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조연경 기자]
장난도 지나치면 화를 부른다.
7월 23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는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 주인공 송창의 조정석 오종혁 장승조가 출연, 70분간 MC들의 어택에 숨도 못 쉴 만큼 진땀 흘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 날의 큰 주제는 사랑과 연기였다. 하지만 뭘 얘기해도 결국은 연애담으로 돌아오는 진행 방식에 배우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고 시청자들 역시 함께 눈치를 보며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라디오스타' 특성상 게스트를 물고 뜯는건 어쩌면 당연하다. 이는 시청자들도 은근 바라는 상황이다. 굳이 하고 싶은 말을 숨기는 '라디오스타' MC들이 아니기에 촌철살인 입담은 대부분 속시원한 웃음을 동반했다. 하지만 이 날 방송에서는 그 도가 지나쳐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힐링캠프' 같은 토크쇼가 아니기에 진중한 얘기만 나눌 수는 없지만 돌고 도는 연애 이야기는 분노를 자아내기 충분했다.
송창의의 꼬리표는 전 여자친구 리사, 오종혁은 현재 만남을 지속 중인 티아라 멤버 소연이 발목을 잡았다. MC들에 따르면 이들은 사전 인터뷰에서 연애 얘기만은 자제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 부탁을 들어줄리 만무한 '라디오스타'다. '라디오스타' 측은 아예 '형제들의 연애 스타일'이라는 주제로 본격적인 토크를 나누기까지 했다. 연애는 죄가 아니지만 이들을 대하는 배려는 다소 부족했다는 평이다.
한 뮤지컬 팀의 남자배우 네 명을 한꺼번에 모셔다 놓은 만큼 털어놓을 이야기의 한계가 있었을 수도 있다. 실제 네 배우 모두 열심히 입은 열었지만 센스있는 입담을 뽐내지는 못했다. 때문에 가장 재밌는, 말을 하지 않아도 당황하는 표정이라도 보일 수 있는 연애사가 토크를 이끄는 주요 소재가 된 듯한 분위기도 풍겼다. 돌고 도는 악순환. '라디오스타'와 게스트의 부조화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송창의는 당황하면서도 담담한 듯 전 여자친구 리사에 관한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냈고 오종혁 역시 먼 산만 바라보며 여자친구 티아라 소연을 끝까지 '그 친구'라고만 언급, 심경을 엿보이게 했다. 공식적으로 여자친구가 없는 조정석은 '누나 킬러'라는 명명 아래 '블러드 브라더스'에 함께 출연 중인 구원영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신민아를 언급, 연애 스타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블러드 브라더스' 에피소드에 연기 고충, 미처 몰랐던 주사 등 요긴한 주제를 한 번씩은 건드렸지만 체감으로 연애 사담에만 거진 60분을 쏟아부은 듯한 느낌은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동반, 결국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서로가 민망한 토크는 또 한 번 '라디오스타'에 오점을 남겼다.
시청자들은 "진짜 많이 기대했는데 좀 실망이다. 배우들도 많이 당황해 하더라", "진짜 웃기는 사람들 아닌가? '라스' MC들 기가 너무 쎘던건가?", "실제 녹화장에서는 어마어마한 마가 떴을 것 같기도 하다", "연애 얘기만 얼마나 한거야. 계속 돌고 돌고. 무례하다", "공연 얘기도 많이 없고, 네 사람이 안 친한 것 같기도 해서 서로 불편했던 방송", "모두의 합이 안 맞았던 것 같다. 두고두고 아쉬울듯" 등 반응을 나타냈다.(사진= MBC '라디오스타' 캡처)
조연경 j_rose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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