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걸 에 게시된 글입니다 l 설정하기우리는 떠돌았다. 공기속에 부유했지만 우리가 낄 틈은 어디에도 없었다. 사람은 왜 살아야하나? 답을하자면, 죽지못해 사는거다. 고전적이고 일차원적인 답이지만 정말 그렇다. 오세훈은 늘 그렇듯 피아노를 쳤다. 그리고서 연주 후에 건반을 소리내어 뭉갰다. 온종일 붙어있고 때론 눈물을 흘리면서 연주를 하는 주제에 혐오를 자처하는 꼴은 우습기 그지없다. 항상 오세훈은 어딘가 뒤틀려있었다. 그런모습은 관계를 가질때도 변함없었다. 오세훈은 밀어넣고, 빼는 반복적인 행위에 불과한 짓을 관계라 정의했다. 그리곤 차가운 얼굴로 나를 응시했다. 가끔 나는 그가 죽은게 아닌가 고민을 했다. 왜, 식물 인간이 몸은 죽었지만 의식은 사는것처럼, 그는 의식은 죽었지만 몸은 살은게 아닌가하고. 조금 더 과장을 하자면 오세훈은 길을가다 내가 발작이라도 하는 날엔 그대로 나를 땅에 묻고 길을 갈것같았다. 물론 그는 내가 쓰러졌을때 땀을 뻘뻘 흘리며 뛰었다. 병원은 한 시간 거리였다. 젖은 이마에 굵은 핏줄이 돋았었다. 오세훈은 살아있었다. 가끔 그는 여자를 데리고오는데, 하나같이 얼굴이 작고 코가 높은 여자들이었다. 콧소리를 내며 품에 안기다싶이해서 들어오는 여자는 나를 없는 취급했다. 향수냄새가 싫었다.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것을 보는듯한 얼굴로 오세훈의 뻔한 농담에 응하는 모습이 싫었다. 달동네 얘기 쓰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