과 함께 가게가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친구는 토마토보다 빨개진 웬수같은 얼굴로 낄낄거리며 나를 보고 있었다. 더불어 가게 안의 모두가 토끼눈을 하고 나를 보고 있었다. 그도 그럴게 내 목소리가 많이 우렁차긴 했다. 안 그래도 사내 대장부같은 목소리인데...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동서남북 네갈래로 고개를 조아리며 사과했다. 친구는 계속 낄낄대고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은 아주 천천히 거두어졌고 이내 가게는 다시 시끌벅적해졌다. 옆에서 문어같은 춤을 추고있는 친구에게 가방을 대강 던졌다.  


 

"야 가자..." 


 

화를 낼 수도 없고 진짜 확 그냥...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술값을 내면서 알바분께 다시 한 번 깊은 사과를 드렸다. 실제적인 잘못은 꽐라가 했는데 왜 미안함은 오로지 내 몫인가... 

오늘 다짐은 두개다. 첫 번째,연애는 하지 말자. 두 번째,꽐라랑 놀지 말자. 이상.  

꽐라의 한 팔을 붙잡고 가게를 나서며 다시 한 번 고개를 조아렸다. 모두들 죄송했습니다. 좋은 밤 되십시요. 


 


 


 


 

[프로듀스101/강다니엘/박우진/정세운] 혼자있는 밤 A | 인스티즈 


 

"왜 웃냐 강뒈니엘~ 어디보냐~" 


 

"그냥. 한 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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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잉 수줍은 다녤 넘 귀여워서 심쿵..ㅠㅠㅠ 아직 갈피가 안잡히지만 기대할게어 작가님 ㅡㅠㅜ
6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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